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여행 첫날입니다. 직전 글에 이은 후반부 이야기.
잠깐 카페에 들렀다가 간만에 아키하바라를 돌고 거기서 밥먹고 돌아오는 부분이 남아있네요.
추울것 같아서 가져온 겉옷을 그대로 오전에 맡겨버려서, 이날은 저녁까지 반팔로 돌아다녔습니다. 개인적으론 이게 좀 크리티컬했을까요(...) 다음날 감기까지는 안갔지만..
아무튼 느긋했던 첫날 후반 이야기를 보시겠습니다.
-- 목 차 --
본문에는 나눠져 있지 않지만, 이동 편의상 타이틀에 어울리는 내용이 시작하는 부분으로 이동하실 수 있게 해 보았습니다.
누르시면 바로 이동합니다.
8. 카페로 가는 길
9. 스타벅스에서
10. 아키하바라로 가는 길
11. 아키하바라에서
12. 로스트 비프 오노 - 아키하바라점
13. 숙소로 돌아가는 길
14. 퍼스트캐빈 니시아자부
직전 글에도 언급했지만 이런 토크 이벤트를 보고 나온 참입니다.
최소 두시간은 할줄 알았던 이벤트도 한시간만에 끝나서 하늘 밝을때 들어가 아직 밝을때 나왔습니다.
그리고 위 사진은 공연장을 나와서 계획대로 카페로 들어가는 길에 찍은 사진.
개인적으론 라이브나 이벤트가 끝나고 트위터 같은 매체에 정리 안된 이야기 중구난방 떠드는것보단 어느정도 글로 정리해서 옮기고 싶은지라
간간히 일부러 이런 시간을 만듭니다.
아마 대부분은 뒷풀이 같은걸 하시겠지만 말이죠.
제가 이런 타이밍.. 그러니까 이것저것 정리할 장소(주로 카페)로 이동하는 길은 대개 그 즐거웠던 시간을 어떻게 글로 옮길 수 있을까를 고민합니다만
이날은 좀 좋지 않은 쪽으로 복잡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 기대와 다른 방향성에 살짝 당황하면서도 당시 게스트로 나왔던 미모리 스즈코(三森すずこ)의 후광(?)에 감탄했던.
진짜 이벤트 홀이 그리 크지 않아서 맨 뒷자리에 가까웠음에도 어느정도 쌍안경으로 커버가 되어서 더했던것 같지만, '후광'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자는 생각이 들었던 인물은 간만입니다.
아마 당시 퍼스널리티는 이걸 노리고 불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키타무라 에리를 깎아내리는건 아니지만.
바람불어 쌀쌀한 거리를 걸어 이동한 곳은,
공연장에서 도보로 7분 정도면 도착하는 펠리스사이드 빌딩(パレスサイドビルディング).
복도를 걸으면서 마이니치 신문 관련 업체명이 많이 보인다 싶었는데, 홈페이지 들어가서 회사 연혁을 보니 마이니치 빌딩이 나오는거 보니 관련된 건물인가봅니다.
여기에 스타벅스(スターバックスコーヒー 竹橋パレスサイド店)가 하나 있었습니다. 여기서 잠시 시간을 보내게 됐네요.
몸도 굳은 마음도(?) 녹이고.
일단 건물 안에 있는 스타벅스였지만, 주문하고 나서 안쪽으로 깊게 들어오니 마침 바깥이 잘 보이는 자리가 하나 남아있었습니다.
자리 확인 안하고 주문했는데 어찌보면 다행이었군요(...)
우리나라도 그런것 같지만 일본 스타벅스도 꽤 자리가 없다는 인상이라 말입니다.
주문한건 스타벅스 라떼와 아메리칸스콘(アメリカンスコーン チョコレートチャンク, 메뉴 보기).
이 좁은 테이블에 음료/쿠키와 서피스를 올려놓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어찌어찌 되긴 하더군요. 아마 거치대가 내장된 서피스니까 가능하겠지 싶긴 합니다만..
애초에 그렇게 오래 머물 생각도 아니었지만, 어댑터 쓸만한 콘센트도 없어서 배터리 모드로 작업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원했던 사진 편집 같은건 어렵지 않게 끝낸듯.
그러고보니 이런걸 받았습니다. 점원분이 설명해주시던.
영수증에 설문조사를 위한 ID가 적혀 있는데, 이걸 가지고 웹에서 설문조사를 하고 나면 다섯자리 숫자가 나온다고.
