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지난 주말에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여정 자체가 하루 정도만 제대로 되어있다 보니 이제야 좀 여행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겠네요.
아무튼 이번에는 아침에 일어나 아키하바라에서 공연 전까지 어떻게 시간을 떼웠는지 정도가 중심 내용이겠습니다.
공연 본 다음 공항가기 전까지의 이야기가 적힐 예정.
-- 목 차 --
본문에는 나눠져 있지 않지만, 이동 편의상 타이틀에 어울리는 내용이 시작하는 부분으로 이동하실 수 있게 해 보았습니다.
누르시면 바로 이동합니다.
6. 하네다 공항 국내선에서
7. 아키하바라에서
8. 마이하마에서
9. 하네다 공항을 향해
아침에 일어난건 9시가 조금 안된 시간이었습니다.
굿즈 대기열에 낄 계획이었다면 지금쯤 마이하마에 있었겠습니다만, 이번엔 온라인으로 사전구매해놓고 아침엔 잠을 보충하자- 하고 갔으니 말이죠.
안타깝게도 일어날때까지 내리 잠들진 못했습니다만, 깼다 다시 잠들어도 이시간까지 잔게 어딘가요. 전날에 새벽 2시 넘어 잤는데.
아무튼 일어나서 잠시 트위터 하며 잠을 깨우다가, 잔뜩 자라난 수염도 밀고, 가방 짐도 최종 정리하고 개운한 마음으로 체크아웃했습니다.
퍼스트캐빈을 나오니 9시 40분 좀 넘더군요. 위 사진은 그 직후에 찍었습니다.
항상.. 뭐랄까, 단순히 공항 운영시간 때문이긴 합니다만 전날에 본 그 을씨년스러운 1터미널은 어디갔냐, 싶죠.
공항도 활기차니까 저도 여기저기 움직였다 또 다음 장소로 가야겠지요.
가장먼저 들른건 국내선 1터미널 북쪽에 있는 로손.
하네다 국내선 1터미널에는 남쪽과 북쪽 두군데에 로손이 있는데, 퍼스트캐빈에서 묵는 저는 항상 북쪽 점포를 이용하는 일이 잦더군요.
그래서 이번처럼 라이브 굿즈 사전구매 같은게 가능하다면 거의 배송은 이리로 지정합니다.
다만 이날은 추가로 기억에 남는게, 제 앞에서 로손 단말기를 10분 가까이 만지던 여자분이 계셨습니다.
뭔가 발권을 하려고 하는건지, 아니면 신청을 하려고 하는건지 설명이 적힌 것으로 보이는 페이지를 보면서 계속 뭔가 조작하던데 이게 좀 당황스럽더군요.
덕분에 계획보다 10분이나 편의점을 늦게 빠져나온건 생각치 못한 변수.
참고로 전 출력하는데 55초 걸렸습니다(...) 차라리 먼저 해도 되냐고 물어볼껄 그랬나 싶기도 하고 말이죠.
아무튼 그렇게 받아온게 바로 위 사진속 물건들입니다.
이번에는 크게 끌리는 굿즈가 안보여서 간만에 꽤 소소하게 구입했네요.
이제 이걸 가방에 나눠 정리하고,
바로 맞은편에 있던 국내선 1터미널 내 코인락커 룸으로.
사실 여기는 방금 들렀던 편의점(로손 북쪽 점포) 맞은편에 있습니다.
하지만 전에 이용해본적이 없다 보니 1터미널 가운데에 있는 안내데스크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는건 안자랑.
여기다 백팩을 넣어놓고, 필요한 물건들만 토트백에 넣어 가볍게 돌아다녔습니다.
가져온 패딩잠바 대신 봄가을용 겉옷을 챙긴게 이때 한 가장 큰 실수였지만 그걸 깨닫는건 아쉽게도 조금 더 뒤네요.
