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저를 새로운 음향 바닥의 세계로 안내해준데는 복잡미묘한 심정을 감출 수 없습니다. 이야.. 너네도 참 대단하다;
아무튼 당일 메가박스 코엑스에 굿즈 예약 노리고 일찍 갔던 때부터 공연 자체까지 차례대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라이브뷰잉 전 메가박스 코엑스
메가박스는 지난 예매권 판매 공지를 올리며 팜플렛이나 펜라이트 등 일부 굿즈를 함께 현장판매한다 고지했었습니다. [공지 바로가기]
하지만 1/30일 배송사고로 공연 당일에 하려던 현장판매가 구매 예약이 되었습니다. [관련 공지]
수량 자체도 양일 각각 코엑스 70개, 해운대 30개로 상당히 적었는데, 이리 되니 참 난감하더군요.
그래도 어쨌든 일찍 도착해 상황을 보려고 일찌감치 집을 나섰었습니다.
굿즈 판매.. 아니 예약 시간은 오후 4시. 제가 메가박스 코엑스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 25분경.
올때마다 느끼지만 리모델링된 코엑스몰은 만든사람이 제정신인지 의심됩니다.
코엑스몰 안내간판 보면서 일주일동안 굶기며 방황시킬놈 같으니라구..
아무튼 이때 당시에도 사람들이 은근 와있더군요. 딱 봐도 오늘 라이브뷰잉 보러 온듯한 오라를 풍기는 사람도 다수 목격.
간간히 누군가 '젠카이노' 하면 '러브라이브!' 하고 사람들이 함성친다던가 했던건 좀 민폐 같지만; 하려면 상영관 안에서 좀..;
그나저나, 매표소 직원한테 굿즈 예약에 관해 물어보니 자기네들도 장소 같은건 들은게 없다고 하더군요.
이건 뭔가 싶었는데; 뭐 일단 왔으니 대기.
오후 2시 50분쯤 되니 누가 '여기서 굿즈 예약받을지 모른다' 라고 했는지 너도나도 뛰어서 줄을 서기 시작.
뭐가 있나 하고 저도 이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음악듣다 말고 같이 뛰어내려가 줄을 섰는데, 결국 공식도 아니고 위치를 예상한 줄이라.. 음..;
그나마도 30분정도 지나니 메가박스 직원분이 줄 좌측에 있던 카페의 영업에 방해된다며 해산을 요구해서 줄 해산.
...이었는데, 화장실 갔다온 20분 사이에 다시 줄이 생겨있더군요; 뭐지...
시간은 흐르고 흘러 3시 50분. 대체 굿즈 예약받을 생각은 있는걸까, 담당자들 대체 뭐하고 있는걸까...
하고 딴생각 하던 찰나, 3시 55분 즈음 사람들이 엄청난 기세로 뛰어내려가 사람 무리가 형성됐습니다.
전 포기하고 있던 터라 위 사진만 찍고 다시 계단으로 돌아왔지만.
위 사진중 첫번째는 몰려든 인파를 두줄로 정리하는 현장인데, 워낙 수량도 적고 하다 보니 다들 민감해져있던듯.
직원분들 밀지 말라고 소리지르면서 잠깐 아수라장이었는데, 다음부터 굿즈판매 없다고나 하지 말았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할거면 제발 인원 정리좀 제대로 해줬으면-_-;
판매 5분전에 줄을 세우니 사람들이 뛰어대지; 생각을 해봐요 70개가 커트라인인데 사람들이 안뛰게 생겼습니까..-_-
사고는 안나서 다행인데 뭐랄까.. 난 대체 왜 병신같이 1시 30분부터 와서 시간을 날려먹은걸까부터 시작해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그리고 앞으로 라이브뷰잉 현장에서 파는 굿즈는 신경 끄기로 했습니다.
분노를 억누르며 주변 편의점에서 늦은 밥을 해결하고 다시 코엑스로 복귀.
아무리 생각해도 여기 코엑스몰 음식가격은 좀 정상이 아닌것 같아서.. 차라리 편의점에서 뭐 먹는게 낫겠다 싶더군요.
편의점이 가깝지 않아서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그리고 돌아와 좀 기다리니 5시 40분경부터 입장 안내하더군요.
저도 40분에 딱 코엑스 2관에 입장했습니다. 그리고 맨 뒷줄로... 좋네 맨 뒷줄(...)
맨 뒷줄 T17이었나, 영사기 구멍에서 조금 비껴난 대각선 앞이었습니다.
