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도 슬슬 후반이네요. 이번에는 항상 적는 묵은 숙소 이야기.
'샴푸, 칫솔, 면도기, 유카타, (마시는)차가 없는' 이라고도 적혀있지만, 타월(세수, 샤워용 각각)과 세수용 거품비누 빼고 거의 대부분의 비품이 없는 플랜.
약 4주(2/9 예약, 3/5 숙박) 전에 예약하긴 했는데, 다른날보다 가격대가 약간 높았네요.
평소엔 7,000엔 전후인듯 한데 이날은 7,500엔에 묵었습니다. 물론 아침밥 별도.
모닝커피 정도는 서비스라는데.. 음
아무튼 천천히 보시죠. 아래에는 1200 x 800 사진 14장이 쓰였습니다.
먼저는 나카노 역에서 도보로 약 10분정도 떨어져 있다고 언급했습니다만, 이날은 점심을 먹은 식당에서 출발한 고로 역에서 출발할때와는 풍경이 조금 다릅니다.
그래서 혼란을 드릴까 싶어 식당에서 숙소까지의 거리 사진은 뺐습니다.
그나마 다르다는걸 알고 있는 이유는 숙소에서 나카노 선플라자로 이동할때가 거의 역 가는 루트라..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근데 전체적으론 사람 많은 느낌은 아니었네요.
숙소 바로 앞에도 2차선 도로가 있는데, 어느정도 늦은 시간이 되면 차량 통행도 뜸해지고 말이죠.
밤 10시 넘어서 움직였더니, 사람도 없고 적막해서 괜히 뒤를 돌아보며 오기도 했습니다.
물론 조명 같은건 잘 되어있으니 아예 어두운 환경보다는 나은것 같지만요.
아무튼 점심을 먹고, 오후 3시 40분쯤 체크인하러 숙소에 도착합니다.
오후 3시부터 체크인이 가능했던건 개인적으로 꽤 편리했네요.
공연시간이 오후 6시였는데, 그 전에 미리 숙소에 짐을 내려놓아 몸도 가볍게 하고,
그러면서 씻기도 하고 내일을 위해 짐정리도 미리 해두는 등 자투리 시간을 숙소에서 쓸 수 있었어서 좋았습니다.
물론 공연장까지 걸어서 15분 약간 안걸렸던 점도 유용하다면 유용하지요. 대중교통을 통하지 않고.
그나저나, 숙소 외관은 도착해서 처음 접하게 됐는데, 건물 구조가 꽤 특이합니다.
이미 존재하던 건물들 사이에 자투리 공간을 비집고 지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물론 실제 그런지 안그런지는 모르지만, 제가 이 사진을 찍기 위해 숙소 전경을 봤을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그랬습니다.
덕분인지 프론트도 약간은 가파른 계단을 내려간 지하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 전 남긴 사진들.
좌측은 딱 봐도 입구고, 그 앞에는 숙박 타입별 가격대 정도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우측은 이 숙소에서 운영중인 카페에 관한 안내판과 숙박 타입별 방의 샘플 사진.
카페는 지하 프론트 쪽으로 내려간 뒤 그쪽에 있는 입구를 써야 하는듯 했습니다만, 유심히 보진 않아서 확실하진 않네요;
체크아웃 하는날 아침시간이 15분 정도만 더 여유로웠다면 무료 커피도 마시며 프론트쪽을 더 둘러봤을텐데..
..이번 여행은 별거 안한것 같은 체감과는 별개로 여유롭게 다닌건 공연 관련 일정 뿐이었던것 같네요.
아무래도 직원분들 있는데 대놓고 찍을 용기는 없어서, 카메라 넣고 들어가서는 jalan 예약임을 밝히고 이름 정도 확인한 뒤 체크인했습니다.
결제는 계획대로 JCB 카드로 진행.
다른곳과 좀 달랐던 점이라면, 무조건 영수증을 주지 않고 영수증이 필요한지 물어보는 점 정도일까요. 전 괜찮다고(필요없다고) 해뒀습니다.
이후 열쇠 건네받을땐 간단히 사용법 같은걸 알려주시긴 하더군요.
카드키를 꽂아야 전기가 들어온다는 부분이나, 자동으로 잠기지 않으니 꼭 외출시엔 문을 잠그라는 부분이나.
아, 잠긴 문을 여는 방법도 알려주셨네요. 같은 방법으로 문을 잠글 수 있다고도 하셨고.
