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찮게 보게 되었다가 흥미가 생겨서 끝까지 본 작품이 있어서 완결을 즈음 해 적어볼까 합니다.
내용이 대충 '한 반 13명의 소녀 중 12명이 암살자. 나머지 한명은 타겟.' 이라 들어서 '뭐야 흔한 배틀로얄식 작품인가' 싶어 패스했었는데,
이것도 '1화만 보자' 하고 봤다가 의외인 점도 있고 해서 보게 된 케이스.
개인적으론 '배틀로얄' 식 작품을 그닥 좋아하진 않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싫어합니다.
2012년 10월에 'BTOOOM' 이라는 작품이 방영했는데, 원작에 해당하는 만화가 이런 비슷한 내용이었던걸로 압니다.
엔딩 가수가 May'n 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엔딩만 듣고 작품은 1화 절반만 보고 관뒀던 기억이 있군요.
애니메이션 자체는 일단 감상했기 때문에 그에 따른 내용언급은 조금이나마 있습니다.
'이런 부분이라도 내용을 미리 듣고싶지 않다' 고 하시는 분은 아래를 열지 않으시길 권합니다.
개인적으론 '최소한 이 작품에선' 내용따위 미리 알아도 전혀 감상에 방해가 안된다고 보는 쪽이지만.. 이건 개인별로 차이가 있으니.
悪魔のリドル, 2014, ©「悪魔のリドル」製作委員会/MBS, ディオメディア
[일본어 위키피디아 바로가기, 공식 홈페이지, 애니플러스 작품 페이지]
먼저 언급했지만, 이 작품은 '흑반' 이라는.. 학교라는 가면을 씌운 암살자 시험장?을 만들어 소녀들을 열 세명 데려다 놓고,
가문의 사정으로 어려서부터 꽤 '타겟' 이 되어 왔던 주인공 이치노세 하루를 죽이는 사람에게 원하는 만큼의 보수를 준다는 조건으로 일종의 시합을 합니다.
시합이 있으니 규칙도 있겠죠? 세가지의 규칙을 걸어놓고, 이를 지키지 못하면 탈락 처리.
개인적으로 눈에 띄었던 부분은 이 열두명의 암살자 중 한명이 첫날부터 타겟을 지키겠다며 돌아선 부분.
거기다 이 '흑반'에 들어온 열두명의 암살자는 다들 사정이 다릅니다.
진짜 도피를 위해서 온 연쇄살인마도 있고, 집이 가난해서 온 생계형(?)도 있고, 불치병을 치료하기 위해 온 사람도 있고..
이런 특성상 한 에피소드에 한 캐릭터 이야기를 주로 다룸으로써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갖췄습니다.
근데 덮어두기 전에도 언급했지만, 솔직히 아무리 애니메이션이고 '가상의 세계를 그렸다' 고 하지만 너무 비현실적인 부분이 많았습니다.
애초부터 마법을 쓰는 등 비현실적인 요소를 잔뜩 그려뒀으면 모를까 그런것도 아니고.
다른건 둘째치고, 눈앞에서 폭탄이 터졌는데 등 부분만 타 없어졌다던가(브래지어 끈은 멀쩡)
분명 에피소드 진행중에 '사람을 암살하는 독약' 을 먹고 쓰러졌는데 마지막화에서 멀쩡히 살아있다던가..
뭔가 충분한 설명 없이 납득 안가는 부분을 당연한듯 드러내는게 영 감상에 방해가 되더군요.
뭐 이런걸 신경써야 할 정도로 치밀한 설정이 있는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런 부분들을 소홀히 할만한 작품은 아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학교라는 가면이 씌워진 암살자들의 집단' 이 존재하는 부분은 확실히 비현실적이지만,
씌워진 무대가 '학교' 이고 다들 마법 같은 그럴듯한 판타지 요소가 아니라 현실에 있을법한 상황들을 가지고 이 '암살 전쟁'에 참가하는지라
어느정도는 현실성이 있어야 했다고 보는데.. 좀 너무했습니다.
먼저 언급한 세세한 부분에서의 비현실성도 그렇지만, 마지막화에서 전원 다 살아있던것도 개인적으론 굉장히 충격적(안좋은 의미로) 이었네요.
마지막화 끝부분 보면서 '?????' 한 작품도 참 별로 없었는데 말이죠.
몇명은 진짜 '아.. 이렇게 캐릭터 한명이 가는구나' 싶었었는데 마지막화에서 다 살아있다고 나오니..
아니 무조건 다 살려내는게 해피엔딩은 아니라고 이사람들아...;;
이미지 출처 : 공식 홈페이지 배경이미지
그럼 그런 내용도 없는 작품을 왜 글로 쓰느냐? 캐릭터가 예쁘니까. 중요하니까 두번 말합니다, 캐릭터가 예쁘니까.
먼저 언급했듯 규칙이란게 존재하는데, 이 규칙은 '타겟을 암살하기 직전 해야 하는 것' 에 대해서도 다룹니다.
이에 따라 조건을 맞추지 못해 실패하는 캐릭터가 나오고, 이 캐릭터는 엔딩곡을 담당합니다.
꽤 귀여운 캐릭터에다 끝나고 엔딩까지 부릅니다. 오오 좋구나.
사실 이거 아니면 안봤습니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스토리는 막장이에요. 차라리 우리나라 막장드라마가 더 재밌겠다...-_-...
이렇게 좋은 캐릭터와 그 배경 설정(흥미를 끌 수 있는 요소)을 가지고 마무리를 그렇게 지어버리다니... 하는 생각이 막 들더군요. 아 내가 다 안타깝다;;
물론 한 화에 '캐릭터의 이야기부터 타겟에의 도전까지' 의 과정을 그리기가 분량상 쉽진 않았을거고,
그래서 제작진 입장에서도 무모한 도전이었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실제 스토리적으로도 실패한듯 보이고.
원작을 읽지 않았으니 원작에서부터 이런 엉성한 스토리인지, 영상화되면서 디버프를 받은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제 생각엔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렴 어떻습니까, 캐릭터가 있고 노래가 있는데(....)
스토리야 어찌되었든, 제게는 캐릭터가 인상 강하게 남았고 적당히 흥얼거릴 노래가 생겼습니다.
가끔 있잖아요 왜, 스토리는 신경쓰기도 싫을만큼 막장인데 다른 요소(음악이나 캐릭터) 가 눈에 띄어서 욕하면서도 어찌어찌 보는 그런 작품.
보면서, 이게 딱 그런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음, 정리하자면, 이거 애니메이션 보실 분은 스토리 신경쓰지 마세요.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입니다?
마지막 캐릭터송 앨범이 7월 9일에 나온다는데 한세월 남은 기분이네요. 얼른 나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