이걸 영수증의 빈 공간에 옮겨적으면 유효한 음료 쿠폰이 되는 방식입니다. 덕분에 다음날 따뜻한 음료 하나를 공짜로 마셨네요.
우리나라도 이런게 있었던것 같은데... 버거킹에서 봤던가. 아무튼 재밌네요 이런거 사실 공짜 음료가 좋을 뿐
그리고 금방 오후 5시가 되었습니다. 어디보자, 들어온게 오후 3시 넘어서니까 1시간 반 조금 더 있었군요.
불행히도 내용이 그리 많지 않아서, 30%? 정도의 내용을 여기서 정리했습니다.
평소같으면 절대 이 시간 안에 불가능한 작업량을 이날 해치웠는데, 결국 전체적인 분량이 적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 곱씹어보면 씁쓸하죠.
..뭐, 이 이야기는 이제 됐고, 다음 장소로나 이동해 봅시다.
그나저나, 우리나라보다 더 동쪽으로 온 곳 아니랄까봐 오후 5시인데 저 어둑어둑해지는 하늘이 이제는 놀랍지도 않네요.
아, 참 다음으로 갈 곳은 아키하바라입니다.
요 근래엔 물건 살일이 없어서, 혹은 일부러 아마존재팬 등지에서 편의점 배송으로 주문한걸 받아오기만 해서 갈일을 만들지 않아 왔는데
이번엔 중고물품도 골라볼 겸 간만에 가는거지요.
아마 간만에 가는거라 더 기대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체감상 1년은 안간것 같은데 말이죠.
다만 이동경로는 조금 평소와 달랐습니다. 대개 JR라인을 타고 오는데, 이날은 전부 지하철 라인만 탔으니까요.
아까 구글 지도 경로안내가 복잡한게 다 이것 때문.
그 멀지도 않은 거리를 환승까지 하면서 온게... 굳이 떠오르는 마음에 안드는 점이었네요.
그러고보면 이번 여정에 유난히 이런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쌀쌀한 바람 덕분에 안그래도 빠른 평소 걸음보다 1.3배정도 빠른 걸음으로 라디오회관(ラジオ会館)에 도착.
마침 이날(11/11)부터 극장판 '주문은 토끼입니까?(ご注文はうさぎですか?)' 가 개봉이라 관련 디스플레이들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네요.
목적지는 저 라디오회관 안에 있는 K-BOOKS 아키하바라 본관(秋葉原本館). 그나마 여기 물건이 많아서 제가 찾는 물건이 있을 확률이 높더군요.
내부는 촬영금지라 딱히 사진을 찍진 않았고, 비교적 좁은 매장 내 공간에 사람도 많은 편이라 원래 계획보다는 덜 머물다 나왔습니다. 그래도 어느새 30분 넘게 지나 있었지만.
다행히 찾는 물건도 있었고, '이런것도 있구나!' 싶은 물건들을 구경하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적당히 매장을 나온건 오후 6시가 조금 넘은 시간.
여전히 찬바람이 부는 가운데, 간단히 짐 정리를 하고 다음으로 갈 곳을 고민하게 됩니다.
사실 여기서 2만엔 넘게 썼으니, 다른곳 둘러보면서 충동구매(?)라도 해볼까 했던 계획은 깔끔하게 정리가 된 상태죠.
물론 이 다음에 다른 지출계획이 있었던건 또 아니지만, 진짜 저정도 쓰고 나니 책 한권도 못사겠다 싶은게.. 전 아직은 2만엔이 큰 돈인가봅니다.
피규어를 안사서 그런가..
아, 참 위 사진은 맞은편의 아키하바라 게이머즈 본점(AKIHABARAゲーマーズ本店) 앞.
유난히 사람이 많길래 좀 다가가 보니 킷타 이즈미(橘田いずみ)의 전달회 같은게 있더군요. [게이머즈 상세 공지] 덕분에 저도 지나가면서 슬쩍 구경했습니다.
매번 뭘 하는지는 신경을 안쓰고 가는데, 이런 인원정리 스탭이나 인파를 보고 '아, 또 뭔가 하나보다' 하게 되는것 같습니다.
오래 구경할건 아니니까, 일단 아까 고민한 다음 장소로 가보죠.
그렇게 온게 토라노아나 아키하바라A(コミックとらのあな 秋葉原店A)
평소에는 통칭 '얇은 책'을 사러 오는 곳이지만 이날은 순수하게 구경만 하러 왔습니다.