이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봅시다.
제 방은 1층이었던지라 한층 올라가는 정도로 방이 있는 층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복도 사진은 좌측에 있지요.
복도 모습만 보면 흔해보이면서도 저가형 숙소도 떠올라 안좋은 생각도 살짝 들었습니다. 물론 이때까지는 외형만 보고 든 첫인상 같은 느낌이었죠.
들어갑니다.
싱글 룸은 이런 느낌.
첫인상은 솔직히 좀 좁게 느껴졌는데, 방을 둘러보며 좁다는 인상은 좀 사라졌습니다.
아무래도 혼자구요. 이정도면 오히려 넓게 느껴지기도 하지요.
다만 바닥에 캐리어 펼쳐서 짐 정리하려고 하니 왔다갔다하기 불편할것 같아 침대 위로 캐리어를 들어 옮긴건 생각납니다.
조금 부피있는 무언가를 펼치려 하면 방의 크기라고나 할까요, 그런게 와닿는 느낌.
그리고 비품 없는 플랜이긴 한데, 뭐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TV나 드라이어, 냉장고 같은 기본적인 전자제품은 비치되어 있습니다.
욕실에 비누가 없다던가, 세수할때 면도기가 없어서 불편한... 뭔가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는데 '아 이게 없으니 이렇게 불편하구나' 를 느껴볼 수 있는 플랜이랄까.
물론 자기가 챙겨 오면 됩니다. 전 그 고려를 잘 못한것 뿐이겠죠.
더불어 침대의 이불은 머리쪽과 왼쪽의 침대 바깥쪽만 트여있고 발과 벽쪽은 고정되어 있습니다.
근데 정리의 편의성 등등으로 이런곳 은근 많죠.
안에 들은 담요는 따뜻해서 쌀쌀한 감이 있던 이날 일본의 밤은 무사히 넘겼네요.
그리고 입구쪽에 있는 저곳에 카드키를 꽂으면 방안 전기가 들어옵니다.
반대로 카드키를 제거하면 10초 정도 뒤에 방안 전기가 차단되더군요. 카드키 빼고 여유가 있어 좋았습니다. 아니 뭐 이건 별로 상관 없지만..
참, 이제 생각났는데 외출시에는 키를 프론트에 맡기고 나갑니다.
위에 안적은것 같은데, 이 부분도 체크인시 열쇠 건네받을때 말해주시더군요.
외출하고 돌아올때 열쇠 편하게 찾으려면 영수증 받아뒀다 쓰셔도 될텐데, 전 그냥 방 번호 정도만 말씀드리고 들어왔습니다.
여기는 입구쪽에 있는 책상.
그나마 제일 눈에 띄었던건 책상위에 설치된 전기레인지 정도일까요. 대개는 전기 주전자가 놓여있던데, 여긴 금속제 컵에 전기레인지 조합.
개인적으론 이런 차 티백(+전기주전자)은 거의 안쓰기도 하고, 이번 숙박에서는 특히 플랜 덕분에 차 티백도 빠져있었으니 더더욱 쓸일은 없었습니다.
그냥 단순히 전기레인지의 존재 정도가 빛났다는 느낌이랄지.
그 외엔 TV, 스탠드, 페브리즈, 메모지/볼펜, 설문지 등등 평범한 구성.
참, 별로 장점 같은건 아니었는데.. 유난히 방안에 110V 벽면 콘센트가 많았던 느낌. 한 다섯군데는 있었을겁니다.
군데군데 있어서 편하긴 했습니다만, 이정도로 많이 눈에 띄었던곳도 별로 없었던것 같은데 좀 별일이군요.
한편, 이번 여행에서 제일 놀란건 저 세면대의 위치. 이렇게 문 밖으로 바로 보이게 놓여있을줄은 몰랐는데, 처음 보고 헛웃음이 막 나오더군요.
하루 생활해본 감상으론, 느낌이 이상해서 그렇지 문을 건너지 않아도 손이나 얼굴을 씻을 수 있으니 오히려 편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주 조금 거슬렸던건, 상수도가 아니라 펌프를 쓰는지(세면대 아래에 물탱크 같은것도 보이고)세면대에서 물을 사용하면 작게 모터 작동음 같은게 나는 정도?
재밌는건 이 작동음은 아침시간에 너도나도 씻기 시작하면 벽쪽에서도 간간히 들립니다.
