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권은 화질 쪽은 아니지만 아무튼 미묘한 구석은 약간 있더군요.
뭐 그건 더 아래에서 언급하기로 하고, 계속 보시겠습니다.
본문에는 1920 x 1080 블루레이 캡쳐 이미지 원본 15장과 비트레이트 차트 이미지 한장이 쓰였습니다.
또, 본문 감상을 언급한 다음 드라마CD 감상을 적는 순서로 가겠습니다.
미묘한 구석이라고 앞에서 살짝 '떡밥' 을 던지긴 했습니다만, 사실 P.A.Works社 제작 애니메이션의 블루레이는 마음에 안든적이 없습니다.
그래봤자 꽃피는 첫걸음 TVA 극장판 한권씩, TARI TARI 두권 정도밖에 안사긴 했지만..
물론, 제가 원해서 산거니까 어떻게 보면 당연하긴 한데, 제가 블루레이를 사는 기준이란게 그 안에 들은 특전영상이나 구성품 뿐만 아니라
단순히 '이 영상은 꼭 블루레이급으로(지금 감상할 수 있는 화질보다 더 나은 품질로) 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어도 예약하곤 합니다.
그리고 이 회사 블루레이들은 그렇게 사더라도 기대에 항상 부합하더군요.
뭐 처음부터 이걸 깨달은건 아니고, 이글루스쪽 이웃분의 도움을 좀 받긴 했습니다만 아무튼.
그래서 이번 블루레이 역시 애니플러스를 통해서 TVA를 감상하며 느꼈던 아름다운 풍경들, 히카리나 미우나 일행들이 살고 있는 저 마을을
더 나은 영상으로 보고 싶어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그 기대에 부합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꽃피는 첫걸음이나 TARI TARI를 거치며 알게모르게 품질이 좋은 쪽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그런 맥락에선 이번 블루레이가 정점이라 할수도 있겠습니다.
또, 배경의 작화가 애니플러스 감상 당시때 느꼈던 대로 인상깊어서 보면서 참 뿌듯했습니다.
미술감독이 이런 빛 표현 같은데 신경을 쓰는 사람이라, 육지나 바닷속 모두에서 간간히 보여준 빛의 표현도 상당히 인상깊었구요.
개인적으로 저런식의 빛 표현을 실제 사진촬영도 그렇고 좋아하는 편인데, 그걸 애니메이션에서 보게 되니 말 그대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느낌이 나도록 사진을 찍으려고도 곧잘 하다 보니(실력 때문에 거의 실패하지만;)
제 안에서 '여기는 어딘가에 실존할 것 같다' 라는 착각아닌 착각도 좀 들었던것 같네요.
다만 뭐랄까요.. 배경 작화가 너무 좋다 보니 이런 문제도 보였습니다. 배경 작화와 캐릭터가 서로 한 장면이 아닌것처럼 보이는거지요.
첫번째의 아카리만 해도 카페에 앉아있는게 아니라, 단순히 카페 배경그림 위에 레이어를 올린것처럼 보입니다.
물론 실제 작업을 그렇게 했겠지만.. 작업 결과물은 그런 느낌이 덜 들게 만들어야 된다고 보는데, 모든 부분에서는 아니지만 일부라도 확실히 있었습니다.
이게 정지샷으로 보면 좀 덜한데, 실제 움직이는 영상을 보면 묘한 괴리감이 있더군요.
워낙 배경이 세밀하게 그려져 있다 보니, 그보다는 덜 밀도있는 캐릭터가 배경과 하나가 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게 배경과 캐릭터의 거리가 있으면(배경이 흐리면) 잘 눈에 안띄는데, 배경과 캐릭터가 가까우면 눈에 더 띄는것도 이 탓인듯 하구요.
두번째의 '배끌기' 하는 모습을 보면 그 현상이 아주 두드러지죠. 배경인 배의 모습에 비해 캐릭터가 묘하게 붕 뜹니다.
아, 참 위 이미지는 클릭해서 원본 이미지로 보셔야 됩니다. 지금 보시는 상태는 원본이 아니라서 느끼기 힘드실거에요.
또 이와는 다르게, 원거리는 너무 적당하게 그려놔서 세번째 이미지의 히카리처럼 고품질로 대충 그린 얼굴을 보는 사태도 드물지만 발생하구요.
이정도로 심한건 몇개 안되긴 했지만, 또 간간히 보였기에 이해는 가지만 역시 거슬리긴 했습니다;
그래도 개인적으론 이번 블루레이 5권을 참 좋아하는게, 1쿨(12, 13화) 과 2쿨(14화) 오프닝/엔딩을 한 디스크에서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이것때문에 2쿨째 오프닝 한번 고화질로 보겠다고 덥석 예약한게 이번 5권입니다만,
결과적으론 제가 바랬던것 뿐만 아니라 그 이외의 부분에서도 이런저런 즐거움을 찾을 수 있게 됐네요.
