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은 부산에 도착해 잠만 잤으니까 실질적으론 이날이 첫날이고 그 후반에 했던 일을 다룬다는 느낌입니다만, 아무튼 둘째날 후반 이야기입니다.
철길 좀 걷다가 간만에 치킨집에서 치킨 한마리 사다 숙소 와서 먹으며 쉬는 정도군요.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족발 같은걸 먹었어도 괜찮았을것 같지만 그건 뭐 다음에 가서 해도 될것 같고..
-- 목 차 --
본문에는 나눠져 있지 않지만, 이동 편의상 타이틀에 어울리는 내용이 시작하는 부분으로 이동하실 수 있게 해 보았습니다.
누르시면 바로 이동합니다.
10. 미포철길까지 가는 길(해운대 해안도로)
11. 미포철길 - 철길을 걷다
12. 남포동으로 가는 길
13. 부산 거인통닭
14. 숙소까지 가는 길
15. 숙소에서
스타벅스에서 스마트폰 배터리의 잔량의 거의 다 채워진걸 확인할 즈음, 슬슬 다음 계획장소로 움직여야 할 시간인 것도 깨달았습니다.
이제 스타벅스를 빠져나와서 동쪽으로 걸을 시간이군요. 해운대 해안선을 따라 걸을테니 딱히 지도를 볼 필요도 없겠습니다.
나중이 이러다가 옆으로 꺾어야 하는 골목을 지나쳐 5분정도 되돌아 걷긴 합니다만 그 이야기는 넘어가도록 하고;
조금은 옅게도 느껴지는 바닷바람, 쳐다보기만 해도 베일듯 각진 건물들, 수많은 배.
이런 풍경들을 보며 하염없이 걸었습니다.
이렇게 바닷가쪽 사진을 좀 찍고 있으니, 뒤에서 고양이 소리가 시끄럽더군요.
근데 눈이 부셔서 사진을 잘못 찍어 여러번 다시 찍고 있는 한 10분 사이에도 소리가 잦아들질 않더군요.
사람이 보기에는, 유난히 시끄러웠던 흰 고양이가 누런 고양이를 꾸짖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만(듣는 쪽은 지껄이거나 말거나 같지만)
자세한 사정은 저들만이 알고 있겠죠.
이동네 고양이들은 근처에 사람 가까이 오는것도 익숙해져 있는지,
나름 가까이 접근해서 줌을 당겨 촬영하는 동안에도, 그 사진찍는 저를 구경하는 뱃사람들이 두세사람 더 왔을때도 이쪽으로 고개 한번 안돌리더군요.
대체 무슨 사정인걸까요. 사실 이쯤 되면 가서 물어볼수라도 있었으면 싶습니다. 안되겠지만.
아무튼 계속 걸어갑니다.
아까 본 건물들이나 배는 사라졌지만, 바닷바람과 파도치는 모습만 봐도 제대로 바다가 느껴지네요.
그리고 GPS로 몇번씩 위치를 확인을 하며 걸어올라오면, 이렇게 관광지 입구같지 않은 길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제가 걸어오던 길에서 언덕을 올라오면 공영주차장이 보이는데, 그 공영주차장의 한쪽 구석에 난 길로 올라와야 이런 입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철조망이 주욱 쳐져 있길래 '입구가 반대인가;;' 하고 허탈해했는데, 조금 두리번거리다 보니 이렇게 입구가 나무에 가려져서 안보이는것 뿐이더군요;
낭패좀 볼뻔 했습니다. 반대편 입구까지 가려면 꽤 먼 길을 돌아가야 했거든요.
..저 좁은 개구멍(?)으로 올라가면,
이런 철길이 보입니다.
글 적으려고 좀 찾다 보니 2016년 12월 말일자로 부산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관광 공원화[한국일보] 하는 기사가 보이는거 보면(본문에는 2018년 7월 완료라고 되어있음)
아직 본격적인 관광시설이 들어서기 전 단계인 모양입니다만, 아무튼 여기는 미포철길. 사람이 걸을 수 있는 철도 노선입니다.
저 기사 들어가 보시면 폐선 구간의 길이가 어느정도인지도 가늠해 보실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길더군요.
특히나 제가 들어온 부분은 전체 구간에서 시작부분 1/4 정도 지점을 생략하고 들어왔기 때문에, 도착할때 즈음 세워져 있던 팻말의 폐선 길이를 보고 좀 놀라기도 했네요.
일단 제가 있는 곳은 위 빨간 박스쪽.
여기서부터 지도에는 표시되어 있지 않은 구 선로를 따라 오른쪽에 바짝 붙어있는 청사포까지 걸어가게 됩니다.
위 캡쳐 이미지는 다음 지도의 것을 사용했는데, 지도 모드에서는 안나오지만 이렇게 스카이뷰 모드로 전환하면 원래 깔려있던 철길의 모습을 볼 수 있더군요.
저 빨간 박스부터 청사포까지 이어져 있는 철로를 걸었습니다.
