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초에는 벌써 이렇게 덥나 싶더니 살짝 덜 더웠다가 다시 더워지는것 같군요.
기상청 중기예보(10일분)의 낮기온 앞자리에 3이 보이기 시작하는 빈도가 늘어나는거 보면 슬슬 그럴 시기인가 봅니다.
그래서 퇴근하고 푹푹 찌는 방에 들어오기가 싫어서 이런 기기를 구입했습니다.
미국 아마존의 상품명이 쓸떼없이 길어서 그렇지, BroadLink 라는 회사의 RM Pro+ 라는 제품명을 가진 제품입니다.
미국 아마존에서는 37.89달러에 구입했습니다.
함께 BroadLink 의 SP3 라는 Wi-Fi 달린 콘센트도 구입했는데, 분명 확인하고 샀는데 결국 220V 사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와서 겉모습만 보고 넘어가게 됐네요.
1개만 구입해서 8.99달러 정도만 낭비한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요.
기기 제조사가 중국이라 약간의 찝찝함이 남고 조악한 앱은 단점인데, 일단 셋팅이 끝나면 계획대로 재밌게 움직여준다는 느낌입니다.
물론 이건, 제가 집 밖에서의 가전제품 '단순'조작에 초점을 두고 있기에 가능한 평가일 겁니다.
조악한 앱에서 조작 가능한 기능이 해당 가전제품의 기본적인 수준 이외에는 불가능하다는 점은 밝혀두고 싶네요.
그리고 집 밖에서 이 기기를 사용해 가전제품을 조작하려면 공유기 내부 네트워크로 접속이 가능해야 합니다. VPN서버 같은걸 쓰셔야 한다는 이야기.
이 글에서는 미국 아마존에서의 주문 후 배송과정, 안드로이드 앱으로 기기를 설정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 목 차 --
누르시면 바로 이동합니다.
1. 배송
2. 패키지 구성
3. 검색하기 힘든 공식 iOS앱
4. 초기설정(안드로이드)
5. 리모컨 설정 및 기능상 특징
6. 남은 이야기
1. 배송
주로 주문하는 일본 아마존과 달리, 12시간이 넘는 시차가 존재하는 미국 아마존에서의 주문은 언제나 인내심과의 싸움입니다.
특히나 땅이 넓은 미국의 경우 배송비에 돈을 지불해 시간을 산다는 느낌이 강한데, 제 경우는 배송비 좀 아껴보겠다고 무료배송 옵션을 선택했더니 억시나 굼뜨더군요.
아무튼 주문 직후부터 한국에서 받기까지 대략의 과정은,
- 6/6(수) 밤 11시 반쯤 미국 아마존 상품주문
- 6/8(금) 오전 9시 카드 승인
- 6/8(금) 오후 5시경 출고완료
- 6/15(금) 새벽 6시 45분 몰테일 캘리포니아 센터 도착, 자동결제로 인한 당일 오후 출고처리
- 6/16(토) 오전 7시 화물기 인천국제공항 도착
- 6/16(토) 오후 6시 통관 및 반출, CJ 대한통운 택배인계
- 6/18(월) 오전 10시 사무실 배송
개인적으로 눈에 띄는건 역시 주문 후 현지 배송대행업체 창고까지 도착하는데 걸렸던 시간과 우리나라까지 도착하는데 걸린 시간.
미국이라는 나라의 넓은 땅과 큰 시차를 체험해볼 수 있는 훌륭한 시간입니다. 예, 지루하다는 이야기(...)
거의 일본 아마존을 쓰니까 가끔 이렇게 미국 아마존 쓰면 너무 적응 안되네요.
참고로 몰테일에서는 2lbs로 잡혔습니다. 할인전 배송비는 11.98달러였지만 저는 몰테일 등급 할인(9%)으로 10.9달러를 냈었구요.
물론 돈좀 팍팍 쓰면 확실히 덜해지겠습니다만, 가끔 물건값보다 배송비가 크기도 하니 이런 선택지 취하기가 쉽지 않네요.
2. 패키지 구성
구입한 상품은 이렇습니다.
왼쪽이 Wi-Fi 달린 콘센트(110V 전용) 인 SP3-US 이고, 오른쪽이 이번에 주로 다룰 Wi-Fi 달린 만능리모컨 RM PRO+.
