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 주말에는 잠시 일본에 다녀왔었습니다.
어쩌겠습니까, 거기 더우니까 이벤트 세달만 미뤄달라고 할수도 없고 말이죠.
그나마 우리나라에선 본격적인 장마 바로 직전에 떠났고, 일본에서는 태풍이 본격적으로 북상하기 바로 직전에 돌아왔으니... 이런데서 다행을 찾아야 할까요.
이번 글에서는 출발하던 날인 6/30(토) 밤 이야기를 보시겠습니다.
-- 목 차 --
본문에는 나눠져 있지 않지만, 이동 편의상 타이틀에 어울리는 내용이 시작하는 부분으로 이동하실 수 있게 해 보았습니다.
누르시면 바로 이동합니다.
1. 공항으로 가는 길
2. 김포공항에서
3. 비행기로 이동중
4. 하네다 국제공항에서
5. 퍼스트캐빈까지 가는 길(with LINE PAY 충전)
6. 퍼스트캐빈 아키하바라
어느 토요일 오후 5시, 한국에서의 비와 일본에서의 더위 걱정을 동시에 업고 김포공항을 향해 떠납니다.
제가 출발하던 때는 마침 장마(한국)와 폭염(일본)이 한창이었습니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선 본격적으로 수도권에 비가 쏟아지기 전에 출국했고, 일본에 태풍이 도착하기 전에 귀국했지만 결국 일본의 더위는 피하지 못했네요.
왜 스스로 고난의 길을 고른것 같은 불안함이 드는걸까요.
아무튼 지하철을 타고 김포국제공항의 갈림길에 도착했습니다.
이거 찍어보고 싶어서 몇십발자국 더 걷긴 했는데, 다음부턴 그냥 국제선으로 바로 걸어야겠습니다.
안그래도 국제선 터미널 건물까지 꾸역꾸역 걸어야 하는데 말이죠.
그렇게 도착한, 6월 30일 토요일 오후 6시의 김포공항.
김포공항 국제선은 작년까지 크리스마스 때만 왔었다 보니 올해들어 이렇게 한가한 모습을 볼때마다 어딘가 이상한 기분이 가시질 않습니다.
그냥 덜 복잡한 시기에 왔을 뿐인데 말이죠.
그거랑은 별로 관계 없지만, 이후엔 한가했던 일본항공 체크인 카운터를 가장 먼저 들릅니다.
어차피 홈 탑승권을 뽑아와도 카운터에 들러 확인도장을 받아야 되니 이제는 좌석 정도까지 사전체크인 해두지 홈 탑승권을 인쇄해오진 않게 되네요.
사진에 기록된 촬영시간으로 계산해보니 탑승권 받아 나오는데 2분 걸렸네요.
출발할 때엔 항상 맡길 짐도 없다 보니 지하철에서만 별일 없어주면 크게 위험요소도 없는것 같습니다.
다음엔 신청해둔 환전금을 수령.
원래는 세븐ATM에서 1만엔을 현지 인출하는 것으로 끝이었는데, 2만엔 정도 선불 지급수단을 충전해야 할 일이 생겨서 환전금이 확 늘었습니다.
엔화를 3만엔씩 환전해가는건 거의 2012년 초기 일본행 이후 처음인것 같네요.
아무리 카드결제가 우리나라같진 않다는 일본이지만, 지출이 큰 편인 호텔이나 굿즈구입 정도에는 왠만하면 신용카드를 쓸 수 있었으니까요.
아, 선불 지급수단 충전하는 이유는 라이브 티켓 결제 목적입니다. 제발 카드 승인해가서 넣어놓은 돈좀 다 가져갔으면 좋겠네요.
이정도가 대개 공항에서의 할일인데, 이날은 또 배가 고프더군요.
이따 기내식이 나올테니 이 시간대가 제일 애매한것 같습니다. 직전 끼니에서 기내식 먹기 직전까지 말이죠.
어째선지 이럴때마다 초코크림빵 생각이 나서 이번에도 그걸 사가지고 나왔네요.
실제로도 그렇겠지만, 전에 인천국제공항에서 한번 경악해서 그런지 공항와서 푸드코트 갈 엄두는 잘 안나네요.
하네다 공항에선 곧잘 가는데 무슨 차이일까요. 결제통화의 차이?(...)
그리고 면세구역으로 들어가는 데에는 5분 정도 걸렸습니다.
언제나처럼 출입국심사는 단말기를 쓰니까 1분이 안걸리고, 나머지 시간은 보안검사겠지요.
가끔 반입금지물품 생각없이 가져와서 보안검사대에서 줄줄히 나오는 사람도 있는데, 이날은 다행히 없었던것 같습니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제가 선 줄에서는 이런 사람이 없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시기엔 이런 사람 많아서 서로 고생이죠. 이것때문에 항상 김포공항이라도 일찍일찍 다니는데 이럴땐 역시 좀 과한가 싶습니다.
..면세품 살건 없으니 게이트로 가 봅시다.
