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하게 돌아다닌 둘째날입니다.
약간 쌀쌀한건 전날이랑 비슷했지만, 이날은 다행히 날씨로 인한 불편(전날엔 눈이 왔었죠)은 없었구요.
아래에는 1200 x 800 사진 40장이 사용됐습니다.
-- 목 차 --
본문에는 나눠져 있지 않지만, 이동 편의상 타이틀에 어울리는 내용이 시작하는 부분으로 이동하실 수 있게 해 보았습니다.
누르시면 바로 이동합니다.
11. 코메다 커피 매장까지 가는 길
12. 코메다 커피 아오이점
13. 산업기술 기념관으로 가는 길
14. 도요타 산업기술 기념관
둘째날도 아침 정도는 사먹고 다음 장소로 이동할 계획이었기에 적당히 일찍 일어났습니다.
위 사진을 찍었을 때는 아침 7시 40분이었습니다만, 알람시간은 7시 20분쯤이었던걸로 기억하네요.
일어나서 살짝 잠도 깨우고, 오늘 할 일도 곱씹어 보고, 이불에 붙어있는 다리도 떼어내면서(?) 한국으로 돌아가는날 아침을 맞습니다.
그건 그렇고, 새벽 2시 가까이 자긴 했어도 이시간에 일어나긴 하네요. 전날에 자면서 걱정도 좀 했는데, 다행입니다.
간단하게 씻고, 공항에서 다시 손 안대도 될 정도로는 캐리어 짐을 정리하고 숙소를 나섰습니다. 이때 시간이 아침 8시 25분.
근처의 코메다 커피 점포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할 예정입니다. 도보로 거리가 좀 되니까(넉넉하게 10분 정도 예상) 열심히 걸어갑시다.
일본의 일요일 아침은 새삼 참 한가하네요.
물론 운동하는 사람도 있었고, 인도건 차도건 인기척이 아예 없는건 아니었습니다만, 이렇게 한가한 거리를 보니 괜히 '열심히 움직이는 여행족' 같은 느낌이 나네요.
뭐 느낌만 날 뿐이지만요, 오늘 저녁이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테고;
걸어서 7분 조금 더 걸렸군요, 아무튼 도착했습니다. 코메다 커피 아오이점(コメダ珈琲店 葵店, 점포정보 보기).
숙소에서 더 가까운 곳에 코메다 커피 점포가 있긴 했는데, 그쪽은 금연석보다 흡연석이 압도적으로 많더군요. 그래서 일부러 이쪽으로 갔었습니다.
결과는 대성공.
9월 여행에서 코메다 커피에 처음 갔을때는 금연석이 없어 흡연석에 앉았다가(물론 흡연석이니 괜찮겠냐고 한번 더 물어보긴 하는데) 고통받고 나왔었는데,
이번엔 제대로 넉넉히 마련된 금연석에 앉아서 느긋하게 쉬다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근데 그나마도 타이밍 잘못 맞았으면 좀 낭패일것 같았는게, 제가 간게 8시 35분 정도였는데 8시 45분쯤 되니 금연석이 꽉 차서 대기가 생기기 시작하더군요.
주변을 둘러보니 잡담이나 책, 신문을 읽으러 나오기도 하는것 같고.. 휴일인것과 상관 없이 항상 자리가 꽉 찬다는 인상.
9월에 갔을때도 이런 대로변의 점포를 8시 40분 넘어 갔다가 금연석 만석 상태가 된거였는데 말이죠. 이날도 비슷하네요.
물론 서로 위치는 완전히 다릅니다만, 대로변의 점포가 비슷한 시간에 꽉 찼다는 의미로는.
아무튼 커피를 주문하고 점포를 이리저리 둘러봅니다.
감히 찍을 엄두는 못냈지만, 제가 앉은 중앙석은 가운데 분수를 지켜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패스트푸드점처럼 테이블과 멀찌감치 떨어진 자리에 의자가 고정되어 있는 점은 재밌달까 의외였지만,
카페가 아니라 먼저 언급한 패스트푸드점 같은 느낌으로 본다면 그리 이상하진 않았네요.
발렌타인 데이를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이날은 2월 12일) 초콜렛 한정 상품도 판매하는 모양이었지만, 안타깝게도 아침 9시 이전 시간이었기에 배가 놀랄까봐 엄두는 내지 못했습니다.
