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도 안되어 다시 갔다온 콘서트.
오늘 적을 글은 그 첫날 이뤄졌던 광란의 지름...이 아니라; 이날을 어떻게 보냈는지를 평소처럼 적어볼까 합니다.
마냥 좋다고 하기도 뭐하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의 가운데로 빠져나간 덕분에 수도권과 도쿄 모두 큰 영향권에 들지 않고 사라졌습니다.
뭐 일본의 부산 아래쪽 동네는 강풍으로 결항에 열차 운행중지, 피난권고 등 난리였던 모양입니다만.
아무튼 이날은 NHK 스튜디오 파크 들렀다가 아키하바라 순회 정도만 했으니 그쪽 이야기만 적히겠군요.
사진 44장에 캡쳐 이미지 2장 사용했으니 더불어 참고하시고.
8월 8일 금요일. 새벽 5시 35분경.
평소같으면 한참 잘 자고있을(가끔은 더워서 깨기도 하는?) 시간에 일어납니다. 으어어 졸려....
졸려서 뒹굴거리다 버스시간 늦어서 위험했다고 적을것 같다고 생각한 분이 계시다면, 안타깝게도 틀렸습니다.
전날 바깥이 많이 안덥다고 평소에 안하던짓(에어컨 전원코드를 빼두고) 하고 잤더니 땀범벅이 되어 있었거든요.
이런 찝찝한 상태를 알아챘는데 계속 누워있을 리가 없지;
평소 여름에는 새벽 4시 반쯤부터 약 1시간 동안 에어컨이 자동으로 켜졌다 꺼지도록 타이머를 설정하고 자는데,
4년 넘게 이집 살면서 느낀걸 잠시라도 잊으면 어떻게 되는지 배울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아무튼 덕분에(?) 남자답게 벌떡 일어나 씻고, 4일동안 집을 비울테니 몇가지 확인하고, 짐 한번 더 확인한 다음 가방을 들고 출발.
평소엔 출퇴근하는데도 바쁜 입장이다 보니,
이렇게 평일에 다른 생활패턴을 보이는 날이 있으면 꽤 즐겁고 그제서야 '아 내가 여행을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비 예보도 없는듯 하니 자전거를 끌고 가야겠군요. 가장 빠르고 힘이 덜 드는 수단.
근데 한손에 캐리어를 들고 자전거를 타니, 조정이나 안전 문제는 둘째치고(전에도 가끔 이렇게 자전거 타고 장보러 오곤 했었습니다;)
팔이 후들거리더군요;; 으어어..
제 저질체력을 생각 못하고 움직여 버렸습니다. 뭐 제 불찰이죠.. 흑흑;
자전거 세우고 7분정도 기다려 공항행 좌석버스 탑승.
사실 이게 계획보다는 한 20분쯤 늦게 떠난 셈이었습니다만, 원체 계획을 널널하게 세워놨던지라 공항에 내리니 7시 05분 정도 됐더군요.
출국 2시간 20분 전. 널널히 도착했습니다.
참고로 이번에도 좌석버스 타고 45분쯤 걸렸네요. 이러고도 2,500원이니 참 편합니다.
여행 성수기는 약간 지나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공항에 사람이 덜 있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출국 보안검사 받을때 사람이 적었지만.. 아무튼 좀 의외랄까 그렇더군요.
물론 사람 구경하러 온것도 아니고 사람이 바글바글해도 그건 또 그것대로 무서울것 같긴 하지만;
항공권은 전날 회사에서 웹 체크인으로 자리를 잡아놨기에 여유롭게 체크인.
가져간 캐리어는 가지고 탈수 있냐 물어보니 크기를 재거나 무게를 달아보지도 않고 기내 반입 가능하대서 원활히 진행됐고.
여담이지만 무인 체크인 기계가 있어서 거기서 삽질했는데, 잘 안되서 직원분한테 물어보니 웹 체크인한 사람 대상으로 한 카운터가 따로 있더군요.
으.. 역시 그냥 삽질하지 말고 앞으론 웹 체크인 했던 안했던 바로 카운터로 가야;
뭐 하기도 애매해서 바로 출국절차 밟은 뒤 탑승게이트 앞에 앉았습니다. 대한항공이라 탑승구가 가까워서 좋네요.
