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서 적는 둘째날 이야기.
이번 글에서는 오전에 공연장 갔다가 오후에 공항가기 전까지를 언급할 생각입니다.
토요일 밤에 입국해서 다음날 밤에 돌아가려니 아쉬운 감도 없잖아 있는데(일단 낮/밤 공연도 낮밖에 못봤고), 더위와 습도만 생각하면 그저 돌아가고 싶었던.. 그런 하루였지요;
이벤트를 빼고 이날 제일 기억에 남는건 역시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를 택시타고 갔던 때일 겁니다.
-- 목 차 --
본문에는 나눠져 있지 않지만, 이동 편의상 타이틀에 어울리는 내용이 시작하는 부분으로 이동하실 수 있게 해 보았습니다.
누르시면 바로 이동합니다.
7. 공연장으로 가는 길
8. 과학기술관 사이언스홀
9. 점심을 먹자(카페 TAM TAM -> 카페 베로체)
10. 공연장 복귀
11. 이번 여정 최후의 만찬(일본에서의 중화요리점)
계획대로라면 15분 정도 일찍 나왔어야 했는데, 오전 9시 50분인 이제서야 공연장으로 출발하는 길입니다.
오전 9시쯤 일어났는데, 생각해보면 여기서부터 살짝 늦었지요. 아침에 씻는 시간 같은건 비슷비슷하게 걸릴테고 말입니다.
전날에 가능하면 일찍일찍 자려고는 하는데, 한국에서나 일본에서나 휴일 오전에 움직이기가 점점 힘들어지는것 같습니다.
평일에 좀 덜 시달려야 휴일에도 일찍 일어나 벌레잡는 새가 될텐데 말이죠.
공연장까지는 이런 루트로 가게 됩니다. 걷는시간 포함해서 30분 좀 안걸리는 길.
아, 위 캡쳐 이미지는 제가 지도를 편한대로 돌려서 그렇습니다. 원래 방향대로면 수평에 가깝게 움직이게 되겠네요.
일단 이날 공연장이었던 사이언스홀은 작년에도 한번 와본적이 있습니다. 출구 정도는 지도앱을 찾았지만; 역시 부담은 많이 줄어서 좋았네요.
그래도 이렇게 다시 재미없는 동네에 오게 될줄은 몰랐습니다. 올라가 보죠.
먼저 '재미없는 동네' 라고 한건, 과학기술관까지 가는 길에 있는 건물들에 입주한게 사단법인, 공공기관과 같은 딱딱한 단체들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렇게 이벤트로 올 때면 사람도 없죠. 휴일이니까.
이번이 딱 두번째이긴 합니다만 역시나 이 라인은 활기가 없다는 인상. 가능하면 평일에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네요.
참고로 이 길입니다.
왼쪽에 있는 구단시타역(九段下駅)에서 빠져나와 위 건물이 있는 길을 따라 걷다가 아래로 내려가게 되죠.
시미즈문 방향으로 가려면 이런 연못도 보이고.
오전 11시 기준으로 31도를 찍었던 도쿄 답게(NHK 자정뉴스 기준) 찍는 동안 연못에는 수시로 기포가 올라왔습니다.
사람도 이렇게 힘든데 알만하죠. 이상한 냄새가 심하게 안났던게 용합니다.
예 물론 나긴 났는데 '심하게' 안났을 뿐이었지만.
이후엔 열기와 습기를 피하듯 공연장인 과학기술관에 도착했습니다.
공연장 위치를 알고 있다 보니 금방 지하의 굿즈판매 대기열에 합류했구요. 굿즈판매가 50분쯤 뒤였어서 열 식히기도 전에 시작됐네요.
그리고 별일없이 굿즈판매 대기열에서 나왔습니다.
이제 점심을 먹으러 가야 하네요. 간신히 몸 열기 식혔는데...
건물 밖으로 나왔습니다.
살려면 점심을 먹어야 하지만, 점심을 먹기 위해 죽을수밖에 없는 일본에서의 딜레마. 여름 한정이지만.
그나마 카페에서 단 케이크들을 먹을 계획을 세워뒀으니 그걸 에너지 삼아 걸어봅니다.
하지만 새삼 이 시기 도보 계획은 좀 더 빡빡하게 세우자고 마음먹게 된, 낮기온 33도 도쿄에서의 15분이었습니다.
처음으로 일본여행에 양산겸 우산을 가져갔는데, 이게 은근 좋더군요.
한국에서는 생전 써볼 생각조차 못했던 양산을, 일본에서는 그저 살기 위해서 펼쳤습니다. 눈치? 하하 그게 뭔가요 사는것보다 값진가요(?)
덕분에 드러난 피부가 타는 일도, 가방이 과하게 열받는 일도 없었고 목에 두른 아이스타월이 겨우 현상유지를 해 줄 수 있는 정도까지는 열기를 잠재울 수 있었네요.
양산, 이 시기 꼭 일본에 가야 된다면 꼭 유용하실 겁니다. 짐 무게 줄인다고 생명을 버리시겠습니까?
이런저런 더위먹은 잡생각들을 하다 보니 어찌어찌 제가 점심을 해결하려던 카페에 도착했습니다[石釜bakebread茶房 TAM TAM, 타베로그]
하지만 타베로그 평점 괜찮은집 답게 대기열이 장난아니더군요. 도착당시 시간이 낮 12시 15분이었는데, 30분동안 대기열이 한명도 줄지 않던.
뭐 줄서있는 사람의 90% 정도가 여자였다는건 둘째치고 말이죠.
전 그저 단게 먹고 싶을 뿐이었는데, 이대로면 시간은 시간대로 낭비하고 더워 쓰러지겠다 싶었습니다.
