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 이어지는 여행 둘째날의 남은 이야기.
첫날은 일본 들어와서 잔거밖에 없으니까 실질적인 첫날이었는데, 라디오 이벤트 보고 숙소 체크인한 다음부턴 짐 정리를 하거나, 위성방송을 보거나 그랬습니다.
딱히 날씨까지 고려된 계획은 아니었는데, 막상 가보니 성가신 날씨 때문에라도 안에 있는게 여러가지로 나았었던것 같네요.
-- 목 차 --
본문에는 나눠져 있지 않지만, 이동 편의상 타이틀에 어울리는 내용이 시작하는 부분으로 이동하실 수 있게 해 보았습니다.
누르시면 바로 이동합니다.
13. 호텔로 돌아가는 길
14. 호텔에서-1
15. 저녁으로 스테이크 먹는 이야기
16. 호텔에서-2
공연을 보고 나오니 오후 4시 40분이 조금 넘어 있었습니다.
라디오와 관련된 이벤트를 그렇게 많이 본건 아닌데, 이번 행사는 그 중에서도 규모가 컸던 축에 속했던것 같네요.
라디오 제작사가 주최했던 만큼, 여러 라디오 출연진을 모아서 상대 방송의 코너를 함께 한다던가 하는 것들이 대체로 신선하고 재밌었습니다.
위 사진은 그렇게 공연장에서 빠져나오고 나서 호텔로 향하며 찍은 사진.
이 시간까지 밤 공연 티켓이 남아있었다면 현장구매해서 이어 봤을지도 모르겠는데, 이미 제가 굿즈 구입하는 사이에 매진된것 같더군요.
이런데 미련 가져봐야 한도끝도 없구요. 돌아가서 내일을 위해 쉬어야죠.
그래도 좀 남겠지, 하고 생각했던건 제가 여러가지를 과소평가해서 였던것 같습니다.
비도 오는데 길을 잘못 들지 않도록, 구글 지도앱의 도보 네비게이션 목적지를 호텔로 찍고 걸었습니다.
항상 공연 끝나고 돌아가면 아쉬움, 공허함, 허탈함(당일에 공항으로 가야 하는 경우) 같은 여러 생각이 드는데,
이날은 이상하게 아무 생각도 안나더군요.
물론 재미없었다는건 아닙니다. 아마 제 머리는 나름대로 '재밌게 보긴 했는데, 이걸 글로 어떻게 정리하지' 같은걸 고민했을지도 모르죠.
가는 길목에 있던 로손에 들러 배송신청한 아마존 상품도 무사히 수령.
마침 편의점 들렀으니 미리 귀국하고 먹을 간식거리도 샀네요.
조금 이른 감도 있습니다만, 내일은 캐리어를 거의 하루종일 호텔에 맡길테니까 짐 정리할 시간이 없습니다. 지금 정리해두면 내일 편하겠지요.
호텔에 도착해 체크인 하면서 미리 맡겨둔 물건(백팩이 올려진 캐리어)도 찾았습니다.
근데 아무리 바퀴달린 캐리어에 백팩이 올려진 상태라고는 해도 이쯤 되면 손이 모자르더군요.
마침 옆에있던 직원분이 층까지 물건 옮기는걸 도와드릴까요? 하고 묻길래 살짝 고민하다 같이 올라왔습니다.
아무리 무언가 많이 산다고 했어도 이렇게까지 손이 모자랐던 적은 없었던것 같은데.. 앞으로 반년동안 일본에 못올것도 아닌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처음으로 부치는 짐의 무게가 10Kg을 넘질 않나..
아무튼 제가 묵을 방이 있는 층에 올라왔습니다.
15층까지 있는 건물인데, 거의 꼭대기더군요. 일단은 짐을 풀고 쉴 수 있다는 즐거움이 앞섰지만,
..방을 어느정도 둘러보고 짐 내려놓은 다음 창문의 커텐을 걷어보니 이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아마 제가 본 숙소 창문밖 풍경 중에서는 상위권에 들겠네요.
그도 그럴게, 대개 비즈니스 호텔 이런데 묵으면 창문 열었을때 반대편 건물이나 안보이면 성공, 같은 느낌이니까요.
한편으론 그냥 콘크리트 숲입니다만, 이날은 비가 와서 구름이 적당히 걸쳐줬던게 생각보다 크게 작용한것 같습니다.
아무튼 간만이었네요, 커텐 걷어도 부담없는 창밖 풍경.
이후엔 위성방송 채널을 확인하거나, 받아온 아마존재팬 구입품 박스를 열어보거나 그랬습니다.
