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여정이라 슬슬 여행기도 마무리.
마이하마를 거쳐 하네다 공항에 머물다가,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와서 출근하기 직전까지의 이야기가 남았습니다.
실질적인 '여행' 같이 보이는게 3번 글 하나 뿐이다 보니 이런 짤막한 여정의 여행기는 항상 애매하다고 느껴지네요.
일단 여행기로써는 여행기지만 공항에서 움직이고 호텔에서 잔게 여행기인가... 같은?
-- 목 차 --
본문에는 나눠져 있지 않지만, 이동 편의상 타이틀에 어울리는 내용이 시작하는 부분으로 이동하실 수 있게 해 보았습니다.
누르시면 바로 이동합니다.
10. 하네다 공항을 향해(2)
11. 하네다 공항에서
12. 비행기로 이동중
13. 인천공항에서
14.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고통
15. 여행경비 및 느낀점
마이하마역을 벗어난지 15분 남짓 지나고, 신키바역(新木場駅)에서 린카이선으로 갈아탔습니다.
최종적으로는 텐노즈아일역(天王洲アイル駅)에서 다시 도쿄 모노레일로 갈아타게 되구요. 그리고 하네다 공항 국내선 1터미널에 하차.
3년 전에는 멀쩡히 방송 듣고도 국내선 1터미널에 내려서 셔틀버스 타고 국제선 돌아가고 그랬는데... 여기서 내리니 왠지 그때 생각이 나더군요.
아무래도 일반적으론 국내선 터미널까지 올일이 잘 없으니까요.
제 경우는 일본 안을 비행기로 움직인적이 없어서 더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올라가 봅시다.
제일 먼저 한건 역시 코인 락커에서 짐 찾기.
짐 맡기고 나면 기기에서 이렇게 칸별 고유 비밀번호가 적힌 영수증이 나오는데, 다짜고짜 기기에 이 번호를 입력하면 그 칸의 문이 열립니다.
참고로 이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단말기 바로 옆에 짐 넣은 칸이 있었는데, 서서 비밀번호 누르고 나는 우렁찬 자물쇠 풀리는 소리에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무슨 금고 문이라도 부서지는줄 알았네요. 금고도 아니지만.
국내선 터미널의 코인락커가 수량도 여유롭고 튼실해서 좋기는 한데, 이런 첫인상을 받고 나니 이용하기가 좀 꺼려집니다(반 농담)
그리고 바로 국제선 터미널로 갈까, 하고 생각해보니 국제선 터미널까지 가는 셔틀버스가 자정까지다 보니 그럴 필요가 없겠더군요.
국내선 터미널의 층별 식당 안내 간판 앞에서 5분동안 정말 심-오하게 고민한 끝에 저녁은 카레로 결정.
당시시간은 밤 9시로 비교적 여유로웠던 참입니다.
그리 늦은시간까지는 운영 안하는 공항이다 보니 사람도 별로 없었던 느낌이고, 제 상황도 시간이 여유로웠고.
뭔가 여유로웠던 일요일 밤이었습니다.
참고로 오른쪽의 돈까스 카레는 딱 1,000엔이었습니다.
전형적인 식권자판기 있는 식당이라 주문 후 음식은 빨리 나왔는데 역시 공항 밥은 공항 밥.
그럭저럭 끼니 해결하기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적당히 밥 먹고 바로 무료 셔틀버스로 국제선 터미널로.
이제보니 하이브리드 버스였네요. 예전부터 이걸 운행했던가..
근래 탈일이 없었다 보니 직전에 탄 기억이 없습니다.
국제선 터미널에 도착해 제일 먼저 한건 전자지급수단 충전.
현금이 1만엔 넘게 남아있었던지라 5천엔을 쪼개서 오사이후 폰타와 교통카드를 충전했습니다.
왜 여기서 교통카드 충전이 안될거라고 생각했던걸까요. 매번 오사이후 폰타로만 계산했다 보니 인식이 없었나봅니다.
당시엔 평범하게 점원분에게 교통카드 충전이 되는지 물어보고 충전했는데, 돌아보면 그 교통카드로 결제까지 되는 편의점에서 충전이 안될 리 없겠더군요.
돌아보면 우리나라 편의점에서 'T머니 충전 되나요?' 물어보는 느낌이었달지.
그리고 바로 유료 샤워룸 진입.
어째선지 제가 들어가려는 타이밍에 저거 뭔가요 짐수레? 그거 정리가 시작되어서 입구에 한가득 쌓여있었지만.. (왼쪽 사진에도 앞쪽에 잔뜩 나와있죠)
사람이 많아서 10분정도 기다렸다가 씻고 나왔습니다.
