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가 길었던 덕분에 미뤄둔 타이틀을 하나를 더 꺼냈네요.
역시 뭐랄까... 제 항마력이 얼마나 낮은지를 재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네요.
-- 목 차 --
누르시면 바로 이동합니다.
1. 블루레이 메뉴 구성
2. 본편
3. 본편 영상품질 및 음향
4. 영상특전
1. 블루레이 메뉴 구성
이 타이틀은 기본적으로 디스크를 넣고 재생을 시작하면 27초간 저작권 관련 주의사항과 제작사 로고가 나온 뒤 본편이 나옵니다.
여기서 이 타이틀의 패키지 구성에 관해 언급하는건 좀 뜬금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패키지도 돈 아낀 티가 많이 났는데 이 최상위 메뉴까지 그런 느낌이 나더군요.
실제로는 디자인만 단순하지 '현재 선택된 항목'을 표시하는 저 화살표 넣는데는 좀 번거로웠을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지만.. 과연 어떨지
좋게 말하면 깔끔하고 첫인상 그대로 적으면 지나치게 단순한 그런 모습.
일단 TV 애니메이션 본편과 영상특전 모두 오른쪽 이미지와 같은 디자인으로 하위 세부사항(챕터, 상세 특전) 선택 정도는 가능합니다만..
재생중 팝업메뉴도 동일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나마 최상위 메뉴의 그것을 똑같이 쓰느라 위치까지 동일하지 않은건 고맙네요. 제대로 팝업메뉴라는 자각은 갖고 만든것처럼 보여서.
참고로 이 디스크는 팝업메뉴에서 바로 영상특전으로 갈 수 있습니다. 대신 그 반대(영상특전에서 본편으로)는 안되는 구조.
영상특전은 팝업메뉴 표시 없이 바로 최상위메뉴로 넘어갑니다.
2. 본편
'마사무네의 리벤지' 는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미디어믹스 작품입니다.
한 남주인공 주변에 여러 여주인공들이 몰리는 흔하디 흔한 '학원 러브코미디' 계로 보였지만, 개인적으로 한번 보자고 마음먹은건 남주인공의 행동에 다소 차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남주인공은 과거 '족발'이라고 불리며 놀림을 받았고(뚱뚱해서) 자기를 잘 대해주던 여주인공에게까지 같은 별명으로 불리며 차이자 여기에 앙심을 품고 어떠한 복수 계획을 세웁니다.
바로 자기가 날씬하고 잘생겨진 다음, 자기를 찼던 여주인공을 반하게 해서 말미에 같은 방식으로 차 주겠다는... 뭐랄까 여러가지 의미로 애니메이션적 사고.
이걸 일종의 인생 목표(?)로 세운다음 처음부터 그 여주인공이 다니는 것으로 소문난 학교로 전학을 오며 작품이 시작되는데,
뭐랄까 '그래 거 한번 어떻게 되나 지켜나 봅시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보게 됐습니다.
하지만 당시 제게 이 작품이 눈에 띄었던 계기는, 여주인공의 성우가 오오하시 아야카(大橋彩香) 라는 것과 개략적인 이야기의 흐름(남주인공의 복수극(?)) 이라는 꽤 단순한 정보 뿐.
시작부터 이런 이야기를 해서 김은 빠지시겠지만, 저는 이 작품을 보고 '작품을 안일하게 고르면(사전지식 없음 + 배역 성우만으로 작품을 고름) 어떻게 되는가' 를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저는 가끔 혼자서 애니메이션을 보면 영상에 딴지를 걸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럴 때는 높은 확률로 글 처음에 언급한 '항마력'이 부족할 때죠.
제가 이 작품에서 딴지를 얼마나 걸었는지... 딴지걸은 만큼 블루레이에 레이저로 홈을 팠으면 지금쯤 24분짜리 애니메이션 블루레이가 하나 나왔을겁니다.
그렇다고 이 디스크에 수록된 1, 2화의 이야기를 전혀 안할수는 없겠지요.
이 디스크에 수록된 1, 2화는 남주인공인 마사무네가 새 학교로 전학온지 얼마 안된 시점의 이야기로, 이미 학내 악명이 자자한 아다가키 아키(위 이미지 오른쪽)는 순조롭게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마사무네는 자신의 원대한 계획(?)을 위해 아다가키에게 접근하기 시작하고, 아다가키의 시종(侍從)인 요시노(위 이미지 왼쪽)는 이를 눈치채고 먼저 다가가 아다가키 몰래 협력을 제안합니다.
개인적으론 여기서 제일 뒷통수 맞은 느낌이었던게 요시노의 존재.
평소에는 아다가키의 주변에서 우둔함을 연기하지만, 그 이외의 거의 모든 상황에서 상당한 눈치와 판단력, 추진력을 지닌 숨은 공신.