위성방송 이야기는 이 글 조금 더 아래에서 언급할테지만,
아마존재팬 박스 안 물건 이야기는 여행기 전체가 끝날 즈음의 구입물품 정리글에서 이야기하겠습니다.
아까 호텔에 들어온게 오후 5시 10분 정도였는데, 씻고 짐 정리하다 보니 금방 6시 30분이 됐더군요.
약간 이른 감이 있지만 이제는 슬슬 저녁을 먹으러 나가야겠다, 싶어서 호텔방을 나선 길입니다.
마침 저녁먹을 장소는 호텔에서 도보로 5분 정도 거리에 있었습니다.
가고싶던 가게였는데, 가까이 있어서 확정한 케이스.
그렇게 갑자기! 스테이크(いきなり!ステーキ, 공식 홈페이지) 라는 가게에 도착.
메뉴에는 중량당 가격만 제시되고, 주방에 가서 원하는 중량을 이야기하면 그 중량만큼 눈앞에서 고깃덩이를 자른 뒤 주방에서 조리해 줍니다.
일본여행 가시던 지인분이 가는걸 보고 따라서 와본건데, 뭐랄까 굉장히 신선하네요.
평소보다는 말을 조금 더 많이 해야되니까 버벅이면 혼자 뻘쭘하긴 합니다만(....)
이런식으로 메뉴판은 사진과 함께 중량당 가격이 제시됩니다.
계산하기 편하게 사람들이 많이 찾을것 같은 중량은 가격이 적혀있더군요.
이후엔 주방에 가서 원하는 중량과 함께 필요할 경우엔 토핑 같은 추가 주문사항도 이야기하고, 자리로 돌아와 기다리면 끝.
제 경우는 혹시나 해서 콜라도 같이 주문했는데, 먹는게 일단 고기다 보니 잘한 선택이었던것 같습니다.
다만, 주문할 때에 봤던 고기 크기보다 조리되어 나온 고기 크기가 체감상 작았던 기분.
300g 선택할때만 해도 눈앞에서 썰리는 고기는 부담스럽게 컸는데, 막상 익혀져 나온 고기를 썰어서 먹다 보니 은근 작았습니다.
다음에 가면 400g 정도 선택해서도 먹어볼 생각. 대충 350g 정도면 적당할것 같기도 한데, 과연 400g은 얼마나 나오나도 싶고.
일단 고기먹는 가게다 보니, 저렇게 기름종이로 된 앞치마도 나오고, 바닥쪽에는 기름이 튀지 않게 짐 올리는 곳 위에 천을 덮을 수 있게도 되어있고.
가게 컨셉에 충실한 배려가 소소하게 엿보이는 재밌는 가게였습니다.
그러고보니, 주문 당시엔 직원분이랑 고기 중량 밀당(?)하는걸로 머리가 꽉 차서 아이폰으로 사진찍을 생각도 못한게 아쉽네요.
아무튼 눈앞에서 내가 말하는 중량대로 썰린 고기가 저울에 한번 올라갔다가 조리되어 나오는건 꽤나 신선했습니다.
뭐 우리나라의 정육식당 비슷하려나 싶기도 한데, 제가 아직 정육식당 가본적이 없어서 더 재밌었던건지는 모르겠네요.
같이 주문한 콜라가 먼저 나와서 따라놓고 인고의 시간을 보내던 참.
200엔인가 300엔 하던 콜라였는데, 190ml라니 이건 또 참 귀여운 사이즈네요.
참고로 국내에서 파는 캔 콜라는 일반적으로 250ml는 되죠. 업소용 이런거 제외하고.
근데 용량도 용량이지만, 이런 작은 용량의 '유리병' 콜라가 있다는것 자체가 더 충격(?)이었습니다.
저 병 귀여워서 가져가고 싶더군요. 물론 그냥 나왔습니다만.
먼저 온 팀도 있었는데, 스테이크가 나온건 12분 정도 걸렸습니다.
아마 당시 저는 배고픈 상태였고, 일찌감치 먼저 나온 콜라를 따라만 놓고 거의 손 못대고 있었기에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게 느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사진에 기록된 촬영시간을 분석하면 그렇다는 이야기.
아마 우리나라서 스테이크 주문했어도 비슷하게 걸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크게 늦은게 아니었다는건 새삼 적어두고 넘어가죠.
고기를 눈앞에서 썰어주던 때도 봤지만, 냉장실에서 금방 꺼낸 고기를 바로 잘라 막 구워주는걸 먹는거다 보니 넘어가긴 잘 넘어갔습니다.