이건 청사포에 가까워져 발견한 관광안내판.
제가 아까 들어간 곳은 '미포 건널목' 과 빨간색 박스(아마 '현위치'라고 적혀있을) 사이의 40% 정도 지점입니다. 미포 건널목에서 40% 지점.
뭐 이렇게 이야기하면 감은 잘 안오실테니까 아무튼 제가 걸어가기 시작한 곳이 시작점이 아니란것만 기억해 주시길;
이제야 좀 납득이 가는데, 먼저 언급했듯 관광 편의시설은 2018년 중순까지 들어올 예정이기 때문에 하다못해 화장실도 하나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여기가 관광지라는건 이 플랜카드 보고 알았네요.
아직까지는 쓰레기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는데, 제대로 개발되기 전까지는 이렇게 깔끔하게 유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근데 뭐랄까 여러가지 의미로 신선한 느낌은 있었습니다.
철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호텔이나 바다가 보이는데, 이렇게 왼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호텔과 아파트가 보이고 말이죠.
바로 앞에 있는 주택은 사람이 사는지 도로명주소 안내판이나 개들도 있더군요.
앞으로도 계속 여기 남아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올라오고 나서 좀 주변을 둘러봤지만, 이 다음부터는 무작정 앞으로 걸었습니다.
적당히 다리가 너무 아프지 않을 정도까지 걷는 거리를 조정할 계획만 있었으니
사진도 찍고, 철도 버팀목을 징검다리 삼아 걷기도 하고, 옆으로 시선을 돌려 해안가도 바라보며 아주 느긋하게 걸었네요.
일단 철길이다 보니 당연히 터널도 있습니다. 열차에 타지 않고 걸어보는건 아무래도 처음이다 보니 신선함도 그렇지만 일단 재밌더군요.
기차가 된 기분...이라면 좀 이상하고; 터널을 통과할 때 천장을 봐도 열차의 천장이 아니라 터널의 천장이 보이는 즐거움?
마침 웨딩 촬영도 한창이었구요. 그럴만한 장소죠. 주변 풍경도 좋았고, 재밌었습니다.
체감상 15분 정도 걷다보니 이번엔 나무들이 잔뜩 나옵니다.
지자체 네이밍 센스를 상상해보면 '웰빙숲 산책길' 같은걸 붙혀둘것 같은, 사람도 별로 없고 공기는 맑은 그런 길이었습니다.
일단 흙에 묻혀 있긴 하지만 철길이고(....)
근데 사실 걸어가면서 '여기 여름에 오면 벌레 엄청나겠다' 같은 생각도 같이 들더군요.
관광지로 꾸미게 되면 여기에 거대한 모기장 터널을 만들어야 하는거 아닌가 싶고 말이죠;
아, 참 먼저 첨부한 이 사진은 이 시점에 찍었습니다.
좀 걸었다 싶긴 했는데 역시 은근 많이 왔더군요.
사실 좀 정처없이 걸었는데, 폰의 지도앱에서 본 청사포로 1차 목적지를 정하고 이 안내판을 확인하고 청사포까지 가는걸 확정한 모양새.
아무튼 걸어봅시다. 조금만 더 가면 나올것 같군요.
여기서 버스타고 다음 장소로 갈 생각이니까 이제부터는 조금 다리에 힘을 주죠.
조금 더 걸으니 이렇게 나무와 숲이 사라지고 마을이 보입니다.
간만에 좀 걸었는데, 이제부터 버스타고 갈 생각을 하니 즐겁네요 예(....)
아까 지도앱이나 안내판에서 청사포가 항포구인건 확인했지만, 이렇게 바닷동네 느낌이 물씬 납니다.
그 느낌을 의심할까(?) 이렇게 온 사방에서 미역까지 말리고 계시더군요.
진짜 온사방이 미역판.
덕분에 바다에 가까이 가지 않고도 바다 내음을 한가득 안고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원래 바닷가 가까이 갈 생각이 없었다 보니 좀 선물받은 느낌도 들구요.
이제 기다리고 기다리던 버스 탑승 시간입니다. 이 버스를 타고 조금 밖으로 나가서, 급행버스로 갈아탈 예정입니다.
마을버스 정류장이 좀 뜬금없는 위치에 세워져 있던게 재밌어서 타기전에 한컷.
이 사진 찍고 잘 찍혔나 확인하고 있는데 소형 버스 한대가 다가와서 얼른 탔습니다.
근데 이동네 마을버스, 아무래도 특이했습니다.
버스가 빨리 이동해서 그런지 한두정거장씩 정거장의 안내방송도 건너뛰고,
제가 내리려던 정류장을 지나친것 같아 다음에라도 내려 갈아타려고 벨을 눌렀더니, 제 옆에 다른 사람이 내리려 일어나기 전까지 세정거장을 벨이 눌린 상태로 주파하시더군요.
덕분에 네정거장 정도를 지나서 내리게 되었습니다.
마을버스였기에 정류장 간격이 좁은건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뭐랄까, 내리고 나니 아무 생각도 안나더군요.