퍼스트캐빈의 공항 점포는 예상대로 체크아웃 이후에는 짐을 맡길 수 없다고 하고, 결국 쓰면 짐 보관은 이정도인데
1회 300엔 치고는 수납 가능한 짐의 크기가 꽤 커서 살짝 놀란 참입니다. 뚜껑까진 못찍었는데 뚜껑은 또 얼마나 두껍던지. 무슨 금고 보는줄 알았네요.
덕분에 전체적으로 여정 내내 쌀쌀한 공기를 그대로 맞고 다닌건 좀 쓰지만 몸은 덜 무거워서 좋았습니다.
앞으로 피치항공같이 심야편으로 잠깐 일본에 오면 간간히 써먹어야지 싶더군요.
사실 절반정도의 짐은 첫날 잘때, 돌아오기 직전 샤워할때 빼곤 필요 없으니까요.
아키하바라까지 가는 길.
도쿄 모노레일을 타고 하마마츠쵸역까지 가서 JR로 갈아타고 아키하바라역까지 갈 겁니다.
오늘도 날씨 좋네요.
비 예보가 없는것도 그렇지만 미세먼지 농도가 옅어 드러난 파란 하늘이 참 기분좋았습니다.
35분 정도만에 아키하바라 도착. 이제 11시 조금 넘었습니다.
아키하바라는 뭔가, 처음엔 덕덕한 것들을 찾아서 열심히 오다가 -> 용건이 없으면 안오게 되다가 -> 용건이 없어도 시간떼우러 오게 되는
그런 묘한 곳인것 같습니다.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는, 그런 유명한(?) 표어(?)를 보는것도 같고.
이제부터 뭘 하면서 시간을 떼울 것이냐 하면,
먼저 라디오회관에 있는 중고물품 판매점, K-BOOKS(K-BOOKS 秋葉原本館)를 방문.
정말 간만에 아무 계획(=구입하고 싶은 물품) 없이 들어갔는데, 40분 정도 돌아다니니 어느새 손에 뭔가 DVD와 블루레이가 들려 있더군요.
신기한 곳입니다.
물론 표현 때문에 대량으로 구입했다고 받아들이실수도 있겠지만, 여러가지 한계와 의지상 세 장 정도였다고 해두겠습니다.
제가 아무리 자제심이 없어도 현재 토트백과 카메라 가방을 들고 있고, 이후엔 라이브를 보러 가야된다는것 정도는 잊지 않고 있습니다.
구입한 물건은 여행기 마지막의 구입물품 글에서 소개하겠습니다.
특히 이번엔 DVD가 많았는데(DVD두장, BD 1장) 새삼 한국에 있으면 이런 DVD.. 아직 DVD로밖에 나올 수 없는 컨텐츠에 대한 접근성이 많이 떨어지는구나 하는걸 느꼈습니다.
요컨대 좀 덜 메이저하거나 왠만큼 관심을 두지 않으면 알 수 없는 DVD 상품들 말이죠.
이번에 그런 미디어를 구한건 개인적으론 뜻밖의 수확이었습니다.
이렇게 40분이 흘러 어느새 시간은 정오를 향해 가고 있네요.
다시한번 느끼지만, 정말 맑고 깨끗한 하늘입니다.
예전에는 그냥 일본의 '맑은'하늘을 좋아했는데, 언제부터 여기에 맑고 '깨끗한' 하늘이라는 단어가 추가로 붙기 시작했을까요.
요즘도 계속 미세먼지 농도 뿌연거 정말 싫던데 말이죠. 내일 또 그런 공기로 돌아갈거 생각하니 살짝 우울하더군요.
다음으로 들른 곳은 카페. 'Cafe MOCO' 라는 곳.
어쩌다 보니 1년에 한두번 정도는 가게 되는데, 이날은 꽤 간만에 갔네요. 대충 1년 반만에 다시 왔나?
아키하바라 게이머즈 본점을 지나 나오는 큰 길가를 따라 맥도날도 방향으로 걸어올라오다 보면, 조그마한 입구의 카페가 나옵니다.
