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7/19)에는 용산 CGV에서 '너의 이름은(君の名は。)' 의 IMAX판 상영이 있었습니다.
9시, 11시, 16시, 20시, 23시대 상영이 있었는데, 저는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23시 상영분을 보고 왔구요.
일본에서는 IMAX판의 상영이 지난 1월 13일부터 2주간 있었으나, 당시 우리나라에는 편견(애니메이션은 흥행이 부진하다) 등등에 밀려 당연한듯 상영이 좌절됐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상영시간 포함해서 쓰고싶은 말은 한가득입니다만, 일단 사담은 줄이고 바로 본문으로 들어가죠.
아래에는 1200 x 800 사진 15장이 쓰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거 포함해 3번인가 감상한 작품인데, 그렇다고 해도 직접적인 내용언급은 자제했습니다.
IMAX판의 영상 및 음향위주 감상, 그리고 용산에서 뭘 하며 시간을 보냈고 어떤 개고생을 하며 집으로 돌아왔는지도 좀 남겨봤습니다.
-- 목 차 --
누르시면 바로 이동합니다.
1. '너의 이름은' IMAX판의 영상 및 음향, 상영관 위주 감상
2. '너의 이름은' 감상의 단상
3. 심야상영 고군분투기(용산역부터 심야버스까지)
1. '너의 이름은' IMAX판의 영상 및 음향, 상영관 위주 감상
우선 상영관.
티켓 확인받고 통로를 통해 관람석이 있는 계단으로 이동하면서 가장 먼저 스크린이 눈에 들어오는데, 정말 큽니다.
위 사진은 상영 전, 입장 직후 광고 상영 전 촬영한 것인데, 아마 16-55 렌즈라서 촬영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스마트폰 카메라로는 도저히 화각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더 아래에 적긴 하겠지만, 이번 '너의 이름은' IMAX 상영은 실망이 꽤 컸는데,
비슷한 이야기는 낮시간 상영을 본 사람들에게서도 나왔기에 그 의견을 보고 상영을 가지 말까 굉장히 고민했었습니다.
하지만 스크린 크기를 보고, 최소한 이 스크린을 본것 만으로도 감상하러 온게 나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
하지만, 다시한번 말하지만 '너의 이름은' IMAX판은 기대가 컸던 탓인지 실망도 컸습니다.
IMAX 상영시 도입부에 재생되는 IMAX 입체 로고영상도 묘하게 덜 선명하게 느껴진건... 뭐 리뉴얼 전 영상을 리뉴얼 후에도 쓴 것이라고 할수도 있을것 같지만 말이죠.
정확히는 장비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좀 들었습니다. 장비는 더 나은 영상을 표현할 수 있는데 영상이 그렇지 않았다는 느낌?
원래 이정도 수준까지밖에 영상 품질이 안나오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용산의 IMAX관이 리뉴얼하고 이틀째인 상황이라 제가 비교할만한 다른 영상을 감상할 기회도 없었네요.
살짝 찾아보니 이 상영관이 내걸고 있는 'IMAX Laser' 의 경우는 4K급 영상이 보여지는 것이 맞는것 같은데[영문 위키피디아 바로가기]
나중에 이 비교를 위해서라도 IMAX로 잘 만들어진 다른 작품들을 감상할 일을 만들어 봐야 할것 같습니다.
시간이 이렇게 괴랄하다면(밤 11시 상영 등) 고민좀 해봐야겠지만.
사담이 너무 길었군요. '너의 이름은' IMAX판 본편 이야기를 좀 해보죠.
업스케일 영상의 특징이 많이 보였습니다.
이전부터 봐 왔던, HD급으로 만들어서 블루레이 수록을 위해 FHD급으로 업스케일된 그런 작품의 블루레이를 볼때 관찰되는 특징들 말이죠.
화면 전체적으로 크고작은 노이즈가 거의 항상 보였고(어두운 장면에서 가끔 두드러지기도 함), 대충 그려진 원거리 작화가 심심찮게 보였습니다.
또, 가장 선명할 장면인 '특정 피사체에 초점이 맞춰진' 컷에서도 영상의 선명도가 높지 않았습니다.
느낌상으론 초점이 안맞은듯한 선명도였지만 실제로 초점이 안맞았을 리는 없겠죠.
사실상 영상 때문에 16,000원이라는 돈을 지불하며 N버스밖에 안남는 시간대에 끝나는걸 알고도 발걸음한 입장에선 보는 내내 김이 빠졌습니다.
내용이야 한 세번쯤 보는 작품이다 보니 한발짝 먼저 피식거리고, 한발짝 먼저 펑펑 울지 않게 감정 조절할수는 있었습니다만
이번 감상이 무덤덤했던건 82% 정도 IMAX의 영상 품질 때문이었네요.
