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지난주 휴일(5/28 ~ 30)에는 이전까지는 상상도 못한 시간대의 항공편을 사용해서 일본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토요일 밤 11시쯤 일본으로 떠나, 월요일 새벽 5시쯤 한국으로 돌아오는 여정.
덕분에 처음으로 피치항공 기내식을 먹어보거나 하네다 공항 국제선 터미널에 있는 유료 샤워실을 써보는 등 색다른 경험도 많이 했지요.
피치항공으로 인천국제공항과 하네다 국제공항을 왕복한 여정은 바로 지금 일본행(6/4 ~ 6 현재 체류중)까지 2주 연속으로 쓴걸 바탕으로 따로 글 적어볼 생각이고
이번 글에서는 제 저번주 일본 여정에 대한 내용을 담아볼까 합니다.
정확히는 5월 28일 토요일 저녁 8시경 집을 나서, 월요일 아침 7시쯤 집에 돌아오기까지의 약 35시간동안의 움직임을.
사실 좀 글을 나눌까도 고민해봤는데, 제 경우는 '의미있는 일정이 있는 하루 단위' 로 포스팅을 나눠 왔다 보니 힘들더군요.
그 덕분에 1200 x 800 사진 76장과 기기 캡쳐 이미지 3장, 여행경비 최종본 캡쳐 이미지 1장이 사용됐으니 본문의 길이와 함께 감안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출국편은 밤 10시 40분에 출발했기 때문에, 집에서 나서는 일정도 그리 이르게 잡지 않았습니다.(오후 7시 30분 정도 계획함)
하지만 마침 그런 늦은 출국편도 피치항공의 항공기 기체 순환 영향으로 50분 지연되어 11시 반쯤 뜨더군요.
웹 체크인이 없는 피치항공은 공항 카운터에서 '출발시간' 120분 ~ 50분 전까지 도착해 체크인을 해야 합니다.
고로 원래 출발시간보다도 20분 정도 느지막히 길을 나섰네요.
사실 이 주 내내 피치항공의 항공편들이 30분에서 1시간씩 지연되더군요. 그래서 설마설마 했지만.. 전날 대한항공 화재 영향인지 얄짤없이 지연;
조마조마 했는데 결국 지연되어서 출발 전부터 좀 힘이 빠지기도 했습니다. 헤헿 근데 이 일정을 생각한게 저네요(...)
아무튼 집에서 나와 1시간쯤 걸려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 포스퀘어에 체크인하니 2014년 8월 이후 간만이라고 알려주네요.
2014년 8월이면... 어디보자 코마츠 미카코 라이브 이후로군요. 이분도 슬슬 새 앨범 내고 투어 안하나..
..아니 이런 이야기가 아니죠;
여담이지만 서울지역 정기권을 여기까지 끌고 왔더니 아예 통과도 안되더군요.
정기권을 정산기에 대서 1회 추가 패널티 차감한 뒤, 추가금 2,400원을 카드결제한 뒤에야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으 너무 오랜만에 왔네요;
개찰구를 나온 뒤에는 걷고 걸어 인천국제공항 서쪽 구역에 도착.
내려 움직일때부터 피치항공이 있던 K카운터를 염두하고 움직이긴 했는데, 2년만에 인천국제공항에 왔더니 1층 도착층을 헤메다 올라오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여유롭게 도착했기에 망정이지..;
..그럼 체크인하러 가봅시다.
저는 이미 지연된 시간을 운항상황 공지 트위터에서 보고 왔지만,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 생각했는지 체크인하면서 직원분이 소식 들었냐고 물어보시더군요.
덕분에 적혀있는 게이트까지 가야 하는 시간도 다소 늦습니다.
뭐 실제로 가면 저것보다 더 늦어져서 결국 1시간쯤 뒤에 출발하게 되지만요. 저때는 그나마 35분 지연된다는 희망..이라도 가지고 있었는데...
그러고보니 피치항공 체크인하는것도 한 2년 반만이네요. 마지막으로는 2년 반 전 오사카 가는데 썼었죠. [당시 글 보기]
돌아올때도 지연되고, 여러가지로 피치항공을 제대로 느껴본 여정이었지만 거기까진 아직 몰랐던 순수한 때죠. 하하(?)
여기서 미리 이야기가 되어 있던 일행분 한분과도 합류했습니다. 항상 혼자 다녔으니 처음으로 함께 이동하는 여정이겠네요.
뭐 겹치는 일정도 거의 비행기 같이 타는 정도이긴 했습니다만, 어쨌든 제게는 신선했던 여정.