2쿨째 오프닝이 베스트라 생각하지만 1쿨째 오프닝도 참 좋아하는지라, TVA 감상 당시처럼 매번 오프닝 엔딩을 점프하지 않고 감상했습니다.
근데 이렇게까지 적고 이제와서 하기도 뭐한 말 같지만, 이번 권에 수록된 1쿨째 후반부 이야기는 썩 좋아하는 내용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싫어하는 내용은 아니지만, 작품에 있어선 주 캐릭터가 바뀌고(1쿨 -> 2쿨이 되니까) 큰 사건이 터지는 등 중요한 부분이긴 해도
내용이 썩 유쾌하지만은 않기 때문.
TVA 볼 당시엔 13화 끝에 마나카의 행동에 벙- 하면서 엔딩을 본 기억이 납니다. ';;;;;' 이런 느낌으로.
그래도 뭐.. 어쨌든 시각적인 부분과 음향효과, 배경음악 모두 이야기가 하고싶은 바를 확실히 전하려 하는데 훌륭히 기여하고 있으므로..
내용은 조금 마음에 안들지만 팔짱끼고 얼굴표정 굳히면서는 봐 줄수 있는 수준이랄까. 뭐라는건지..(...
그러고보니 13화에는 캐스트 코멘터리도 붙어있습니다. 아카리 역의 나츠카 카오리(名塚佳織), 우로코님 역의 토리우미 코우스케(鳥海浩輔).
이야기는 캐스팅 당시 받은 캐릭터의 느낌이라던가 연기할때 신경썼던 부분, 좋아하는 캐릭터, 작품 전체(5권까지의) 에 관한 느낌 등으로 충실히 이어졌습니다.
간혹 라디오에서 잡담하듯 작품과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를 하는 코멘터리도 간혹 있...는데, 이건 최소한 그런 부류는 아니에요;
일단 5권까지의 내용만을 언급하다 보니(네타바레 자제모드), 뒷이야기를 알면 '아? ㅋㅋㅋ' 할 수 있는 멘트도 있고 그랬습니다. 아무튼 잘 들었네요.
자 그럼 대망의 14화. 2쿨째라 오프닝이 바뀌죠.
제가 이걸 보겠다고 블루레이를 샀다 이겁니다.
2쿨째 오프닝 영상은 참 인상깊단 말이죠.
1쿨째 오프닝도 그랬지만, 개인적으론 이쪽이 더 '잔잔한 내일로부터' 의 이미지를 잘 전달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기엔 후반부의 수라장같은 인간관계(..) 도 한몫 하겠죠. 그 영향을 받았을테니 더한지도.
개인적으론 '잔잔한' 내일로부터 라는 작품의 제목도 꽤 마음에 안들긴 합니다만.. 뭐 여기에 대해서는 개인차가 있을 수 있으니 넘어갑시다.
14화는 13화의 큰 사건에서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의 이야기. 사유와 미우나가 다른 사람이 됐고, 사야마나 치사키도 꽤 분위기가 바뀌었고.
개인적으론 스토리 측면에서 볼때 14화만 수록된건 꽤 애가 타는 측면이 있습니다. 15화도 나름 재미있다 보니 말이죠.
다만 애초에 노린게 2쿨째 오프닝 영상이다 보니, 이건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재차 생각하며 나름의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디스크 한권에 네화씩 넣어주는 경우가 잘.. 아니 아예 없나, 아무튼 그러니까요.
그러고보니 14화도 오디오 코멘터리가 있습니다.
시리즈 오카다 마리(岡田麿里), 감독 하시모토 마사카즈(橋本真英), 프로듀서 츠지 미츠히토(辻充仁), 사회 프로듀서 나가타니 노리유키(永谷敬之) 의 스태프 코멘터리.
true tears 이후 한걸음 나가서 새로운 것을 넣고 싶었다(츠지) 라던가, true tears 에 이은 느낌으로 이야기를 쓰고 싶어서, 그쪽을 생각해 넣은 부분도 있다(오카다)던가
크게 구애받는건 없었지만 전반 히카리의 시점 이야기에서 후반 미우나 시점 이야기로의 변화, 연령이 변하는 상황 같은건 정해져 있었다고(하시모토) 하고,
주변에서 아이들이 몇년 사이에 몰라보게 자라는거 보고, 이런 부분들이 들어가는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던가(오카다)
하는 얘기가 오갔습니다.
근데 후반부터는 true tears나 RDG(Red Data Girl), 꽃피는 첫걸음 처럼 이전 작품들의 예를 들면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어서..
가뜩이나 일어 실력도 부족한데 스탭이 만든 작품에도 밝지 않아 이해하기는 쉽지 않더군요.
