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은 첫날 점심시간 이후 이야기입니다.
공연장으로 가서 공연을 보고, 숙소에서 머리아파 멍하게 1시간쯤 시간을 떼우다 저녁을 먹으러 갔었죠.
아, 비도 좀 많이 왔군요. 아무튼.
사실 이날 저녁시간을 비워둔건 계획외 일이 생기거나 여행기 정리를 하기 위해서였는데, 몸살기운이 있을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이것도 선견지명이라고 생각해야 할지 참...
-- 목 차 --
본문에는 나눠져 있지 않지만, 이동 편의상 타이틀에 어울리는 내용이 시작하는 부분으로 이동하실 수 있게 해 보았습니다.
누르시면 바로 이동합니다.
11. 공연때까지 있었던 일
12. 퍼스트캐빈까지 가는 길
13. 저녁에 스테이크 먹은 이야기
14. 숙소로 돌아가는 길
점심먹고 나오니 아까보다는 강한 햇볕이 내리쬐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공연장까지는 2 ~ 3분 정도만 걸으면 되니 참 다행이죠.
진짜 이 짧은 거리가 그렇게 길게 느껴질 수 있는것도 일본 여행에서만 느껴볼 수 있는 감정입니다.
공연장인 닛쇼 홀(ニッショーホール)에 도착한건 공연시작 1시간 20분 전인 12시 40분경.
오후 2시부터 시작인 공연이라 1시부터 개연이었는데, 입장과 굿즈판매가 시작되어서 입장 전에 잠깐 필요한 굿즈들을 사오기도 합니다.
자세한 공연쪽 이야기는 아래 글을 참고해 주시길.
토요사키 아키의 오카에리 라디오 공개 이벤트 - '방과 어서와 그리고 나' 낮 공연 다녀왔습니다
공연은 참 재밌게 봤습니다.
뭐랄까, 항상 편하게 웃고 떠드는 그 현장을 전파가 아니라 현장에서 볼 수 있다는건 생각보다 즐거운 경험입니다.
개인적으론 이번이 처음 접하는 '오카에리 라디오' 이벤트였는데, 작년에 못본 아쉬움을 100% 달랠 수 있었다고 하면 살짝 거짓말이지만 비슷한 생각이 들 정도로 재밌었습니다.
오후 4시 조금 안되어서 공연이 끝났는데, 마침 현장에 지인분이 계셔서 잠시 대화를 나누다 헤어졌습니다.
한국에서 못다한 이야기..라기보다, 거의 먼저 들어와 계셨던 지인분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었지만 매번 뵐때마다 이랬던것 같으니 뭐.
평소같다면 평소같았네요.
슬슬 머리가 더 아파질 타이밍이라 제 사정으로 길게 이야기를 못나눈게 살짝 아쉬웠습니다.
스타벅스를 나와 다시 숙소로 걸어가는 길.
분명 일본 기상청 예보상으론 저녁 늦게부터였나.. 더 이따가 비가 오기 시작한댔는데, 그 사이 예보가 바뀌었는지 이 시간(오후 5시경)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왼쪽 사진을 클릭해 보시면 왼쪽 가운데쯤의 보행자는 우산을 쓰고 있지만 오른쪽의 보행자는 그냥 걷고 있죠.
살짝, 그냥 맞기엔 좀 굵은 빗줄기가 떨어지기 시작하던 때였습니다.
항상 예보 보고 우산은 가지고 다니니까 사실 상관은 없는데, 우산 펼치기 싫어서(..) 좀 빠른 걸음으로 걸었습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잠깐 오고 말 비인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저녁처럼 쏟아질걸 알았으면 우산 안 아꼈(?)을텐데 말이죠.
숙소 앞을 지나, 가장 가까운 편의점으로 들어가려는 차에 빗줄기가 눈에 띄게 굵어졌습니다.
계속 뛰어가다 굵어지는 속도가 심상찮아서 그냥 숙소로 방향을 돌렸는데, 제가 들어온 직후부터 본격적으로 쏟아졌던거 보면 잘한 선택이었던것 같습니다.
..숙소 들어와서도 바깥 빗소리가 들리더군요.
아무튼 체크인하고 짐을 풉니다. 이때 시간이 오후 5시 20분경.
원래는 이것보다 더 늦게 들어와서 숙소에 짐 풀고 바로 저녁먹고 들어와 씻었을텐데, 아무래도 시간이 이러면 저녁먹으러 가기 좀 애매하죠.
마침 머리도 아파서 살짝 짐 풀어서 필요한 물건 꺼낸 다음엔 어째선지 몸을 둥글게 말고 누워 있었습니다.
잔건 아니었는데 멍하니 누워서 시간 보내고 있으니 좀 낫더군요. 뭐 머리가 움직이지 않으니 안아픈것 뿐인 모양새였습니다만(...)