아마 요시노같은 캐릭터도 없었다면, 물론 진짜 없었다면 이런 작품이 애니화되는 일도 없었을것 같지만.. 없었으면 저도 이 작품을 끝까지 보진 못했을겁니다.
여기다 성우 본인의 인상을 끼워넣는건 좀 이상할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담당 성우 미나세 이노리(水瀬いのり)의 이미지와도 얼추 맞아서 조금 더 재밌게 봤던것도 같네요.
아마 작가는 저런 아다가키의 일면에 '식욕이 왕성하고 세상물정을 모르는' 부분에 갭 모에를 느끼길 바랬을지도 모르겠지만...
...글쎄요, 사실 저정도 일을 저지르고 다니면 갭 차이가 마치 태평양의 양 끝과 같아서 모에라는걸 느낄만한 여지가 있을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새삼 이번에 1, 2화를 다시 보면서, 아다가키라는 캐릭터가 얼마나 무지막지한 존재인지를 재확인하기도 했네요. 귀엽긴 나름 귀여운데.
한편으로는 애니메이션이라는 가상의 세계를 빌어서 저런 캐릭터가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할 겁니다. 최소한 현실에 없을법하다고 생각해서 만든걸테니까요.
하도 세상이 괴짜라 진짜 없을지는 장담못하겠습니다만.
완결까지 본 바로는 전형적인 '뒷이야기가 궁금하면 원작을 보거라' 식의 열린 결말이라 마지막화까지 본 저는 완전히 위의 마사무네같은 표정이었지만
간만에 폭소할때는 폭소하고 혼자 미친놈처럼 딴지도 걸고 그러면서 본 작품이네요.
예, 근데 아마 이 블루레이를 재감상할 일은... 근 5년 내에는 없을거라 확신합니다.
한참 뒤에, 정말 옛날이 그리우면 한번쯤 볼수도 있지요. 아 그래 내가 과거엔 이런것도 봤었지...
우리는 이런 작품이 필요합니다. 가끔은요. 아주 가끔.
3. 본편 영상품질 및 음향
전반적으로는 뿌연 화면과 윤곽선 두꺼운 캐릭터 작화가 눈에 띕니다.
하다못해 캐릭터가 중간 정도 거리에 있을 때에 비교적 선명하고 깔끔한 선으로 그려진 붕괴 작화를 볼 수 있는 점만 봐도, 블루레이 제작에 대응되도록 작업한건 확실히 아닌것 같습니다.
먼저 언급한 두꺼운 캐릭터 작화의 윤곽선도 그렇고, 일반적으로 업스케일해서 작업한다곤 하지만 티가 많이 나는 편.
그나마 화면을 많이 차지하는 클로즈업 캐릭터 작화는 윤곽선 두꺼운건 똑같아도 이렇게 상대적으로 깔끔하게는 담겨있습니다만,
애니메이션 특성상 이런 화면보다는 그렇지 않은 화면의 비중이 더 높다는게 아쉽다면 아쉽네요.
물론 실제로 이렇게 되었다면 전체적인 퀄리티 저하가 나왔을수도 있겠지만;
화면이 어두워지면, 이렇게 배경 작화와 캐릭터 작화가 서로 어긋나 보이기도 합니다. 꼭 포토샵에서 커브값 조정하다 실패한것처럼 보이네요.
아니면 여기 모인 캐릭터 셋이 모두 주인공격의 캐릭터이기 때문에 체육관 창고에 있더라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은걸까요?!
..예, 물론 그럴 리는 없습니다.
본편 비트레이트 차트입니다.
평균 비디오 비트레이트는 39383 kbps. 1080p. 1화는 24분 16초 7.31GB, 2화는 24분 34초 7.34GB 각각의 m2ts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오디오는 2ch LPCM 48kHz 16bit. 본편 오디오 1개 트랙 이외의 추가 오디오트랙(오디오 코멘터리 등)이나 자막은 없습니다.
비디오는 전체적으로 업스케일한 티가 많이 나고 안개처럼 뿌연 효과가 들어간 화면이 많습니다.
그나마 중간중간 비교적 깨끗한 캐릭터 작화가 들어간 장면이 있어서 위안을 받긴 하지만, 그것도 그리 오래 가진 못합니다.
한편으로는 이 블루레이의 패키지 구성부터 나쁜 의미로 일관된다 싶기도 하네요.
오디오는 역시나 란티스 제작임을 눈감고도 맞출 수 있는 수준.
뭐 눈감으면 못맞출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오프닝/엔딩곡과 본편의 BGM 공간감이 다르며(BGM쪽이 조금 더 넓게 느껴집니다)
오프닝/엔딩곡의 경우는 기 발매된 디지털 음원과 비교해서 다시 약간의 보컬음 선명도나 반주음과의 볼륨/비율 차이가 발생합니다.
일단 오프닝곡의 음원이 있어서 이것만 비교한거긴 한데, 엔딩곡은 중간 클라이막스 부분에 노이즈로 보이는 소리도 들리는걸로 봐서 크게 비교 안해도 될것 같더군요.
