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아는 분들은 아시겠습니다만, 메가박스의 경우 오페라나 클래식 공연 등도 몇년 전부터 라이브 뷰잉을 해 왔습니다.
그래서 이참에 취미계열 외 라이브뷰잉은 어떤 느낌일까-(주로 컨텐츠의 제공 품질쪽) 를 비교할 나은 대상을 만들기 위해 신년 클래식 공연을 하나 예약.
그나마 일주일쯤 전에 찾아봤으니 망정이지, 더 늦게 생각났으면 보지도 못할뻔 했습니다.
예매하던 크리스마스날도 자리가 한두석 남았던데, 어제 공연 보러가기 전에 앱 켜서 뒤지니 예매 목록 자체에 안뜨더군요.
아마 전부 매진된 컨텐츠는 예매 목록에 안띄우도록 만들어져 있나봅니다.
사실 클래식에 관해선 무지에 가까워서, 이번 라이브뷰잉 이야기는 연주된 곡에 대한 평보다는 뷰잉시의 영상과 음향쪽 언급이 더 많을것 같습니다.
출처 : 메가박스 '2015 신년음악회' 페이지 [바로가기]
아무튼, 이번에 본 라이브뷰잉은 오스트리아 빈의 무지크페라인 황금홀(Wiener Musikverein Große Saal)에서 매년 12월 31일과 1월 1일에 열리는 음악회입니다.
연주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Wiener Philharmoniker, 독일어 위키피디아 바로가기)가 담당.
정식 명칭은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Neujahrskonzert der Wiener Philharmoniker, 독일어 위키피디아 바로가기) 라네요.
이 컨텐츠는 오스트리아 공영방송(ORF, Österreichischer Rundfunk) 이 90개국에 생중계하고 있습니다.
메가박스도 이걸로 틀어주는 모양. 더불어 위성 중계란 티를 팍팍 내듯 중간중간 영상 혹은 음향, 아니면 둘 다 튀는 증상이 다수 발견됐습니다.
참, 국내 상영가격은 M2관(메가박스 영사품질 특화관, 설명 바로가기) 이 40,000원, 나머지 상영관은 35,000원.
일단 오스트리아 공영방송이 송출을 담당하고, 연주회 자체도 한두번 한게 아니기 때문에 품질은 보장되는것 같습니다. 영상도 그렇지만 우선 음향쪽이.
하긴 그래도 클래식 공연인데, 지금까지 봐 왔던 취미계열 라이브뷰잉때의 그 조악한 음향으로 송출했다간 욕먹겠죠 분명.
그래도 가기 전까진 걱정했던것도 사실인데, 가기전에 찾은 공연 감상글에서 걱정을 덜고,
시작 전 인터뷰에서 공영방송이 송출을 담당한다는걸 알았을때 '오호?' 싶었었네요.
뭐 결론은 괜찮았습니다. 공연 자체 뿐만 아니라 관객들의 박수소리 같은것도 잘 담겼다고 생각하구요.
한편으론 지금까지 음향이 너무 조악했던 뷰잉만 봐서 상대적으로 큰 비교가 되는걸지도 모릅니다.
B열이다 보니 스피커에 편향된걸수도 있고.
그래도 일단 첫인상은, 클래식 공연 뷰잉에서 음향쪽에 관한 걱정은 접어도 될것 같았네요.
사실 이런 판국이니, 저번주 표를 구할때 코엑스 M2관만 이미 자리가 없었던게 이제야 조금 납득이 되네요.
영상이야 HD급이라 큰 차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음향쪽은 뭔가 차이가 있을것 같기도.
내년 초에는 여기에 좀 도전해 봐야겠습니다.
먼저 위에서 인터뷰 어쩌구 했었는데, 음악회 상영 전 메가박스에서 준비한 영상도 틀어줬었습니다.
이게 가능했던건 현지 공연시간과 우리나라에서 라이브뷰잉을 시작하는 시간 사이에 공백이 있었기 때문.
공지한 라이브뷰잉 시간은 7시인데 실제 공연은 7시 15분부터 시작했습니다. 현지 시간 11시 15분.
이 시간 중 10분은 광고로 알차게(?) 채우고(오페라 라이브뷰잉 광고영상과 부티크M 홍보영상 반복상영, 기타 일반광고 없음)
나머지 시간에 음악평론가 장일범의 음악회 해설(음악회의 간단한 개요나 주목할점, 지휘자 설명), 주한 오스트리아 대사의 멘트(빈 필하모닉 소개 등)를 상영.
이후 7시 16분쯤 본격적인 생중계가 시작됐습니다.