심야 귀국편은 항상 이때가 제일 개운한것 같습니다. 별로 안돌아다녀도 몸에 가방이고 뭐고 잔뜩 걸치고 다녀서인지 은근 땀은 난 상태이니 말이죠.
아직 집에 가진 못했지만 집에 가기 전까지 중에서는 그나마 가장 개운한 순간인 듯. 곧 잠이 몰려오겠지만요;
그리고 3층 출발층으로 올라오니 10시가 조금 넘어 있었습니다.
새벽 2시에 출발하는 피치항공은 자정 정도는 되어야 체크인 카운터가 열릴테니 1시간 정도는 뭔가 시간을 떼워야 하겠죠.
이후 1시간 20분 정도는 가방에 남은 액체류(첫날 구입한 스포츠음료)를 마시며 아직 머릿속에 남아있는 여행에 관련된 내용들을 아이패드에 타이핑했습니다.
블루투스 키보드가 불편해서 그냥 아이패드를 거치해놓고 타이핑하는데 은근 할만하더군요.
이번 아이패드 프로 들어서 반응속도가 더 좋아진건지 아니면 그냥 제 손톱이 짧아서 오타가 덜 났던건지.
그리고 느지막히 밤 11시 30분 정도에 피치항공 카운터로 돌아왔을땐 줄이 꽤 길었습니다.
하지만 월등히 긴건 비슷하게 체크인이 시작된 방콕행이었고, 인천행은 그렇게까지 줄이 길진 않았던 느낌.
처음엔 줄을 착각해서 방콕행 줄에 서려다가, 줄을 따라서 앞으로 가보니 뭔가 사람들 들어가는 칸이 이상하더군요. 자세히 보니 방콕행.
그래서 걸어 들어와 인천쪽 입구에서 찍은게 왼쪽 사진인 겁니다.
탑승권을 받는데는 20분 정도가 걸렸습니다.
이번엔 맡길 짐도 없었고, 들고간 짐도 무게확인이 필요없을 정도의 부피여서 평소보다 조금 더 빨리 탑승권 받고 나온것 같네요.
그러고보니 체크인하는 직원분 중 한분이 한국분이시더군요. 예전에도 한국분이 계셨던가? 싶었는데 직전에 이용한게 꽤 전이라..
이시간에 많이 타긴 하나봅니다. 항상 이시간 체크인은 어째선지 무게로 씨름하는 일본 직원분과 승객들 인상만 남아있는데 말이죠.
이날은 다행히 그 풍경 거의 못본것 같습니다.
이래저래 다행이죠. 이런 사람들이 자주 보이면 제가 탑승권 받는 시간이 길어지니.
이후엔 자정이 넘을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어차피 탑승시간까지 여유도 있고, 자정 전에 출국심사 받으면 입국하는 날에 귀국하는 셈이 되니 항상 일부러 피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중앙 보안검사대가 혼잡하니 추가 보안검사대를 사용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왔습니다.
가보니 역시나 중앙 보안검사대는 바글바글하고.. 자연스레 오른쪽 사진의 추가 보안검사대로 오게 되더군요.
안내방송 덕분인지 평소보다는 사람이 많았지만 이정도야 뭐.
근데 12시 30분 넘어 갔더니, 제가 대기열로 들어가고 얼마 안되어서 이렇게 입구를 닫아버렸습니다.
세우는 안내판 보니 새벽 1시부터 아침까지(오전 7시인가 그랬는데 자세히 기억이 안납니다) 운영을 안하더군요.
평소에도 여기는 곧잘 썼는데 새벽 1시 이후까지 줄서있는 적이 없었다 보니 처음 알았습니다.
닫히는 시간 모르고 더 여유 부렸으면 골치좀 아팠겠지요. 아까 그 사람 바글바글한 곳으로 갔어야 했을테니까요.
다만 여기는 이런식의 전신 스캐너를 써야 합니다.
우리나라도 도입한걸로 알고 있는데, 그러고보니 본 기억이 없는것 같기도 하고. 아직까진 좀 마음에 안내키는 장비지요.
한편으론 제 스스로가 어떻게 표시되는지 보고 싶기도 합니다. 안쪽에 모니터 못놓나..
출국심사를 받고 나니 15분 정도가 흘러 있었습니다. 현재시간 밤 12시 50분.