콘센트 쪽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저 콘센트 자체에 Wi-Fi 모듈이나 스위치가 들어있어서, 별도의 허브 없이 단독으로 콘센트에 연결된 전원을 제어하거나 요일, 시간을 걸어 자동으로 켜지고 꺼지게 할 수 있습니다.
상품페이지 어디에서 250V까지 지원된다는 내용이 있었는지 지금 보니 없는데, 뭔가 스펙 재확인하니 어이도 없고 그러네요.
이렇게 받자마자 무용지물이 된 경우는 또 처음입니다.
그리고 이쪽이 주로 다루게 될 RM PRO+.
박스에는 이 기기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스펙이 어떻게 되는지 적혀있습니다.
개인적으론 USB 5V 전원을 입력받는게 제일 반가웠네요.
110V 콘센트가 붙어있는 미국 USB어댑터 대신 근처의 다른 전원을 쓸 수 있으니까요. 저 같은 경우는 UPS에 연결된 유무선 공유기의 USB 포트와 같은.
개인적으론 이를 통해 선정리도 쉬워졌고 전원공급처도 일원화(공유기 전원을 함께 쓰니까)된데다 UPS를 통한 안정적인 전원공급도 보장됩니다.
박스 안 구성품은 이렇습니다.
자그마한 본체와 110 ~ 250V 프리볼트인 5V 1A USB 어댑터, 마이크로USB 케이블, 벽면 고정 나사 정도가 들어있네요.
박스에서 구성품들을 빼내 모아보면 이렇습니다.
먼저 언급했듯 들어있는 USB 어댑터는 사용하지 않아도 될 것이고, 전원 포트가 표준 마이크로USB 포트를 사용하니 선 정리에 유용한 다른 호환 케이블을 사용하실 수도 있습니다.
본체는 생각보다 더 작아서, 크기 때문에 놓을 장소 고민할 부담은 좀 줄어들겠다 싶더군요.
다만 전원까지 무선은 아니기 때문에, 써야 할 기기가 여러곳에 있다면 위치 선정이 좀 힘들지 않을까 싶기는 합니다.
USB 전원을 끌어올 수 있는 위치 중에서 여러 기기에 적외선 신호를 잘 전달할 수 있을만한 위치를 골라야 하니까요.
기기에 RF 안테나도 달려있긴 하지만, IR 즉 적외선 신호는 중간에 장애물이 있으면 작동이 안되니.
적외선 센서가 본체 가운데에 숨어있어서인지 본체 외부에서 눈에 띄는건 리셋버튼과 전원용 USB포트(표준 마이크로USB), 동작여부를 알려주는 LED 정도였습니다.
3. 검색하기 힘든 공식 iOS앱
일단 아이폰도 가지고 있다 보니 한번 해봤는데, 안드로이드 쪽에서 안내하던 앱 이름인 'Intelligent Home Center' 로 검색하니 앱이 안나오네요.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위와 같이 중국 앱스토어의 링크만을 안내하고 있는데, 찾아보니 일단 한국 앱스토어에도 올라와 있기는 했습니다.
https://itunes.apple.com/kr/app/%E6%99%BA%E6%85%A7%E6%98%9F-%E6%99%BA%E6%85%A7%E7%94%9F%E6%B4%BB-%E4%B8%80%E6%89%8B%E6%8E%8C%E6%8E%A7/id1084990073?mt=8
앱 이름이 중국어로 되어있을 뿐이죠.
처음에는 중국 앱스토어에만 올라온줄 알고 황당해서 정리했는데, URL 바뀌보니 한국 앱스토어에도 올라와는 있습니다.
혹여나 쓰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4. 초기설정(안드로이드)
먼저 언급한 대로,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Intelligent Home Center' 로 검색하시면 앱 하나가 나옵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APK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만 해뒀는데, 플레이스토어 이용을 권장드립니다.
만약 위반내용이 신고된다면 스토어 차원에서 조치가 내려질수도 있으니까요. BroadLink 이름으로 직접 배포하고 있으니 찾을때 참고하시길.
설치하고 나면 간단히 계정을 만들어야 합니다.
왜 계정이 필요한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설정된 내용이 로그인 후에 복원되는걸 보니 설정 백업 같은 용도인가봅니다.
단순히 기존 설정이 남아있는것일지도 모르겠지만요.
이런데에 페이스북 쓰기는 싫어서 메일주소로 계정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국가는 한국 선택.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RM PRO+가 근처의 어느 무선 네트워크에 접속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입니다.
