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2일차지만 본격적인 움직임은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일단 해수욕 시즌은 아니지만 해운대도 돌고, 유명한 부산 어묵도 먹어보고.
3월 초에 해수욕장이라니 좀 이상하게 들리실지도 모르겠지만, 해수욕보다는 사람이 덜 있는 해수욕장 보는걸 좋아하는지라.
사실 갑자기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와 그쪽 일을 봐주기도 했고 말이죠; 계획이 없는 시간대에 왔으니 다행이었지만.
아래에는 1200 x 800 사진 38장이 사용됐습니다. 참고하시고,
-- 목 차 --
본문에는 나눠져 있지 않지만, 이동 편의상 타이틀에 어울리는 내용이 시작하는 부분으로 이동하실 수 있게 해 보았습니다.
누르시면 바로 이동합니다.
5. 숙소에서의 아침
6. 해운대로 가는 길
7. 점심먹기 전까지
8. 고래사 어묵
9. 해운대 해수욕장 주변 산책
전날 새벽 3시 넘어서까지 뒤척이긴 했습니다만, 피곤하다고 다음날 늦잠을 자기엔 당장 호텔 조식 마감시간(오전 9시 30분)부터 마음에 걸렸습니다.
덕분에 알람 맞춰둔 대로 8시 20분쯤 일어났군요.
층도 18층이고, 위치도 딱 바다 방향이라 호기심에 열어본 창문 밖은 아주 눈부셨습니다.
일단 카메라에는 이렇게 그럴듯한 경치가 잡혔지만, 강한 빛을 잘 버티지 못하다 보니 저는 사진찍는 동안 눈부셔서 혼났네요;
아무튼 밍기적거리다가는 밥을 못먹으니 얼른 씻고 내려가 봅시다.
제가 이곳 토요코인에 묵은 것은 익숙하고 또 믿음직한 시설도 그랬지만 이 조식에도 이유가 있으니까요.
근데 그렇게 말한것치고는 굉장히 초라하다 느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평소 아침을 빵과 선식 정도로 끝내는 사람이라(이게 거의 3년쯤 굳어진 습관) 이정도면 많이 먹은 축입니다.
카레가 있어서 밥도 좀 더 얹었더니 토스트와 미트볼, 햄과 오렌지 주스, 된장국과 카레가 뒤섞인 굉장히 이상한 아침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한층 더 괴랄하군요;
그래도 이렇게 일본과 똑같은 체인의 호텔에서 그 모앙대로 밥을 먹고 있으니 역시나 조금 일본 온 느낌이 납니다.
실제 옆자리에 일본에서 온 분들이 대화를 하고 있었기에 조금 더 진짜같았을지도 모르겠고.
체크아웃 시간인 10시가 넘으면 가산금을 물어야 하니까, 간단히 밥 먹고 올라가 체크아웃 준비도 했습니다.
9시 50분쯤 객실을 빠져나와 이렇게 프론트를 거쳐 건물을 빠져나오니 10시가 약간 안된 시간이 되더군요.
아마 다음에는 부산역에 가까이 붙어있는 부산역1 토요코인을 쓰겠지만, 다시 올때까지 안녕.
토요코인을 등지고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걸어가기 시작합니다.
걸어가다 본 부산우유 광고판.
어제 숙소로 걸어가면서도 봤는데, 이 부산우유에는 뭔가 반가우면서도 반갑지 않은 그런게 있습니다.
제가 부산우유를 처음 보고 먹게 된게 경남 진주에 있는 공군 훈련소(공군교육사령부)였기 때문이었죠.
'부산에서도 우유가 나오네?!' 했던게 당시 감상이었는데, 지금은 이마트 노브랜드 우유하고도 제휴하고 있는것 같고(실제 제조원에 적힌걸 봄) 널리 퍼져있는 모양.
그래도 원체 처음 본게 군대다 보니 군대 생각이 먼저 납니다.
아무튼 갈길이나 가 보죠.
부산역으로 걸어가다 보니 차이나타운 비슷한 거리도 보였습니다만, 당시는 오전 10시였기 때문인지 뭔가 휑하더군요.
사실 평일 오전 10시라는 시간적 조건도 그랬겠지만, 최근 행해지고 있는 중국의 사드 보복 영향도 없진 않겠지요.
맞은편에 내일 돌아갈때 들를 부산역도 보입니다만, 애써 무시하고 지하철역으로 내려갑니다.
여기까지 오고 깨달았는데, 아까 토요코인에서 이곳 부산역이 아니라 직전 역인 중앙역으로 갔으면 더 가깝겠더군요. 예 이미 늦은 깨달음입니다만;
지하철 앱을 부산으로 옵션 변경하고 역사로 내려오니 눈앞에서 열차가 지나갑니다.
뭐 이런 징크스는 출근시간부터 다양하게 뒷통수를 치니까 그러려니 합니다.