조금 있으면 인천에서 출발한 분들이 들어오시겠네요. 전 1시간쯤 뒤에 인천으로 돌아갈테고.
..간단히 안내 지도를 보고 제가 탈 비행기가 붙는 게이트로 이동했습니다. 무려 3분이나 걸리더군요.
그리고 109번 게이트의 콘센트석에 자리잡고 앉아 어댑터 다 끼워놨는데 게이트 변경 안내방송이 나와서 옮겨왔습니다.
아까 체크인할땐 변경된 게이트 번호 안내가 안됐는데 어쩌다 그 사이에 바뀐걸까요.
좀 이상해서 당시 캡쳐한 하네다의 출국편 지연현황인데, 이날 확실히 뭔가 있긴 했나봅니다.
아까 피치항공 방콕편도 '현지 기상이 안좋으면 그냥 하네다로 다시 돌아온다' 는 취지의 안내방송을 계속 하던데.
저쪽 기상이 안좋아서 관련 이륙편들이 전부 지연되면서 밀린걸까요.
결국 제가 탈 피치항공편도 5분정도 탑승이 지연되더군요. 피치항공이니까 '5분 정도는...' 싶기는 한데, 항공편이 다 저모양이다 보니.
지금 생각하면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잠깐 충전하면서 시간 떼우다 보니 슬슬 탑승 시작.
창가자리인 A, F열 우선 탑승인 덕분에 먼저 자리잡고 앉을 수 있게 됐습니다.
물론 이후엔 사람들이 물밀듯 들어오니까 한참을 기다렸지만요.
체감상 게이트에서 떨어져 비행기 움직이기까지 30분은 넘게 기다린것 같습니다.
비행기 안으로 끝없이 사람들이 들어오고, 결국에는 머리위 선반 자리가 모자라 빈 좌석까지 승객들 물건을 놓는 풍경에 걱정이 앞섰는데,
예상대로 출발이 꽤 늦어졌습니다.
게이트에서 떨어져 움직이기 시작하니 2시가 훌쩍 넘더군요.
항상 심야편은 멀리있는 활주로를 써서 날아오르니까, 이렇게 하네다 공항 끝까지 오는데도 한 10분정도 달린것 같고.
결국 도착을 새벽 5시 가까이 해버리는 데에 대단한 배려심을 느꼈습니다.
그래 너희들이 내가 첫차 시간까지 할일 없을까봐 이렇게 신경써주는구나. 하하 이녀석들.
이제 그만 달리고 날아오릅시다 피치운수 양반. 참 날지도 못하는게 징하게도 달립니다.
새벽에 타고 있으면 그런 생각밖에 안듭니다. 졸리죠, 얼른 집에 가고 싶은데 안날죠. 지루합니다.
비행기가 날아오른 다음엔 나눠주는 세관 서류 작성하고, 한국에서 쓰던 SIM 갈아끼우고 거의 잔것 같습니다.
아까 시간떼우는 셈 치고 적었던 라이브 감상에 대한 텍스트도 이어 적지만 사실 이시간쯤 되면 굉장히 졸리다 보니.. 어쩔 수 없더군요.
그 와중에 쇼핑 카탈로그에서 눈에 띈 수하물 저울은 구입.
어차피 사려고 했는데 이렇게 피치항공 마크 달린거 사면 호갱같고 즐겁지 않겠습니까.
사실 이 피치항공편에서 유용할 물건이기도 하구요.
우리나라나 일본의 국적기에선 거의 쓸일이 없으니(20Kg 가까이 캐리어에 물건을 담은 적이 없습니다)
캐리어의 무게를 신경쓸 일은 피치항공과 같은 저가항공사 탈때 뿐입니다. 그래서 굳이 이 마크가 있는걸 사고 싶더군요.
결제는 카드로.
카드번호가 요철처리된 것만 결제가 가능하다고 해서 원래 쓰려던 것과 다른 카드를 썼지만 그건 크게 중요하지 않구요.
비행기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건 새벽 4시 50분 정도였습니다.
졸리네요. 예.
과제 한다고 밤샘하면 후회하기 시작하는 시간대이기도 하죠.
먼저 기사로도 읽었는데, 이렇게 귀국 여행자의 휴대품 검사를 강화한다는 안내판이 여기에도 붙어있습니다.
실제로 세관 서류 제출 후 도착층으로 빠져나갈 때, 제 앞에 지나가던 사람이 캐리어를 검사대에 올리는 비율이 단연 높았죠.
