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카테고리에 간간히 글 적고 있지만, 이번달 둘째주 휴일(11/11 ~ 12) 사이 잠시 일본에 다녀왔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선 못보고 끝나 아쉬웠던 신카이 마코토(新海誠) 감독의 전시회가 마침 이 기간에 있어서 잠시 들렀었네요.
'新海誠展' 이라는 이름으로 일본내 전국 각지를 돌고 있는데, 이번 전시는 11/11(토) ~ 12/18(월) 사이에 롯본기에 있는 국립신미술관(国立新美術館)에서 열리는 중.
내부는 사진촬영 불가라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글이 될수밖에 없습니다만, 오고간 이야기나 티켓구입 대기열, 구입한 상품 같은 것들을 정리할까 싶어서 포스팅을 하나 할애해 봤습니다.
아래에는 1200 x 800 사진 20장이 쓰였습니다.
또, 전시회에 참가 예정이신 분들은 상세하진 않지만 대략의 내용이 언급되어 있으니 감안하고 봐주시길.
제가 미술관에 간건 11/12(일) 오전 11시경.
국립신미술관과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치요다선 노기자카역(乃木坂駅)이고 미술관은 이 역의 출구와 직접 연결되어 있습니다만,
당시 저는 근처에 있던 애플스토어를 찍고 오는 일정이었던지라 오모테산에서 도보로 이동했었습니다.
그래서 위 사진을 찍은 장소도 뒷문 같더군요. 미술관 입구까지 가기 위해서 조금 더 걸어야 했습니다.
아무튼 입구에 있던 큰 전시회 안내판을 보니 괜히 설렙니다.
스스로 신카이 마코도 감독을 그렇게까지 오래 전부터 알고 작품을 즐기진 못했지만, '영상'이라는 한 분야로써는 계속 인상이 남아있던 인물이었어서 말이죠.
전시 내용도 모르고 갔으니까(사실 홈페이지에도 상세 내용은 없지만) 그런 부분도 포함해.
아까 그 입구로 들어와서 조금 걸어 올라가면 티켓 부스까지 가는 길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기획전시가 있을 미술관이라 각각의 기획전시가 별개로 안내되는 모양이지만, 결국 이런 기획전시를 관람하기 위한 외부 티켓부스는 하나인것 같으니 가서 이야기만 잘 하시면 되겠습니다.
이날도 안도 타다오 전시회(安藤忠雄展―挑戦―, 기획전시 페이지)가 함께 열려서, 티켓 부스에서는 이 기획전시 각각과(안도 타타오, 신카이 마코토) 이들을 묶은 패키지 티켓을 함께 팔고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온라인 예매에 성공했다면 200엔 싸게(일반 기준 1,400엔) 관람할 수 있었을 테지만, 제가 홈페이지를 확인한 날의 딱 전날까지가 예매 마감이더군요. 예, 전시 시작 직전인 11/10일 자정 직전까지가 마감이었습니다.
덕분에 이렇게 현장 티켓구매를 하게 됐네요.
그나마 오전 이른 시간이라 그런가 대기자가 많지 않았던게 천만 다행. 안그래도 여기에 할애한 시간이 적은데 말이죠.
티켓 구입하는데 5분 정도밖에 안걸려서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참, 현장에서는 카드 결제가 가능했습니다. 저는 카드를 사용했네요. 신용카드 말고 교통카드 같은 IC카드류의 결제도 가능하던.
그렇게 구입한 일반용 티켓. 성인 기준 1,600엔입니다.
분명 일반 전시회 티켓이지만 흡사 특전 같은 느낌도 드네요. 왼쪽의 일러스트 덕분인지..
다음 일정도 있으니 바로 전시관으로 들어가야겠습니다.
전시는 2층 기획전시실 E관에서 있습니다. 조오금 떨어져 있더군요.
제가 사진찍은 방향으로 이동해서 에스컬레이터를 탔으면 덜 걸었을텐데.. 싶은게 위 왼쪽 사진을 보고 지금 드는 생각.
그리고 여기서부터는 글로 묘사하죠.
티켓을 내밀고 전시관으로 들어가면 본격적인 전시관 입구가 나오기 전에 몇가지 유료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다른건 잘 기억이 안나고, 제가 망설였던 오디오 가이드가 있던건 확실히 기억나네요.
홈페이지에도 있는데, 타키 역을 맡았던 배우 카미키 류노스케(神木隆之介)가 음성 해설을 담당했다고 합니다. 550엔.
제가 좀 시간적으로 여유로웠으면 선택했을텐데, 지금 생각해보면 좀 아쉽기도 합니다.
이 유료 음성 해설기를 대여할 수 있는 카운터 맞은편에는 신카이 감독의 인삿말이 붙어 있고 전시 내용을 리스트 형식으로 담고있는 인쇄물이 놓인 통이 있었구요.
그 옆으로는 동영상이 상영중인 상영실이 있어서 입구가 커텐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전시순서는,
1. 인트로 무비
2. 별의 목소리
3.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4. 초속 5Cm
5. 별을 쫓는 아이
6. 환경(태어나고 자란 곳의)
7. 연표(애니메이션 작업과 관련된, 회사/작업도구 등)
8. 기타 작업(CM, 단편 애니메이션 등)
9. 소설(단행본이 놓여 있음)
10. 해외전개(한/미/중 포스터 등 전시)
11. 언어의 정원
12. 너의 이름은
13. 엔딩 무비
각 작품들은 포스터, 예고편부터 콘티, 캐릭터 동화, 본편 영상 일부분, 작업환경 같은 공통 요소를 중심으로 작품별로 추가 내용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별의 목소리' 같은 경우는 50석짜리 상영장 이야기를(사진과 부연설명 형태 + 당시 기사)
'초속 5Cm' 같은 경우는 실사를 기반으로 어떻게 애니메이션 장면이 탄생하는지 레이어별 작업공정과 이것들을 이은 영상을
'별을 쫓는 아이' 같은 경우는 컨셉 보드들을
'너의 이름은' 같은 경우는 초기 기획서부터 RGB가 명시된 컬러 설정, 3D 작화의 콘티를.
