개인적으로 근래 들었던 '고해상도 음원(ハイレゾ音源)' 은 대부분 일본의 음반회사 란티스(Lantis)와 관련이 있었습니다.
이 업체는 CD나 디지털 음원 제작시 모종의 이유로 음원이 상당히 변형되는 편입니다.
그게 좋은 쪽이면 그나마 위안이 될지 모르겠지만 물론 좋지 않은 쪽이구요.
그래서 비교적 제작당시 음원에 가까울 확률이 높았던 고해상도 음원을 구입해 CD나 디지털 음원에서의 디버프를 메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글 적을 토마츠 하루카(戸松遥)와 애니송 가수 Ray는 각 아티스트로서는 처음 고해상도 음원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각각 뮤직 레인(Music Ray'n)과 NBC 유니버셜 엔터테인먼트가 관여하기도(란티스가 아닌) 했구요.
덕분에 여러 호기심으로 구입해보게 되었네요.
감상환경은 Windows 10 데스크탑에서 USB DAC인 오디도퀘스트 Dragonfly 1.2를 통해 오르바나 에어로 진행.
Dragonfly 1.2는 최대 96kHz, 24bit 스펙의 음원 출력을 지원하며, 이번에 감상한 곡의 스펙 또한 이와 같거나 낮은 것들이었기에
USB DAC으로 인한 다운스펙적 영향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1. 토마츠 하루카(戸松遥)
성우 겸 아티스트로 활동중이며(개인활동), 토요사키 아키, 타카가키 아야히, 코토부키 미나코 와 함께 성우 유닛 스피어(スフィア)로도 활동중.
스피어의 음반활동은 란티스를 통하고 있지만, 이번에 언급할 개인 음반활동은 소니 뮤직 산하의 음악 레이블인 뮤직 레인(Music Ray'n)을 통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아마 그래서 더 관심이 갔겠지요. 과거 Kalafina 같은 소니제 고해상도 음원을 구입해봤다 보니 말이죠.
戸松遥 BEST SELECTION -sunshine- [mora 링크]
戸松遥 BEST SELECTION -starlight- [mora 링크]
이번에 베스트 앨범이 출시되었는데, 제 경우는 우연히 -starlight- 쪽에 수록된 곡만을 구입하게 됐습니다.
참고로 위에 링크한 고해상도 음원의 경우, 역시 소니와 연관이 깊은 mora에서만 판매하고 있습니다.
mora는 국내 IP로는 로그인이나 음원 구입 등 사이트의 주요 기능이 동작하지 않으니 참고하시고.
제가 구입한 음원은 베스트 앨범 starlight 쪽에 수록된 9번 트랙의 Circle 과 16번 트랙의 bookmark.
Circle은 2010년에 발매된 첫번째 앨범 'Rainbow Road' 에 수록되었었으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입니다.
6년이나 지난 시간의 경과가 어떻게 반영되었을지 궁금했네요.
그에 비해 Bookmark 는 베스트 앨범을 위한 신곡입니다. 가장 최근에 녹음된 만큼 그 품질이 궁금했습니다.
더불어 비교할 음원이 있는 Circle의 경우는 2010년 발매된 Rainbow Road의 음반 리핑 음원과 mora 구입 고해상도 음원을 비교했고,
Bookmark의 경우는 비교할 곡이 없어, 굳이 따지면 함께 구입한 Circle쪽과 비교해봤네요.
음원 스펙은 mora 구입곡이 96kHz 24bit FLAC, 음반 리핑 음원은 44.1kHz 16bit ALAC.
Circle의 경우, 아무래도 6년이나 전에 발매된 CD쪽 수록곡이 확실히 거친 모양새.
그나마 소니 뮤직 계열이라 '용캐도 이정도 차이밖에 안나는구나' 싶었던게 가장먼저 든 생각이지만,
어쨌든 사포질을 미처 마치지 못한 나무토막 절단면을 보는듯한 거침이 있습니다.
반주음은 주로 고음부가, 보컬쪽은 중고음쪽이 덕분에 자주 거슬리더군요.
반면 고해상도 음원에서는 이런 수시로 거슬리던 부분들이 사라져서 좋았습니다.
다만, 마냥 좋았던건 아닙니다.
우선 고해상도 음원의 볼륨 자체부터도 다소 큰 편이었고, 반주음과 보컬부 사이에 괴리감이 생겨버린 점은 조금 의외.
마치 평온하고 넓게 흐르는 반주음 안에서 보컬음이 깔대기를 타고 나오는듯한 답답함, '반주음에 녹아들지 못하는 보컬부' 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편으론 비교적 전송에 제약이 큰 스트리밍이나 지상파 방영때는 잘 느껴지지 않는 애니메이션의 작붕(작화붕괴)이
블루레이 미디어에서 드러난 당황스러움이랄지 아쉬움이랄지 그런 상황도 떠올랐네요.
물론 6년 전임을 생각하면 CD의 녹음 품질에는 새삼 감탄을 하게 됩니다. 제한적인 틀 안에서도 애쓴 느낌이랄까요.
