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많이 지났지만, 제가 그렇게까지 부지런한 사람이 아니다 보니 아무래도 메뉴에 제약이 생기더군요.
물론 제품 크기상 제약도 있습니다만, 사전 준비나 뒷정리 때문에라도 '식재료를 익힌' 수준의 조리 이상은 엄두가 잘 안납니다.
그래도 그동안 쌓아둔 사진들이 조금 아까워(?) 간단히 나열해 봤습니다.
참고로 정말 양념 하나 없이 넣고 구우면 끝인 것들만 조리했습니다. 삼겹살, 연어, 감자, 고구마, 소시지.
새삼 참 부지런해야 먹을만한게 나오나 봅니다. 저는 절대 이 이상 못할것 같네요(...)
그래도 46,000원 정도 주고 샀으니 말이죠. 제 선에서는 이정도면 그래도 돈 썩힌건 아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일단 삼겹살. 처음이라 160도에서 20분 조리한걸로 기억합니다. 10분째에 뒤집었고.
프라이팬으로 삼겹살 구우면 주변에 기름 튀고 난리라서 집에서 고기 구워먹지 않은지 한참 됐는데, 이렇게 구우니 그나마 처리가 깔끔하네요.
물론 그 기름과 연기가 어디 가는건 아니라, 굽고 나면 기기 상단의 전열선도 닦아주고 고인 기름 청소하는데도 상당히 고생하긴 했습니다만,
연기만 어떻게 잘 처리하면 그나마 나은 선택지 같군요. 계속 지켜보고 있지 않아도 되는것도 좋고(한번 뒤집어주긴 해야되지만, 그정도야)
..근데, 이렇게 한번 해보니 왠지 에어프라이어에 고기는 굽지 말자고 마음먹고 말았습니다(...)
다음에는 소고기를 사서 구워볼까 하고 있긴 하지만요.
다음은 감자. 160도에서 20분 구웠는데, 감자 크기에 비해 온도가 부족해서 조금 더 잘게 썰어 15분 더 조리했었네요.
저는 말 그대로 구운 감자가 먹고싶은거였는데, 결국 단위가 작아지니 감자튀김급 까진 아니어도 비슷하게 되어버렸습니다.
그래도 그렇게 나온 결과물은 나름 괜찮았습니다. 별 양념도 없는데 휴게소에서 파는 버터감자 느낌이 나더군요.
휴일 점심 간식이었는데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참고로 처음 썰은 감자는 이랬습니다. 이러니 가운데 부분 & 안쪽이 안익더군요.
사실 200도까지 가면 탈줄 알고 온도를 낮춘 대신 시간을 길게 한건데.. 생각처럼 안됐네요. 생각이 짧았습니다.
다음은 연어. 180도에 20분 조리했고 12분째에 한번 뒤집었던걸로 기억.
혹시 조금 두꺼워서 덜익지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한번 뒤집으려고 하는 시점에 이미 노릇노릇하더군요.
지금까지 연어는 생으로 먹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렇게 마트에서 파는 단위 연어 하나 사다가 통채로 구워먹는것도 굉장히 맛있네요.
다만 이번 조리의 경우도 삼겹살 만큼은 아니지만 삼겹살과 비교될만한 양의 기름이 나와서... 역시 뒷정리에 고생하긴 했습니다.
그래도 이정도는 각오하면 해먹을만 하다는 인상.
특히나 고등어 같은 딱 떠오르는 생선구이는 아니지만, 어쨌든 생선이니까요. 생선구이 좋아하는 입장에선 그만이었습니다.
소시지입니다. 180도에 15분 조리한걸로 기억. 7분째인가 한번 뒤집었습니다.
마트에서 소시지 묶음을 할인하길래 사뒀다가 생각난 김에 구워본건데, 물론 그냥도 먹을 수 있지만 굽고 나니 또 격이 다른 맛이 되네요.
기름이 많이 흐르지도 않는데 익혔을때의 맛이 완전히 달라져서.. 술안주나 반찬 아쉬울때 먹으면 되겠다 생각했었습니다.
다만 구입한 소시지가 굉장히 짜서 고생했던 기억은 있네요.
이럴때면 물에 삶아서 먹을걸 싶기도 하지만, 예 그 방법으론 5년 뒤에나 먹어보기로 하겠습니다.
다음은 고구마. 200도에서 20분 조리했습니다. 10분째에 뒤집었구요.
이렇게 조리해서 태우지 않을까 걱정도 했는데, 정말 잘 됐습니다. 사실 여기서 먼저 조리한 감자구이 실패한 이유를 깨달았지요.
다음에 통감자 구입하면 200도에서 한번 조리해봐야겠습니다.
아, 그리고 이렇게 구워졌습니다. 길이 때문에 조금 잘라서 넣은 고구마도, 그냥 넣은 고구마도 골고루 잘 익었더군요.
사실상 한번 뒤집어 주기만 하면 끝이라, 휴일 간식 아쉬울때 좋을것 같습니다.
여담이지만, 밖에서 사온 장작불이나 연탄불에 구운 고구마는 훨씬 맛있지만 껍질을 벗겨 먹어야 하는게 은근 번거로웠는데,
이렇게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하니 껍질만 깨끗하게 씻으면 껍질 채로 먹기도 부담없어서 좋네요.
이번에도 사실상 섬유질이나 줄기가 많은 고구마 끝부분만 빼고 모두 깔끔하게 먹어치웠습니다. 덕분에 정리하기도 더 편하군요.
이번 글은 여기까지.
음식에 있어선 지금보다 더 부지런해지기 힘들것 같은데, 하다못해 간식이나 한 끼 반찬의 퀄리티를 비교적 쉽게 올릴 수 있는 도구라는 생각입니다.
그것도 5만원 정도의 이런 에어프라이어로도 말이죠.
물론 사진 보면 느끼실지 모르겠지만 애초에 작은 제품이긴 합니다. 한번에 조리할 수 있는 양은 생각보다 더 적구요.
이건 고려해서 구입하셔야 하겠습니다.
다음 글은 느긋하게 쉬는날 하루 건너뛰고 오겠습니다. 다음 글에서 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