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서 처음으로 카나가와(요코하마) 일대를 둘러볼 기회도 있었는데, 이번 장소 역시 그러면서 들러본 곳.
이 하라 철도모형 박물관(原鉄道模型博物館)은 하라 노부타로(原信太郎, 1919 ~ 2014) 씨의 개인 소장품 전시를 위해 2012년 7월 개관했습니다. [공식 한국어 홈페이지]
입장료는 성인 기준 1인당 1,000엔,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마지막 입장은 종료 30분 전까지), 휴관일은 매주 화요일이나 홈페이지는 참고하시길.
세계 각국을 돌며 자료를 수집하거나 기록을 남기고 그것들을 토대로 직접 모형 기관차도 제작해 왔다고 합니다.
철도에 그리 관심이 있는 입장은 아니었지만, '모형' 은 좋아했기에 가보게 됐는데.. 여러가지 의미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입장료 1,000엔이 아깝지 않았던 느낌.
아래에는 1200 x 800 사진 51장이 쓰였습니다.
저는 하네다 국제공항에서 리무진 버스를 타고 요코하마로 이동했는데, 덕분에 YCAT(요코하마 시티 에어 터미널, 홈페이지)에 도착했었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거리가 멀지 않아 박물관까지는 도보로 이동했습니다.
왼쪽 사진을 보시면 터미널에 표시를 해 뒀는데, 그 오른쪽 아래를 보면 영어로 하라 모형철도 박물관이 적혀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터미널에서 다리 하나 건너니 박물관이 있는 건물이 나오더군요.
아무튼 박물관의 위치는 위와 같습니다.
요코하마 역에서도 멀지 않고, 여러가지로 가기는 편한 곳인듯.
건물에 들어오면, 알아보기 쉬운 곳에 있는 박물관행(?) 에스컬레이터를 찾을 수 있습니다.
유모차, 휠체어가 있는 분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라는 안내판도 세워져 있군요.
제가 간 시간은 오전 10시 25분이었는데, 그래서인지 한가해서 좋았습니다.
참고로 박물관 오픈 시간은 오전 10시.
올라가면 이런 모습.
기본적으론 매표소가 있지만, 엘리베이터로 올라와 직진하면 매표기가 있으니 그걸 이용하시는게 편할겁니다.
가격은 성인 1,000엔, 중고생 700엔, 초등학생(4세 이상) 500엔.
기기에서 해당하는 버튼을 누르고 지폐를 투입하면 되는 간단한 시스템.
발권된 표에는 여러 정보와 함께 바코드가 있는데, 그 바코드를 입구의 개찰기 리더에 갖다 대면 통과할 수 있습니다.
사실 직원분이 옆에서 알려주시기도 하는 내용이지만요;
참고로 이런 바코드 입력 방식이라 그런가, 의외로 재입장도 가능하더군요.
물론 재입장시엔 도장을 찍어주는 모양이라 입구의 직원에게 이야기해야 합니다만, 개인적으론 이런 박물관에서 재입장이 가능하다는건 좀 신기했습니다.
아무튼 둘러보죠.
내부는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으면 사진 촬영이 가능합니다.
물론 플래시를 쓰지 않는다고 해도 삼각대는 쓰면 안되구요.
하라 씨의 인삿말과 함께 열차의 정면도가 그려진 벽면이 눈에 띕니다.
참고로 내부에는 외국어 특히나 한국어 안내문은 많이 부족한 느낌이었습니다.
내부에서 우리나라 사람 못보긴 했는데, 이렇게 작품마다 붙은 QR코드를 찍어보니..
..한국어로 안내는 나오지만, 이거.. 어떤 작품 QR코드를 찍던 전부 내용이 같더군요;
외국에 있는 박물관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한국어 안내가 없어서 이 열차에 얽힌 자세한 이야기를 100% 소화할 수 없는 점은 약간 아쉬웠습니다.
읽어보면 '이 열차는 결국 원 열차 제작사에게 공식 모형 인증을 받았다' 라던가 '이 열차는 평양에 깔린 철도를 달렸다' 같은 사연들이 같이 적혀있는데 말이죠.
물론 일본어와 함께 영어 안내문은 많이 보입니다만,
일본어와 영어가 약간 다른 내용일 때도 있어서.. 조금은 일본어가 가능하지 않으면 재미가 5%쯤 줄어들지 않을까 싶었네요.
이후 가장 먼저 만난 전시품들은 이런 모습.
'모형' 이라고는 합니다만, 생각보다 크기도 컸고 만듦새도 좋은 의미로 굉장했습니다.
내부를 열어놓은 열차도 있었는데, 위와 같이 테이블 위에 쌓인 접시까지 만들어 놨더군요.