탑승권 받고 나서도 크게 해야 할 일이 없어서 일찍 보안검사를 받기로 합니다.
당시 시간이 밤 9시 20분이었으니 열려있는 게이트를 찾아가야 하는 독특한 불편함도 맛봤네요.
요 근래 김포국제공항만 이용하다 인천국제공항에 오니 그 인파에 우선 압도되었습니다만
결과적으론 김포공항에서와 비슷한 15분 정도만에 면세구역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피치항공은 셔틀 트레인을 타야 하는 위치의 게이트가 보통이라 간만에 셔틀 트레인도 타고.
그리고 느긋하게 107A 게이트로 가서 자리를 잡고 앉으니 벌써 지치는것 같습니다(....) 출발도 멀었고 도착도 멀었고 앞으로의 여정도 멀었고...
...밤 늦게 출발하는데다 지연되어 일정까지 밀리게 되니(잘 시간이 줄어듬) 괜히 더 맥이 풀리더군요.
그렇게 신세를 한탄하며 왼쪽의 공항 바깥 사진을 찍은게 밤 10시 30분경.
어쨌든 길을 선택한건 저니 남은 길은 마저 걸어야겠죠.
게이트 앞에 좀 빨리 도착하기도 했지만 시간 정말 안가더군요. 천만년의 기다림 끝에 비행기에 탑승합니다.
애증의 항공기. 너가 오사카에서 늦게 와서 이렇게 됐잖니!
이후 이 조그마한 항공기는 흔들흔들 하면서도 기특하게 날아올라 도쿄로 향하기 시작합니다.
꽤 오랜 시간동안 고도가 낮아서 바깥으로 서울 상공이 생각보다 오랜시간 보였던 기억이 나는데, 이후에는 통상적인 고도로 올리더군요.
갈때는 항상 빠르죠. 아무튼 잘 날아가고 있습니다.
이륙 후 한 25분쯤 지났나, 기체가 안정되니 입국서류를 나눠주더군요.
항상 그렇듯 미리 적어놓고 뭐라도 하려고 열심히 적었습니다.
근데 ANA, JAL 탈때는 안그러더니 잉크 방식 펜에서 잉크가 많이 나오더군요.
처음에는 글씨가 진하게 써지는 정도였는데, 결국 손에 떨어지는 지경이 되서 승무원분에게 휴지도 요청하고 잠깐 난리.
사진엔 잘 안보이는것 같은데, 오른쪽 구석에는 제가 내지 않은 잉크 자국도 보이는거 보면 비슷한 일이 여기 앉은 누군가에게도 일어났던 모양.
다음부터는 항공편에 따라 볼펜과 병행해서 휴대해야겠습니다.
근데 뜬금없지만 입국 서류를 다 적고 나니 배가 고프더군요. 항상 비행기 타면 배가 고프긴 하던데 피치는 기내식도 안나오고..
당시 시간이 새벽 1시 조금 안됐었을텐데, 착륙하려면 꽤 남았어서 기내식을 주문하기로 합니다.
주문시는 카드를 썼는데, 카드결제는 1,000엔 이상만 가능해서 카레빵(500엔) 과 아사히 프리미엄 몰츠(600엔) 을 골라 금액을 맞췄습니다. 도합 1,050엔.
대부분의 메뉴가 음료와 함께 주문하면 50엔 할인되었기에 카드결제가 힘들었습니다.
이시간에 맥주는 잘 안마시는데(그것도 출발편에서) 어찌 보면 카드 금액 맞추려고 고른 면도 있네요.
생각보다 작아서 배를 채운다기 보단 거의 최소한의 술안주 느낌이 났습니다.
그래도 카레빵은(메뉴판 사진과는 좀 달랐지만) 기름기도 적당히 많고 해서 예상보다는 괜찮았네요. 그저 적어서 아쉬웠던.
다음엔 한 900엔 넘어가는 메뉴를 골라야겠습니다. 배고픈 제 배에는 너무 작은 크기였네요. 맥주는 잘 마셨지만.
그나저나, 피치항공에서 처음으로 먹은 기내식은 오묘했습니다.
맛이나 음식의 문제라기보단, 바깥을 내다보고 싶어도 자꾸 스스로를 쳐다봐야 하는 오묘한 시간대이기 때문이겠죠.
과연 난 어떻게 되는걸까, 같은 생각도 들었던거 보면 힘들긴 했던 모양.
그리고 비행기는 하네다 국제공항에 착륙합니다.