진짜 평소엔 한두명 볼까 말까 하는데 이번엔 제 앞에서 두팀이 지목받았으니.. 검사대에서 검사받으려고 줄서있는걸 다 봤습니다.
참 오래살고 볼일이에요(?)
그리고 도착층으로 빠져나왔습니다. 이때 시간이 새벽 5시 11분.
하지만 저는 6분뒤에 출발하는 공항철도 첫차를 타지 못하고 밖으로 나가 버스를 기다리기 시작합니다.
사실 타려던 버스가 새벽 6시 전까지 안오는 노선인걸 알았으면 이렇게 추운날 일찍부터 나가진 않았을텐데, 그걸 몰랐네요.
어떻게든 출근 전에 시간을 확보하고 싶었는데, 이시간은 개인 차량을 가지고 있는게 아니라면 일찍 공항을 빠져나가는건 불가능에 가까운것 같습니다.
슬픈 일이지요.
아, 참 오른쪽의 문에는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가 붙어 있었습니다. 다음에 오면 없겠지? 싶어서 일단 한컷.
이렇게 밖에서 하염없는 기다림이 시작됐습니다.
제 뒤에 있던 여자분도 저처럼 곧 출근하는 모양인데, 버스가 안오니 나중엔 다른 교통편을 찾으러 가시는것 같더군요.
참... 이렇게 변두리에 있는 공항이 새벽 6시 전에 나갈 교통편이 없으면 어쩌잔 말인가.
공항철도가 있긴 하지만 사실 인천 연구수에 볼일이 있으면 엄청나게 돌아가는 셈이 됩니다. 제가 이날 공항철도를 못탄 이유이기도 하죠.
버스로는 50분 남짓이면 가는데 지하철로 가면 목적지가 아니라 역간 이동하는데만 1시간 30분 가까이가 걸려버리니까요. 목적지까지 버스를 이용하려면 여기에 시간이 더해지고.
결국 추위에 떨면서 버스를 기다립니다.
참고로 제가 탄 곳은 1층 도착층에서 바로 밖으로 나온 뒤 인천시내 방면 버스정류장.
정류장 번호 35205입니다. 계속 오는 버스시간 확인해보니 여기서 '잠시 후' 뜨니 저기서 버스가 오더군요.
나와서 30분 가까이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20분쯤 나왔는데 결국 버스는 5시 50분쯤 오더군요.
이번 여정은 여러가지로 추위를 많이 느꼈네요.
중간에 이렇게 정류장을 하나 갈아탄 뒤...
요즘 송도에서 머물고 있는 모 통합 기숙사 시설 건물에 도착한건 새벽 6시 45분. 출근하기 딱 1시간 전입니다.
들어가기 전에 잠깐 컵라면으로 몸을 데우고, 간단히 씻기만 한 뒤 출근 셔틀버스를 탔습니다.
참 즐거운 여정이에요. 여러분들도 도쿄 갔다가 돌아와서 바로 출근 해보시길. 하루 잘 갑니다.
그렇게 평화로운(?) 이번 여정은 끝.
간단히 여행경비나 느낀점도 좀 볼까요.
지출은 이렇게 했습니다.
둘째날 카드사용액이 조금 되긴 하는데, 원래 사려던 현장 추가굿즈도 구입 안하고 했다 보니 그리 큰 폭으로 늘진 않았네요.
나머지는 계획대로 교통카드/오사이후 폰타에 충전하고 이번 주말 일본행을 위해 돈을 남겨왔습니다.
주 활동처가 마이하마다 보니 교통비 지출이 살짝 큰건 조금 쓰릴까요. 뭐 흔히 있는 일 같지만(....)
어디보자 느낀점은...
1. 제발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잘 가져간 따뜻한 옷들 가방에 넣고 맡기고 나와버리지 말자.
추위도 많이 타는 주제에 이걸로 몇번씩 당해서 하루종일 벌벌 떨고 다니는데... 이번에는 귀국 후 한국도 추워서 여정 내내 고생한듯.
얼마나 더 혼나야 제대로 입고 다닐건가 SCV 선생.
...정도가 가장 크네요. 이번에 감기까진 안걸렸지만 이것때문에 나름 좀 고생했습니다.
진짜 조심해야죠. 이게 뭔지.
이번 글은 여기까지.
처음으로 사진이 부족해 숙소 글을 생략해버렸더니 여행기가 꽤 짧아졌네요.
마침 오늘 연휴니 남은 글좀 적어놔야겠습니다.
그럼 3월의 시작이자 첫 휴일, 즐겁게 쉬시기 바랍니다.
주말 전후로 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