RM PRO+ 자체에 웹 관리자 페이지 같은게 없어서, 이 앱으로 모든 설정을 해야 합니다. 그 첫 단계인거죠.
앱을 실행하면 기기의 전원을 켜라, 같은 간단한 안내문구가 이어서 나오는데 그걸 보면서 기기 전원을 켜고 설정을 진행해보시면 됩니다.
위 화면은 그 뒤에 나오는 Wi-Fi 선택 화면의 모습.
꼭 2.4GHz 대역을 사용하는 SSID를 찍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지금 설정중인 스마트폰과 같은 공유기를 선택하셔야 합니다.
어째선지 연결에 실패하면, 위와 같이 실패할만한 이유를 축약해서 보여줍니다.
처음에는 영어로 설명이 나오던데 이렇게 실패할 때의 대처사항은 한글로 나와주네요.
저도 두번 정도는 리셋버튼 쓴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연결을 잘 못하더군요.
그리고 두세번 정도 하다가 잘 안되어서, 앱을 껐다가 다시 켰더니 장치 리스트에 RM PRO+가 뜨더군요.
그걸 누르니 바로 등록절차가 진행됐습니다. 사람들이 왜 앱 리뷰에 악평을 가득 달았는지 이해가 되더군요.
나름 이런 설정절차를 헤매지 않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도 설정에 4-50분은 쓴것 같습니다. 어찌나 시간이 아깝고 짜증나던지;
하지만 일단 등록이 되고 나면, 위와 같이 리모컨 버튼을 등록할 수 있는 화면으로 갈 수 있습니다.
등록방식은 위 세 가지가 있고,
클라우드 키 매칭: 사용중인 리모컨의 전원버튼을 RM PRO+ 본체를 향해 누르면 가지고 있는 리모컨 신호자료를 뒤져 자동으로 리모컨을 검색해 줌
에어컨 브랜드 매칭: 가지고 있는 리모컨 자료 데이터베이스에서 제조사를 선택
자체 학습 에어컨 패널: 자주 사용하는 설정의 리모컨 신호를 통채로 기억했다가 그대로 사용
하지만 어째선지 에어컨 브랜드 매칭은 제조사를 선택하자 마자 앱이 강제종료되는 버그가 있어 써보지 못했습니다.
나머지 두 기능은 순서대로 보시겠습니다.
클라우드 키 매칭은 별다르게 할 일이 없습니다.
그냥 '클라우드 키 매칭' 을 터치한 뒤, 나오는 안내 신호에 맞춰 RM PRO+ 본체를 향해 리모컨의 전원버튼(가장 확실한 버튼)을 눌러주면 됩니다.
그러면 RM PRO+가 사용중인 리모컨의 적외선 신호를 받아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리모컨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합니다.
그리고 등록절차 끝.
설정이 끝난 후의 레이아웃입니다.
먼저 언급했지만 정말 기본적인 기능만 이용이 가능하기는 한데, 목적이 목적이다 보니 이정도만 해도 충분하다는 느낌입니다.
다만, 이 업체가 가지고 있는 리모컨 데이터베이스가 어떤 기기로 잡혔는지, 풍향을 자동으로 해도 자꾸 자연풍처럼 강약이 바뀌더군요.
LG 리모컨 공용으로 잡힌것 같은데, 제가 쓰는 제품이 좀 구형이라 그런가 신호가 다른 부분들이 있나 봅니다. 이런게 있어도 쉽게 바꿀 수 없는건 살짝 아쉽네요.
다음은 '자체 학습 에어컨 패널' 쪽입니다.
에어컨이 켜지길 원하는 에어컨 모드(냉방, 난방 등), 풍속, 온도로 설정한 뒤, 그 신호를 그대로 RM PRO+로 받아서 저장해뒀다 써먹는 방식.
그래서 리모컨으로 해당 신호를 쏜 뒤, 이 신호는 어떤 설정을 가지고 있는 기록하는 화면이 이어집니다. 그게 위 오른쪽.
이 모드는 말 그대로 미리 설정한 각각의 리모컨 신호만을 쓸 수가 있습니다.
위 화면으로 설명하자면, 온도를 25도에서 24도로 바꾸려면 첫번째 등록방법처럼 온도를 1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두번째 항목을 선택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론 설정해보고 불편해서 없앴는데, 온도 조절을 자주 안하신다면 무난한 방식이겠지요.
