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기 바로 직전에 글도 썼는데, 지난달 말 잠시 일본에 다녀왔었습니다.
7월의 마지막 날이 생일이자 월요일이라 이날을 연차로 끼워, 이벤트와 공연을 하나씩 보고 돌아오는 여정이었네요.
다만 이 기간이 정말 다이나믹했습니다.
지갑도 잃어버려 보고(20분만에 찾음), 몸살도 나 보고(다음날 회복), 귀국편 비행기도 놓쳐보고(타사 대체편 예약).
앞으로 갈 해외여행에서도 몇번이나 겪을까 싶은 일들을 이번에 잔뜩 경험했네요. 차라리 습하고 더운건 평소처럼의 일본이라 그러려니 싶었을 정도.
상세한 내용들은 각각 때가 오면 풀도록 하고, 우선은 일본으로 건너간 첫날의 이야기입니다.
밤에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새벽에 일본 도착하는 여정이라 쓸말이 없는건 둘째치고 사진만 보셔도 졸릴 겁니다.
성수기 아니랄까봐 활주로가 붐벼서 늦게 출발하기도 하고 말이죠. 공항 안의 사람은 그렇게 북적이지 않았다는 느낌이었는데 말입니다.
아무튼 아래에는 1200 x 800 사진 28장과 기기 캡쳐 이미지 2장이 쓰였습니다. 참고하시고,
-- 목 차 --
본문에는 나눠져 있지 않지만, 이동 편의상 타이틀에 어울리는 내용이 시작하는 부분으로 이동하실 수 있게 해 보았습니다.
누르시면 바로 이동합니다.
1. 인천공항으로 가는 길
2. 인천공항에서
3. 비행기로 이동중
4. 하네다 공항에서
5. 퍼스트캐빈에서
인천 송도의 모처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향해 출발한 것은 오후 7시 15분 무렵.
이 주변의 일반버스 배차시간이 상당히 길기 때문에(25 ~ 35분) 환승시간등을 고려해서 원래 계획했던것보다 조금 일찍 떠났습니다.
참고로 인천국제공항까지는 (큰 지연요인이 없을 경우)1시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도쿄행 피치항공편은 10시 40분에 출발하구요.
이렇게 적고 보니 또 엄청 빨리 출발한건 아니었네요. 아무튼.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가는, 이 303번 좌석버스도 정말 간만에 탑니다.
2014년 초반까지 인천광역시 내에 거주할때는 인천국제공항 갈때 곧잘 이 버스를 이용했는데(도보 10분 거리에 탑승 정류장이 있었음)
후반에 서울로 빠져나오고 벌써 3년이나 지났다니 뭔가 감회가 새롭습니다.
참, 가장 마지막으로 이 버스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갔던게 2014년 8월이더군요. 당시 글은 여기.
이때는 아침 출발편을 타려고 새벽부터 좌석버스를 탔는데, 이날은 밤시간 출발편을 타느라 퇴근시간 이후 널널하게 움직입니다.
당시에도 직장생활을 시작하긴 했는데 지금은 완전히 그 영향 하에 있으니.. 이런것도 소소한(?) 차이겠네요.
그리고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 내린건 버스 대기시간을 포함해 1시간 5분 정도가 지난 8시 20분경.
평소에는 공항철도와 인천국제공항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이곳 여객터미널에 내리니, 못해도 1시간 30분 정도는 걸린단 말이죠.
비용도 비용인데, 역시 시간이 짧게 걸리는게 가장 크게 와닿습니다. 퇴근시간이 훌쩍 지나서 그런가 버스에 사람도 거의 없어서 여유롭게 왔고.
신한은행 인천공항지점은 밤 9시까지 운영하지만, 일단 써니뱅크 환전금부터 수령하고 공항을 돌아다녔습니다.
돌아다닌다고는 해도 사람들이 얼마나 있는지 구경하거나, 화장실에 가는 정도이긴 했습니다만.
뉴스기사를 보니 출발편이 가장 혼잡할 날은 7월 29일 토요일이더군요. 이날은 28일 금요일이죠.
그 영향인지 어떤지, 최소한 사람 수 만으로는 성수기임을 구분하기 힘들었습니다.
물론 다음날 기사 보니 이건 폭풍전야더군요.
처음부터 이런 인파를 염두해 금요일 밤에 출발하려고 했던건 아닌데, 결과적으론 이런 난관도 피해갈 수 있게 됐습니다.
근데 이런 난관을 다 피해놓고 왜 전 일본에서 그런 난관들을 겪은걸까요(....)