2. 공연 자체에 대해서
작년 해운대에서 러브라이브 라이브뷰잉을 볼때는 러브라이브라는 작품에 대한 기초 지식도 없었습니다.
그냥 얼굴 아는 성우라곤 난죠 요시노, Pile 정도. 아는 곡도 3곡이었나 그정도였고.
덕분에 중간중간 나왔던 픽쳐 드라마도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았고, 전체적으로 분위기는 즐거웠지만 물음표가 많이 남았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은 흐르고 흘러 1년 후.
러브라이브 2기도 어찌어찌 감상하고, 1년 사이 음악도 좀 더 접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애초에 걱정이야 안하고 들어갔지만, 배경지식은 이정도로도 충분하네요. 재밌었습니다.
더 뒤에 언급할 음향쪽 이야기야 둘째치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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μ's Go→Go! LoveLive!2015 ~Dream Sensation!~ 1/31 (Day1) Setlist (start 18:15, end 22:15)
1. それは僕達の奇跡
2. 僕らは今の中で
-MC
3. Music S.T.A.R.T!!
-막간 드라마
4. ユメノトビラ
-MC
5. タカラモノズ
6. Shangri-La Shower
-MC(2학년 멤버)
7. Love wing bell (1, 3학년)
-막간 드라마
8. Dancing stars on me!
-MC
9. もぎゅっと“love”で接近中!
10. COLORFUL VOICE
-막간 드라마
11. 永遠フレンズ (Printemps)
-MC (Printemps)
12. 小夜啼鳥恋詩 (Printemps)
13. 秋のあなたの空遠く (lily White)
-MC (lily White)
14. ふたりハピネス (lily White)
15. Trouble Busters (BiBi)
-MC (BiBi)
16. 冬がくれた予感 (BiBi)
-곡 소개 Part1
17. 輝夜の城で踊りたい(Short Ver)→ だってだって噫無情
18. Snow halation
19. Wonderful Rush
-곡 소개 Part2
20. No brand girls
21. KiRa-KiRa Sensation!
Encore Animation
-Encore-
22. START:DASH!!
23. Happy maker!
24. Oh,Love&Peace!
25. Dreamin' Go! Go!!
-극장판 러브라이브 관련 정보 발표
26. どんなときもずっと
출처 : 2ch thread, 35 [바로가기] + 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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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 수 자체는 인원이나 유닛 생각하면 적당하다는 느낌인데, 아티스트의 휴식시간 보장을 위해서인지 아니면 원래 공연 컨셉이 쭉 이렇게 유지되어 왔는지
멤버들 잡담이나 막간 드라마, 곡 소개 영상 같은 음악 라이브 이외의 컨텐츠 비중이 은근 높았습니다.
아마 총 공연 4시간 중 적어도 1시간은 이런 부분에 쓰였을듯?
MC도 위에 표시한것 이외에 거의 한곡 부르고 MC 하고 그런 느낌.
이런 공연진행은 좀 신선했습니다. 제 경우는 직접 가서 보거나 블루레이를 통해 접한 공연 모두 이렇게 느긋하게 진행하는 공연은 없었거든요.
단지 후반에는 조금 과하게 느껴졌는지 지루함이 들기도.
막간 드라마의 경우는 라이브로 너무 긴장한 호노카를 노조미가 최면으로 재워버린다던가,
관객들의 열기가 뜨겁다며 공연중 갈아입을 옷을 냉장고에 넣어놓고 옷이 없어졌다며 패닉인 에리 앞에 가져다 놓으면서도 태연한 호노카라던가,
유닛 공연 전 등장 순서를 정하기 위한 묘한 대결에 나선다던가, 하는 식의 딱 러브라이브 애니메이션 일상파트쪽 모습으로 그려졌습니다.
사실 첫번째야 긴장하면 그럴수도 있겠다 싶고, 세번째야 결론은 이미 정해진 순서대로 출연해버린단 마무리라 그냥 재밌게 봤는데,
두번째의 호노카는... 얘 진짜 방출 안된게 용하다 싶은 생각도(...)
하긴 세 드라마 모두 '다음 공연까지 시간이 없어!' 하면서도 할건 다 하는게... 오히려 이쪽이 더 대단한것 같기도 하지만..;
무튼 배경지식이 생기니 우선 이런 부분들부터 이해도가 올라가서 좋네요.
그러고보니 앵콜 직전에 틀어준 애니메이션도 좀 대단했습니다.