그리고 탑승할 비행기가 붙을 38번 게이트 앞에 도착한건 오후 6시 15분경.
탑승까지 40분 정도 남은것 같습니다. 리듬게임을 할 시간이네요.
그리고 그 결과가 이것.
예, 물론 본 리듬게임도 플레이 했었습니다만, 왜 이렇게 공항에 나오면 한번씩 10연을 돌리고 싶어지는걸까요.
물론 무료 가챠긴 하지만, 결과가 매번 너무 비슷해서 이제는 마음이 놓일 정도입니다.
옛말에 기대를 안하면 실망도 안한다는 말이 있던가요. 제가 그래서 실망을 하지 않습니다.
아, 없을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실망은 안합니다.
비즈니스 등의 우선탑승자 탑승이 끝나갈 즈음, 나머지 승객들의 탑승이 시작됐습니다.
이코노미 중에서는 51번열 뒷쪽 승객을 먼저 태우는데, 전 항상 사전 좌석지정해서 아무리 뒤라도 20열 후반대니 말이죠.
거의 탑승시간 간당간당할때까지 버티다가 들어가게 되네요.
이날 같은 경우는 6시 55분 탑승시작이었고, 위 사진을 찍은 시간이 딱 그랬습니다.
장마비가 토요일 오후부터 온다고 되어있었던것 같은데... 하면서 자리에 앉았었습니다.
물론 출발부터 요란한것보단 이게 낫습니다만, 항상 뭔가 예보보고 단단히 준비하는 저같은 사람이 바보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역시 좀 그렇죠.
일단 비행기가 본격적으로 뜨기 전에 일본 입국서류는 다 적어뒀습니다.
이후 별일없이 날아올랐는데, 거의 날아오르자 마자 구간구간 창문에 빗물이 스쳐지나갔던거 보면 김포에 비 내리기 바로 직전에 떴나봅니다.
창문에서 물기가 사라진 다음에도 한국 상공을 지날때 까지는 두꺼운 구름들이 층층이 쌓여있더군요.
제대로 만들어져 있던 비구름 속을 지나는게 자주 있는 일은 아니기 때문에 이럴때는 항상 주의깊게 보게 됩니다.
보면서 '이런게 밀려오는구나' 싶더군요. 실제로 다음날 돌아오니 예보대로 비도 꽤 세게 오던데..
아까 빵으로 배고픔을 달랜지 1시간 30분 정도만에 기내식이 나왔습니다.
메뉴 보아하니 제가 나고야에서 먹었던 미소카츠 같네요.
당시 현지에서 먹은 대로 다 먹을때쯤 되니 느끼함이 올라왔던게, 음료로 콜라 선택하기 잘했다 싶었습니다.
이시간이면 아무래도 일본으로 돌아가는 일본사람이 많아서 그렇겠지요?
개인적으론 다음날 밤에 김포국제공항으로 돌아가던 편의 저녁메뉴가 더 좋았네요.
그렇게 밥 먹고 있는데, 밤 8시 30분쯤이었나 안내방송이 나오더군요.
하네다에 긴급 착륙한 항공기가 있어서 상공에서 대기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며 도착이 10 ~ 20분쯤 늦어질거라는 내용.
결국 20분 정도 늦어지는걸로 해결보긴 했습니다만, 이런건 또 처음이네요.
항로도 위와 같이 거의 나리타 가는 느낌이 되어버렸습니다.
다음에 또 이렇게 도쿄만을 넓게 둘러볼 일은 없었으면 좋겠네요.
현재시간 밤 9시 50분.
현지의 습도 때문에 창문이 뿌옇게 됐지만 제대로 게이트에 붙었습니다.
잘 안보이시겠지만 오른쪽에 작게 도쿄 국제공항 영문 간판이 보입니다.
의외로 그리 멀지 않은 게이트에 붙어서 동선이 짧은건 좋았네요. 비행기에서 내려 도착층으로 빠져나오는데도 5분 조금 안걸린듯.
이래저래 비행기가 늦어지긴 했지만 애초에 도착시간 자체가 2시간 이상 지연이 아니면 여유롭게 지하철 다니는 시간대니까요.
이시간이면 하네다에 도착하는 항공편도 별로 없다는 인상이고.
전에 경험한 밤 11시대 하네다처럼 각 국가에서 도착하는 편이 몰렸으면 입국심사대 대기열부터 엄청 길었겠지요.
항공편이 늦어지긴 했지만 그리 위험한건 아니라서 원래 하려던 편의점 음료구입 같은것도 다 해치웠습니다.
일단 로손에서는 여행기간동안 마실 생명수를 구입하고,
2층 도착층으로 돌아와서는 세븐ATM에서 처음으로 엔화도 인출해 봅니다.
이게 카드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로 들어가는지라 가능하면 사용하고 싶지 않았는데, 너무 급하게 현지 지출이 생겨서 아까 김포공항에서 환전한 금액으로는 감당이 되지 않게 되었지요.
