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처럼 여행기가 끝나고 이어지는 묵은 숙소에 대한 이야기.
새벽에 도착하는 피치항공편을 이용할 때면, 지금까지는 국내선 터미널에 있는 퍼스트캐빈을 예약하고 거기 머물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묵기 3일 전에 예약을 하게 되었고, 당연히 빈 방이 없더군요.
그래서 비슷한 거리에서 택시를 타고 갈 수 있는(약 1,500엔) 하네다 공항 주변 숙소를 찾다가 발견한게 바로 이번에 글 적는 숙소입니다.
하지만 이 숙소는 심야시간 공항에서 호스텔까지 무료 셔틀차량을 운행하더군요. 대충 택시비 생각해봐도 최소 1,000엔은 유리하겠다 싶어서 묵어본 케이스입니다.
덕분에 지금까지 가본적 없던 '호스텔'이라는 곳을 경험해본 아주 귀중한 시간이었던 것도 같네요. 예, 여러가지 의미로.
들어가기에 앞서, 저는 묵기 3일 전에 jalan을 통해서 예약했습니다.
금요일 밤(토요일 새벽) 부터 토요일 오전까지 1박이었고 남성용 '컴포트 크래들'로 5,400엔 받더군요.
더 저렴한(3,000엔 초중반) 선택지도 있었지만 이쪽이 진짜 제가 피해왔던 '호스텔'식 숙박 같아서(2층 침대),
조금 더 내고 퍼스트캐빈 비슷하게 독방을 쓰는 쪽으로 피한 모양새입니다.
참고로 jalan에는 카드결제가 불가능한 곳으로 나와있는데, 현지에서는 카드결제 가능했습니다.
또, 셔틀버스는 예약이 끝난 뒤 이메일로 특정 양식을 보내서 한번 더 예약할 필요가 있구요.
셔틀버스 탑승장소와 운행시간은 이 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국제선 터미널 기준으로 밤 0시 20분부터 새벽 5시까지 40분마다 한대씩 운행한다고 보시면 될듯.
국내선 터미널 탑승자는 따로 문의하라는거 보면 기본적으론 국제선 터미널 운행 위주인가봅니다.
숙소 위치는 이렇습니다.
애초에 찾게 된 계기부터 '국내선 퍼스트캐빈 만큼의 택시비가 나올(=거리가 비슷한) 만한 곳에 있는 숙소' 였고.. 실제 차량을 통해서도 이동하는데 7분 남짓 걸리더군요.
아래 본문에서는 탑승장소로 이동하는것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마침 살것도 있어서, 이렇게 국제선 터미널 2층 도착층에서 로손 편의점이 있는 쪽으로 내려왔습니다.
잠깐 편의점 들렀다가 그쪽 출구를 통해 건물 밖으로 나온 뒤, 오른쪽으로 꺾어 끝까지 걸으면..
..거의 끝부분에 이렇게 택시 승하차장이 있습니다. 전 이곳에서 기다렸네요.
이 사진의 왼쪽 방향으로 쭉 걸어가면 아까 밖에서 본 로손이 보이는 입구가 나올테지요.
차량은 사진 오른쪽 팻말보다 더 오른쪽 부분에서 멈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조금은 초조하게 기다리다 보니, 홈페이지의 운행시간에 딱 맞춰서 차량이 도착하더군요. 한 1-2분쯤 빨리 도착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런거 없었습니다.
그러니 저처럼 초조하게 기다리지 말고, 느긋하게 기다리시면 되겠습니다(...)
저렇게 호텔 차량인 것을 쉽게 알아볼 수 있으니 '저 차인가...?' 하고 긴가민가하실 필요도 없고.
차량으로 다가가서 뒷문을 열고, '오늘 예약한 (성) 입니다만' 하고 말을 걸었더니 예약내역에서 제 이름을 확인하고 태워 주셨습니다.
뒤에 오는 사람들을 보니 운전자분이 직접 이름을 물어보더군요. 어쨌든 먼저 메일로 보낸 예약자임만 이름으로 확인되면 탈 수 있습니다.
차량은 도착하고 5분 정도 기다렸다가 출발했습니다. 말없이 기다리지 않고 미리 '5분 정도 기다리겠다' 고 알려주니 역시 느긋하게 기다리시면 되겠고.
이 시간에 이렇게 하차지를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차에 탈 수 있는것도 꽤 신선한 경험입니다.
아무래도 '호스텔'이라 그런지 국적도 다양한 느낌이었고. 전 한국인, 다음에 탄 분은 일본분, 마지막으로 탄 사람은 러시아분이셨네요.
45분에 딱 출발했으니 숙소까지는 8분 남짓 걸렸겠군요.
체감상 하네다 공항 국내선까지 가는 택시만큼 달리진 않는데, 골목골목을 거쳐가다 보니 더 빨리 가는 느낌도 들었고.
아무튼 새벽 1시 55분경, 제가 묵을 숙소 앞에 도착했습니다.
이시간까지 열린거 보면 1층의 식당은 주점이라고 보는게 맞겠지요. 그 왁자지껄한 시장통 속에서 체크인을 기다렸습니다.
먼저 들어간 분들 체크인 진행되는 동안 구경하면서 찍은 것들.
아무래도 앞에 체크인 하는 분들이 두분이나 되니까 15분 정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영어로 어느정도 설명도 하시고 말은 통하는것 같은데, 뭔가 절차에 익숙하지 않으신건지 기기 사용이 익숙치 않으신건지 살짝 업무가 더듬더듬한 경우가 있더군요.