농담 안보태고, 정말 대기열 빠져나오기 5분 전에는 살짝 어지럽더군요. 대기열 빠져나온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우선 근처 아무 카페라도 가서 뭔가 먹으며 열 식혀야겠다는 생각밖에 안들더군요.
줄 서있는 동안 대체할 카페를 찾았으니 어서 가보죠.
이건 횡단보도 건너가기 위해 길 걷다가 발견한 중고서점[澤口書店 巌松堂ビル支店(설명 보기)]
그늘이 생길 시간대라 책을 밖에 내놨나 싶기는 한데, 낮에도 몸으로 느껴지는 이 습도에 책을 내놓아도 괜찮은가 생각이 제일 먼저 든 참입니다;
아차차 얼른 걸어가보죠. 그늘이라고 발을 놀리고 있었네요.
그렇게 도착한 대체 목적지가 바로 카페 베로체. 홈페이지를 보니 체인점인것 같습니다만 저는 점심을 먹고 싶을 뿐입니다.
주문한 메뉴는 들어가서 눈에띄는거 고른 모양새. 초코케잌, 몽블랑, 바움쿠헨, 녹차티.
시원한 카페 안에서 뭔가 먹으니 열기도 식고 아주 좋더군요. 정말 너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약속도 있고.. 당시엔 1시 30분까지 공연장으로 돌아가려고 하고 있었어서, 카페에서는 15분 남짓 머물다 일어났습니다.
그래도 얼음 든 음료 마시고, 카페 안 에어컨 바람 맞고 있으니 열은 금방 식더군요.
문제는 그거죠.. 공연장까지 가려면 다시 15분을 걸어가야 한다는 것.
"나가서 안되겠다 싶으면 바로 택시타자" 생각하고 나갔는데, 역시 1분 걸어보니 안되겠더군요. 바로 횡단보도 신호대기중이던 택시에 탑승.
5분 정도 달려서 650엔 나왔는데, 시간 아껴 체력 아껴 손해본게 별로 없다고 느껴질 정도의 열기였습니다.
역시 더위에 약한 사람에게 이시기 일본은 너무 가혹하네요.
모 성우가 "이 시기가 되면 걸어서 10분 거리 편의점에 갈 때에도 5분마다 그늘에서 휴식을 취한다" 고 했을 때 조금 놀랐는데..
공감합니다. 이정도 더위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누군지 깨달으셨다면 다음에 비슷한 이야기 할때 같이 공감해줍시다.
참고로 저 이야기를 한건 아사쿠라 모모(麻倉もも) 입니다. 시기가 이러니 저번에도 라디오에서 언급하더군요.
오후 1시 30분경, 다시 공연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출발 전부터 대기장소로 쓰이던 곳에 사람이 가득하네요.
시원한 바람이 가득했던지라 어찌보면 선택지가 없기도 했지요. 밖에 나가면 열기와 습기가 뻔하니.
본 이벤트는 1시간 정도 뒤에 있었습니다.
남은 시간은 처음으로 현지분을 만나 중복으로 나온 캔뱃지를 교환하기도 하고, 화장실 가서 몸의 열기를 씻어내며 보냈습니다.
시간은 흘러 오후 4시. 예정대로 이벤트는 1시간 30분 진행되고 끝났습니다.
대개 2시간 전후로 진행되는 음악 콘서트와 다르게 토크 형식의 라디오 이벤트이기 때문일텐데, 내심 더 해주길 바랬지만 역시 1시간 30분 하네요.
그리고 저도 계획대로 이제 귀국편을 타기 위해 공항 방향으로 움직여야 할 시간입니다.
그래도 계획상으론 일찍 끝난 축이라, 간단히 저녁 정도는 먹을 수 있겠네요. 계획을 여러개 세워놨는데 플랜A에서 끝났습니다.
물론 마지막 수련과정이 남아있지만요.
오후 4시면 해는 좀 꺾였지만 달궈질 시간대라 그런지 여전히 덥더군요.
이른 저녁을 먹으러 가는 그 짧은 시간 동안에도 계획을 짠 놈에 대한 원망은 계속됐습니다.
예, 물론 저죠-_-)
그나마 해가 좀 꺾여서 양산의 각도를 잘 맞추면 햇볕으로 인한 열기는 거의 피할 수 있었던 점은 다행이었을까요.
온도가 높아서 그런지 바람도 꽤 세게 부는 편이었고, 목에는 어찌어찌 아이스타월로 현상유지 가능했고.
그리고 오늘의 최종 목적지, 산코엔(餃子の店 三幸園)에 도착.
평범한 일본식 중화요리점입니다. 언젠가 꼭 일본에서 중국음식점 가보고 싶었는데, 이제야 와보네요.
비록 탕수육 종류가 아니라 볶음밥이라서 온전히 느끼진 못했다고 생각합니다만, 이렇게 한번 와봤으니 다음에 또 올 일을 만들기도 쉽겠죠.
개인적으로 저 볶음밥, 꽤 짭짤했던건 간 조절 실패라고 치고 같이 나왔던 닭고기 국물 같은게 의외로 괜찮았습니다.
날도 더웠고 매장 안도 더운 편이었지만 저 뜨거운 국물은 잘 넘어가더군요.
다음엔 볶음밥 이외의 메뉴도 먹어보고 싶네요. 기회가 되려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을 통해, 하네다 공항으로 출발.
이젠 진짜 가네요. 하
이번 글은 여기까지.
우리나라도 슬슬 장마가 끝나고 더위만 남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만, 일본만 할까 싶지요.
그래도 더위에 약한 사람은 언제나 걱정거리가 늘어날 시기입니다. 올해는 또 얼마나 습하고 더울까요.
다음 여행기 전까지는 살짝 다른 글들을 정리하겠습니다.
곧 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