기내식이 나오긴 하는데, 집에 바나나도 남고 해서 요기삼아 들고왔었어서 간식이나 먹었습니다.
근데 바나나 두송이 먹는데 얼마나 걸리겠습니까. 먹고 나서는... 머엉..... 아 저기 해가 뜬다아... 해가 비치네 더워....
뭐랄까 이렇게 아침에 출국하면 좋긴 한데, 잠많은 저는 졸려서 매번 괴롭습니다;
아까 면세구역으로 나왔을때가 7시 45분쯤이었는데, 8시 35분부터 탑승이었던지라 음악 듣거나 졸거나 하고 있으니 탑승 시작하더군요.
9시 25분 출발이었는데 꽤 빨리 탑승 시작하네..
그렇게 간만에 저가항공이 아닌 항공사의 비행기를 탔습니다. 비행기 탔는데 기내식 나오는것 자체도 굉장히 오랜만이네요;;
좌석에 개인용 단말기가 붙어있는게 인상깊긴 했는데.. 전 너무 졸려서 기내식 먹을때 빼곤 자는데 거의 시간을 보내서 손 못댔습니다;
그러고보니 대한항공은 탑승 직후 이륙 전에 일본 입국서류를 나눠주더군요.
그래서 저도 이륙 전에 입국서류 작성을 끝내두긴 했는데, 곱씹어보면 기내식 음료수 나눠주고 하려면 시간이 없겠지.. 싶긴 합니다;
막 배고파 죽으려던 시점에 기체가 안정되서 기내식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불고기! 고기! 으아앙!
...하나 더 받을 수 있는지 물어보려다 말았습니다...
그리고는 먼저 언급한듯 잠 삼매경. 정신차리고 보니 나리타 국제공항에 내린다는 안내방송 나오더군요;
아, 참. 비행시 하늘 풍경은 참 좋았습니다. 하하.
착한 분들은 날개 너머로 구름이 보이실거에요. 빨간책 간간히 사는 저같은 분들은 날개밖에 안보이실테고.
...는 드립이고, 빨리 내릴려고 앞쪽 자리를 잡았는데 거기가 날개 바로 위더군요. 덕분에 운항 내내 날개만 보면서 왔습니다.
이건 밥먹으며 떠올라 캡쳐한 것들.
창가자리였던지라 기내에서도 GPS가 잡히는 덕분에, 이렇게 속도나 고도 등의 정보를 볼 수 있는것은 물론
구글 지도앱의 캐시 덕분에 인터넷 안되는 기내에서도 저렇게 위치와 함께 지역이 찍혔습니다. 음 잘 가고 있구만.
그리고 머지않아 덜컹거리며 도착. 흐 내가 다른 나라에 왔...나?
태풍이 다가오는 일본 열도에 내리니 저를 처음 맞는건 검은 구름과 창문의 빗방울. 아 그래 내가 다른 나라에 오긴 했나보다;
뭐 열차 타고 하면 지하로만 다닐테니 비맞을 일은 없겠지만, 애초에 습한 동네니 습기 때문에 걱정은 좀 되더군요.
그리고 비행기에서 내리니 아니나 다를까 습기 봐라;; 여긴 참 한결같네요. 열대우림에 가면 이럴까요..;
이코노미석 앞에서 네번째 열이었던 장점을 살려서 비행기에서 세번째로 내리는 승객이 됐고, 비교적 텅텅 빈 입국심사대를 지나 순식간에 입국절차 종료.
애초에 짐을 맡기지 않고 기내에 가지고 들어갔기 때문에, 내릴때는 백팩을 메고 갔을때와 같았습니다.
짐찾는 시간 그런거 없음.
나리타 공항 입국장은 한 1년 3개월정도 만이네요. 그리고.. 음, 하- 이 습한 공기..-_-...
그나마 공항 안은 좀 낫긴 합니다만 역시 이 끈적함은 언제 느껴도 싫네요.
열차 시간까지는 10분 정도 여유가 있었으니 손도 좀 씻고, 여유롭게 사진도 찍고 하다가 열차 탑승하러 이동.
