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휴일 사이에 일본(20일 밤) 과 우리나라(21일 밤)에서 잇달아 최종화가 방영된 소드 아트 온라인II(이하 SAO II)를 마지막까지 감상했습니다.
이번 시리즈는 원작 소설은 일절 손대지 않고 애니메이션만 감상했었네요. 그 덕분인지 뭐 어찌어찌 보긴 한듯.
이번 SAO II는 팬텀 불릿, 캘리버, 마더스 로자리오 이렇게 세 편이 이어 방영됐는데, 마지막 마더스 로자리오편이 본편 같다는 생각이 좀 많이 듭니다.
내용상 이런걸 다 떠나서, 앞의 두 시리즈와 마더스 로자리오의 오프닝 영상 같은것만 봐도 제작진의 편애가 느껴진달까.
실제로 내용 전개상으로도 마지막이 제일 덜 지루했기도 하고 말이죠.
아무튼 작품 보면서 들었던 생각을 좀 정리해볼까 합니다.
저는 소드 아트 온라인II에 해당하는 원작소설은 읽지 않았으니 그쪽으로의(애니메이션 만으로는 알 수 없는 내용) 설명은 불가능하니 참고 바랍니다.
애니메이션에 대한 내용은 나오기에 그쪽으로 내용 유추가 될 수 있으니 애니메이션을 아직 감상하지 않은 분들은 감안해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ソードアート・オンラインⅡ, 2014, ©SAO II Project, A-1 Pictures
[일본어 위키피디아 바로가기, 공식 홈페이지, 애니플러스 작품 페이지]
이번 II의 경우는 지난 1기에서처럼 실제로 죽을수도 있는 게임 안에서 살아남는다던가 하진 않습니다.
전편에서는 죽음의 게임이었던 그 무대에서 이번에는 이것으로 구원받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그 무대'라고 적긴 했지만 작품 내 게임이 다르(SAO -> ALO -> GGO)다는건 일단 중요하지 않고..
1기 전반이었던 아인크라드편에서는 '뇌파를 이용한 게임은 기적에 가까운 현실감을 주지만, 악용되면 이렇게까지도 할 수 있다' 를 보여준 반면
이번 팬텀 불릿과 마더스 로자리오편에서는 '(비슷한걸) 좋은 쪽으로는 이렇게도 사용할 수 있다' 를 보여주는 느낌.
개인적으론 이렇게 뇌파를 이용해 최대한의 체험감을 주는 이런 장비에 대해선 흥미롭다고 생각했고,
SAO 사건 이후 나온 어뮤스피어(너브기어의 보안강화형) 와 같이 '장비가 악용될때를 대비한 안전장치' 만 존재한다면 꼭 써보고 싶다 생각했는데,
작가는 마치 '아인크라드편(악용사례)에서만 끝내기엔 이 장비(어뮤스피어)는 이런것도 가능하다' 를 보여주려는듯 해서 좀 재밌기도 했습니다.
뭐 일단 2기 전체를 본 감상은 그러한데.. 각 파트에 대한 생각은 따로 하기로 하죠.
먼저 팬텀 불릿(ファントム・バレット) 편. 1화부터 14화까지를 할애했습니다.
14.5화도 있지만 이건 총집편이라 새로운 내용은 없었고..
어릴때 겪은 일로 트라우마가 있는 시논이 건 게일 온라인(GGO)이라는 게임으로 트라우마를 극복해가는 내용을 중심으로
게임 내에서 일어나는 현실과 연계된 어떤 살인사건의 전말을 밝히는 키리토의 활약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게임으로 정신과적 증상을 개선하는 일은 그리 드물지 않은걸로 압니다.
근데 이건 대개 의사들이 특별한 목적을 갖고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런 상황의 경우 시논은 우선 병원에 가야 하는게 더 낫지 않을까 싶지만..
일본 의료보험체계는 잘 모르겠으나 비용 문제도 있을거고(혼자 살고 있음) 애초에 이러면 이야기가 되지 않을테니 뭐 어느정도 이해는 해줄 수 있겠네요.
이런 뻘소리 비슷한 내용이야 넘어가고, 내용 자체는 꽤 흥미롭긴 했습니다.
소설은 안읽었어도 이 시리즈의 대략적인 줄거리 같은건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그러면서 흑막은 어떻게 될지, 시논은 자기가 원하던 바를 이룰지 같은거에 신경쓰면서 봤네요.