환승이 처음이라 1, 3호선 환승역인 연산역에서는 반대편 플렛폼으로 내려가기도 하고 그랬는데, 딱히 서두르고 있진 않다 보니 투덜거리며 반대편으로 돌아오는 선에서 잘 해결봤구요.
자, 그리고 50분인가 걸려 지하철을 타고 도착한 곳은 해운대역.
3년 전 처음 부산에 갔을 때는 일단 메가박스 해운대점을 가기 위한 여정이었던지라 여기 오긴 했는데[당시 글 보기],
당시엔 메가박스에서 라이브뷰잉 끝나고 용호동쪽에 있는 Airbnb 숙소로 갔었으니 해운대를 볼 기회는 전혀 없었네요.
그리고 이제야 해운대를 제대로 둘러보게 된겁니다. 오래 걸렸네요, 3년이면.
해운대역 1번출구로 나와서 쭉 걷다가 횡단보도 건너기 전 발견한 건너편의 버스정류장.
일단 '시외버스' 라고 적혀 있으니까 버스 터미널 같긴 한데... 전 뒷면이 안보이니까 당시에는 '현재 쓰지 않는 구 건물인가보다' 했었습니다.
지금 찾아보니 쓰는 건물인 모양이네요.
메가박스 해운대가 입점한 스펀지몰 건물.
메가박스 해운대는 오는 15일까지만 영업한다는 공지를 한 상태이니, 다음에 올때는 저 마크를 못보겠군요.
3년 전에 라이브뷰잉까지 보러 왔는데 그렇게 생각하니 새삼 아쉽습니다.
그 옆으로 틀어서 터벅터벅 걷다 보니 아파트단지도 보이고, 상가도 보이고, 구청도 보이고..
사실 이쪽에 우리은행 지점이 하나 있어서 거기 들르려고 이러고 있습니다.
여행중에 그게 무슨..?! 이라고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OTP를 교체해야 하는데 잊어버리겠더군요;
마침 여행온 날이 평일이고(화요일) 해외가 아니다 보니 들른 김에 해결하려 한겁니다.
그리고 무사히 교체. 20분 정도 걸렸습니다.
그 사이에 회사에서 급한 전화도 걸려오고 해서 이것저것 하고 나니 금방 점심시간(정오)이 되더군요. 아까 11시 조금 넘어서 도착했었으니까 한시간 가량 지난거지요.
오기 전에는 점심먹기 전까지 뭘 해야 하나 무진장 고민했던 기억이 나는데, 이렇게 간단히 해결볼줄이야!(....)
아무튼 점심은 어묵을 먹기로 했으니 그곳까지 걸어가 봅시다.
해운대 해수욕장으로 가는 도로 쪽으로 빠져나오다 보니 전통시장 입구도 보이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메인 도로는 해수욕철을 앞두고 환경 개선공사가 한창이더군요. 덕분에 솔직히 다니기는 불편했습니다.
그래도 이날 제가 가려던 고래사 어묵 건물은 아주 눈에 잘 띄더군요.
고래사 어묵[홈페이지]은 1963년부터 영업하고 있는 부산의 대표적인 어묵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이곳 해운대점은 어묵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2층)과 함께, 매장에서 판매하는 어묵들을 제과점처럼 매장에서 직접 데워 먹을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아직 부산에서 어묵을 먹어본적은 없었기에 점심을 이곳에서 해결하려고 오게 됐지요.
매장에 들어가면 이렇게 기름종이를 깔고 매장에 있는 어묵을 담을 수 있는 집게나 트레이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물론 한켠에는 진공포장되어 들고갈 수 있는 어묵도 판매하고 있지만, 제 목적은 일단 그쪽이 아니니 트레이를 들고 한바퀴 돌았죠.
그랬더니 오른쪽과 같이 다양한 어묵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저게 도합 12,500원이었던가..
이걸 매장 한켠에 있는 공간에 가서 전자레인지에 넣고 데워서 바로 먹을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직원분한테 물어보니 어묵 국물 정도는 그냥 주시더군요. 음료라도 하나 주문할까 했는데 이것도 좋았습니다.
아무튼 이날 제대로 된 부산 어묵은 처음 먹어봤다고 생각하는데,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뭐랄까, 일단 씹을때의 느낌부터가 다르더군요. 이마트 같은데서 팔았던 '부산어묵' 들과 다르게 좀 단단한 묵을 씹는 느낌이었달까.
한입 베어물고 나서 씹을때도 뭔가 질겅질겅 씹는 느낌이 아닌것도 좋았구요.
게다가 이곳의 어묵들은 굉장히 다양한 재료들을 첨가해서 만들어져 있습니다.
야채를 넣은 어묵도 있고, 가운데 통 소시지가 들어간 어묵도 있고, 김말이 어묵에 깻잎말이 어묵에, 해산물 들어간 어묵에, 파프리카 들어간 어묵에.