평소엔 교통비를 가능하면 아끼려는 편이지만, 이번엔 여기서 늦어지면 저녁에 아키하바라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조금 투자했습니다.
엑세스 특급을 타니 이동시간이 다소 줄어서 좋더군요. 게다가 저번 오사카에 갔다가 구해온 교통카드를 쓰기 시작해서 표 사는 시간도 줄고.
뭐 하네다 공항 특급이라서 중간에 갈아타긴 했지만, 그래도 시간을 꽤 아꼈습니다. 아무래도 일반열차보다는 서는 역 수가 적으니까요.
타면서 케이세이 아오토역(青砥駅) 에서 열차를 갈아타고, 우에노역(上野駅)에서 야마노테선으로 갈아탄 뒤 JR 시부야역(渋谷駅) 에서 하차. 흐
여기까지 1,429엔 들더군요. 케이세이 구간에서 1,235엔 JR 구간에서 194엔.
시부야...는 처음입니다. 여기도 꽤 번화한 동네라 건물도 많고 사람도 많고.
일정이 그리 널널하진 않았어서, 바로 도큐전철 관광안내소(東急東京メトロ観光案内所)로 이동.
참고로 이동하는건 쉬웠습니다. 저기 오른쪽의 JR 출구에서 나오니 바로 도큐전철 지하로가 나오더군요.
저렇게 관광안내소도 잘 표시되어 있구요.
이 도큐전철 관광안내소에 온건, 지난번에도 글 적은 바 있는 인증샷 이벤트에 참가하기 위함입니다.
가서 사진 보여주며 이야기하니 알고 계시더군요. 덕분에 어렵지 않게 경품 받았습니다.
참고로 이런 녀석. 저 교통카드에는 500엔이 충전되어 있습니다.
안에는 PASMO 카드랑 안내문, 교통카드 이용안내문 같은게 들어가 있습니다. 어디서 충전 가능한지, 어떻게 쓰는지 등등.
아, 참 아래에 반납하라고 되어있는데, 우리나라의 서울도시철도 담당자한테도 물어보고 일본의 관광안내소에서도 물어봤지만 가져가도 된다고.
그래서 이렇게 들고왔습니다.
자, 이제 NHK 스튜디오파크에 들어가기 전에 밥을 먹으러 가야겠군요.
걷다 보니.. 젋은 사람들이 많군요. 음.. 아니 뭐 그냥 그렇다구요.
스튜디오 파크 가는 길목에 스키야가 한곳 있어서, 들어가서 적당해 보이는 메뉴로 점심 해결.
아직까지도 말 많은 체인이긴 한데, 이 덥고 시간없는 때에 식당 선택지가 그리 많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거리를 걸어서 스튜디오파크에 도착.
그 와중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니 얼마나 얄밉던지요. 한 5분만 늦게 와주면 어디가 덧나냐...
NHK 스튜디오파크 관람은 따로 글 적었으니 그쪽을 참고 부탁드립니다. -> http://scvspace.kr/367
결론만 말하자면 8K 영상 시연을 포함해서 전체적으로 재밌게 봤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다시 덥고 습한 밖으로.
아까 비오던게 그 사이 그쳐준건 좋은데, 기온은 하나도 안떨어지고 습도만 오른 상태라 참 난감합니다.
뭐 이동네는 하루이틀 일이 아니긴 한데.. (애초에 습도가 높은 나라고) 아으 더위 많이 타는 저는 그저 고통만;
이제 다음 목적지이자 이날의 최종 목적지인 아키하바라로 이동하기 위해 야마노테선을 타러 가는 길.
끌고 가자니 시끄러운 캐리어를 끌다가 들다가 하면서 가까이 있는 하라주쿠 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야마노테선은 순환선이라 따지고 보면 좀 돌아가는 셈이 되는데, 돌아가지 않고 가는 다른 노선들도 시간은 비슷하게 걸리는 주제에 가격은 비싸더군요;
시간이 차이난다면 그쪽을 타겠는데 1-2분 차이로 100엔 넘게 내기는 좀 그래서 그냥 야마노테선으로.