결국은 흑막도 잡아내고, 시논도 어찌어찌 한발씩 내딛어가며 자신이 원하던 길을 갈 수 있게 된것도 마음에 들었고.
하지만, 이 시리즈 정말 지루합니다.
원작소설에서도 이럴지 어떨지는 제가 안읽어봐서 모르겠는데, TVA의 특성상 정해진 분량까지는 이게 나와야될테니 이해가 안가는건 아니지만
한 화에서의 이야기 진행속도가 너무 느려서 후반에는 정말 지루하단 생각 많이 했습니다.
분명 한 화, 약 20분은 그럭저럭 흘러가는데 돌아보면 내용 진행된게 이거밖에 없네? 같은 느낌으로 내내 보니 어떤때는 시청 자체가 좀 고역이더군요.
그래서 이 시리즈 후반 보면서 그만둘까 생각도 엄청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끝나고 나서 이 부분의 내용을 돌아보면 이야기 자체는 깔끔하게 마무리된거 아닌가 생각하는데,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분량을 너무 길게 잡아 늘어지는 느낌이 들었던건 꽤 아쉽습니다.
그러고보니 간간히들 '게임인데 뭘 그리 목숨걸고 하냐' 같은 이야기 하는 분들도 있었고 저도 그런생각이 안들었던건 아닌데,
이런 부분이야 이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공통된 특성 같은걸로 치기로.
다음은 캘리버편... 인데, 15화부터 18화까지 세 화를 할당받았습니다.
...만, 전 솔직히 이거 왜 넣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시논이 더 나와준건 좋긴 한데.. 별로 파트의 존재 의의를 모르겠네요;
전 번외편 이야기가 왜이렇게 길어 했는데 캘리버편이라고 들어서 놀란 기억만 있네요;
이쪽은 이 이상 언급할건 없을것 같습니다.
마지막이 마더스 로자리오편. 19화부터 24화까지.
지루한 팬텀 불릿과 첨가 이유를 알 수 없었던 캘리버편을 지나서 마더스 로자리오편에 오니, 갑자기 오프닝과 엔딩이 바뀝니다.
흔한 일이죠, 그럴 수 있습니다, 마침 2쿨째로 접어들기도 했고.
근데 마더스 로자리오편도 언뜻 큰 틀에서의 줄거리만은 알고 있었는데... 오프닝 보니 무슨 시리즈 정리 매드무비 같네요.
게다가 오프닝 곡도 좋고 영상 연출도 이거 장난아닌데?!
결국 끝까지 다 보고 나서 내린 결론이 아까 글 처음에 적은 저겁니다. 마더스 로자리오편을 방영하기 위해 앞에 들러리들이 나왔구나..
이번 이야기에서는 불치병에 걸린 유우키의 이야기가 주가 됩니다.
덕분에 이야기 자체는 조금 무거운 편입니다만, 개인적으로 생각한 어뮤스피어의 흥미와 더해져서 이번화는 꽤 인상깊게 남을듯.
사실 제가 앞에서 '(어뮤스피어를) 좋은 쪽으로는 이렇게도 쓸 수 있다' 라고 적었는데,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이 시리즈 때문입니다.
오프닝부터 제작진의 힘이 한가득 묻어나오는 가운데, 이야기 전개도 큰 지루함 없이 이어지니 큰 불만을 표시할 곳이 있을까요.
최소한 저는 그랬습니다.
워낙 앞에서 지루함과 존재 의의를 모를 내용진행에 지쳤다 도착한 종착점이 여기라서 더한 감도 조금은 있습니다만..
각 편별 감상은 대략 이러하고, 공통적으론 음악담당인 카지우라 유키(梶浦由記) 덕분에 전투장면 등 일부 씬에서의 BGM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준듯.
덕분에 이번주와 내년 4월 발매인 SAO II 3, 7권 블루레이 초회판 예약해놨습니다; 이 블루레이들엔 각각 OST1, 2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에잉 어레인지 BGM을 내놓다니... 나쁜 사람...
이번 글은 여기까지.
전 이런 작품을 여기까지 끌고 어떻게 완결시킬지가 제일 궁금하네요.
아무튼 다음 애니메이션 시리즈 글도 적을 날이 오겠죠? SAO 관련 내용은 그때 또 적기로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