비행기에서 내려 건물로 걸어나오니 새벽 1시 40분 정도가 되더군요. 1시간 정도 늦게 출발했으니 그럴법한 시간입니다.
약 5분 정도만에 입국심사를 마치고 새벽이라 깐깐해지신(?) 세관원분께 질문 몇가지를 더 답해드린 뒤
출구의 TOKYO 마크를 찍고 나오니 1시 50분이었습니다.
이시간이면 여길 걷는게 아니라 사진엔 없는 벤치 어딘가에서 뒹굴고 있었을텐데 말이죠.
제게 이 시간은 공항에 도착하는 시간이 아니라 벤치에서 새벽시간을 떼워야 하는 도중에 맞는 경우가 더 많았다 보니.
당연한듯 닫혀있는 케이큐 열차 승차장을 뒤로 하고 택시를 타러 갑니다. 하네다 공항 국내선 터미널에 있는 숙소에 묵기 위해서죠.
이렇게 두번째로 일본에서 택시를 타게 됩니다.
다행히 일행분이 있었으니 이때 나온 1,560엔은 절반씩 나눠 냈지만, 순식간에 90엔씩 올라가는 미터기 요금을 보니 간담이 서늘하더군요.
생각보다 하네다 공항의 국제선과 국내선 1터미널 사이 거리도 멀어서 놀랐습니다. 꽤 열심히 달리셨는데도 10분 정도는 간것 같네요.
도착한 국내선 터미널에서, 보기좋게 표시되어 있는 퍼스트캐빈의 인터폰을 눌러 직원분을 호출해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체크인 직후 방 모습.
당시 시간이 새벽 2시 10분이었는데, 이후 간단히 씻고 잠옷으로 갈아입은 뒤 누웠습니다. 체감상 더위로 뒤척이다 3시 정도에 잠든 것 같네요.
하지만 오전 일정이 가차없었기에 새벽 5시 55분 귀마개 때문에 진동으로 바꿔둔 스마트폰의 알림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깨게 됩니다.
사실 이게 제겐 큰 도전이었으니 여기서부터 성공적이긴 했네요. 졸리긴 엄청 졸렸지만.
시간 여유가 별로 없어서 간단히 씻으며 면도 정도만 하고 체크아웃했습니다.
하네다 공항의 국내선 터미널을 둘러볼 사이도 없이, 빠른 걸음으로 지하에 있는 로손 편의점 점포로 이동해 먼저 구입해 배송신청한 공연 굿즈를 배송 수령했구요.
간단히 이걸 정리해 백팩에 넣은 다음, 굿즈 구입 대기하며 마실 음료 정도 추가로 구입해 공연장이 있는 마이하마로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시간이 오전 6시 50분경.
원래는 7시쯤 출발하려 했는데, 신경써서 약간 서둘렀더니 계획보다 10분 정도 빨리 할일이 끝났습니다.
덕분에 현장에도 느긋하게 도착하고, 미처 생각 못한 도보 이동시간까지 포함해도 딱 계획대로 대기를 시작할 수 있었네요.
그 이야기는 좀 더 아래에서 마저 하고, 아무튼 간만에 또 타는 도쿄 모노레일입니다. 이 노선은 항상 바깥 풍경 찍기가 좋아서 마음에 든단 말이죠.
평소엔 케이큐 열차를 타곤 했으니 자주 안타는것도 한몫 하는것 같지만.
하지만 그렇다고 도쿄 모노레일을 종점까지 타진 않았습니다. 텐노즈아일 역에서 린카이선으로 갈아타야 하지요.
그러고보니 린카이선 열차 안에서 마리오 게임 화면을 이용해 무언가 광고를 하고 있었는데, 찍고 와서 보니 내용이 기억나지 않네요;
아무튼 무념무상으로 이동합니다.
이런 시간에는 졸린데 내릴 역 지나칠까봐 잠도 못자고 영 묘한 기분이네요.
아무튼 열차를 한번 더 갈아타고 오전 7시 45분쯤 마이하마 앰피시어터가 있는 마이하마역에 도착했습니다.
공연 보러 왔는데, 흡사 디즈니 랜드에 놀러 온 착각까지 드는 유쾌한 역이더군요.
군데군데 디즈니랜드 표식이 있기도 하지만 사람도 많고;
물론 다행이라면 다행이지만 저 인파들은 저랑은 다른 방향으로 갑니다.
인파를 뒤로 하고 저는 공연장으로 빠른 걸음을 옮겼지요.
공연장으로 가는 길.
나중에 지도를 보니 살짝 돌아가는 길이더군요.