사실 둘러보면서 pixiv 같은데서 봤던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 분들의 단행본들이 자주 눈에 띄어서 아쉽단 생각이 안들었던건 아닙니다.
그래도 그런거 생각 못할 정도로 자제심이 없진 않으니까요. 요즘엔 디지털 구입도 가능하니 그쪽을 알아보더라도 일단 여기서는 다음 기회로.
잠깐 토라노아나 구경하고 나와서 맞은편에 서있다 보니, 옆에 부엉이 카페 홍보하는 분도 발견.
팔에 올리고 있던게 진짜 부엉이여서 깜짝 놀랐습니다(....) 갑자기 고개를 돌려...
이제 계획보다 좀 빠르게, 저녁을 먹을 시간.
아키하바라에서 조금만 옆으로 빗겨가면, '로스트 비프 오노(ローストビーフ大野)' 라는 가게를 찾을 수 있습니다. [타베로그 바로가기]
도착 당시가 11/11(토) 오후 6시 45분이었는데, 다행히 대기 없이 바로 자리에 앉아 먹었네요. 아무튼.
외부는 꽤 알아보기 쉽게 되어있으니 골목으로만 잘 찾아 들어가시면 될듯.
참고로 가게는 여기에 있습니다.
아마 제 관심도 적었고 근래 아키하바라에 안간 이유가 더 크겠지만, 아키하바라에서는 끼니 해결하기 애매하다는 인상이 있었는데
요즘은 꼭 그렇지만도 않은것 같네요.
제가 주문한건 소고기 로스트 비프 정식(和牛ローストビーフ丼定食).
주문할 때는 밥 양과 맨 나중에 뿌려주는 마요네즈를 어떻게 할 것인지 물어보시더군요. 전 밥 양 보통(이게 기본이라고 합니다)에 마요네즈 빼고 주문했습니다.
젓가락이나 소금, 물컵 같은건 테이블에 비치되어 있으니 그걸 쓰시면 되고, 오른쪽의 쟁반 위에 있는 물건 중 젓가락 빼고는 서빙할때 한번에 옵니다.
개인적으론 왼쪽 사진의 물컵 옆에 있던 갈아서 쓰는 소금이 좀 신기했던 기억이 있네요. 어째선지 한번도 본적이 없어서(...)
그리고 이 소금이 많이 짜지도 않고 맛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주요 메뉴는 이렇게 밥 위에 소고기 로스트 비프가 올려져 있습니다.
제가 앉은게 카운터석이라 카운터 너머 주방에서 조리되는걸 조금 지켜봤는데, 큰 고깃덩어리를 구운 다음 기계로 얇게 썰어내서 조각을 만들고 이걸 여러겹 말아서 올려질 고기를 만듭니다.
물론 고깃덩어리가 크기 때문에 고기는 겉면만 익고 속은 생고기에 가깝고. 혹시나 이런 날고기 못드시는 분들은 조심하시길.
그러고보니 처음 왔다고 하니 같이 나왔던 재료들과 함께 먹는 방법을 설명해 주셨는데, 같이 나온 재료들이 마음에 안들어서인지 기억에 남아있질 않네요.
결국엔 먼저 언급한 대로 소금만 쳐서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다만 아무래도 생고기에 가까운걸 먹어서 그런지, 말미에 가면 느끼해지긴 하더군요.
마침 뒷자리에서 콜라 주문하길래 저도 같이 하나 주문해봤습니다. 뒷자리에서 주문한 콜라 서빙할때의 병도 미리 봤었고 말이죠.
위 사진이 그 콜라인데, 190ml라는 듣도보도못한 사이즈. 일본에서 이렇게 우리나라에선 못본 사이즈 음료들을 자주 보네요.
당장 떠오르는것만 해도 900ml, 2L 포카리스웨트가 있었고.
덧붙혀서, 제가 밥 다 먹고 나왔던 오후 7시 15분쯤에는 대기가 생겼습니다.
3명 정도였지만, 가게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사람이 조금만 몰려도 금방 대기가 생기겠더군요.
아무튼 다시 바람부는 거리로 나왔습니다.
계획한 물건도 샀고, 밤이 되니 슬슬 버티기 힘들게 추워져서 얼른 숙소로 돌아가야 할것 같습니다.
예, 먼저도 언급했지만 이 시점까지도 반팔입니다. 등에 백팩은 멨지만 역시 팔이 차가우면 좀 힘들더군요.
이동경로는 이렇게 되구요.