다음에 나고야에 가서 저녁시간에 코메다 커피를 들를 수 있게 된다면 주문해서 먹어봐야지요.
다만 다음에 이걸 먹으려면 다시 이 시기에 나고야에 가야 할것 같은데.. 음 뭐 다시 가죠 뭐(?)
언제 갈지 기약이 없다는 생각이 드니 조금 아쉽긴 하군요. 뭐 이후 평생 못가진 않으니까.. 기회가 생기겠지요. 언젠간.
5분 조금 있으니 커피가 나왔습니다. 함께 선택한 모닝 빵과 발라먹을 단팥도.
나고야의 코메다 커피에서는 아침 7시부터 오전 10시 반까지, 모든 커피 주문건에 대해 모닝 빵과 계란/계란 페이스트/단팥(빵 이외 후자는 택1)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관련 페이지 보기]
제 경우도 이 아침 구성이 오른쪽의 비엔나 커피 470엔에 따라왔네요.
9월에는 날도 더운데 급해서 따뜻한 커피 골랐다가 담배냄새, 더위, 뜨거운 커피의 3중고를 겪고 나왔는데, 이날은 마침 아침기온도 쌀쌀해서 아주 적당한 선택이었습니다.
여기 휘핑크림은 정말 맛있단 말이죠. 아니, 카페의 휘핑크림은 어디나 맛있긴 하지만..
맛있는 커피에, 제가 좋아하는 엄청나게 단맛이 나던 단팥을 빵에 발라먹으니 아주 그만입니다. 아 진짜 좋은 아침이었네요.
그래도 의자도 못당기고, 대기도 있는 점포에 오래 머물수는 없었습니다. 그것보다 제 계획상으로도 슬슬 길을 나서야 할 때였지만요.
다시 움직여 봅니다.
그래서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는 길.
아침 9시 15분 정도 됐을 때인데, 옆 도로에도 거리에도 사람 진짜 없습니다.
애초에 사람이나 차가 그리 많이 다닐것 같지는 않은 거리같은 인상이 들긴 했는데, 아무래도 아침이라서 그럴까요.
역 입구에서 사람 세명 본게 전부네요. 한 5분 걷던 중에.
그리고 저는 치쿠사역(千種駅)에서 히가시야마선을 타고, 다음 목적지인 '도요타 산업기술 기념관'에서 가장 가까운 히가시야마선 역인 가메지마역(亀島駅)에서 내립니다.
이렇게 적은 이유는, 산업기술 기념관에서 진짜 가장 가까운 역은 메이테츠 사코역(栄生駅)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환승하기 귀찮은것도 있고 해서 그냥 히가시야마선만 타고 가다가 이 역에서 10분쯤 기념관까지 걸어갔습니다.
아무튼 위 사진은 그렇게 타고 가면서 찍은 한컷. 분명 제가 탔을땐 출근시간대 30분쯤 지난것 같은 수준의 적지 않은 사람이 타고 있었는데, 나고야역에서 다 내려버리더군요.
우리나라도 그렇고 이런 경우야 왕왕 있습니다만, 여행객 입장에선 그 역을 예측할 수는 없으니까 이렇게 다 내리고 나면 괜히 멍- 하게 됩니다.
앉을 수 있는것도 좋고.. 다음역에서 내리지만(....)
앉아있는 기쁨을 맛보기도 전에 다음 역인 가메지마역에서 내렸습니다.
이제 산업기술기념관과 가장 가까운 2번 출구를 나와 걸어가야겠지요.
역사 안내판에도 적혀있고, 스스로도 아이패드를 지도삼아 움직일테니까 길 잃을 걱정도 없고. 조금은 쌀쌀한 공기를 헤쳐서 걷고 또 걷습니다.
그리고 도요타 산업기술 기념관(トヨタ産業技術記念館, 공식 한국어 홈페이지) 입구에 도착.
이때가 9시 45분쯤이었는데, 10시 전까지는 도착하자는 제 계획에 차질은 없겠습니다. 다행이군요.
아무튼 걸어들어가 보죠.
이번에는 처음 왔을때와 다른 입구로 들어갔다 보니, 한쪽에 건물도 보이고 그랬습니다.