도보로는 2분 정도 차이가 발생할듯 했지만, 뭐 걸음도 빠른 편이니 크게 관계는 없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오전 8시쯤 공연장에 도착했고, 예정대로 오전 10시 30분에 굿즈 판매가 시작되어
저는 12시 25분쯤 계획하고 부탁받은 굿즈들을 모두 구입해 나올 수 있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이쪽 공연 관람글의 1번을 참고하시길.
이날 치바의 낮기온은 27도 정도로 예보되어 있었습니다만, 4시간 조금 넘게(대기 ~ 구입 직전) 굿즈 구입 대기하면서 느꼈는데 햇볕은 정말 따가웠습니다.
반팔을 입었지만 겉옷에 타월까지 써서 필사적으로 그늘을 만든 덕분에 별 피해는 안입었습니다만,
앉아있으면서 '빨래하기 참 좋은 날씨다 Vs 아 덥다' 의 생각이 교차한 오묘한 날이었네요.
오른쪽의 하늘 사진은.. 지금이야 예쁘다 하고 말지 찍을 당시에는 더 몰려와서 햇볕을 덮으란 말야! 하는 생각도 같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 다음은 아키하바라쪽 일정이 있어 그쪽으로 향하게 됩니다.
어차피 아키하바라를 가려면 도쿄역 주변에서 환승을 해야 해서 환승하는 김에 도쿄역 주변에서 점심도 해결할테구요.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일본은 환승 혜택이 없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지하철간이던 지하철-버스던. 이번 점심식사 일정도 그런 연유로 생겨났죠.
하지만 기껏 지도를 보고 오만 골목길을 다 헤짚고 다닌 끝에 찾은 식당(キッチン大正軒)은 재료가 떨어졌는지 영업이 끝나 있었습니다.
당시 시간이 오후 1시 15분.
지난 1월 일본행에서 무난해 다시 가려고 찝어놨는데, 장사가 잘 되긴 하는 모양이네요.
이렇게 찾아간 식당이 닫혀있는 경우는... 아마 기억상에도 몇번 없는데, 아무튼 난감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뭘 먹을까 고민했는데(로밍이라 즉석에서 찾기도 조금은 힘든 상황이고), 얼마 전에 지인분께 추천받은 식당 체인이 생각나더군요.
점포 이름이 생각 안나서, 그냥 구글에 미즈키 나나 콜라보 식사(水樹奈々 コラボ 食事) 라고 검색했니 바로 튀어나왔습니다.
글 제목에도 있는 나카우(なか卯, 공식 홈페이지)는 덮밥과 우동을 메인으로 판매하는 식당 체인입니다.
흔히 들어 알고 계실 요시노야나 마츠야 같은 식당과 비슷한 부류라고 보시면 될것 같네요.
이 체인에 최근 미즈키 나나와 콜라보레이션한 메뉴가 생겼었습니다. 그게 생각이 나서 저 매뉴 먹을건 아니라도 '우선 가고 보자' 싶어서 찾아가게 됐지요.
근데 참 멀리도 계시네요. 저 왼쪽 아래의 파란 점보다는 실제로 조금 위에 있었습니다만(지하에서 본 현재위치)
덕분에 15분 정도를 더 걸었습니다.
걸어가면서 간만에 도쿄 국제포럼도 지나가고. 이번에는 지나가지만 다음에는 라이브를 보러 오게 될까요?
배고픔에 사무쳐 바쁘게 걸음을 옮긴 덕분에 해당 점포에 도착했습니다.
내부에는 식권 자판기가 있고, 돈 넣고 메뉴를 고른 뒤 나온 식권을 점원에게 내밀면 5분도 안되서 음식이 나옵니다.
제가 고른건 적당히 장어 좀 올려진 도시락. 920엔.
개인적으론 나쁘지 않았는데, 9월에 처음 갈 나고야에서 히츠마부시 먹어보고 나면 생각이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밥을 해결했으니 마저 이동하죠. 최종 목적지인 아키하바라로.
왔습니다. 그곳에.
항상 사진 찍으려고 나오는 전기 상점가 출구.
이곳의 상징 같은(?) AKB48 카페가 보입니다.
우선 들를 곳은 오오하시 아야카 페어가 열리고 있던 애니메이트 아키하바라 본점(アニメイト秋葉原). [오오하시 아야카 페어 - 란티스 아티스트 페이지]
내부의 오오하시 아야카 페어는 촬영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여서 남긴 사진은 없지만, 잘 봤습니다.
그래봤자 본인 사인이 들어간 옷이랑 이벤트 의상, 페어 관련 코팅 안내지 걸린게 전부긴 했지만.. 그 전시도 딱 이날(5/29) 까지였단 말이죠.