살짝 충동적으로 들어오기도 했다 보니 입구쪽 사진이 없네요. 이해해주시길.
당시 시간을 떼워야 하고, 공기도 생각보다 차가워서 어떻게든 공간을 찾았었습니다. 딱 이 카페 생각이 나서 우선 들어가고 봤던 기억이 있네요.
여기인데, 우리나라서도 곧잘 이런 '체인점이 아닌 카페'를 가곤 하는지라 '아키하바라에선 여기' 라는 느낌으로 생각날때마다 갑니다.
이번에도 시간도 떼울 겸, 물건 정리도 하고 잠도 깨울 겸 커피 마시면서 1시간 정도를 보냈구요.
전에는 런치메뉴 먹으러 왔는데, 이날은 따로 점심 계획이 있었기에 커피만 마시고 일어난게 살짝 아쉬웠습니다.
그러고보면 여기 주인분, 처음 갔을때도 나올때 '감사합니다' 해주셨던것 같은데 역시 외국인이면 외국인 티가 나는걸까요.
나름대로는 돈 미리 꺼내서 여권 보여줄 기회도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카페에 12시 반쯤 들어갔는데, 나오니 역시 1시가 넘었죠. 마침 보행자천국(歩行者天国)도 막 시작됐더군요.
한참 사람들이 도로를 걷고 있는게 아니라, 슬금슬금 도로로 나온다는 느낌의?
이런것도 뭔가 재밌습니다. 항상 보행자천국은 사람들이 열심히 도로 위를 걷고 있을 때(어느정도 시행되고 시간이 지난 뒤)의 모습만을 봤었는데 말이죠.
이제 저는 반대방향으로 돌아,
..점심먹을 곳으로 걷습니다.
식당은 평범하게 '갑자기! 스테이크(いきなり!ステーキ 秋葉原万世橋店)' 체인입니다만.
워낙 점심먹기가 애매해서, 그냥 점심만 왕창 고기를 먹어버리고 저녁을 적당히 먹기로 했습니다.
고기 정도면 어찌어찌 하루를 너무 굶주리지 않게 보낼 수 있겠죠.
위치는 여기.
참고로 이 점포, 의자가 없습니다.
그래도 제가 간 시간대(오후 1시 20분)에는 대기열이 없는데 2시가 가까워지니 대기열이 생기더군요.
이런 방문 타이밍적으론 좋았던 듯.
이날 먹은건 히레(안심)살 250g에 감자 토핑.
커피를 L사이즈로 먹었더니 어느정도 배도 차 있었던데다, 커피먹기 전부터 배도 그렇게까지 고픈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전에 정말 배고팠을땐 350g에 밥까지 먹고 배 채우고 그랬는데, 몇번 먹어보니 그래도 '이정도면 되겠다' 싶은 양이 가늠되네요.
반 강제로라도 이정도는 배에 채워넣었으니 저녁까지 돌아다닐때도 문제 없겠죠.
아, 물론 맛없어서 그런건 아닙니다.
나름대로는 '당시 상황에 맞는 포만감'을 가지고 다음 장소로 이동할 수 있게 된겁니다.
이렇게 칸다강을 건너 아키하바라로 돌아가면,
..보행자천국 시행중인 거리가 멀찌감치 보이는데, 장소가 장소다 보니 무슨 이벤트 하는것 같네요.
이제 짧지만 아키하바를 뒤로 할 시간입니다.
JR이 아니라 지하철 히비야선을 타야 하는데 입구를 잘못 찾아서 10분정도 주변을 걸어다녔다는건 적당히 넘어가고,
무사히 30분만에 마이하마 도착.
어찌어찌 마이하마는 나름 자주 오고 있다는 느낌인데, 직전에 언제 왔나 찾아보니 벌써 1년이 지나 있더군요. [직전 방문당시 여행기 보기]
올때마다 대신 찍는 저 '디즈니 리조트'에는 대체 언제 가볼 수 있을까, 같은 뻘생각을 하면서 공연장인 마이하마 앰피시어터로 걷기 시작.