어느샌가 수하물 무게를 재 볼 수 있는 저울도 설치되어 있더군요. 여기 뿐만 아니라 체크인 카운터 주변에 간간히 보였습니다.
그리고 재 본 '캐리어' 무게는 10Kg 오버.
꽤 더울 것으로 예보된 일본에서 살아남기 위해 & 나름 3일이나 일본에 체류한다고 평소보다 조금 짐을 많이 챙겼더니 이렇게 됐습니다.
사실 평소에는 메이저 항공사를 탔기에 기내반입 수하물의 무게를 신경쓴 적이 없고, 피치항공을 타면서 이렇게 출발짐이 많은 적도 없었습니다.
..자, 과연 저는 어떻게 될지?!
참고로 피치항공 카운터에 도착한 것은 밤 8시 40분. 비행기가 출발하기 2시간 전이었습니다.
왜 갑자기 이 이야기를 하냐 하면, 덕분에 온라인 할인가로 수하물을 부쳤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카운터에서 수하물을 부치면 온라인 사전가격보다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날은 출발 1시간에서 훨씬 이전에 도착했기 때문에(출발 1시간 전까지 온라인에서 탑승정보 변경 가능)
체크인하다가 온라인으로 수하물을 추가하고 탑승권을 받을 수 있게 도와주시더군요.
...아, 무게. 캐리어와 카메라가방을 합치니 13.2Kg 나왔습니다. 얌전히 수하물 가격을 물어봤었습니다.
이게 카운터 옆에서 수하물 추가하던 당시 캡쳐한 것.
카운터에선 43,400원(Area4[인천-하네다], 1개 기준)인데 여기서 한 덕분에 온라인 할인가가 적용됐습니다.
참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사실 이렇게 카운터에서 기내반입 무게 초과되어 추가금을 지불한것도 처음이네요.
덕분에 이번 피치항공 왕복 여정에 사용된 금액이 40만원을 돌파했습니다.
본의 아니게 강제로 홀가분해져서 무념무상으로 보안검색장 대기열에 섭니다. 이때가 밤 9시 30분.
다행히 보안검색대도 크게 붐비진 않더군요.
지금까지 제가 이 시간 피치항공편을 탈 때 걸렸던 시간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면세구역으로 나오니 20분 정도가 흘러 있더군요.
자동출입국심사를 등록했다 보니 출입국심사엔 1분이 채 안걸렸고, 거의 보안검사에 20분쯤 걸린 셈.
이리로 들어오고 나니, 어째 보안검사받기 전보다 사람이 더 많은것 같습니다.
셔틀 트레인을 안타도 되니 참 좋더군요. 탑승 게이트 앞에 도착한건 탑승시작 10분 전.
사진은 앉아서 찍었는데, 머지않아 탑승 시작이라 슬금슬금 생기는 대기열에 곧 합류했습니다.
그리고 곧 탑승시작.
내가 거금을 들여 옷입고 돌아다녀야 하는 사우나로 가는구나... 생각하니 조금은 씁쓸한 발걸음.
성수기 아니랄까봐 이륙도 유난히 밀리더군요.
승객의 탑승이 완료된 뒤에도 별 문제가 없어보이는데 게이트에서 떨어지지 못하는것부터 눈치를 챘는데,
활주로에서도 가다서다 하더니 결국엔 '공항 사정으로 이륙이 늦어지고 있다' 면서 안내방송이 나오더군요.
지연을 밥먹듯이 하는 피치라도 사실 공항이 이러면 별수 있나 싶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물론 저는 진작부터 잘시간이 늦어질게 뻔히 보여서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지만(...)
게이트에서 떨어졌을 때가 이미 출발시간을 20분쯤 지난 상태였고, 이륙한건 11시 20분 정도였던걸로 기억하네요.
빨리 간다고 해도 하네다에는 최소 30분은 늦게 도착하겠죠. 하하 즐겁다
이륙하고 나서는 잠시 입국서류 작성해두고, 아마 라디오(豊崎愛生のおかえりらじお)를 들으면서 잠들었나 그랬을겁니다.
출발하고 눈 깜빡하면 자정이 되는 항공편이다 보니, 아무래도 도착할때까지 온전한 정신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더군요. 거의 졸려서 쓰러집니다.
낮시간만 해도 사무실에서 일했구요.
예... 뭐, 잘 날고 있습니다(의무감)
특유의 감속하는 느낌이 좀 강했는지, 정신차리고 보니 비행기가 하네다 공항 활주로로 진입하고 있었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하네다 공항 게이트에 붙으니 새벽 1시 30분이었고.. 아 졸리네요.
