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지역 아이돌로 시작해 2005년 중후반 메이저 데뷔한 뒤로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더군요.
아래 본문에는 1920 x 1080 블루레이 캡쳐 원본 이미지 13장과 본편 비트레이트 차트 이미지 1장이 쓰였습니다.
이 디스크는 퍼퓸의 첫 해외 투어였던 'Perfume WORLD TOUR 1st' 의 공연 모습을 담았고, 각 나라에서의 움직임도 영상특전 형식으로 실었습니다. [일본어 위키피디아 바로가기]
그중 우리나라도 있었기에 구입하게 되었었구요.
다만 영상화된 실황은 우리나라 것이 아니라 투어 마지막날이었던 싱가폴 공연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싱가폴 공연이 2012년 11월 24일이었고 이후 DVD로는 2013년 5월 발매됐지만, 무슨 일인지 블루레이로는 그로부터 다시 1년쯤 뒤인 2014년 10월에 발매되었네요.
즉 2014년 후반에 발매된 블루레이지만 실제 촬영은 2012년 후반에 되었다는 이야기. 대개 DVD랑 블루레이랑 같이 내지 않나..
한편으론 해외 투어에 관련된 영상(본편 뿐만 아니라 메이킹 필름도) 만을 담았기에 수요가 별로 없을거라 예상했을까도 싶지만 말이죠.
무튼 영상특전은 좀 뒤에 보고 본편부터 보겠습니다.
1. 영상 구성
결론부터 말하자면 꽤나 제한적인 모양새.
위 공연이 열린 곳은 싱가폴에 있는 SCAPE[공식 홈페이지 내 공연장 안내]로 수용인원 약 1,000명 정도의 라이브하우스라고 합니다.
객석이 있는것도 아니고(2층도 없음) 거기다 해외 공연.
아무래도 이런저런 제약이 있을거란 예상은 했는데, 뭐 그런것치고는 제약 안에서 잘 했다고는 생각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평균보다는 좀 못미치는 모양새입니다.
위의 세 이미지를 고른 이유는 바로 영상의 주 촬영 구도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저런 라이브하우스는 '무대 앞쪽과 스탠딩구역 사이 공간'과 '스탠딩구역 뒤쪽'의 두 부분 정도만 촬영할 여유가 생길텐데,
딱 그에 맞는 영상만을 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간혹 무대 정면(관객들 뒤쪽)에 있는 카메라가 무대를 잡거나 멤버들을 클로즈업 하긴 하는데,
무대를 잡거나 멤버 셋을 한번에 잡는건 그냥저냥 괜찮은 모양새지만 멤버들을 개인까지 확대해서 잡으면 알아볼수가 없더군요.
뒤쪽에 있는 화려한 전광판과 같이 잡혀서 그런것 같은데, 카메라 능력의 한계 같았습니다.
의례 무대 정면의 카메라가 멤버들을 클로즈업해서 잡으면 어지간해선 반가운 화면이 되는데, 이 영상에서는 '제발 하지마' 소리만 절로 나오더군요;
그나마 멤버들이 멘트 할때(=움직이지 않을 때) 정도는 나름 괜찮게 잡히던..데, 이런 부분보다 아닌 부분의 클로즈업이 더 많았으니 아쉬울 따름이지요.
근데 한편으로, 무대까지 모두 보고 난 뒤 감상으로는 이런 다양하지 않은 구도가 '어쩔 수 없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퍼퓸의 무대는 노래 뿐만 아니라 무대장치와 안무, 때로는 이 둘을 함께 엮는 모양새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이런 다양한 촬영구도는 간혹 관객에게 원래 전달하고자 했던 무대와는 다른 무대를 전달해버리기도 하겠죠.
아직 일본에서 이뤄진 근래의 라이브 블루레이는 감상을 못했습니다만, 보다보니 이런 생각도 들었달까 그렇습니다.
보여주고자 하는 무대 연출상 다양한 구도로 못찍을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마 더 많은 카메라 혹은 구도(2층 관객 등)를 신경써야 했다면 그에 맞는 새로운 무대 연출이 필요하겠지요.
사실 여기까지 쓰고 웃긴 얘기지만, 이번 투어 영상은 이런 연출의 잘못된 전달을 고려했다기보다 물리적 제약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는 생각합니다.