잠깐 보고 나와서 돌아다니다 보니 일요일을 맞아 보행자 천국(歩行者天国)도 시행중이었구요.
어떤 내용의 영상 촬영인지는 모르겠는데, 러브라이브 관련 상품으로 치장한 분들을 인터뷰하는 카메라맨과 스탭도 눈에 띄었습니다.
페어 참관 이후로는 잡다한 일들을 처리하러 돌아다녔습니다.
하나는 로손 HMV에서 몇년 전부터 서비스중인 선불충전 JCB, '오사이후 폰타(おさいふPonta)' 를 받는 것.
사실 이건 역시 로손에서 밀고 있는 통합 포인트 서비스인 폰타(Ponta) 와도 연동되어서인지 업체 측에서는 적극적으로 홍보중이라 손에 넣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로손 브랜드 편의점에 가서 달라고 하면 받을 수 있는 물건.
이 선불충전 카드를 알게된게 최근이라, 지금까지 일본에 간간히 왔어도 실물 선불카드를 받는건 이번이 처음이었네요.
이걸로 일본에서 한국 JCB 카드 결제가 차단된 곳에서 결제 시도를 해볼 일이 있다면 나중에 따로 글 적겠습니다.
다른 하나는 이 글이 올라온 오늘, 6월 5일 일요일에 공연이 있는 성우이자 아티스트 오오하시 아야카(大橋彩香)의 첫 라이브 공연 티켓의 발권.
저번에 이 티켓 관련 글을 올렸었는데, 발권 정보를 받아서 이날 실물 티켓을 발권받았었습니다.
과연 어떤 공연이 될까요.
..근데 이것들 처리한다고 여기저기 돌아다녔더니 이제야 다리가 아프기 시작합니다.
걸어가다 보니 어느 건물 아래에 사람들이 주욱 앉아있더군요.
저도 백팩과 카메라 가방을 풀고, 털썩 주저앉아 20분 정도 몸의 열기도 식히고 다리를 어르고 달랬습니다.
이것도 다 일정이 여유로운 덕분에나 가능한 일이긴 했지만, 아무튼 쉰 덕은 많이 봤네요.
그 이후에는 라디오회관에 있는 K-BOOKS 아키하바라 본관(K-BOOKS 秋葉原本館)에 잠깐 들러 제가 사려던 물건이 있나 슬쩍 둘러봤습니다.
근데 아무래도 조금 인기있을 상품이라 그런지 중고는 없더군요.
이건 7월 정도에 새 물건을 사야겠다 마음 정리하며 15분만에 빠져나왔습니다.
이제 슬슬 공연장이 있는 마이하마로 돌아가야 할것 같군요. 제 일정은 여기까지였습니다.
마침 걸려있는 반가운 앨범 홍보 포스터를 둘러보며 JR 아키하바라역을 떠납니다.
그래도 다음에 또 올꺼야? 아마도
이동 중 도쿄역에서 내려 JR케이요선(JR京葉線)을 타기 위해 역까지 이동하는 길에 다시 들른 도쿄 국제포럼.
항상 공연 보러 왔는데, 먼저 적었지만 이번도 그냥 지나가는 루트에서 잠깐 들른 케이스입니다.
슥 보니 뭔가 직접 만든 물건을 파는것 같았는데,
글 적으며 찾아보니 전일본 재활용 협회(全日本リサイクル協会)에서 주최한 수제 아트 축제(アート手づくりフェスタ) 더군요.
아무튼 공연하는 모습 이외의 모습을 보니 괜히 신선했습니다.
비유가 좀 이상한것 같긴 하지만, 꼭 결혼 박람회를 하는 양재AT센터를 보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서울 코믹월드는 근래 잘 안갔지만;
그리고 계획보다 빨리 공연장에서 가장 가까운 마이하마역에 다시 도착했습니다.
개찰구를 빠져나가기 전에 역사를 한바퀴 돌고 있으니 전면에 넓은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가 내장된 자판기도 눈에 띄네요.
화면에서 제품을 선택한 뒤 교통카드를 슬쩍 갖다 대주면 음료가 나오는 재밌는 물건입니다.
편의점과 몇엔 차이 안나길래 일찍 음료도 샀으니 열심히 공연장으로 걸어가보죠.