이번 여정에선 유난히도 이렇게 역에서 내려 (혹은 역까지 가기 위해서) 오래 걸어야 해서 귀찮을 때가 많았습니다.
꾸준히 이야기하지만, 진짜 이번 여정에선 평소 2주치 분량은 걸어다닌것 같습니다.
아무튼 히비야선을 타고 롯본기역에 도착.
어째 롯본기역에서 지하철역 출구로 나온적은 없는것 같네, 싶어서 지하도에서 한컷 남긴 사진이 위 오른쪽의 주변 지도.
생각해보면 직전에 와본적은 있는데 죄다 일일권 사서 버스타고 다녔습니다.
지하철을 타면 어떻게든 오래 걸어야 하는 구간이 생기는 지금같은 상황이 싫었던 거겠죠, 과거의 저는. 지금도 싫은데
역에 도착했지만 숙소까지는 아직 까마득합니다.
날이 추워서 더했겠지만 걸어가는 10분이 이렇게 길게 느껴졌던 적도 별로 없는것 같네요.
그리고 항상 느끼지만 밤 8시가 넘은 일본 거리는 흡사 우리나라 밤 10시 같습니다.
돌아가는 사람들은 많이 보이는데 주변 상점은 대부분 불이 꺼져있고.
걸어가다 보니 이름만 많이 들어본 'EX THEATER ROPPONGI' 를 드디어 눈으로 확인하기도 합니다.
아, 개인적으론 오오하시 아야카(大橋彩香)의 생일 이벤트가 매년 여기에서 열립니다.
9월의 일요일이라 거의 매번 포기하는 슬픈 이벤트죠(...)
이런저런 잡생각을 하다 보니 퍼스트캐빈에 도착.
시간이 이렇다 보니 오전에 본 공사 인력들은 전부 철수했더군요. 보호지 같은걸 잔뜩 붙혀놓았던 엘리베이터도 원래대로 돌아왔고.
체크인하면서 맡긴 짐도 찾고 이렇게 캐빈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저야 한두번 써본 곳이 아니라 체크인때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문연지 얼마 안된 곳이라 스탭쪽이 조금 일처리가 더뎌서 체크인 하는데 의외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나마 이 시점엔 아무것도 서두를 필요는 없었으니까 크게 상관은 없는데.. 뭐 운영기간이 길어지면 나아지겠죠.
방안에서는 기기들 충전 걸어놓고 간만에 뜨거운 욕탕에 들어가 몸도 담그고 나왔습니다.
하루종일 찬바람 부는데 반팔입고 돌아다녔으니.
일본 기상청 예보만 보고 안일하게 행동했다가 바람부는걸 고려 못한거죠. 으후
그래도 언제나 그렇듯 몸상태가 아무리 안좋아도 따뜻한 물에 10-15분쯤 몸 담그고 나와서 씻으면 다음날 말끔히 낫는게 신기합니다.
대욕탕의 마법이란.
아, 물론 감기걸린 것도 몸상태가 안좋았던것도 아니지만요. 오래 걸은 다리라던가가 이러면 다음날 영향이 덜해지더라구요.
오픈한지 얼마 안된걸 알고 오긴 했는데, 이렇게 체크인할 때에 음료 쿠폰도 건네받았습니다.
프론트 옆에 있던 주류 바에서 쓸 수 있는. 다행히 오렌지 쥬스 같은것도 있으니 가볍게 한잔 하러 가셔도 될듯?
어느정도 짐 같은걸 정리하고 나서는 아키하바라 가기 전 카페에서 정리하던 내용을 조금 더 정리했습니다.
그래서 퍼스트캐빈 이용중엔 처음으로 프론트와 붙어있는 바(혹은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러 나와본듯.
참고로 위 오른쪽 사진찍었을때가 11시 반 정도였는데, 적당히 자정 정도까지 정리하다가 들어왔습니다.
마침 바 운영시간도 자정이었던것 같았고.
내일은 미술관에 갔다가 애니메이션 이벤트에 가게 됩니다.
하는게 다 오늘보다는 나아야 될텐데, 하는 오묘한 한탄을 하면서 잠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이날 진짜 여러가지로 힘들긴 했던 듯;
이번 글은 여기까지.
사실 이벤트 하나가 제 예상에서 빗나갔다고 저렇게 멘탈이 깨져서 동요하게 될줄은 몰랐는데, 그만큼 크게 빗나갔구나 싶기도 하고 말이죠.
뭐 느낀점들은 적당히 여행기 마지막에 정리해 보죠.
그럼 느긋하게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