내용은 그냥 멤버들이 할 앵콜 멘트를 애니메이션이 대체한다는 느낌이지만, 멤버들이 MC한 다음 돌아오는 관객의 반응 시간을 거의 정확하게 예측해
영상을 만들었더군요. 혹시 이거 반응에 따라서 시간을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만들어진 그런 건가?!
정말 애니메이션의 캐릭터가 현재 객석의 반응을 반영해 움직이는건가? 하는 착각도 들 정도. 아무튼 보면서 놀랐습니다.
셋리스트도 괜찮았습니다.
작년 2014 러브라이브 공연때 듣고 싶었던, 공연 일주일전 발매한 'タカラモノズ' 를 들어볼 수 있었던 것도 좋았구요. (2014.1.29 발매, 2014.2.8 공연)
애니메이션 2기 삽입곡들은 거의 이번 공연이 첫 라이브였기에 그걸 듣는 맛도 있었습니다.
'Shangri-La Shower' 같은 게임 주제가, 즉 이미 싱글은 발매했지만 Lantis의 싱글 발매 품질이 마음에 안들어 고해상도 음원을 기다리고 있는 것들도 들어볼 수 있었고.
최근 괜찮다고 느낀 곡이 많이 생겼기에, 이런 환경에서 보러 가니 아는곡이 많아서 더 재밌었던것 같습니다.
더불어 후반에 나오는 곡 소개 Part 1/2.
러브라이브의 첫 싱글 첫 트랙부터 한소절식을 잘라, 앨범 자켓과 곡명, 곡 소개를 담은 영상에 함께 틀어주는 구성이었습니다.
저같이 2013년 이전 러브라이브 곡들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사람들에겐 좋은 정리자료가 되어주겠더군요.
사실 보면서 '또 시간떼우기를..;' 하는 생각 조금 했는데, 유닛이 2014년 이전에도 싱글을 냈다는걸 알아낸것만으로도 개인적으론 큰 수확이라고 봅니다(....)
그 외에.. 멤버들 행동이나 말투 같은건 평소 니코니코동화 생방송 등에서 봐 왔기에 크게 다르진 않은 인상이었습니다.
뭐 다르다고 별수 있겠습니까만은, 아무래도 이런 공연은 '담당 성우' 라는 캐릭터를 알고 가는것도 나름 재밌는것 같더군요.
더불어 애니메이션 등에 등장한 의상들도 재현도 높게 완성된걸 볼 수 있었습니다. 멤버들도 잘 어울렸다고 생각하네요.
특히 7번째로 부른, 애니메이션의 2기 5화 호시조라 린 에피소드에서의 삽입곡 무대는 꽤 인상깊었습니다.
곡도 그렇지만 무대에 오른 멤버들 의상도 잘 어울렸다고 생각하네요.
3. 라이브뷰잉 음향
예, 한문장으로 정리하자면 '오늘도 난 라이브뷰잉 음향의 바닥을 보았다' 겠습니다.
묘하게 러브라이브 라이브뷰잉은 항상 제게 최악의 음향환경을 경험할 수 있게 도와주는데, 사실 어제는 좀 경우가 심한것 같았습니다.
공연 절반정도.. 그러니까 멤버 전체가 아니라 유닛으로 공연이 진행되기 시작할 즈음 이전까지는,
멤버의 마이크가 마치 꺼져있는것처럼 보컬이 묻히더군요. 그것도 불규칙하게. 복불복도 아니고 뭐하니;
애초에 아티스트의 보컬 음량을 1이라고 했을 때, 반주의 볼륨은 최소 5에서 최대 9 정도까지였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미친것 같아요.. -_-... 중반 전까지는 내가 노래를 들으러 간건지 MR을 들으러 간건지 헷갈리기도.
첫곡은 정말 최악이었는데, 오죽하면 메가박스쪽에서도 계속 볼륨을 조절하더군요.
전체적인 볼륨도 높혀 보고(두번 높임), 스크린쪽(상대적으로 앞쪽) 에 위치한 보컬음 출력쪽 스피커의 볼륨만을 높여보기도 하는것 같았고..
결국 후자는 스피커 찢어지는 소리가 나서 그런지 원상복귀되고, 전체적인 볼륨만 높인 상태로 유지됐습니다.
덕분에 귀가 멍멍하더군요. 찢어지는 소리도 자주 나고.
제 바로 대각선 뒤에 스피커가 하나 있어서 비교해 들어봤는데, 소리가 되게 묘하게 들립니다.
분명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의 실황 음성을 가져오는것 같긴 한데, 보컬음 같은건 아티스트가 착용하고 있는 마이크를 써서 가져와야 할텐데
그러지 않고 공연장 안에서 들리는 소리를 다시 마이크로 채집해 뷰잉 음성으로 전달하는.. 그런 느낌.