하지만 그래서 더 Circle 고해상도 음원이 아쉽게 와닿네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이다 보니 더했는지도 모르겠고.
반면, 아무래도 올해 녹음했을 것으로 보이는 bookmark는 역시나 기술적 시차를 확실히 보여줍니다.
도입부부터 공간감이나 보컬의 깨끗함도 다르고, 보컬부도 시원하게 반주음 안에 녹아드는 느낌.
하지만 근래 들었던 소니제 고해상도 음원들이 라이브감에 특히 신경썼다는 보컬 유닛 Kalafina부터 무난함을 달리는 아오이 에일(藍井エイル)이나 ClariS 같은 음원들이었다 보니,
뭐랄까요.. 이런 표현이 어떻게 다가오실지는 모르겠지만, 계열사 감? 이 났습니다.
음원 발매를 담당했다는 뮤직 레인은 소니 산하의 음악 레이블입니다.
그런 만큼, 소니가 직접 다루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어설픔이 살짝 묻어난다고 해야겠군요.
먼저 언급했던 상대적으로 크게 들리는 음원 전체적인 볼륨도 그렇거니와 보컬음의 높은 볼륨 때문인지 간간히 찢어지는 감이 나는 부분이 있다던가.
특히 후자의 경우는 저런 부분이 적지만 존재한다는것 자체가 고해상도 음원 실격이라는 생각도 들 정도입니다만,
아주 많지는 않았고 또 앞서 들었던 음원과 비교가 되어서인지 보정치는 어느정도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전체적으로 보면 별로 추천드릴만하진 않다는 느낌이네요.
차라리 CD가 잘 뽑혀있으니 그쪽을 듣는게 나을것 같습니다.
개당 540엔이나 하는 음원인데(앨범 통채로 구매하면 3,400엔) 보컬부 찢어지는 소리 들으며 씁쓸해하는것보단 낫겠죠.
2. Ray(애니송 가수)
이쪽은 애니송을 주로 부르고 있는 일명 애니송 가수입니다.
아티스트명으로 검색하면 결과가 여럿 나오니 오른쪽 링크를 덧붙혀뒀네요. 참고하시고.. [일본어 위키피디아 바로가기]
2012년 '그 여름에서 기다릴게(あの夏で待ってる)' 오프닝곡으로 데뷔했는데, 개인적으론 특유의 맑은 보컬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2014년 발매된 두번째 앨범 RAYVE 까지, CD나 디지털 음원의 보컬 수록상태가 꽤 마음내키지 않다고 느껴 왔습니다.
이 깔끔한 목소리가 음원에서는 작아서 반주음에 묻히거나, 또렷하지 않게 담겼다고 느낀거지요.
게다가 관련 상품이 많이 팔리는 부류도 아닌듯 해서, 크게 개선도 기대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최근(6/8) 세번째 앨범 'Little Trip' 이 나왔고, 며칠 전(6/15)에는 이번에 글 적을 고해상도 음원도 나왔습니다.
그래서 호기심 반 걱정 반으로 앨범 안의 두 곡을 선정해 감상하게 된거지요.
해당곡은 2014년 8월에 발매된 '그 여름에서 기다릴게' OVA 주제가인 '季節のシャッター' 와 이번 앨범을 위해 새로 녹음된 '約束train'.
비교는 e-onkyo 구입 고해상도 음원(48kHz 24bit FLAC, 앨범 페이지) 과 구입음반 리핑 음원(44.1kHz 16bit ALAC)으로 진행.
근데 비교가 무색하게 똑같게 들리더군요.
하다못해 CD 음원에서 아쉽다 느낀, 반주음보다 작은 보컬음의 비율까지도 똑같습니다.
다만 그런것치고는 지금까지 접했던 어떤 Ray 앨범보다 보컬의 선명도는 높았습니다. 이 점은 어쨌든 위안삼은 점.
하지만 이는 CD 역시 마찬가지며, 그래서 곡당 432엔의 추가금을 낼만한지에 대해선... 조금 부정적이네요.
아무튼 Ray의 첫 고해상도 음원은 그 어떤 의미로든 CD와 흡사한 상태를 보여줬습니다.
란티스의 근래 일부 음반처럼 CD의 수록 상태가(특히 보컬부) 이전보다는 나아져서 안도했습니다만,
기왕 이렇게 추가 금액 지불하고 새로 구입해야되는거면 먼저 본 다른 음원들처럼 차별화(라고 쓰고 음원 재조립이라 읽는)를 시도했어도 좋았을것 같은데 말이죠.
언제부터 이렇게 고해상도 음원에서 당연한듯 '다소 미흡하게 제작된 CD로부터의 개선판' 을 기대하게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러브라이브도 그렇고 이래저래 제 음원 관련 지출은 투덜거리면서도 당분간 이어질것만 같습니다.
그 와중에 이런 지뢰(?)도 걸러드리니 구입시 참고되시면 좋겠네요.
이후는 좀 쉬다가 적당히 글 적을게 있으면 돌아오겠습니다.
좀 걸릴것 같지만, 다음 글에서 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