시간은 흘러 어느덧 오후 7시.
어차피 바깥 나갔다 오면 다시 땀범벅 될게 뻔해서 계획대로 그냥 나왔습니다.
다행히 이날 저녁먹을 곳은 바로 길 건너란 말이죠.
이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잘한 선택 같습니다. 계획 짤 당시에는 그냥 고기가 먹고 싶을 뿐이었는데.
위 사진은 퍼스트캐빈 출구 바로 앞. 맞은편에 저녁먹을 가게가 보입니다.
갑자기! 스테이크(いきなり!ステーキ) 라는 체인 스테이크집에 온건 이번이 두번째입니다.
도처에 널린 집이라 대기도 거의 없고, 먹고싶은 만큼 고기 크기를 결정할수도 있고.
특히 이날은 몸상태도 아까부터 적은대로 별로라, 이거 먹고 일찍 자면 딱 맞겠다 싶었습니다.
덕분에 메뉴변경 없이 고기 직행.
이번 주문건은 안심(ヒレ) 스테이크 350g에 토핑으로 감자를 얹고 보통 크기의 밥을 추가했습니다.
한번 가봤다고 이번엔 전체적으로 말도 덜 더듬은것 같네요. 아프고 배고파서 생존본능이 작동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토핑 쪽에 조금 더 욕심을 냈어도 됐을텐데, 뭐 이정도도 나쁘진 않았네요.
일단 고기가 이정도 되다 보니 배도 확실히 불렀었고.
참고로 오른쪽 사진의 메뉴구성은 총 3,697엔(소비세 포함) 나왔습니다. 토핑(감자)이랑 밥 추가한게 300엔이 안되니까 거의 고기 가격이라고 보셔도 될듯.
신나게 밥을 먹고 나오니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더군요.
편의점까지 가는 그 5분동안의 길이 그렇게 험난할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길 가다가 물을 밟아서 신발도 다 젖고.
왠만하면 피해가겠는데, 오른쪽 사진같이 횡단보도를 가로질러 배수로가 생겨버리면 답이 없더군요.
게다가 저걸 두번이나 딛었으니..
편의점까지 무슨 생존의 절박함을 안고 와버렸는데, 사실 산건 별로 없단 말이죠.
다음날 고베가서 사기 힘들었으니까 이제 보면 잘한 일이었는데, 그 피해가 좀 커서 슬펐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우리나라서 폭우 올때도 신발 다 젖은 적이 거의 없는데...
참고로 숙소에선 물 흡수 잘 되는 속옷 종류 말아 넣어서 물 흡수시킨 다음 복도쪽으로 놓고 말렸습니다.
다음날 다 마른게 천만 다행이지요.
그리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사실 이정도 비가 오면, 아무리 일본이라도 시원해 집니다. 낮이 그렇게 습하고 더웠기에 온도 떨어진게 더 팍팍 와닿더군요.
그래도 신발 젖었지, 우산 작아서 사실상 비 안맞은건 상체 뿐이지, 머리랑 팔다리 아프지...
참 묘한 기분이었습니다..
아까 길거리 전광판 교통정보에 나온 '스미다강 불꽃놀이(隅田川花火大会)' 라도 마음 혹해서 보러 갔으면 정말 난리 날뻔 했지요.
이런 의도는 전혀 아니었는데, 불꽃놀이에 혹하지 않고 일찍부터 저녁시간을 비워서 계획을 짠 과거의 제 행동이 어찌나 고맙던지..
근데 다음부터는 여행와서 아프지 말자 진짜(...) 누구 몸인지 정말
아까 편의점에서 목숨(?)걸고 산 상품들은 왼쪽 사진에 나와있습니다.
바나나는 내일 신칸센에서 먹을 간식, 마시는 요구르트는 자기 전에 먹을 소화제, 물 종류는 내일 고베에서 마실 생명수.
나머지 과자랑 캔음료만 한국으로 가져왔네요.
그 외엔, 전자기기를 충전하거나 내일을 위해 짐을 정리하거나 그랬습니다.
아, 몇년만에 욕탕에 몸을 담그기도 하구요. 팔다리도 쑤시겠다 효과 있을것 같았는데 역시나 효과 만점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일찍 잤습니다.
어차피 아침 7시 10분 신칸센을 타려면 6시쯤엔 일어나야 하니까, 밤 10시쯤 잠들 계획이었구요.
주변이 조용한 덕분에 자는데도 큰 문제 없었습니다.
내일은 드디어 처음 신칸센 타는 날. 아침일찍 일어나는것만 성공하면 절반의 성공인데 과연 잘 될런지.
이번 글은 여기까지.
곧잘 여행와서 아프면 어쩌나, 조금 걱정도 됐던 날이었습니다.
..그럼 여유롭게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