역사에서 내려가려니 아까 오면서 힐끔힐끔 봤던 자전거 주차장도 한눈에 들어옵니다. 넓긴 넓었던듯;
당시 시간이 오후 5시 15분 정도였는데, 예보대로 날씨도 흐리고 기온도 적당히 낮아진데다
바다가 가까워서인지 소금냄새 적당히 나는 바닷바람도 솔솔 불어 참 좋은 날씨였습니다.
그런 좋은 날씨를 만끽하며 공연장으로 걸어가다 보니 낮 공연(오후 3시 ~ 오후 5시 10분) 이 끝나서 돌아가는 사람들도 간간히 눈에 띄더군요.
저도 곧 볼 수 있겠죠.
그리고 공연이 끝났습니다. 와아 초고속 시간의 경과!
공연 이야기는 이쪽의 2번에서 봐주시길(....)
마침 일행분들이 두명 정도 계셔서 간단하게 저녁을 해결하고 각자 돌아가야 할 곳으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일본에 공연 보러 와서, 거의 처음으로 잡담 하면서 역까지 걸어가던 날이었네요.
그리고 들어간게 사이제리야(サイゼリヤ, 공식 홈페이지) 라는 이탈리안 패밀리 레스토랑.
같이 동행한 일행분이 추천해서 간 집이었는데, 공연 끝나고 몇몇 분들과 모여서 무언가를 먹는다는 반가움을 처음으로 느껴본 시간이었습니다.
잡담은 공연 자체의 내용보다는 거의 제가 궁금한것들 물어보는 수준이었습니다만(...)
하지만 그런 즐거움과 별개로 사이제리야라는 가게는 좀 애매하지 않았나 싶네요.
분명 메뉴의 평균 가격은 1,000엔 이하로 굉장히 저렴한 편입니다만,
제가 주문한 399엔짜리 스파게티도 뭔가 애매했고 190엔을 내면 마실 수 있는 무한리필 음료도 탄산의 함유 비율이나 물의 희석 비율이 이상했고.
처음에는 일본의 애슐리(저렴하게, 좋은 의미로 무난한 식사를 제공하는) 같은 가게구나 생각했는데,
먹어보고 나니 애슐리의 나쁜 버전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저렴한 만큼 평균보다 약간 못미치는 음식을 제공하는, 그런 가게 말이죠.
소개해주신 분께는 죄송하지만, 이 가게는 입맛 무디다고 생각하는 저도 영 아닌 가게였습니다. 일본에서 이런 가게 찾은것도 처음이네요.
뭐 그거랑 별개로 시간 자체는 나름 재밌게 보냈다고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현지에서 도착한 순서대로 이름도 적어보는 등(물론 저만 구분 가능하면 되니까 みなみ 같은거 적었지만) 재밌는 경험도 해볼 수 있었고.
현재시간 10시 10분. 마이하마를 뒤로 할 시간입니다.
이렇게 역사에 올라온 시간이 밤 10시 20분이었는데,
시간이 시간이라 그런지 오전 7시 45분쯤 여기 도착했을때와는 비교도 안되는 인파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사람들과 함께 케이요선을 타고 린카이선, 도쿄 모노레일도 갈아타고 가야 하는 약 1시간의 여정.
일행 중 한분은 숙소 때문에 린카이 환승역인 신키바역(新木場駅)에서 인사를 드렸고, 저와 다른 일행분은 마저 공항까지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하네다 공항 국제선 터미널에 도착하고야 맙니다.
작년 12월 일본행에서 못찍은 도쿄 모노레일의 하네다 공항 국제선 터미널 출구 게이트를 이번엔 잊지 않고 찍었지요.
아무튼 현실에 점점 가까워져삽니다.
3층 출발층으로 나오니 밤 11시 20분. 귀국편은 새벽 2시에 있으니 시간 하나는 많이 남았네요.
다만 일행분이 있어서 같이 포켓 와이파이도 반납하러 다니고, 에스컬레이터 앞에 떨어져 있던 분실물도 안내 카운터에 맡기면서 본의 아니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밤 11시 30분쯤엔 하네다 공항 국제선 터미널 2층에 위치한 유료 샤워룸도 이용했구요.
샤워룸 이용기는 따로 글 적었으니 상세한 내용은 그쪽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글 보기]
개운하게 씻고 나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블랙 커피) 마시니 시원하고 좋더군요.
불행하도 집에 가려면 좀 멀었지만(....
씻고 나와서 잠시 정리를 마치니 어느새 날짜는 월요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오전 12시 30분쯤 피치 카운터로 가서 체크인을 했구요.
피치 카운터는 출발 두시간 전부터 체크인이 시작되기 때문인지 카운터는 꽤 여유로웠습니다.