찾아보니 '도요타 상회' 라고 설립자가 이곳에서 자동 직기를 연구했다고 하는군요. [산업기술기념관 - 관내 지도 : 도요타 상회]
그리고 조금 더 걸어가면, 한번 와봐서 익숙한 기념관 입구가 보입니다.
먼저도 적었지만, 저는 작년 9월에 이 산업기술 기념관에 온 적이 있습니다. [당시 글 보기]
하지만 당시에는 이렇게 큰지 몰랐고, 3시간을 계획했지만 다 보지 못하고 왔죠. 그래서 이렇게 다시 왔습니다.
전시 기계가 너무 많아서 뭘 봐야 할지 막막했던 기억이 있어, 이번엔 주 전시관인 섬유기계관과 자동차관 모두 가이드 투어를 신청해서 들었습니다. [가이드 투어 안내, 일본어]
그 가이드 투어의 시작 시간이 오전 10시였기에 시간을 신경썼던 것이죠.
아무튼 평범하게 카운터로 가서 티켓을 구입하고, 코인 락커에 캐리어와 가방을 넣고 가벼운 마음으로 전시관을 돕니다.
참고로 저 코인 락커는 100엔이지만, 나중에 물건 찾을때 100엔을 돌려주더군요. 가볍게 쓰시기 바랍니다.
약 5개월 정도만에 이 기계를 다시 보는군요.
아까 구입한 표는 이렇게 각 전시관 입구에서 도장이 찍힘으로써 활성화됩니다.
그리고 도장이 찍힌 표는 당일 날짜라면 재입장 하는데 사용이 가능하니, 실수로 전시관을 빠져나오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지는 않으셔도 됩니다.
이날은 총 관람객이 500만명을 넘었다고 섬유관 기계에서 짠 직물로 만든 주머니를 선물로 주더군요. 사람 많이도 왔구만..
근데 확실히 잘 되어있는것 같긴 하단 말이죠 여기. 저는 해당사항이 없지만 초중고생을 위한 체험 코너도 풍성하고. 딱히 연령대 가리지 않고 즐길만한 곳이라는 인상.
그리고 티켓 도장 받으며 가이드 투어 이야기도 꺼냈습니다.
설명하는 사람이 따라붙어 관내 시설을 돌아보는 약 45분짜리 과정인데, 전시관의 기계가 워낙 많다 보니 이렇게 돌지 않으면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도대체 엄두가 나질 않더군요.
기념관 측에서는 일본어와 영어로 이 가이드 투어를 제공하는데, 제 경우는 오히려 영어를 더 못알아들을것 같아; 일본어쪽을 신청해서 들었습니다.
여기서 한번에 신청이 가능하길래, 계획한 대로 오전 가이드투어를 모두 신청했습니다. 전시관은 섬유기계관과 자동차관이 있는데, 그 양쪽 모두.
시작하기 전에 잠시 화장실에 갔다오고 그랬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오더군요.
단체관람객인지, 가이드 투어도 아닌데 설명하는 사람이 따라붙더군요.
그사람들 신경쓸 사이는 없고, 예정되었던 10시가 되니 사람들이 모여서 투어가 시작됐습니다.
이번에 설명해주시는 분은 간단히 도요타 섬유부문의 역사를 잠깐 훑고, 재료인 목화부터 이야기하기 시작하더군요.
참고로 전시관은 이렇게 넓습니다.
안쪽, 옆쪽으로 안보이는 전시관도 있는거 생각하면 굉장히 넓은 공간.
진짜 가이드 투어 같은거 안듣고 처음부터 들으면 이틀 꼬박 들락날락 해야 전시된 기계를 다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이게 섬유기계관이고, 이만한 전시관에 또 자동차 관련 기계들이 한가득 들어있습니다. 그쪽은 자동차관.
저같이 잠깐 보고 가야 하는 사람들은 가이드투어 안들으면 어디서부터 뭘 봐야 하나 막막하고.. 도움 많이 되더군요.
이런 곳이니, 전시관 한쪽에 초등학교 과제용 내용 요약 유인물 같은게 비치되어 있는게 이해가 갔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재료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이 목화에서 어떻게 솜을 분리하고, 세척하고 실을 뽑아내는지 차근차근 장비를 바꿔가며 이야기를 계속해 나가십니다.
이게 또 마냥 보기만 하는게 아니라, 직접 만지고 작동시켜볼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돌아가는 방직장비에서 흘러가는 실을, 솜을 분리하기 전의 목화를, 방직장비에 들어가기 전 가공된 솜 뭉치를.