아무래도 후반으로 갈수록 느끼해지는건 고기먹을땐 어쩔 수 없을것 같고.
다만, 처음엔 몰랐는데 먹다보니 벽에 추가 가능한 토핑 이야기가 적혀있더군요. 사진과 함께.
100엔 정도면 감자 같은 추가 토핑을 얹을 수 있다는 모양인데.. 다음엔 이것도 좀 더 추가해보고 그래야죠.
마음대로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 참 '고기 좀 더 크게 썰어달랠걸' 후회하며 밥도 추가했었습니다. 어쩌다 주문이 잘못 들어가서 제일 큰 사이즈로 추가가 되었지만, 뭐 우리나라처럼 밥공기에 눌러담아주는것도 아니라 그런가 맛있더군요.
조금 더 일찍 주문했으면 고기랑 같이 먹었을텐데... 하던 이상한 후회도 했지만 일단 이 가게는 오늘이 처음이었으니.
다음부턴 좀 더 이것저것 선택지를 골라봐야죠.
신나게 고기를 썰어먹고 다시 호텔로 돌아가는 길.
오후 7시 30분 정도인데 체감은 거의 밤 10시 50분입니다.
아무튼 얼른 들어가죠. 마침 볼 방송도 있고.
이건 호텔에 들어가자마자 창문 내다보고 찍은 사진.
비가 거의 그쳐가던 시점이었는데, 구름이 안개처럼 끼어있으니 건물 사이에 엮여 이런 풍경을 만들어 내더군요.
이날 낸 13만원이 크게 아깝지 않았던 순간. 물론 이거 말고도 평범하게 방 내부 시설도 좋았습니다만.
이후에는 TV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왼쪽 사진은 BS11에서 밤 8시부터 2시간동안 방송된 'KING SUPER LIVE 2017 TRINITY' [방송정보 보기, BS11]
오른쪽 사진은 TOKYO MX에서 밤 11시부터 30분간 방송된 'LisAni! NAVI' [방송정보 보기, 일본어 위키피디아]
이거 보면서 이날분 여행경비 정산도 하고, 간단히 짐 정리도 하고 그랬습니다.
아, 트위터도 하고(...)
아까 편의점에서 산 물건들까지 더해, 이렇게 캐리어 짐 정리도 완료.
먼저도 언급했지만 내일은 거의 내내 호텔에 캐리어를 맡길 계획이었던지라, 더이상 손 안대도 체크인 카운터에 수하물 부칠 수 있을 정도까지 정리한 참입니다.
물론 뽁뽁이나 이런것도 챙겨갔기에(액체류 가져와야 할때는 항상 미리 가져갑니다) 나중에 귀국하고 나서도 별 문제 없었구요.
귀국하고 나서 캐리어 안에서 터진 맥주캔 발견하는건 한번이면 족합니다.
근데, 이 호텔은 기본적으로 이틀 이상 숙박하면 세탁 서비스가 제공되는 곳이라 그런가, 2층에 있는 동전 세탁기 쓰러 갔더니 세제를 따로 안팔고 있더군요.
덕분에 세탁하려던 계획은 물거품이 됐습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세제 좀 가져갈걸 그랬네요. 귀찮아서 '그냥 사서 써야지' 하고 왔는데;
덕분에 귀국하는 날은 부담스럽게 귀여운 굿즈 티셔츠를 입고 귀국하게 되어버리기도 하지만, 일단 여기서 더 할 이야기는 아니고.
내일 밤에는 더이상 콘센트를 쓰지 못하니까(일요일 공연을 본 뒤에는 바로 하네다 공항 밤샘 후 귀국이었습니다) 기기 충전도 열심히 해 둡니다.
체감상 12시는 넘어서 잤던것 같은데(모바일 게임 로그인 보너스...) 그래도 평소 집에서보다는 일찍 잤네요.
아니, 대개 여행 와서 평소보다 일찍 잔적이 거의 없으니까, 어쨌든 확연히 일찍 잔 케이스입니다.
내일은 다시 처음 가는 부류의 이벤트이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날.
마음은 복잡하지만, 그렇다고 내일을 망칠 수는 없지요.
아마 피곤해서 크게 뒤척이지 않고 잘 잔것 같네요.
이번 글은 여기까지.
평소에 일부러 운동을 하는것도 아니니, 아무리 여행 일정을 허름하게 잡아도 일단 발걸음수부터 최소 두배는 늘어나기 마련입니다.
..아무튼 이번에도 금방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