근데 여기서 탑승권을 받으니 ANA 마크가 찍혀있네요. 평소에는 ANA나 JAL 정도 타고 토요일-일요일 사이에 갔다오는 경우가 많았다 보니 좀 반갑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피치항공은 ANA 산하에 있는 저비용항공사(LCC)입니다. 아마 그래서 이 용지를 쓴게 아닌가 싶네요.
일행분이 카운터에서 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둘러본 공항.
시간이 시간인지라 이해는 갑니다만, 역시 공항에서 밤샘할때 이후론 간만에 보는 하네다 공항의 휑한 모습이라 재밌기도 했습니다.
...재미랄지 신선함이랄지 처량함이랄지. 뭔가 하나로는 압축되지 않는 묘한 감정(...)
그 다음엔 크게 할일이 있던게 아니어서 바로 면세구역으로 이동했습니다.
다들 피치항공 이용하는건지, 아니면 타임존이 다른 다른 국가로 가는 사람들도 섞여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인원은 제가 평소 오후 4시 정도 귀국편 탈때보다는 적었지만 생각보다는 사람이 있더군요.
그래도 면세구역으로 빠져나오고 나니 15분 약간 덜 지나가 있었습니다.
오전 12시 45분경의 하네다 공항 면세구역은 역시나 신선한 풍경의 연속이었습니다.
시간대 보고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 게이트 카운터를 빼곤 문 연 점포가 없더군요.
그래도 오고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디스플레이 목적으로 문은 닫았는데 가게 앞 상품에는 조명이 스폿된 곳이 많았습니다.
특히 가방이나 지갑, 시계 같은 상품을 파는 곳이 그렇더군요.
모든 상점들이 닫혀있는 하네다 공항을 보는것도 처음이니(평소엔 밤샘을 하니 이리로 들어올 일이 없죠) 아무튼 그저 신선했습니다.
..또 졸리고..
피치항공 탑승을 위해 먼 거리를 걸어서 107A번 게이트에 도착했습니다.
게이트 앞에 도착하니 오전 12시 55분이더군요. 새벽 2시 출발이니 시간은 아직 꽤 남았습니다.
근데 어째 탑승 예정시간이 되어도 사람들이 줄만 서있고 게이트로 들어갈 생각을 못하더군요.
위 사진을 찍은게 오전 1시 40분. 탑승 예정시간을 10분 넘긴 상태였습니다.
몇분을 기다렸는지는 딱히 재보지 않았는데, 저도 사람들 줄 서길래 같이 서있다가 영 답답해서 결국 카운터에 가 물어봤습니다.
근데 탑승이 20분 정도 지연된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곧 관련 안내방송을 할거라는 내용과 함께.
그렇구나... 지연이구나...
결국 자리에 앉아있다가 새벽 2시 5분쯤 다시 줄에 합류합니다.
안내방송이 새벽 2시쯤 나왔던가 그랬을겁니다. 꽤 늦게 안내하더군요.
원인은 저희가 타고가야 할 비행기가 늦게 도착한 모양입니다.
탈 비행기가 늦게 도착했으니 그 사이 준비시간을 줄일수는 없을테고 자연스레 저희쪽 출발시간이 늦어진거겠죠.
근데 이건 사전 예고도 없이 현장에서 늦어진거란 말입니다.
물론 새벽 출발편이라 어차피 늦어진다 해도 도착하면 새벽 5시 전후고 하니 이래저래 걸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생각도 들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론 이런 예측 불가능한 불확실성이 가장 큰 불편함으로 와닿았습니다.
참, 안내방송 중에는 '기체 불안정으로 이륙 후 20분간 화장실 사용이 불가능할 수 있으니 미리 화장실을 다녀와라' 는 취지의 안내방송도 함께 나왔습니다.
얼마나 난기류가 심하길래 이런 방송이 나오나... 했는데, 정말 타고가다 보니 부유감이 들 정도로 비행기가 흔들리는 구간이 있더군요.
새삼 이번 피치항공 왕복으로 별의별 경험을 다 했습니다.
아무튼 탑승이 20분 늦어진 비행기는 원래 출발시간보다 약 35분 늦어진 새벽 2시 30분쯤 게이트를 빠져나와 활주로 택싱을 시작했습니다.
피치항공의 경우 탑승은 출발 15분 전에 완료되기 때문에, 결국 처음부터 35분 지연됐던거지요.
우여곡절 끝에 멀찌감치 하네다 국제공항을 떠나보낼 수 있었습니다.