물론 해외에서도 그렇고, 이렇게 버스를 잘못 타서 엉뚱한 곳으로 오는 경우는 왕왕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는 버스가 워낙 자유롭게(?) 운행해서 당황 반, 다음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기 싫어 반 뭐 이런 감정이었네요;
맞은편에 편의점이 보이길래 음료 하나 사서 가방 옆에 꽂고, 갈아탈 정류장까지 걸어갑니다.
전 해외나 국내나 여행다닐때는 지도앱 없이 못다니겠네요; 아이고
이럴때 아니면 언제 이동네 아파트단지를 다 걸어보겠습니까.
조금 쌀쌀한 감이 있었던지라 안그래도 빠른 걸음이 1.5배는 더 빨랐던듯.
다만 그 덕분에 작은 도서관을 발견하는 즐거움 같은건 있었네요.
그리고 무사히 다음 목적지까지 가는 급행버스를 탔습니다. 1003번을 타고 남포동까지 갈 예정.
당시 시간이 화요일 오후 4시 40분이니까 출퇴근길 정체는 감안했었는데, 역시나 꽤 밀리더군요.
결과적으론 지도앱에서 표시되었던 소요시간만큼 걸린게 신기할 정도인데, 덕분에 사진좀 찍다가 졸기도 하고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회사에서 전화가 와서 살짝 그거 봐드리기도 하고.
계속 밀리기만 하더니 동구에 진입하면서 좀 달렸던것 같군요.
아무튼 예상했던 대로 남포동BIFF광장 정류장에 내렸습니다.
시장통 치킨집에 시간에 맞춰 찾아갈 수 있게 예약을 해놨다 보니 그 시간이 가까워져 조마조마 했는데, 다행히 예약시간을 조정하지 않고도 딱 맞췄네요.
자, 그럼 남은 길까지 걸어가 봅시다. 시장을 관통하게 되겠네요.
시장 중간에 있는 치킨집 하나 찾으러 가는 길이다 보니, 딱히 시장 안을 세세히 구경하면서 이동한건 아닙니다.
치킨을 찾아도 또 숙소까지 걸어가야 하기 때문에 사실 굳이 따지면 얼른 가자- 하는 쪽에 가까웠고;
최단거리로 가려다 보니 엄청 좁은 골목도 지나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저 골목을 빠져나가면,
이렇게 제가 전화로 치킨 예약한 거인통닭이 나오네요.
마침 치킨을 담고 계셔서 봉지 위로 열기가 올라오는 따끈따끈한 녀석을 들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자, 이제 다시 숙소로 걸어가야지요(.....)
이렇게 보니 멀기도 하네요.
영화로도 나왔죠 아마? 그 국제시장도 지나가고, 광복로 패션거리도 빠르게 걸어 오직 '쉬고싶다'는 일념 하나로 숙소로 향했습니다(...)
사실 이때가 오후 6시 조금 넘은 시간인데, 아까 정오쯤 어묵 한가득 먹었다고는 해도 평일 이시간이면 대개 퇴근하고 저녁을 먹으니까 배가 고플 시간이기도 합니다.
거기다 옆에 치킨 들은 봉지도 들고 있고;
예상시간 15분 나오던 숙소에 12분만에 도착했습니다.
글로벌인 부산 남포동호텔. 올라가 봅시다.
체크인하고 방으로 올라와 숙소 내부를 좀 둘러보고, 시원하게 씻고 나와서 치킨도 까봅니다.
솔직히 여기가 치킨 맛집이라서 산게 아니라 그냥 '이름 들어본' 시장통 치킨집이라서 산거니까 플러스 알파를 기대한건 아니었네요.
원체 요 근래 들어서 배달 치킨도 먹은적이 없다 보니(근래 먹은 치킨은 거의 패밀리 레스토랑의 그것 정도) 그거 하나 만으로도 좋았습니다(....)
먹어보죠. 씻고 뭐 했더니 벌써 오후 7시 반이네요.
흘리면 민폐니까 마실 차가 담겨있던 쟁반 비슷한걸 비워서 그걸 써먹습니다.
아, 참 저는 야구 안보니까 화면은 신경쓰지 마시길.
결과적으론 이걸 보면서 남은 저녁시간을 숙소에서 보냈습니다.
코바야시네 메이드래곤 이라는 이번분기 신작인데, 생각보다 재밌더라구요 이거.
이번주에 발매된 블루레이를 샀으니까 내일쯤? 아마 이야기는 할것 같고.
2화 이후 이야기는 애니플러스에서 다운로드 받아 좀 감상하다가 적당히 11시 반 정도엔 잠든것 같습니다.
내일은 벌써 돌아가는 날이네요.. ㅠㅠ 그래도 또 돌아가서 이것저것 정리해야지(...)
이번 글은 여기까지.
아마 가장 알차다고 느낀 날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주말까지는 구입한 블루레이 같은걸 좀 소개해 보겠습니다. 다음 글에서 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