제 경우는 대략 초속 5Cm정도부터 알게 된것 같은데, 때문에 접하지 못한 이전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서 흥미로웠습니다.
흥미로운 내용이 너무 많아서, 원래 1시간만 할애해놨다가 제 감상 페이스를 보고 점심시간까지 빼고서야 겨우 끝까지 보고 다음장소로 이동했네요.
2시간 15분 걸렸습니다. 이래도 뭔가 아쉬운 마음이 드는거 보면 정말 볼게 많았던듯. 제가 좀 천천히 보기도 하지만요.
좀 더 시간이 여유로웠으면 그리고 조금만 더 한자 읽을 능력이 되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많이 들었었습니다.
그림이야 사실 보면 되는데 무수하게 붙어있던 인터뷰, 특집 기사 같은건 진짜 답이 없으니까요.
사진촬영 금지니까 번역기를 쓸수도 없었지만, 만약 쓸 수 있었다고 해도 시간이 너무 걸려서 한계가 명확했을테고 말이죠.
전시관 내부야 스탭들도 무수하게 배치되어 있고, 다들 생각없이 행동하진 않으니까 불편하진 않게 감상했습니다.
다만 설치한 전시공간 대비 사람이 좀 많다고 느껴지는건 어쩔 수 없더군요.
벌써 이틀째에 이렇게 붐비니까 전국 전시 투어를 하고 있는거겠지만, 그럼에도 '좁다'이상의 불쾌한 경험을 하지 않은건 여러가지로 대단하다 싶기도 했고.
덕분에 정말 느긋하고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론 말미에 나왔던 '엔딩 무비' 도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나왔던 신카이 감독의 애니메이션 장면장면속 대사를 연결하여 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던, 좋은 마무리.
'이제 신카이 월드를 떠나 현실로 갈 시간입니다' 라고 말하는듯한 그런 마무리.
이런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듯한 여운조차도 좋았던,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정말 이렇게 읽을거리가 많을줄 알았으면 한국에서 봤을텐데 말이죠.
물론 이 많은 읽을거리가 전부 번역 후 전시됐을거라고는 생각치 않습니다만, 사실 이거 절반만 전시가 됐어도 대단한거 아닐까 싶구요.
이건 전시 말미 촬영 가능구역 중 하나였던 벽면.
출구 바로 직전에 있는 굿즈 판매소가 사실상의 출구였는데, 이 출구(굿즈 판매소 입구) 앞에는 이렇게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곳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처음엔 모르고 가서 저 인쇄물을 왜 주나 했었네요. 이 시점에 와서야 그 의미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듣자하니 이게 일본 전국을 순회하는 매 전시회마다 바뀐 도안이 나온다고 하더군요? 하하 이사람들 그래서 다음 전시는 어딥니까
말미의 굿즈 판매대도 한바퀴 돌다가 나왔습니다.
따로 표시가 없어서 직원분께 물어보니 카드결제 가능하다고 해서, 2,700엔(세금포함)짜리 도록이랑 1,528엔(세금포함)짜리 부채 하나 사왔습니다.
그건 글 조금 더 아래에서 언급하죠.
이게 11/12(일) 오후 1시 40분의 티켓구입 대기열.
판매 자체는 꽤 원활하게 이뤄진 모양새라 대기시간이 그렇게 길진 않을것 같습니다만, 아무래도 사전구입이 아니면 살짝 기다려야 하는건 어쩔 수 없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치요다선 노기자카역으로.
처음에는 몰라서 건물밖으로 나와 온동네를 누비고 다녔는데, 오며가며 만나는 직원분들한테 물어물어 찾아가보니 이렇게 건물과 지하철역이 연결되어 있더군요(....)
다음 일정 때문에 좀 마음이 급해서 그랬지, 이렇게 왔다갔다하긴 편하니까 여유롭게 다니시기 바랍니다(?)
여기서부터는 간단히 사온 물건 정리.
이렇게 구입했습니다.
역시 사진 전시회에 도록 없이 돌아오면 뭔가 허전하죠.
이게 그 도록. 세금포함 2,700엔.
이번 전시회에 쓰인 이미지 자료들이 전시 순서대로 담겨있습니다.
위 왼쪽 사진의 방향대로 펼쳐야 하는게, 살짝 불편하다 싶으면서도 또 전시회 도록 같아서 좋네요.
'너의 이름은' 부채. 이것도 다 무스비 아니겠습니까.
세금포함 1,528엔.
아...마 여름이 되어도 쓸 수 있을까 싶긴 합니다만, 일단 토호 라이센스가 붙은 물건이니까 허무하게 부서지진 않겠죠.
생각나면 기대를 갖고 내년에 써볼까 싶기도 합니다. 일단 '생각나면'.
이번 글은 여기까지.
다음 일본행(크리스마스 시즌)에 다시 가볼 수 없는게 새삼 안타깝네요.
잠깐 여행기 아닌 글로도 찾아오겠습니다. 다음 글에서 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