웃긴게 반주음들은 정말 크고 또렷하게 들렸습니다. 이건 회장 내 스피커에서 난 소리를 다시 채집한게 아니라 그냥 회장에서 튼 음원의 소리인것 같았고.
그나마 중반부터는 멤버들의 목소리가 불규칙하게 죽는 문제가 그나마 나아지긴 했는데...
앵콜곡 부를때 즈음에서야 좀 들을만한 보컬-반주 볼륨비율이 되었다는 점에선 라이브뷰잉 음향 엔지니어에게 저주나 걸고 싶습니다.
작년엔 솔로곡 부를때 '솔로곡은...좀...미묘하더라...' 하는 헛소리 아닌 헛소리도 했는데, 올해는 차라리 작년만큼 구분이라도 됐으면 싶더군요.
아니 MC로 뭘 떠들고 노래를 부르는데 왜 절반은 일본어 자체가 들리질 않니... 에라이 미친 엔지니어 놈아 -_-)
처음엔 상영관 안 사람들이 함성을 너무 크게 질러서 그런가 했는데,
화면에서 아티스트가 번갈아 잡히는데 불규칙하게 입만 뻥끗 하는것처럼 나오는 멤버가 있어서 당황;
이게 사람들 함성소리는 매번 똑같이 큰데 화면에서 입을 뻥끗하고 그에 예상되는 소리가 안들리는거랑 소리가 들리는거랑 차이가 확연하거든요.
이건 확실히 메가박스 이전의 현지 송출 문제인듯.
다들 무선 마이크 쓰던데 혼선이라도 왔나; 아니면 뷰잉만..? 알수가 없습니다..
4. 라이브뷰잉 영상
음향이 저렇게 쓰레기 같았는데 제가 4시간을 버틴건 아마 영상 덕분일겁니다.
작년 뷰잉때와 비교도 안될만큼 영상 자체의 품질, 다양한 구도의 카메라, 아티스트들과 관객을 고루 잡는 영상 구성까지 거의 모든 부분에서 업그레이드.
영상은 딱 보면 장비가 바뀐 티가 납니다.
클로즈업했을때의 아티스트의 선명도나, 그 이전에 무대 조명이 사라진 직후 공연장 내의 모습, 무대 전경 모습, 무대 앞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이전의 '무늬만 HD' 같던 느낌을 넘어서 '꽤 괜찮은' 영상이 됐습니다.
촬영해야 할 곳을 착각한다거나, 화면전환시 편집 실수 등도 상당히 많이 줄었구요. 아마 장비와 인원이 다 교체되지 않았을까 생각도(...)
위에서 제가 '거의 모든 부분' 이라고 한건, 공연장 내 상공을 공연장 앞뒤로 가로지르는 카메라의 경우는 좀 선명도가 떨어졌었기 때문.
근데 이 카메라는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의 그 수많은 관객이 만들어내는 장관을 위쪽에서 잡는게 주 목적일테니 크게 신경은 안쓰이더군요.
잡힌 영상도 흡사 라이브 블루레이를 보는듯한 알찬 구성이었습니다.
아티스트를 주로 잡되,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장관을 연출하는 관객들의 모습도 빼먹지 않고 넣었습니다.
먼저 위에서 영상의 촬영 및 편집상 실수가 아예 없다고는 안했는데, 이걸 눈감아줄만한게 바로 이 영상 구성이라고 생각.
이걸 블루레이처럼 편집해서 보는게 아니라 실시간으로 송출해야 하니 얼마나 빡셀까; 이정도는 봐줄 수 있습니다. 예..
참, 그러고보니 이번 라이브뷰잉은 이 영상을 세계 공통으로 쓰지 않나 싶더군요.
라이브뷰잉 시작 전에 촬영금지 등에 대한 안내문을 6개국어로 써서 스크린에 쏘던데,
작년엔 분명 직원이 말로 했던가 안했던가 그랬던걸로 기억하거든요. 마침 세계 6개국에서 동시 중계하는걸로 알고 있고.
이번 글은 적당히 여기까지.
그러고보니 오늘도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와 메가박스 코엑스, 해운대 등지에선 사람들 불타오르겠네요.
전 오늘 쉬겠지만 재밌게들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올해는 음향때문에 더러워서라도 라이브 블루레이를 사야될것 같은데 이것도 얼른 발표 했으면 좋겠네요.
시기 보면 최소 8월은 지나야 나올것 같지만; 머나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