카드사 전산에 청구금으로 잡히자 마자 선납해 버렸으니까 신용등급 같은데는 영향 없을거고,
수수료도 생각보다 세지는 않아서 1만엔 내외의 소액 환전을 할 바에는 편하게 이쪽으로 인출하는게 낫겠다 싶었습니다.
신한은행 등의 주요 은행들은 거의 미화 100달러 이상의 엔화 환전을 요구하고 있고 말이죠. 대충 12,000엔 이상이던가요?
전에 써니뱅크가 6,000엔부터 환전이 가능해서 참 좋았는데 개편해서 없어지고부터는 차라리 이런쪽을 쓸까 하고 있습니다.
자, 이제 아키하바라까지 가야 하는데, 마침 적당한 직통열차가 한대 있네요.
먼저 짜둔 계획상으론 한번 갈아탔어야 했는데, 도착시간이 늦어져서 이렇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열차를 타고 가장 가까운 역이었던 아사쿠사바시역(浅草橋駅)에 도착했습니다.
밤 11시에 가까운데도 느껴지는 이 열기, 습도. 일본에 왔나보네요.
빨리 숙소로 도망치고 싶은데 제가 가지고 있는 선불카드의 충전이 패밀리마트에서밖에 안되네요.
미지근한 바람을 뚫고 다행히 가는길에 있던 패밀리마트에 들렀습니다.
그리고 무사히 충전 성공.
너무 시원해서 패밀리마트에 계속 있고 싶었지만 그럴수는 없고... 다시 열기와 습기 속으로 뛰어들어야 하겠죠.
이번에는 제대로 숙소 방향으로 걷습니다.
이날 묵은 숙소는 퍼스트캐빈 아키하바라(ファーストキャビン秋葉原)였는데, 항상 아키하바라역 쪽에서 걸어왔는데 이 방향으로 걸어가는건 처음이네요.
시간대도 시간대고 골목도 이래서 살짝 편하지 않은 느낌들이 있었습니다.
고가도로 밑에서 자리 깔아놓고 술먹는 놈들이 있질 않나, 공원에선 벤치에 누워 라디오 듣는 노숙자가 있질 않나.
아, 드디어 이날 묵을 파란 구세주.. 아니 퍼스트캐빈 아키하바라에 도착.
얼른 들어갑시다. 이제 살 수 있겠습니다. 다행이네요.
근데 당시 시간이 밤 11시 15분 정도다 보니, 주변의 술집들은 꽤 시끌벅적하더군요.
퍼스트캐빈 오기 바로 직전의 골목에 있던 술집도 바깥까지 좌석이 있어서 꽤 시끌시끌 했는데.
다행히 일본여행 초기 신주쿠 캡슐호텔처럼 건물 안까지 들릴 정도로 난장판은 아닙니다만,
이런 시간대 주점의 소란스러움은 가끔 6년전 첫 일본여행의 그 소란스러움을 떠오르게 합니다.
체크인하고 숙소로 올라왔습니다.
더위에 정신이 없어서인지 바로 옆방에 들어가 짐을 푼걸 씻으러 갈때 열쇠 챙기면서 깨달아 프론트 갔다오긴 했는데,
이젠 씻고 올테니 정신 차리겠죠.
열쇠 바꾸러 프론트 갔다오는 길에 발견한 안내문.
퍼스트캐빈 특성상 입구 역할을 하는 블라인드를 내리면 복도의 시원한 공기가 하나도 안들어오는데, 확실히 선풍기 있으면 도움 되겠구나 싶었었네요.
다만 샤워실 앞에 같은 선풍기 설치된거 봤는데 역시 그리 조용할것 같지는 않습니다.
말하면 추가요금 없이 빌려준다는 모양이니 더위 많이 타는 분들은 써보시길.
마지막으로, 퍼스트캐빈 아키하바라가 5주년을 맞았다고 프론트에서 받은 기념품.
기념 볼펜이나 술안주거리가 약간 들어있었습니다.
아마 내용물은 상온보관 가능하니 적당히 다른 안주거리랑 같이 보관하고, 함께 딸려온 비닐팩은 여행용으로 잘 넣어둘것 같습니다.
사진은 이정도 찍고, 전자기기들 일괄 충전 걸어놓고 너무 늦지않게 잤습니다. 출발한 날에 낮잠을 좀 자둬서 새벽 1시쯤 잔것 같네요.
아무래도 씻고, 내일을 위해 짐 정리하고, 오늘분 여행경비까지 정산해보고 하니 시간 잘 갔던 이유도 있고.
이번 글은 여기까지.
이 시기 일본에 가면, 뭐랄까 돈내고 사서 고생하러 간다는 인상이 있습니다.
물론 제가 더위에 약하기 때문이겠죠. 근데 이 시기 일본의 더위에 끄떡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럼 다음 여행기는 이틀쯤 뒤에 정리하겠습니다. 곧 다음 글에서 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