무튼 이런저런 제약 때문에 구도들이 제한되니,
위와 같이 가끔 객석으로 카메라를 돌려 관객들을 찍거나, 관객과 아티스트를 한번에 잡는 등 신선한 구도가 나오면 되게 반가웠습니다.
사람이란게 이렇게 적응력이 좋습니다 여러분...(...
이런 장면은 체감상 전체 분량의 20% 정도 됐습니다. 나머지는 먼저 언급한 정도의 구도만이 주로 등장했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라이브 블루레이들보단 '카메라 구도' 면에서는 심심했다는 인상.
'카메라 구도' 면에서는 말이죠.
2. 공연 자체에 대하여
작년 10월, 유니클로AX에서 두번째 퍼퓸 내한공연을 보러 가서 느낀건, 역시 '많이 움직인다' 였습니다.
풀어 써보자면, 들리는 음악들도 그렇지만 무대효과와 그에 맞는 안무가 꽤 인상깊었다는 것.
제가 주로 공연 가는 FictionJunction, Kalafina, 토요사키 아키(豊崎愛生) 의 경우는 아티스트가 거의 움직이지 않으니까요.
그나마 자주 움직이는 May'n의 경우도 지금처럼 모든 무대에 복잡한 안무가 있진 않았고.
이런 비교적 덜 역동적인 무대만 자주 보다 보니 새삼 더 신선했던것도 같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어떠한 곡에 대한 무대는 '보컬(30%) + 안무(30%) + LED 전광판/무대효과(40%)' 로 구성된다고 느꼈습니다.
언급한 세가지 중 어느 한 구성요소가 월등히 무대 구성을 압도하지 않고, 무언가 필요없는듯 필요하고 또 존재하지 않는듯 존재감을 과시합니다.
공연 중 아티스트의 보컬은 체감상 90% 이상 전자음으로 변형이 이루어져 온전하게 들리지 않습니다.
한편으론 전자음으로 변형되지 않은 노랫소리와 그렇지 않은 소리를 잘못 구분한건지도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말하고 싶은건 그게 안좋다거나, 보컬의 의미가 없다는게 아니라 그냥 주 연주 장르상 그렇게 될수밖에 없는것 같다는 점.
덕분에 1시간 42분 정도 되는 본편의 끝물에 가서 멤버들이 작별 코멘트를 하면 놀라게 됩니다.
변형되지 않고 노래가 아닌 목소리를 가장 온전히, 또 오랫동안, 멤버 골고루 들을 수 있는 시간이기에.
공연 초반 MC도 있긴 하지만 거의 아-짱(니시와키 아야카, 西脇綾香)만 말하는것 같고;
이제 나머지 안무와 무대효과를 언급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이 둘을 따로 떼서 말하긴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간혹 안무와 보컬로만 무대를 구성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분명 '배경'에 위치했을 LED 전광판의 영상도 알수없는 존재감을 과시하더군요.
특히나 이런 모습의 백미는 바로 위의 첫번째 이미지와 같은 모양새.
뒤쪽에 있던 전광판이 멤버 수만큼 분리되어 무대의 더 앞으로 이동하고, 이 전광판과 합동으로 멤버들이 무대를 만들어 냈습니다.
물론 메이킹 필름 보면 미리 찍은 영상에 맞추는것 뿐이지만,
어떠한 곡의 무대를 구성함에 있어 보컬이나 안무 이상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무언가가 함께 올라간다는것 자체가 신선하달까 그랬습니다.
그 이외에는 관객들에게 무언가 시키는 코너가 있더군요.
블루레이의 셋리스트에는 'P.T.A 코너' 라고 되어있는데, 찾아보니 P.T.A 는 공식 팬클럽을 지칭하는 말.
굳이 번역해보자면 '팬들과의 시간' 정도려나요.
작년 10월 내한때도 체험했었는데, 멤버 세명이 무대에서 좌측, 중앙, 우측에 서서 관객들을 세 파트로 갈라 이름을 붙혀주고,
이름이 호명되면 함성을 지르면 되는 간단한 시스템.
사실 무언가 시킨다고 해도, 아티스트가 관객에게 이것저것 호응을 유도하는건 흔한 일이고 또 반가운 일이기에 '시킨다' 라는걸 나쁜 의미로 사용한건 아니라는것도 이쯤 밝혀둡니다.
그냥 평범하게 재밌는 시간. 한 6-7분 정도밖에 안된것 같지만.