아 근데 여기까지 오니 역시 지칩니다(....) 이렇게 오고가는게 늦어질 줄이야;
항상 그러는것 같지만,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돌아올때는 제트기류의 영향 때문인지 속도도 낮습니다.
특히 이번의 경우는 먼저도 언급했지만 난기류 때문에 기체가 부유감이 들 정도로 흔들리기도 했구요.
30초 안되는 시간 정도였던걸로 기억하지만, 흔들리는 정도도 강했고, 특히나 이렇게 부유감이 들 정도로 흔들렸던건... 아마 제 기억상으론 없네요.
비행기가 작아서 더한것도 같지만, 아무튼 간만에 날면서 좀 무서웠습니다.
뭐 그것도 잠깐이라 금방 평온을 찾긴 했지만요.
입국에 필요한 서류 잠깐 작성해두고, 공연때 들었던 곡들을 들으면서 생각을 정리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새벽 4시쯤 주변을 둘러보다 보니 반대편 창가에서는 해가 뜨고 있더군요.
원래 이시간이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있었을텐데.
그리고 새벽 5시쯤 인천국제공항의 게이트에 붙습니다. 하 긴 여정이었네요 정말.
생각이 많아서인지 자리가 불편해서인지 타는 동안 잠은 거의 안잤습니다.
아마 음악 들으면서 기억이 없는 구간이 있으니 아예 안잔것 같진 않지만.. 아무튼 생각만큼 피곤한 여정이었네요. 항공기가 지연되어서 더했던것 같고.
그리고 긴 이동통로를 통과해 입국장으로 빠져나옵니다.
집까지는 다시 공항철도를 타야 하기에 지하 이동통로도 걸었구요.
저때 시간이 새벽 5시 반 쯤이었다 보니 편의점을 포함해 문연 점포가 한곳도 없더군요. 뭐 곧 익숙해지겠죠(앞으로 세번을 더 이 일정으로 왕복함)
그리고 공항철도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시 집 앞 지하철 출구에서 사진을 찍으니 아침 7시더군요.
먼저 적었듯 35시간 정도만에 집 앞에 도착했습니다.
크흐....
이번 여행경비도 좀 보죠.
중간에 굿즈 구입 대행을 해드려서 의외로 현금이 1만엔 넘게 생겼습니다.
덕분에 오늘 이미 시행중인 다음 일본행이 굉장히 여유로워졌군요.
그 외엔 택시요금 정도가 궁금했는데, 하네다 공항 국제선 -> 국내선 1터미널 이동하는데 한 10분 걸리고 1,560엔이 나왔습니다.
일행분이 계셔서 반 나눠 770엔씩.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밤시간 미터기 올라가는건 새삼 무섭네요(....)
기타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티켓 발권 수수료, 샤워룸 이용금액, 사진집 구매 등은 당일 현금이 엄청나게 생겼던지라 그걸로도 충당이 됐고.
이러나 저러나 카드 이용금액은 꽤 높게 찍혔습니다만, 다 제걸 산건 아니다 보니(1/3 정도는 대행) 총액은 3만엔 조금 안되는 평소같은 수준이었네요.
이번 여행에서 느낀점이라면,
1. 역시 이런 극단적인 일정에서는 잠 자는 일정이 가장 중요하다.
돈은 좀 들이더라도 제대로 누워서 2-3시간 자는게 공항에서 쪼그려 자는것보다 나은듯.
2. 우리나라서도 그렇지만, 일본에서는 새삼 더 먹는데 돈을 아끼지 말아야겠다. 잘못하면 큰 실패를 할수도.
3.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만 파악된다면, 직접 만나보는것도 재밌는 경험인듯.
과거에 내가 한 불쾌한 경험은 따지고 보면 그 사람에 대한 파악과 이해가 부족한 상태로 만난 상황에서 발생한 일이니까.
4. 새삼 피치항공의 정시 운항을 신뢰하지 말자.
정도겠습니다. 좀 기이한 일정으로 다녀보니 느낀점도 간만에 많은 여행이었네요.
또, 제가 기를 쓰고 지키려고 한 잠 자는 일, 느긋하게 다니는 일에 대한 중요성과 안정성에 대해서도 느끼는 계기가 됐고.
이렇게 조심하지 않으면 꽤 후유증이 클 여정이지 않나 싶네요.
이번 글은 여기까지.
먼저도 적었지만 이번 주말도 일본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번주까지 다녀오면 피치항공 탄 후기는 따로 남겨볼 생각.
그거랑 별개로 이번 여정의 남은 글들은 아직 있으니 그건 다음주 초까지 걸쳐 천천히 올라갈겁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 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