이것이 본토의 철도덕후인가... 하는 생각을 막 하면서(비하의 의미로 쓴건 아닙니다) 한작품 한작품을 봤습니다.
처음 본 전시품이 있던 전시공간은 이런 모습.
그리고 완쪽 안으로 걸어들어가면, 하라 씨의 연표를 철도의 역사와 겹쳐 적어 놓은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쪽은 좁아서 사진을 못남겼지만..;
여기서 더 걸어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열차 모형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당연하지만, 일본의 열차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달리던 열차들이 아주 다양하게 있습니다.
조금은 이야기별로 모아놓은 곳도 있구요.
위 오른쪽 사진도 '일본 철도의 시발점에 관한 이야기(日本の鉄道のはじまり物語) 라고 적혀 있죠.
그리고 열차 하나하나에, 위와 같이 스펙이나 짤막한 설명이 들어가 있습니다.
새삼 가까이 봐도 디테일 등등이 굉장하더군요.
파시피코 요코하마(パシフィコ横浜) 에서 열리고 있던 세계철도 박람회 2016(世界鉄道博2016)에 출품되었다는 열차도 있었고.
사실 이쯤 되면 이런 박람회에 출품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꽤 당연하게 와닿는 느낌.
이 전시관 한켠에서는 생전의 하라 씨가 담긴 DVD가 재생되고 있었습니다. 해외 프로그램과의 인터뷰 영상인듯.
여기까지 도는데 35분 정도 걸렸군요.
아무튼 계속 돌아 봅시다.
다음 전시관으로 가는 길목엔 이렇게 오래된 철도 티켓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유리판 위에 올려놓고 아래에는 거울을 달아 뒷면까지 볼 수 있도록 해 둔 점이... 뭐랄까 매니악하달까 놀랐던 점.
그 앞에는 생전의 업적(?)에 대해 기술해 놓았습니다.
히카리 2호의 1번 티켓을 구입하기 위해 9일 전부터 역사에 대기했다는 이야기라던가.
다음 전시관은 이렇게 디지털화된 앨범을 볼 수 있습니다.
일본내와 해외로 나눠, 각종 열차나 지역의 철도 시설을 찍은 앨범의 스캔본입니다.
역사와 역사 주변, 신호기, 선로, 열차 내부와 달리는 모습 등등. 정말 꼼꼼하게도 찍었다 싶어 그저 놀랍더군요.
이런게 또 수없이 있는것도 놀랍고.
참, 이 앨범들을 찍는데 썼던 카메라도 함께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골동품이 따로 없습니다.
다음 전시관으로 이동하다 본 부퍼탈 현수전차모형(ヴッパータールの懸垂電車模型).
독일 부퍼탈이라는 곳에서 운용중인 랑겔식 열차.
자세한 내용은 이쪽 일본어 위키피디아에서 번역해 봐주시길.
분명 움직일만한 디테일이었는데 움직이지 않는게 조금 아쉬웠습니다. 이것도 다른 모델처럼 운행시간이 정해져 있었던걸까요.
더 가다보니 기념 우표나 상장 같은것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이어서 도착한 다목적룸에서는 하라 노부타로 세계 여행 전시회(原信太郎 世界の旅展) 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7월 6일부터 오는 10월 31일까지 열린다는 이 전시회는, 하라 노부타로가 철도 관련 여행중 모은 상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표지판들은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까지도 정리해 놨더군요. 물론 그런것만 있는건 아니지만요.
그리고 출구 쪽에는 독일의 한 마을을 그대로 재현한 모형이 놓여져 있습니다.
10시 대에서는 15분부터 30분까지 15분간, 이후부터 폐점까지는 정시부터 15분간 열차가 운행한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이걸 발견했을 때가 오전 11시 20분이었어서, 나중에 박물관 빠져나가기 전에 한번 더 왔네요.
아무튼, 평범하게 모형 열차가 미니어처 마을 사이를 움직이는것 뿐인데 왜그리도 재밌던지;
자, 그리고 이 박물관에서 제일 넓은 전시공간으로 이동해 봅시다.
이렇게 넓은 공간에다 산과 마을을 꾸며 놓았습니다.
그리고 시간대, 선로별로 운행 열차를 구분해주는 꼼꼼함도 잊지 않네요.
저야 뭐 이렇게 자세하게까진 모르니까.. 조금은 사진 찍는데 열심히이기도 했습니다만, 아무튼 이 미니어처 같지 않은 동네에서 제일 오래 머물게 되더군요.