특히나 오카다씨 빼곤 다 남자분들이고 제가 목소리와 이름 매칭이 금방 안되는데다 오디오만 나오다 보니 '누가 한 말이지?;' 같은것도 좀 헷갈리긴 했습니다.
근데 뭐.. 이건 제 한계군요, 예; 이쪽으로 배경지식이 있는 분들은 재밌게 들으실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잔잔한 내일로부터 공홈에서도 인터뷰가 한가득 공개중인지라.. 거기서 나온 이야기가 1/3 정도이기도 했습니다.
이 회사 블루레이는 약간은 형식적이 되는 비트레이트 차트.
비디오 평균 비트레이트는 30.88Mbps 정도인데, 보면서 그리 거슬리는 부분은 없었습니다. 먼저 언급한 배경과 캐릭터의 유리감 빼고.
최소한 들어있는 영상을 표현하는데는 부족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구요.
그리고 위에서 음향쪽에 관한 얘기들을 거의 안했는데, 꽤 꼼꼼하게 넣어놨습니다.
마을의 풍경을 비추고 있는데 구석에서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도 들린다던가. 아, 물론 넣어야 되는 소리지만;
아무튼 있어야 할 소리는 빼먹지 않고 잘 넣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배경음악들도 충실히 그 역할을 다 해주고 있고 말이죠.
전에 감상문에도 쓴 것 같은데
작품에 안맞는 배경음악을 넣지는 당연히 않겠지만, 이 작품의 경우는 배경음악이 영상과 더해져 특히나 그 역할을 묵묵히 해주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드라마CD 감상.
첫번째 트랙은 '처음 가는 육지 ~아이들의 여름~(はじめての地上 〜子供たちの夏〜)' 약 24분 분량으로
히카리와 마나카, 카나메와 치사키가 어렸을때를 다루고 있습니다.
히카리는 육지로 나가본 적이 없어서(나머지 셋은 부모님 따라 한번씩 다 다녀옴), 이야기만 듣다가 흥미가 돋은 히카리가 '우리끼리 가자' 며 아이들을 끌고 지상으로 나가죠.
그러면서 어른들의 눈과 우로코님을 피해 나갈 방법을 찾는다던가, 지상에 나가서 히카리가 처음 본 것들(바람, 호흡)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아직 어른들에게 설명을 못들어서 몰랐던 모양인데, 일정 시간이 지나면 태의가 말라서 호흡이 힘들어지는 현상도 경험하구요. 흔한 개구쟁이들의 일상 같은 느낌이랄까.
두번째 트랙은 '우로코님의 연애도장(うろこ様の恋愛道場)' 약 10분 분량.
주인공 네명이 육지의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히카리가 치사키와 마나카 둘과 싸우게 되는데.. 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치사키와 마나카가 육지의 아이들과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한 모양인데, 그걸 히카리한테 했더니 히카리가 '뭐야 너희들 기분나빠' 했다고.
히카리는 본인이 잘못한거 없다고 하는데 이건 너가 잘못했어...
그러면서 카나메와 히카리가 이야기하는 도중에 갑자기 나타난(그리고 엿듣고 있던) 우로코님이 끼어들어 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는 그런 스토리.
히카리가 생각하는 데이트의 모습이라던가 나옵니다. 애니메이션 본편에서도 연애쪽에 관해선 꽤나 보수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그런 부분들도 잘 드러나구요.
세번째 트랙은 '미우나와 사유의 방과후 회의(美海とさゆの放課後会議)' 역시 약 10분 분량.
2쿨째, 즉 미우나와 사유가 중학생일때의 이야기이며, 선배들이나 후배들로부터 주목받는 히카리와 카나메가 인기를 얻지 않도록 소문을 퍼트리자는 사유의 제안으로 시작됩니다.
이 둘이 여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으면 자신들이 변두리로 밀려날거라는 위기감(?)이 깔려 있습니다.
근데, 이런 방안을 생각하면서 나오는 이야기가.. 완전 좋아하는 사람 장점 말하기 대회같은 느낌.
사유도 그렇고 미우나도 그렇고, '카나메는~' '히카리는~' 하는데, '어, 그 이야기 들으면 오히려 인기 올라가지 않나?;' 하면서 급 조작하는 부분들이....
....귀엽습니다...(...
결국 이렇게 조작한 사실들을 칠판에 적어두고 자기네들끼리 '우리가 이렇게 히카리와 카나메를 말할 수 있는건 오랜시간 봐 왔기 때문이야' 라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걸 깨닫는데
마침 잊어버린거 찾으러 온 두사람에게 들켜서 오해를 사는 상황으로 마무리되는게 또 은근 웃깁니다.
아무튼 특전답게 재밌었던 내용.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나와도 재밌을듯한 에피소드인데 역시 영상화되려면 돈이...들테니 이렇게 나왔겠죠...
저처럼 '아름다운 시오시시오, 오시오오시'를 보고 싶으시다면야 후회없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