참, 저 세면대에 있는 통은 세정제입니다. 지하철이나 휴게소 화장실에나 있을법한 꾹 누르면 거품 밀려나오는 녀석.
비누보다는 같은 세정력을 얻기 위해 해야하는 일이 조금 더 많지만(두번 세번 짜야 하고) 비품 없는 플랜이라 그런지 괜히 더 반갑더군요.
화장실의 경우는 평범한 모양새.
다만 외부와 맞닿는 창문이 있고 벽이 위치하기 때문에 바깥 기온이 어느정도 느껴지는 감이 있습니다.
요컨대 밖이 쌀쌀하면 덩달아 쌀쌀해지는 그런거죠.
지금까지는 대개 화장실에 창문이 없거나 했던지라, 이런거 보면서 약간은 가정집 같다고 느끼기도 했습니다. 숙소같지 않고 말이죠.
굳이 따지자면 별로 좋은 의미는 아니겠네요.
저는 플랜에 의거 화장실엔 수건 말고 아무것도 없었어서, 밤엔 적당히 몸만 담그고 나왔습니다.
조금 불편하긴 했는데, 이건 못챙긴 제 탓이죠.
아, 여기선 약해보이는 벽이 참 눈에 띄더군요.
일단 침실쪽은 어느정도 튼실해보이는(느낌상 콘크리트는 아닌듯 함) 재료를 썼는데, 화장실쪽 벽은 플라스틱 느낌이 팍팍 납니다.
덕분에 샤워기를 쓰면 필연적으로 호스가 부딪히는데, 이 소리가 꽤 요란하게 나더군요.
게다가 아침에 사람들이 씻을 시간이면, 다른 방 샤워기 호스 부딛히는 소리가 작지 않게 들립니다.
'옆방 사람 머리감고 있구만' 같은걸 어느정도 유추 가능할 정도로.
벽 하니 말인데 관련되서 다른 에피소드도 있었습니다.
제가 오후 4시경 체크인하고 얼마 안됐을 무렵, 옆방으로 예상되는 곳에 어느 남녀가 묵었습니다.
근데 대화가 활발하기도 했지만, 이 소리가 생각보다 꽤 거슬릴 만큼 들려오더군요.
이날은 전체적으로 바빴고, 다음날 오전 일정 때문에 크게 작업할 여유가 없었긴 한데, 나름대로 하던 정리작업 했으면 꽤 거슬렸을듯.
밤에는 더 조용하고, 덕분에 대화 같은 잡소리가 더 크게 들릴텐데
같이 묵은 사람들이 잘 시간 즈음엔 조용했으니 망정이지, 잘못 걸렸으면 고생좀 했겠습니다.
방 모양만 그럴듯하지 방음은 퍼스트캐빈 같은 캡슐호텔급 숙소보다 다소 나은 수준이지 않나 싶습니다.
아, 퍼스트캐빈이라는 숙소는 이런 곳입니다. 방음이 거의 없다시피 하죠.
아무튼 참... 뭐랄까, 비품 없다곤 해도 이 가격에 이렇게 묵어야 되나.. 싶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론 공연장과도 가까웠고, 다행히 잠도 잘 잤지만.. 전자는 노리고 묵었다지만 후자는 운이 좋았다는게 더 맞는 표현일것 같네요.
신주쿠역 주변에서 묵을까 하다가 지하철 타고 왔다갔다 하는게 조금 번거로울것 같아서 도보로 왔다갔다할 수 있는 곳을 고른거였는데,
일부 비품이 없어 비교적 저렴하다는 플렌에도 7,500엔을 냈고 과연 이 금액에 묵을만한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럴거면 차라리 신주쿠 왔다갔다하는게 나았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드네요.
물론 신주쿠쪽 숙소 가격을 안찾아봐서 금액대에 따라선 이야기 성립이 안될지도 모르겠지만, 이정도일줄은 몰랐습니다.
아무튼 저처럼 자거나 무언가 정리해야 하는데 소리가 큰 영향을 주는 사람들은 많이 불리할 장소 같았습니다.
단순히 숙소와 가까운 거리만을 가지고 무마하기엔 미묘했던 느낌이네요.
이번 글은 여기까지.
추후 비슷한 기회가 생겼을때 갈지 안갈지 정할 수 있는 데이터를 미리 얻었다- 하고 생각하렵니다.
다음은 드디어 여행기의 마지막. 그럼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