브랜드 매칭(제조사 직접선택) 모드도 써보고 싶은데, 제조사 선택하면 앱이 죽어버리는 버그는 언제쯤 해결될지 모르겠네요.
해결된걸 발견한다면 그 부분도 추가해 두겠습니다.
5. 리모컨 설정 및 기능상 특징
4번과 같이 어느 기기던 조작할 수 있게 되면, 아래와 같은 설정이 가능해집니다.
사람의 리모컨 조작 없이, 스마트폰에 알람 등록하듯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타이머를 등록할 수 있게 됩니다.
해당 제품의 리모컨 화면에서 오른쪽 위 메뉴를 보면, '타이머' 가 있습니다.
시간 기준을 RM PRO+ 내장 타이머 혹은 현재 사용중인 안드로이드 기기 둘 중 하나로 선택할 수 있는데,
내부에 보정치를 두는지 어느쪽을 선택해도 같은 시간에 문제없이 작동하더군요.
위 왼쪽 화면 중 상단의 '시간' 항목에서, 시간 뿐만 아니라 매주 어느 요일에 실행할지도 정할 수 있습니다.
특정 일자를 지정할 수는 없습니다. 실행 조건은 요일과 시간.
그 이외 기준, 켤지 끌지 / 냉방인지 난방인지 / 온도는 몇도인지 / 풍량은 어떤지 같은건 기기마다 다를것 같구요.
아까 리모컨 화면에 떴던 가장 기본적인 기능 정도가 설정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TV 같은 경우는 매주 평일 아침 7시 40분에 TV를 켜서 채널 24번이 나오도록 하는건 가능하겠죠. 이후 같은 요일 7시 55분에 꺼지도록 하는 것도.
이 기능은 리모컨 앱을 실행한 안드로이드 기기의 Wi-Fi 연결이 끊어져도(앱이 종료되어도), RM PRO+ 자체적으로 신호를 쏴서 동작시킵니다.
개인적으론 이 기능도 마음에 들었네요.
앞으로 더 더워지면 분명 새벽 사이에도 에어컨 켰다 꺼야 할 일이 생기겠지요. 이럴때 제일 유용할것 같습니다.
일단 기기에 대한 설정이 끝나면, 다음부터는 굳이 리모컨 화면까지 진입하지 않아도 기본적인 기능 정도는 이렇게 오버랩되어 뜨는 버튼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단의 'More' 를 누르면 리모컨 화면으로 진입.
6. 남은 이야기
아무래도 제조사가 중국 업체라, 개인정보 유출 관련해서도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중국산 기기 & 앱을 아직 뭘 믿고 사냐' 하는 분들이 많을것 같고, 스마트폰에 한해선 저도 그런 입장인데... 가격이 확 차이나니 선택지가 없다는 느낌까지 받았었습니다.
지금 이 약 4만원짜리 기기보다도 제가 필요한 기능이 빠져있는 기기가 6만원 10만원 한다는 느낌?
RM PRO+ 본체는 직접 접속해 설정을 볼 수 있는 관리자 페이지가 없어서 확인하지 못했지만, 위와 같이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저장공간 정도를 빼면 다른 권한은 필요가 없어 보였습니다.
저는 설정이 모두 끝난 뒤, 위와 같이 저장공간을 제외한 모든 권한을 비활성화했습니다.
여담이지만, 기본적으로 LTE 등의 외부 인터넷을 쓰면, BroadLink 리모컨 앱으로 집안 기기를 조작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먼저도 언급했듯 저는 VPN서버를 써서 집안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가 있는 환경이죠.
RM PRO+와 한 공유기 네트워크 안에 있어야 리모컨 앱이 작동하는데, VPN을 쓰면 내부 네트워크로 들어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아주 잘 작동합니다.
개인적으론 이걸 노렸습니다.
퇴근시간이 좀 일정했다면 스케쥴을 등록했겠지만 아쉽게도 그렇지는 못하네요.
요즘은 퇴근길 집에 도착하기 20분쯤 전 특정 역에서 환승할 때 미리 에어컨을 켜두고 있습니다.
이번 글은 여기까지.
올해는 또 얼마나 더운 여름이 찾아올까요.
그래도 이제는 최소한 실내온도가 30도에 달하는 방으로 퇴근하지는 않아도 될것 같아서 살짝 힘이 납니다.
그럼 곧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