영상의 경우는 ORF의 송출소스가 HD급인듯 하던데, 이거 찾기 전에도 벌써 어느정도는 화질이 괜찮다 느꼈습니다.
아무래도 방송사가 찍어 그런가 확실히 낫네요.
물론 이걸 단순히 취미계열 라이브뷰잉과 직접 비교하는것도 사실 무리긴 합니다. 들이는 돈 대비 돌아오는 돈부터 다를것 같고.
확실히 낫다고 해도 HD는 HD인지라, 되게 막 선명하다거나 그러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HD급 정도는 되는구나, 하고 큰 불만 제기 없이 볼만한 수준.
영상의 품질 외에는 개인적으로 좀 재밌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보던건 거의 콘서트 블루레이다 보니, 이런 클래식 공연을 촬영한 영상은 처음이나 다름없는데 서로 다른 부분들이 보여서 재밌기도 하고 말이죠.
예를 들면, 클래식이라도 관객은 존재하지만, 제가 봐 왔던 대부분의 라이브 블루레이처럼 야광봉을 들고 흔든다던가 하진 않습니다.
또한 연주자는 보컬을 내지 않고 무엇보다 움직이지 않습니다. 물론 연주하려면 상체는 움직이겠지만, 일단 여기서 말하는건 연주자의 위치이동.
아, 여기서 말하는 연주자에서 지휘자는 빼야 하겠군요. 지휘자는 움직이니까.
아무튼 이런 환경이라, 구도들이 일반 콘서트 영상에서보다 더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래도 그런 제한된 구도 안에서 보여주는 영상이 재밌달까 그랬습니다.
한 연주자를 두고도 정면, 측면, 악기 클로즈업, 지휘자와 함께 등 여러 구도로 찍는것도 좀 흥미로웠고.
참, 당연하지만 연주자와 지휘자, 지휘자와 관객, 관객 클로즈업, 연주장 전체를 잡는 구도들도 있었는데,
뭐랄까.. 공영방송 아니랄까봐 관객들 잡는건 꼭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법한 그런 장면들이더군요. 그런거 보고 혼자 속으로 좀 웃었습니다.
뭐 이렇게 찍을만한 구도라는게 제한되어 있을테고, 그게 국가나 방송사에 따라 누가 먼저 따라하고 할것도 없이 그게 최선이니 하는거긴 하겠습니다만..
아, 프로그램. 이걸 잊을뻔 했군요. 이젠 컨텐츠 자체 이야기도 좀 해야겠죠.
출처 : 메가박스 '2015 신년음악회' 페이지 [바로가기]
메가박스 홈페이지와 점포 내에서 배포하던 팜플렛에는 위와 같은 곡을 연주했다고 나오더군요.
처음엔 빈 필하모닉 홈페이지에 나온 프로그램과 차이가 있나 했는데,
홈페이지를 번역해서 비교해보니 독일어를 영어로 옮겨놓고 앵콜곡을 더해놓은것 뿐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론 이런 클래식 공연에 거의 온적이 없다 보니, 45분쯤 진행되고(오후 8시) 15분정도 쉬는것도 묘한 느낌이 들더군요.
뭐 그 사이에 음료수도 사고 했지만..
그러고보니 쉬는시간 이후 프로그램에서는 빈 국립 발레단이 연주되는 곡에 맞춰 안무하는 영상들이 들어오기도 하더군요.
아는게 없어도(물론 알면 더 재밌겠지만) 크게 어렵지 않게 내용 파악이 될만한 내용들이라 흥미롭게 봤습니다.
앵콜 마지막곡을 할땐 지휘자가 객석을 바라보며 관객의 박수도 함께 지휘하는 모습이 인상깊기도 했습니다.
찾아보니 앵콜때 마지막 곡은 지휘자가 객석을 바라보며 지휘하는 것이 관습이라더군요.
관습이란건 글쓰면서 찾아보고 알았지만, 아무튼 이 부분은 재밌기도 했고 인상깊기도 했고.
개인적으론 나름의 발견이 되었습니다. 정확히는 '라이브 뷰잉' 이라는 컨텐츠에 대한. 덕분에 카테고리도 추가해뒀네요.
새해를 이렇게 클래식 공연으로 시작하는것도 괜찮은것 같고.
다음엔 메가박스 코엑스 5관의 B열이 아니라, 좀 더 나은 자리에서 보고 싶습니다.
아니 사실 B열만 아니면 됩니다. 지금까지 봤던 상영관 스크린 중에서 오늘 본게 제일 컸던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