걸으면서 졸리다는 생각밖에 안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럴때일수록 머리를 굴려야 몸도 마음도 피곤하지 않게 움직일 수 있는게 항상 여행의 딜레마이지요.
뭐 제가 별 생각 없어도 일본어가 술술 잘 나온다면 크게 의식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렇질 못하네요.
입국심사와 세관 검사를 받는데는 15분 정도가 걸렸습니다.
포켓 와이파이와 현지 SIM렌탈분을 수령하는건 다음날이다 보니, 와이파이 연결도 되지 않는 입국심사장에서 보내는 15분은 유난히도 길었습니다.
사실 이 시간 대기인원이 은근 적지 않고, 제가 졸려서 더했겠지요.
사람이 많아서 그런가 바깥만큼은 아니겠지만 실내치고는 습하고 덥기도 했고 말이죠.
저 마크를 찍고 얼른 빠져나왔습니다. 졸리네요(....)
비행기도 예정보다 늦게 내리고 졸리니 만사가 다 귀찮습니다.
그래도 오늘 게으르면 내일 이자까지 얹혀서 바빠지는게 여행이니 자기 전에 조금 더 귀찮아지기로 합니다.
하네다 공항 국제선 터미널의 1층으로 내려가면 로손이 있습니다. 거기서 내일 마실 음료와 여행기간 중에 볼 공연들의 티켓을 발권하죠.
조금은 '내가 볼 공연들의 자리' 가 궁금하기도 했고 말입니다.
어차피 내일 돌아다니기 시작하려면 음료는 사야 하니까 할일을 덜어두자는 의미도 있고.
편의점까지 들렀더니 금새 새벽 2시 5분이더군요. 역시 이제는 국내선 터미널로 향하는 택시를 타야 할것 같습니다.
택시 탈 순서 기다리면서도 느꼈고, 택시에서 내려도 금방 느껴지지만 정말 습합니다, 일본.
이런 사우나에서 다들 어떻게 사나 모르겠네요 정말.
...뭐, 이런 동네에 제발로 걸어온 사람이 할말은 아닌것도 같습니다만...
인터폰으로 예약내역 확인받고 퍼스트캐빈으로 들어오니, 일본도 휴가기간인지 체크인 대기열을 다 봅니다.
아까 들어오기 전에도 셔터 내려지고 어두운 터미널 건물 앞에 앉아서 무언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보이던데,
저처럼 항공편이 늦게 도착해 그러는건지 아니면 내일 출발하기 위해 미리 와서 기다리는건지 좀 신기했습니다.
신기하달까, 정확히는 의외더군요. 나같은 사람들 말고도 비슷한 선택을 하는 사람이 국내선에도 있구나 같은 느낌의?
아무튼 항공편까지 늦었고 다른 볼일 보느라 빨리 온것도 아닌지라 대기열이 반갑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다들 같은 심정이겠지요. 여기 체크아웃 시간이 오전 10시임을 생각하면.
제 경우도 이미 피치항공편 지연부터 어쩔 수 없는 운명이었을겁니다.
재밌는 사실은, 이래도 한국에서 토요일 새벽에 출발하는것보단 잠을 더 잘 수 있다는 점일까요.
제가 굳이 금요일 밤에 온 이유이기도 하죠. 여기는 늦잠자도 일본입니다. 마음이 편해요.
아무튼 체크인도 완료. 드디어 쉴 수 있겠네요.
먼저 받은 방의 위치가 너무 목 좋은 길목이라, 직원분에게 물어서 위의 변두리 빈 방으로 옮기기도 했습니다.
이전에 그 자리 묵었다가 새벽 6시부터 깬적이 있어서 말이죠.
덕분에 잠은 그럭저럭 잘 잤습니다.
다음날 이동계획이 있으니까 짐 미리 정리하고, 씻고 하니 금방 새벽 3시에 가까워져 3시 조금 넘어 잤지만요.
...잘 잔건 좋은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난 저는 몸에 스물스물 퍼져있는 몸살기운과 조우하게 됩니다...
이번 글은 여기까지.
주말에는 간만에 라이브뷰잉을 보게 될것 같으니, 여행기 쪽은 조금만 느긋하게 기다려 주시면 좋겠습니다.
아무래도 다음 여행기 전까지 다른 주제의 글들이 몇개 정도는 더 올라올것 같네요.
그럼 곧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