4. 영상특전
이 디스크에는 총 두개의 영상특전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합쳐서 10분 남짓이긴 하지만, 일단 긴 쪽을 먼저 보시죠.
이건 '진짜 아가씨는 누구냐?! 아가씨 등급 체크' 라는 특별방송.
일본 현지에서 TV 애니메이션 방영 당시, 여러 방송사 중 유일하게 AT-X에서만 방송된 프로그램입니다.
작중에서 아다가키 아키는 소위 말하는 재벌집 아가씨인데, 그 부분을 모티브로 주인공 캐릭터를 담당하는 성우진을 불러 아가씨 등급 체크를 해보겠다는 방송이었습니다.
고급 식재료로 만든 음식과 흔히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나란히 놓고, 어느쪽이 더 비싼 식재료로 만들어진 음식인지를 맞추는게 주요 내용.
틀릴 경우 '아가씨 등급' 이 내려가고, 그 사람에게는 벌칙이 주어집니다.
이게 AT-X에서 애니메이션 방송 당시 본편 종료 후 약 4분 몇십초간 방송됐다는데, 이 블루레이에 TV 애니메이션 본편이 두 화 수록되어 있다 보니 딱 그때의 방송분이 묶어 들어있는 셈입니다.
다행인 점은 실제 이 프로그램도 두 화 단위로 묶여서 방송됐다는 점. 한 주제가 한번에 촬영된 뒤 두번에 걸쳐 나눠 방송됐다고 봐야겠지요.
아무튼 성격이 그렇다 보니 둘 다 합쳐도 9분 47초밖에 안되는 꽤 짤막한 방송입니다만...
...이게 또 생각보다 재밌는건 얄미운 부분. 좋은 의미로는 알차다고 하겠습니다만, 이 재밌는게 10분도 안되다니! 같은 감상도 나올법 합니다.
개인적인 재미 포인트는 미나세 이노리가 진짜 싫어하는 표정으로 벌칙게임 받는 부분.
단순히 '남이 벌칙받는게 재밌다' 는 심리는 아니고, 미나세 이노리는 진짜 방송용 표정이란게 없구만... 싶은게 경악반 신기함반 재미반 느낌입니다.
다음은 특별 엔딩영상의 논텔롭 버전.
아까에 이어 이 영상도 AT-X와 연관이 있는데, AT-X 방영분은 엔딩곡과 영상이 다른 버전이 방송됐습니다.
그리고 그 엔딩은 방영 당시의 AT-X가 아니면 이 블루레이에서밖에 볼 수 없었다는 이야기가 되죠.
찾아보니 '마사무네의 리벤지' 애니메이션 제작위원회 구성 중에 AT-X가 있던데, 뭔가 영향력을 많이 행사할 수 있는 위치였나봅니다.
애니메이션 그렇게 많이 본건 아닌데, 방송사가 스폰서로 올라가는건 흔히 봤지만 이렇게 특정 방송사 한곳만을 위해 엔딩곡과 그 영상이 통채로 다른 경우는 처음 보는것 같네요.
잡설이 길었군요, 아무튼 그래서 오른쪽의 영상이 바로 블루레이에 실린 특별 엔딩 영상입니다.
본편에 수록된 통상적인 엔딩이 왼쪽이구요.
곡의 음원은 이 블루레이에 특전 CD로 들어있기 때문에 진작부터 들어 왔습니다만, 이렇게 영상을 보니 확실히 분위기가 많이 다르네요.
너무 달라서 좀 놀랐습니다만, 이쪽도 나쁘지 않은 느낌. 과연 '특별하게' 만들어질만 했다는 느낌입니다.
단지 이렇게 특별 엔딩을 논텔롭으로 실어놓아서인지, 이 디스크에는 본편 오프닝 혹은 엔딩의 논텔롭 영상이 없더군요. 뭐 그건 그렇다 치죠.
이번 글은 여기까지.
좋은 의미로는 쓸 말이 많았고, 나쁜 의미로는 실제로 들어있는 컨텐츠가 적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블루레이보다 감상글 작성하는데 걸린 시간이 짧았네요.
근데 들어있는 컨텐츠가 적었다고 낸 돈이 적은건 아니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제가 슬픈건 역시 '볼 내용이 적었다' 는 쪽이겠습니다.
패키지에서부터 돈 잘 안쓰려는 티가 많이 났는데, 다행히 영상까지는 완전히 안그래서 다행이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입니다.
내용적으로도, 세부적인 구성 면에서도.
그럼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 플레이어: kakaoTV 팟플레이어, m2ts 재생. [디인터레이스: H/W 디인터레이스(방법, 필드 모두 자동) 이외 불필요 옵션 OFF 혹은 자동]
- 이외 사항은 덧글 등으로 문의 바랍니다. 작성 후 1개월 이상 경과한 경우 당시의 감상환경 중 현재 유지중이지 않은 것은 기억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