사실 점심으로 '어묵을 먹자' 라고 하긴 했는데 과연 그게 될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결과적으론 성공이었습니다.
단순히 국 끓여먹을때 건더기 수준으로 넣는 느낌이었던 어묵에 대한 편견이 많이 깨졌습니다.
덕분에 거하게 먹고 나서 집으로 돌아가 먹을 진공포장된 어묵을 몇개 구입하게 되네요.
꽤 맛있었습니다.
좀 덤덤할수도 있는 맛인데, 이런걸 먹고 나면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파는 그런 어묵을 먹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거하게 먹었으니 이제는 해운대 해수욕장을 둘러봅시다. 해수욕 하러 가는건 아니지만, 둘러볼 가치는 있겠지요.
오히려 해수욕 시즌에는 주변 사진 찍다가 변태로 오해받을수도 있으니까 사진찍기는 사람이 별로 없는 지금이 나을 겁니다.
처음 와본 해운대 해수욕장을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역시 '넓다' 였습니다.
여기가 이제 해수욕 시즌이 되면 꽉 찬다 이말이죠, 상상만 해도 끔찍(?)하군요.
제 경우는 동해안이 고향이다 보니 모래가 좀 곱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근래 안가본지가 좀 오래되어서 비교할만한 자료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둘러보면, 갈매기가 굉장히 많습니다.
굉장히...랄까, 이쯤 많으면 좀 무섭다는 생각도 들지요.
늠름한 갈매기들 사이로 자연스럽게 비둘기 같은것도 섞여있지만, 뭐 모르는척 해줍시다.
아직까지는 해수욕 시즌이 아니다 보니 사람보다 갈매기가 압도적으로 많더군요.
그래도 재밌는 풍경은 생기는데, 그거 무엇인고 하면..
바로 인간이 휘두르는 절대권력, 새우깡.
주변에 과자 한봉지 들고있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은 모든 갈매기를 휘어잡는 절대권력을 손에 넣게 됩니다.
사진의 저분은 이따가 백사장 바깥쪽까지 걸어가시는데, 저 갈매기 무리가 다 따라가더군요.
근데 이게 나쁘지 않은 Win-Win 전략인게, 갈매기는 먹을걸 얻을 수 있고, 사람들은 갈매기를 통제할 수 있다는 희열을 맛볼 수 있습니다.
저처럼 주변에서 사진찍는 사람들은 이렇게 재밌는 사진도 찍을 수 있구요.
아아... 참 평온한 세상입니다.
덕분에 백사장에선 이런 갈매기들의 흔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갈매기 발자국이 귀여워서, 그 발자국이 잔뜩 새겨진 바닥이 그렇게 웃길수가 없더군요.
그 와중에 저기 갈매기 아닌것도 보이지만, 뭐 넘어가줍시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근데 참 갈매기도 대단한게, 저렇게 누가 과자 준다고 서있으니까 무슨 헬리콥터처럼 날개를 퍼덕이면서 제자리에 머물더군요;
하도 신기해서 어떻게 좀 찍어보려 했는데, 실패해서 저렇게 우르르 몰려있는 사진만 있지만.. 그런 자연의 역동적인 모습을 보는것도 흥미로운 일이었습니다.
다음 계획장소가 있다 보니 해운대 백사장을 따라 동쪽으로 걷던 길.
해운대 백사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카메라 거치대를 설치해 놨더군요.
저 위에는 스마트폰을 끼울 수 있도록 고무가 달려 있었습니다. 생각 참 잘했다 감탄하며 찍은 것이 오른쪽 사진의 거치대;
걸어가다 보니 스타벅스(스타벅스 팔래드시즈점)도 보입니다.
저번에 모 이벤트에서 받은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쿠폰이 생각나서, 스마트폰이나 충전할까 싶어 잠시 들렀지요.
이렇게 2층 스타벅스에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것도 신선한 일이네요.
스마트폰 충전을 핑계댔지만, 다리도 달래고, 아까 교체한 OTP도 타 은행에 등록하고 하면서 한시간을 훌쩍 지나보냈습니다.
평일인데다 한가한 곳(해수욕 시즌이 아닌 해운대)의 스타벅스라서 그런지, 커피 주문해서 자는 사람도 있고, 기사를 준비하는 기자분도 계셨고..
언제나 카페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은 다양하지만 이날도 지금까지 봤던 부류와는 완전히 다른 부류의 사람들이라 재밌었습니다;
자, 이제 더 동쪽으로 이동해서 다음 계획장소로 가야겠지요.
계획은 느긋하게 짰지만 계획에서 너무 벗어나면 나중에 골치아프니까요.
다시 백사장을 따라 걸어봅니다.
이번 글은 여기까지.
역시 그동네에서 유명한건 그동네에서 먹어야 하나봅니다.
그나마 본문에 있는 고래사 어묵은 수도권에도 분점이 있는것 같긴 했습니다만. 생각나면 전 분점을 가야겠네요.
아무튼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