개인적으론, 그냥 '무진장 큰 스크린' 에서 재생되었다는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IMAX 보고 나니 그냥 블루레이 정도만 기대하게 되었는데 4K쪽은 어찌 나올지 모르겠네요.
이걸 보고 나니, 4K가 잘 나와도 '이렇게 잘 뽑아놓고 IMAX를 이따위로?' 싶을것 같고, 이상하게 나와도 '역시나' 같은 느낌일것 같고..
어떻게 나와도 미묘한 감정에 휩싸이게 될것 같습니다. 뭐 잘 나왔으면 좋겠네요.
추가적으로, 제가 느끼기엔 본편 전체적으로 음향에 저음이 조금 과했습니다. 꼭 음향시설 별로인 곳에서 촬영된 라이브 블루레이를 보는것 같더군요.
개인적으론 이것도 조금 마음에 안들었네요.
한글 자막의 테두리가, 꼭 해상도가 안맞아 깨지는 비트맵 이미지처럼 처리되었던 것도 의아한 부분.
자막 표시를 대체 어떻게 하길래 저렇게 표시되는걸까 보면서 계속 의문이었습니다.
2. '너의 이름은' 감상 중 단상
상영관 관련
- 상영 전, 먼저 감상한 지인분이 '스크린 크니까 뒤에서 봐라' 라고 적어두신걸 보고 감상열을 J열에서 N열로 미뤘는데, 안그랬음 큰일날뻔 했네요.
- 체감상 입장하는 사람 45% 정도는 스크린의 거대함에 놀랐던 느낌.
- 광고 상영할때는 당연하지만 다른 영사기를 쓰는데, IMAX 영사기로 바뀌고 나니 눈이 부시더군요. 이것도 조금 생소했던 경험.
작품 관련
- 개인적으로 느끼는 웃음 포인트에서 사람들이 거의 웃지 않은건, 아마 다들 몇번씩 감상한 사람들이어서이겠지요.
- 아무리 선명도가 떨어져도 미츠하가 올려다보는 혜성 씬은 좋았습니다. 선명도가 조금 더 좋았다면 완벽했겠습니다만.. 안타깝네요.
노매너 아웃
- 이런 상영할 때 박수는 좀... 여기는 애니플러스 선행상영장이 아니잖아요?
- 그리고 제발 스탭롤 올라갈 때 사진찍고 싶으시면 자동 플래시는 끄세요. 애초에 이때 왜 찍는지도 모르겠지만 본편 아니면 상영중이 아닌가요?
- 관객 탓은 아니지만, 제 옆 커플이 샀던 CGV 매점 간식의 냄새가 굉장히 강했습니다. 참 CGV 생각 없어요.
3. 심야상영 고군분투기(용산역부터 심야버스까지)
여기서부터는 상영시간이 이상해서 겪은 개고생 이야기입니다.
궁금하지 않은 분들은 읽지 않으셔도 무방합니다.
오후 7시 20분, 인천 송도에서 출발해 사당을 거쳐 신용산역에서 내려 용산 아이파크몰로 걸어가는 길입니다.
그 사이의 과정은 여러 이유로 생략하기로 하고, 어쨌든 저 시간 즈음 신용산역에서 내려서 걸어가기 시작했다는것만 밝혀두죠.
CGV에서 '너의 이름은' IMAX판 상영이 성사되었다고 했을 때, 굉장히 기뻤습니다. 일본에서 상영하는것도 시기가 안맞아 못봤으니까요.
하지만 9시, 11시, 16시, 20시, 23시라는 상영 시간을 보니 아차 싶더군요.
그나마도 20시는 CGV가 자사 IMAX관 리뉴얼 이벤트를 위해 가져가서, 연차를 쓰지 않고 갈 수 있는 상영횟수는 굉장히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일찍 도착했지만 본 상영인 밤 11시 5분까지는 대충 3시간 반 정도가 남아있네요.
이때까지 뭘 했냐 하면,
먼저 아이파크몰 리빙관 3층에 있던 LEGO 상점에 들렀습니다.
지나오다 보니 건담 베이스 같은 취미 관련 상점들이 많이 보이던데, 그쪽에는 다행히도? 관심도가 낮다 보니 지나오면서 보는 정도로만 넘겼습니다.
어릴때야 브랜드도 모르고 가지고 놀았는데, 이렇게 제대로 'LEGO' 라는 브랜드를 보고 찾아가게 된건 아마 처음 같네요.
추억 같은게 있어서는 아닌데, 애초에 만드는건 좋아하다 보니 1만원 이하 제품 중에서 간단해보이는걸 하나 사기도 했습니다.
...사실 나머지가 다 몇만원씩 가격표가 붙어있기 때문은... 아닙니다. 아마도?(...)