근데 하라주쿠역 독특하네요. 흥미로운 건물이었습니다.
무튼 몇시간만에(?) 다시 야마노테선. 아 시원하다....
...더위에 쩔다가 시원해지고 자리까지 나서 앉으니 엄청 졸리더군요.
자고 일어나니 아키하바라. 지금 생각하면 졸다가 역 지나치지 않은게 신기하기도 하고 다행이기도 하고;;
그렇게 돌아온 근 2년만의 아키하바라. 구름이 좀 많긴 했는데, 그렇게 흐린건 아니라 많이 시원하진 않았습니다.
어쨌든 살아서 돌아다녀야 하니, 일본 입국하고 여태까지 버티다 드디어 포카리 2L 구입. 이게 345엔.
참고로 이거 다음날 아침까지 먹었습니다. 역시 이젠 900ml는 너무 작아졌어요;
물도 마셨으니 다시 힘내서 짐을 버리러 가야겠죠.
마침 아키하바라에 퍼스트캐빈이 생겼다 들어서 2년쯤 전 교토에서 묵은 이후로 간만에 재이용하게 됐습니다.
새삼 참 독특한 컨셉의 숙소인듯.
숙소쪽은 따로 글 적을 생각이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잘 묵었네요.
아무튼 여기다 짐 버리고(?) 다시 아키하바라로.
으어어 이녀석 몸에 생기가 돌아온다!
몸이 가벼워지니 새삼 참 좋더군요; 편하게 돌아다녔습니다.
우선 대행 부탁받은거 구하고, 동생 줄 악세서리랑 제가 사려고 했던 물건들을 한바퀴 돌면서 쓱 사들였습니다.
'사들였다' 라고 표현하니 엄청나게 산것처럼 보이시겠지만.. 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소소했습니다.
블루레이 두권, 책 두권, 악세서리 두개.
그러고보니 들른 점포의 1/3은 아이쇼핑, 1/3은 헛걸음질(잘못 들어간 곳;), 1/3은 물건 구입한 곳...이라는 통계가 지금 막 머릿속을 스쳐가는군요.
열심히 돌다 보니 배가 고파져서 계획한 대로 규카츠를 먹으러 이동.
돈까스의 탈을 쓴 스테이크를 접하니.. 신선하기도 하고 그렇더군요. 아직은 제게 생것에 가까운 스테이크는 좀 적응하기 힘든듯 했지만;
참, 자세한 내용은 별도로 글 작성했으니 그쪽에서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 http://scvspace.kr/368
먹고 나서, 못살뻔한 책을 달려가서 구입하고(폐장시간이 가까워짐;)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흐... 신나게 땀흘렸더니 정신도 없고, 평소 걷던 거리의 몇배를 걸어다니니 다리도 아프고..;;
그나마 숙소 내부 온도가 월등히 낮게 유지되고 있었고(온도계가 있었는데, 24도 정도), 찬물 뒤집어 쓰고 와서 부채로 열을 식히니 좀 살것 같더군요.
열이 식어서 제정신이 돌아오고 나니, 할것들이 생각납니다. 침대 위에 짐도 막 널부러져 있으니 이러면 잠도 못자겠고 말이죠;
먼저 영수증 정리하고 여행자금 정산한 다음, 구입한 물품 정리해서 캐리어에 넣고, 아이패드에 이날 찍은 사진도 옮겨두고, 콘센트 꺼내서 기기도 충전하고..
그리고 적당히 트윗도 하면서 쉬다가, 잊어버리기 전에 적어두자 싶어서 이 글의 절반 정도를 임시저장.
...자, 그리고 자정 즈음해서 잡니다. 흐 졸리다;
안녕히 주무세요. 내일은 또 어떤 즐거운 일이 있었을까요?
... 이번 글은 여기까지.
스튜디오 파크 쪽을 별도의 글로 뺐더니 길이가 다소 줄어들줄 알았는데... 그렇진 않군요;
아무튼 나머지도 이어 적겠습니다.
일요일은 시험이 있어서 토요일에 올릴것도 오늘 좀 정리할테니 놀지 말고 움직여야. 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