길이야 익숙하니 별 걱정이 없는데, 걱정했던 바람은 역시나 얄짤없네요.
지금까지 계속 언급 안하고 있었지만, 아까 코인락커에 백팩 맡길때 가져온 패딩을 백팩에 넣어버리고 온거 이때 제일 후회했습니다.
이동네가 바닷가라 항상 해풍이 심한 데, 날도 그리 월등히 따뜻하지 않았다 보니 말이죠.
내내 바깥에 있진 않았지만 도착한 오후 3시 정도부터 입장이 시작된 오후 4시까지 1시간 정도는 밖에 있었다 보니...
...대체 왜 저는 그 든든한 옷을 코인락커에 고이 모셔둔걸까요. 왜. Why. なぜ.
그건 그거고, 마이하마 앰피시어터 건물 정면의 모습도 한컷.
개인적으로 이 건물은 공연장 구조도 재밌지만 외형도 꽤 멋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쩌다 보니 바로 이어지지만 공연이 끝난 뒤에 보이는 밤의 건물 모습도.
이 이후엔 오후 4시쯤 공연장에 들어가서, 오후 5시부터 공연을 보다 오후 7시 넘어서 공연장 밖으로 나오죠.
공연 자체는 참 재밌었습니다. 조명도 인상깊었고, 언제나처럼의 MC와 음악도 좋았고.
LAWSON premium event 토요사키 아키 360° SPECIAL LIVE 다녀왔습니다 by me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저번주에 적은 공연 감상글을 봐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빨리도 돌아갈 시간.
위 사진은 공연이 끝나고 공연장 밖으로 나온 직후에 찍은 모습입니다.
이번 여정과 같이 한국에 새벽 귀국을 하려면 어쨌든 공연날에 공항으로 돌아가야 하죠.
그렇지 않으면 숙소로 돌아가서 공연 내용도 좀 머릿속에서 정리하고, 이걸 글로 어떻게 적나 같은것도 고민하겠지만 그런거 없습니다.
이날은 옷도 얇게 입고 와서 입장할때보다 더 쌀쌀해진 바람에 나던 생각도 춥다고 움츠러들더군요.
그래도 다행히 디즈니 리조트를 통과하는 마이하마역 연결통로를 통해 역까지 걸어갔습니다. 상대적으로 덜 춥게.
지금까지 여기를 세번인가 와봤지만 이 연결통로를 오늘 처음 발견한건 아차 싶었지만요.
이런 모습의 꽤 활기찬 곳이었습니다.
이런곳이 있는줄 알았으면 좀 비싸다 싶더라도 저녁 먹고 갔을텐데 말이죠.
아무 계획도 없이 눈에 보이는 식당 들어가기엔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해서 그냥 지나만 왔습니다.
다음에 마이하마 올일이 있다면 꼭 한번 느긋하게 돌아보고 싶네요.
금새 마이하마 역에 도착.
마이하마의 경우는 어쩌다 보니 나름 자주 오고 있고, '너무 멀지 않은 다음'에 다시 올 수 있으리라는 확신도 어느정도 있는 곳이라 아쉬움은 덜했습니다.
물론 공연이 끝났다는 아쉬움은 항상 있지만 말이죠. 아예 그 지역을 떠나는 아쉬움은 좀 덜한 곳이라고 해야 하나.
다음에는 바람에도 견딜 수 있는 복장으로 와야겠지요. 언젠가 다시 봅시다.
그리고 저는 하네다 공항 방향으로 달리는 케이요선 열차를 타고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바람아 안녕;
이번 글은 여기까지.
여행기가 착착 정리되고 있습니다.
다음 글은 여행기가 아니지만 말이죠. 물론 여행기는 이번주 내내 이어질 겁니다.
곧 다음 글에서 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