이쯤에서 본편 비트레이트 차트.
평균 비디오 비트레이트는 34,636 kbps. 1080i. 1시간 42분 30초.
오디오는 2ch LPCM, 48kHz 24bit. 별도의 오디오 특전이나 자막은 없습니다.
영상의 경우는... 전에 봤던 라이브하우스에서 진행된 공연들의 라이브 블루레이들을 생각해서 걱정부터 앞섰는데,
걱정한것치고는 나름대로 볼만은 한 영상이 나왔습니다.
조명이 거의 없을 때 노이즈 자글자글하지 않은게 제일 좋았고, 어느정도는 블루레이에 담길만한 영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것치곤 전체적으로 영상이 흐릿한 편이었고(선명하지 못했고)
먼저 언급했듯 객석 뒤 무대 정면 카메라가 클로즈업시 영상을 알아볼 수 없는 수준이 되는 부분인 것도 있고.
생각보다 무난하기야 했다지만, 온전히 만족할수만은 없었습니다.
참, 음성도 5% 부족했던듯.
메이킹 필름 보니 공연장이 그리 좁지는 않아 보였고, 그런 공연장을 관객들이 대부분 채우고 있었음에도 그에 걸맞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좀 구체적으로 묘사해보자면, 아티스트의 반주음은 장비를 통해 직접 입력받았지만 보컬과 관객들 함성소리는 촬영장비의 마이크로 입력받은 느낌이랄지.
반주음은 어느정도 공간감이 있게 들리는데, 그 외 소리들은 공간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스테레오로는 잡혔는데(중간에 P.T.A 코너에서 구분됨) 이러는거 보면 촬영한 장비에 연결된 마이크 정도로 입력받지 않았을까 생각중.
정리하자면, 그럴듯하게는 들려줬지만 공간감은 많이 빠진, 오직 현장의 소리 위주로 담은 느낌이라고 해야 하겠네요.
3. 영상특전(메이킹필름)
이 메이킹 필름에는 투어 당시 돌았던 타이완, 홍콩, 한국, 싱가폴에서의 모습들을 담고 있습니다. 30분 43초
현지 공연장에서의 리허설 모습, 공연장의 모습(굿즈판매, 대기줄 등), 입장 시작했을때나 공연장 내부의 모습, 공연 중 모습 일부, 무대 뒤 모습 정도.
비중은 타이완 쪽이 압도적이었고, 다음이 홍콩, 한국, 싱가폴 순이었습니다.
먼저 언급도 했지만, 이런 모습들을 담습니다.
현지 공연중 모습들을 보면, MC파트에서 간혹 개그맨을 연상케 하는 수준의 내용도 관찰됐습니다. 꽤 재밌더군요.
타이완에서는 즉석 동시통역자를 선발(?)해 잡담성 MC에 대한 번역을 부탁한다던가 한 점도 눈에 띄었고. 우리나라도 작년에 이랬던가요.
뭐 아무튼 이런 메이킹 영상들은 항상 환영입니다.
아무래도 무대에서 공연중 혹은 MC 정도로 볼 수 있는 아티스트의 모습은 굉장히 제한적이니까요.
무대의 구성에 아티스트 이외에도 많은 구성요소가 존재하기에 그런 부분들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보는것도 흥미로웠고,
리허설 할때도 진지한 와중에 신난듯한 모습들도 재밌었고.
어느정도는 가늠이 됐으니, 다음번에는 일본내 공연 미디어를 구입해보던 할것 같습니다.
이게 은연중에 미뤄진다면, 10주년 기념으로 내한이나 성사됐으면 싶기도 하군요. 이미 올해도 얼마 안남았으니 힘드려나..
무튼 제가 직접 일본가서 보게 까지는 안될것 같지만, 기회가 있다면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은 전보다 더 생겼습니다.
좋은 소식 들렸으면 좋겠네요.
이번 글은 여기까지.
품질적인 아쉬움을 토로하긴 해도, 제가 어느정도 목적을 갖고 가늠해서 산 라이브 블루레이들이 재밌으면 안도감과 함께 참 여러 생각이 듭니다.
아마 산에서 삼을 캐는 사람들이 비슷한걸 느끼지 않을까 생각도 해보고. 뭐 이쪽이야 버는 돈이 많으니 다를것도 같지만 말입니다(...)
무튼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