제가 체크인할때만 해도 눈앞에서 묵을 방이 정해져 열쇠가 서랍에서 나오고, 카드결제 하는데 살짝 버벅이시는거 보고 좀 알만하다 싶기도 했습니다.
평소같으면 그냥 제가 화면을 보고 도와드리기도 하고 그랬을것 같은데, 새벽 2시 가까운 시간에 들어와서 1분 1초가 아까운 입장에서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던것도 사실입니다.
방의 구조는 이렇습니다.
일단 큰 방이 하나씩 있고, 그 안에 간이숙소 느낌의 방이 몇개 들어있는.
체크인시에는 대략의 건물 구조도가 그려진 종이를 보고 방이나 편의시설의 위치를 설명해 주시고, 같이 딸려있는 열쇠의 용도를 알려주십니다.
이 종이에는 위 첫번째 사진에 있는 도어락 비밀번호도 적혀있구요.
주로 쓰게 되는건 2층과 3층일텐데, 2층에는 숙소 외에도 세면실, 샤워실, 동전세탁기, 자판기 등의 편의시설이 있습니다.
제가 묵은건 3층인데, 여기는 방밖에 없었네요.
도어락을 열고 들어가면 있는 방에는 간단한 용변이 가능한 변기 하나와 양치질 정도 가능한 세면대가 있었지만 사실상 2층으로 가는게 편했고.
1차로 도어락의 문을 열고 들어와야 내 방으로 들어갈 수 있으니 혹여나 2층 세면실 갈때 비밀번호 적힌 종이 안들고 나가면 돌아올때 난감하겠지요.
이것도 살짝 불편했습니다. 층이 별개인것 자체도 불편했지만.
제 경우는 결국 시간도 늦고 해서 간단하게 씻고 잤던 기억이 있네요. 들어왔을때가 2시 20분 넘은 시간이었으니.
이쪽은 침대인데, 진짜 '간이 숙소' 라는 말이 팍팍 와닿던 그런 모습.
벽은 툭툭 쳐보면 컨테이너 박스에서 자는게 이런 느낌일까 싶었습니다.
조금만 부딛히면 큰 소리가 나고, 아무래도 벽은 상당히 차죠. 자는동안 닿지 않게 조심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이용한 퍼스트캐빈도 그랬지만, 여기는 더더욱 방음이라는 개념이 없을겁니다.
기본적인 세면도구가 놓여있는건 그렇다 치고, 옆에 USB 선풍기가 놓여있는건... 리뷰에서 보긴 했는데 조금은 나쁜 의미로 신박하더군요.
당연히 실내에는 에어컨 바람이 들어올 리 없어서, 진짜 제가 묵은 시기가 외부온도를 고려하면 거의 이용 마지노선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한여름엔 분명 엄청난 더위를 USB선풍기로 버텨야 할 것이고, 한겨울에는.. 물론 한국처럼 영하로 떨어지고 그런 경우는 잘 없지만 쌀쌀하겠지요.
그렇다고 블라인드를 올리고 잘수도 없을테고. 물론 가능한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빛이 있으면 잠을 못자서..
딱 한가지 마음에 들었던건 벽에 있던 출력 5V 2A인 USB포트.
아마 USB 선풍기를 고려한 편의시설이지 않았을까 싶지만, 제 충전기를 꺼낼 필요가 없었던게 좋았습니다.
방 안은 불을 끌 수 있지만, 방 바깥까지 불을 끌수는 없어서 결국 이렇게 블라인드를 내려 바깥 빛을 차단해야 하지요.
하지만 그냥 블라인드를 늘어뜨리면 사이사이로 빛이 들어왔습니다.
결국 신발을 대서 블라인드를 벽에 최대한 밀착시켜 빛을 막고 잠들었었네요. 그때 찍은 사진.
사실 이때는 좀 피곤하고 그럴 때니까 생각이 약간 부정적이 됐던것도 같은데, 아무리 그래도 이정도까지겠냐 싶기도 했어서.. 이런 부분에서도 나쁜 의미로 신선함을 많이 느끼고 왔습니다.
한편 2층에 있는 편의시설은 이런 모습.
이런 편의시설과 함께 숙소가 있는게(2층에도 방이 있습니다) 신박하다면 신박했습니다.
조금은, '3층에 안묵고 2층에 묵어서 씻기 불편하네' 하는 생각이 많이 사그러들었던 그런 구조. 2층은 어쨌든 조용하지 않겠지요.
마지막으로 세면실은 이랬습니다.
샤워장은 안들어가봤지만 구조야 뻔할것 같고, 요즘 퍼스트캐빈은 쉐이빙 크림 비치하는 곳도 있던데 역시나 여긴 얄짤 없네요.
이건 체크아웃하기 전, 방 나가기 직전에 창문 너머로 내다본 바깥.
방 끝에 베란다 같은 구조가 있는데, 나가지는 말라고 되어있습니다. 호텔 이름에 있는 '아파트' 라는게 이런거였나?! 싶기도 했고(...)
이번 글은 여기까지.
전체적으로는 어조가 부정적이지만, 최종적으로 가실지 말지는 보는 분들이 결정하셔야 하겠지요.
전, 가능하면 이정도 돈 내도 호스텔은 피할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그랬듯.
그럼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