그 다음엔 계절밥상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스스로가 어느정도의 양을 먹을 수 있는지 알고 있으니, 마침 밤에 영화상영도 있겠다 평소보다 더 배가 꽉 차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끼니를 채웠네요.
그렇다고 딱 위 사진의 저 두접시만 먹은건 아닙니다.
저기에 두접시 정도는 더 먹었습니다. 메인메뉴 두번, 후식 두번 정도였던걸로 기억하네요.
밥까지 먹고 나오니 밤 9시였습니다.
이제는 있을 곳이 없더군요. 계절밥상 바로 아래층에 있던 CGV로 내려왔습니다.
제대로 저기 'IMAX Laser' 라고 적힌 IMAX '너의 이름은' 상영내역이 보이네요.
어차피 전산으로 예매는 하고 왔으니까 당연하긴 한데, 이렇게 괜히 한번 더 확인하게 됩니다(...)
그 뒤에는 영수증 티켓을 발권받아 소문으로 떠돌던 관람 특전(한국어 더빙판 표식이 인쇄된 마우스패드)도 받고, 포토티켓도 발권받았습니다.
이후 1시간 25분 정도는 아이패드로 아이튠즈의 음원을 둘러보거나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새 아이패드 프로가 참 좋더라구요, 빠르고.
그리고 상영 30분쯤 전에는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을 들르고, 상영 20분쯤 전부터는 IMAX관 앞에서 기다렸습니다.
리뉴얼하고 오픈한지 하루밖에 안지나서 그런지, IMAX관은 20관이라는데 매장 어디에도 'IMAX' 라고 안내된 안내판이 없더군요.
결국 직원분에게 물어 찾아가긴 했는데, 20관이 IMAX관이라고 20관 찾아가면 된다고 하는것도 좀 의외였고..
..다음에 IMAX 보러 언제 가게 될지는 모르겠는데, 그때는 IMAX관 가는 길을 찾기가 좀 더 쉬웠으면 좋겠습니다.
찾아가기 쉽게 하자는것만 생각하면 앱에서 예매할때도 IMAX관을 '20관'으로 표시하면 되겠지만, 그건 또 CGV가 싫으실것 같구요.
아무튼 절찬 대기중입니다.
저기 계신 분들이 다 '너의 이름은' IMAX 상영 난민입니다. 이따 끝나고 우르르 빠져나갈때도 비슷한 풍경이 나오죠.
이 사진 찍고 5분 내로 입장이 시작되었던걸로 기억하네요.
그리고 시간은 흘러 새벽 1시쯤 상영이 끝난 다음,
꺼져있는 에스컬레이터를 걸어서 습도와 열대야의 장으로 나오니 저도 참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더군요.
먼저도 적었지만 평 자체도 그저 그랬겠다. 내가 왜 이 난리를 쳤나 생각도 안들지는 않더군요.
아무튼 용산역 주변에 버려진 IMAX 관람 난민들.
물론 곧 N버스나 택시, 자가용을 타고 빠져나가시긴 했습니다만, 참 이걸 보고 동지애를 느껴야 하나 미묘하네요.
상영작이 '너의 이름은' 이니까 이딴 시간이라도 보러왔지, 아마 이외 경우에 비슷한 시간대 IMAX관에 올 일은 없을겁니다.
이번에 다시한번 생각했었네요. 이건 두번 할일이 아니라고.
그렇게 심야버스를 기다립니다.
눈앞에서 버스 놓쳐서 기다리고, 기다렸다 탄 버스가 반대방향이라 다음 정류장에서 반대방향 버스 기다리고, 버스타고 환승처에서 또 버스 기다리고.
이날은 거의 버스 기다리는데 1시간은 족히 쓴것 같습니다. 평균적으로 25분은 기다린듯.
정차도 잦아서 가는데 오래 걸린건 둘째치고, 진짜 이날은 버스 하나는 징하게 기다린것 같습니다.
환승을 위해 버스를 기다리던, 종로5가의 정류장에서 한컷.
저는 분명 1시 15분쯤인가 정류장에 나와 기다리기 시작했는데, 버스 기다려, 잘못타서 또 기다려, 환승할때 기다려...
이미 시간은 1시간 30분 가까이 지나 있었습니다.
결국 집앞 신촌역 정류장에 도착하니 새벽 3시 15분.
출근하는데 새벽 6시 10분쯤 떠날 예정이었으니, 남는 시간은 샤워하고 이 글 전반부를 정리하며 보냈습니다.
참 기나긴 새벽이었네요. 다시 생각해도 끔찍했습니다.
이번 글은 여기까지.
글로 적고 나니 참 제가 뭔 짓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글 내용을 교훈삼아 다시는 이런짓을 하지 말아야죠.
아무튼 곧 여행계획 확정해서 돌아오겠습니다. 그때까지는 시원하게 하루들 보내실 수 있으면 좋겠네요.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