입구에서는 이렇게 오페라 글래스를 빌려주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집은 다음 반납은 출구에서 하면 되구요. (출구에도 비슷한 모양의 바구니가 있었습니다)
전 공연 때문에 쌍안경이 있었으니 그걸 썼습니다만.
한쪽에는 위와 같이 달리는 열차를 유지보수하는 공간도 있었습니다.
일단 모형이라도, 다 직접 전력을 받아 실제 열차와 비슷하게 달리는 물건들이니까요.
사진은 이미 정비가 끝나고 선로로 돌려놓을 때지만, 사진찍기 직전까지도 직원분이 열차 내부를 열어 기름칠인지 뭔가 작업을 하고 계셨습니다.
모형인데 뭔가 모형같지가 않은 모습이라.. 오묘하고 재밌더군요.
그 마을들은 이런 느낌.
저 안에서 또 열차의 운행이나 육성 안내를 담당하는 직원분들이 움직이십니다만, 이 모형 열차 달리는 넓은 공간도 알수없는 즐거움이 넘쳤습니다.
아까도 적었지만, 그냥 모형 열차가 미니어처 마을을 달리는것 뿐인데 말이죠(...)
아, 참 그리고 직원분들이 열차를 설명할때는 위 모니터에 해당 열차가 사진과 함께 나오더군요.
여러군데서 꼼꼼합니다.
참고로 이 공간은 이렇게 조명을 통해 낮과 밤을 표현합니다.
당연하지만 밤이 되면 마을 안 건물과 열차 내부에 조명이 켜집니다. 이게 또... 꽤 멋있더군요.
앞에서 삼각대 쓰지 말라던 이유를 알것 같기도 합니다. 이거 제대로 찍으려면 삼각대가 필요할텐데, 많이들 아쉬워 할것 같았네요.
한쪽에는 이런 기계도 놓여 있었습니다.
박물관 입구인가에 설명이 있던 열차 시물레이션 게임에 관련된것 같은데, 이것도 시연 시간이 정해져 있는지 제가 간 이때는 안하더군요.
정말 재밌어 보였는데... 꽤 아쉬웠습니다.
이제 출구에 가까워 지는군요. 다음으로 가 보죠.
여기는 요코하마 디오라마.
배경에 요코하마역 일대의 사진을 깔고, 역을 중심으로 일부 지역까지를 모형으로 재현했습니다.
거기다 그림 속 관람차 가운데에 시계가 있는데(실제 관람차도 시계가 있던), 이 시계가 일정하게 움직입니다.
그러면서 낮, 해질녘, 밤을 반복하더군요.
시간대가 바뀌면 배경소리(새소리 등)도 바꿔서 확실하게 시간의 경과를 알리고, 열차나 건물의 조명 정도도 바뀝니다.
시간에 따라선 열차가 요코하마역에 멈춘 상태로 마을 건물 전체의 조명이 꺼지기도 하더군요. 시간을 보니 자정부터 새벽 5시 사이라 자연스레 납득가던.
아무튼... 이때는 사실 그저 재밌게만 봤지만, 이날 공항으로 돌아가려고 요코하마역 주변을 둘러보니 뒤늦게 참 잘 만들었다 싶더군요.
조금 더 넓게 찍어보면 이랬습니다.
아... 재밌더군요 이거. 시간가는줄 모르고 보게 되던(...)
그리고 대망의 출구. 먼저 언급했지만 이 문을 통해서 나가도 입구쪽 스탭에게 이야기하면 재입장도 가능합니다.
재입장시엔 도장을 찍는다니 이것도 횟수 제한이 있을것 같기야 하지만..
아무튼 정신차리고 보니 1시간 40분 정도가 지나 있더군요.
물론 다음 계획장소에 늦진 않았지만, 역시 시간 널널히 빼두기 잘했다 싶은 곳이었습니다.
아까 올라갔던 에스컬레이터로 1층으로 내려오다, 문득 '어 여기 기념품점이 없나?' 하고 두리번거리자 마자 찾은 기념품점.
안에 잠깐 들어가 봤는데, 역명 안내판으로 만들어진 열쇠고리, 모형 열차의 선로, 열차 모형 같은걸 팔고 있었습니다.
열차 모형은 대부분 1만엔이 넘어서(물론 정교하게 보이기야 했지만) 좀 엄두가 안났고, 다른것들도 탐나긴 했는데 다음을 기약하고 나왔네요.
뭐 다음에 들르게 된다면 기념품점 정도 들르겠지만 말이지요.
이번 글은 여기까지.
저처럼 관심도 낮은 사람도 재밌게 볼만한 곳이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더 재밌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근데, 그 이전에 모형 열차가 그럴듯한 미니어처 마을을 달린다니 그것부터가 저는 너무 즐겁더군요.
아무튼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