아까 초등학교 방학 과제용 박물관처럼 이야기했는데(유인물이 놓여 있다던가 하는 식으로) 어른들이 와도 재밌을만한 그런 곳이라는 인상이 이번에도 듭니다.
중반 이후부터는 얼마나 한번에 많은 직물을 만들 수 있느냐 정도로 요약되겠더군요.
1890년대부터 어느정도 자동화가 진행된 장비부터, 2000년대 중반의 직물에 디지털 이미지를 프린터처럼 인쇄할 수 있는 장비까지.
이번에 설명해주시는 분은 이런식으로 시기별로 기능이 진화하는 장비들을 훑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오른쪽 장비까지 보고 섬유기계관 가이드투어는 종료.
아직 다음 가이드투어(자동차관, 오전 11시 15분)까지 시간이 좀 남았으니(당시 10시 50분) 다른 전시품도 조금 둘러봅니다.
이건 방직 장비의 생산공정을 나열한 전시관.
부품 하나하나를 다 떼어서 이름 붙혀놨더군요.
아까도 사진 올렸지만 참 넓습니다.
이렇게 가이드투어로 수박 겉핥기보다는 낫게 둘러보긴 했지만, 나머지 수많은 기계들을 넘기는건 조금 찝찝하네요.
다음에 올 기회가 있겠죠 아마. 언젠간(...)
이제 자동차관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그 와중에 만난 금속가공 시연실은 시간도 안맞고 자동차관 가이드투어 들으러 가야 해서 넘겼습니다. 이것도 언젠가 다음번에..
지나가다 바깥 한컷. 이날은 날이 좋아서 다행입니다.
이날까지 눈이 왔으면 꽤 끔찍했겠지요. 일단 끌고다닐 짐이 뒤에서 다 젖고... 어휴;;
자동차관에 도착.
제가 거의 시간에 맞춰 오긴 했는데, 1-2분 정도는 남아있었기에 이거 찍고..
저번 투어때는 제대로 못본 자동차관 앞 로봇들도 잠깐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곧 자동차관 가이드 투어 시작.
이번에도 자동차 부문의 역사를 잠시 설명하고 이야기들을 푸셨습니다.
9월에 들은 가이드투어와 약간 다른 내용들이 은근 나왔는데(상충한다는게 아닌, 언급하지 않은 내용), 아무래도 안내자가 직접 설명하다 보니 개인차가 생기는것 같더군요.
이번에는 설립자의 성향으로 '제품 품질에 관계없는 것에는 최소한의 투자, 그 반대의 것에는 최고급품을' 이라는 내용이 더해졌네요.
이건 1936년에 나온 도요타의 스탠다드 세단인데, 여기서 좀 시간을 할애했던 기억도 납니다.
당시 도로 상태가 안좋아서 차량 높이도 높았고, 클락션이 핸들 아래에 있는 이유라던가 이런 이야기들.
저번 9월 가이드투어 진행했던 분도 그렇지만, 이날 분도 이야기를 꽤 잘 풀어내셨습니다.
저번 분과 다르게 만드는 장비보다는 만들어진 자동차를 더 중점적으로 보여주신듯한 인상도 받았고.
이렇게 자동차관 투어도 종료.
전시관들이 워낙 크다 보니 가이드투어로 알짜배기만 본 느낌이라, 약간씩의 아쉬움은 남습니다만 전 만족스러웠습니다.
여기 사는 사람도 아니고 다 돌려면 먼저도 말했지만 이틀 정도는 하루종일 여기 죽치고 머물러야 할 것 같은 느낌이라 말이죠(....)
아무리 여기가 재밌다고 해도 그럴수는 없으니.
덕분에 이번에는 9월과 다르게 큰 미련없이 기념관을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나오는 길에 코인 락커가 안열려서 직원분 도움을 받긴 했는데, 제가 짐을 밀어넣어서 잘 안열린 모양.
그 넓은 칸에 겨우 들어갈 짐을 갖고다녀서 미안합니다(...) 이번에 왜이렇게 잡다한 개인 짐을 많이 가져왔는지 좀 반성의 시간을 가지긴 했어요..; 예..
이제 슬슬 공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겠지요.
벌써? 라고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열심히 돌고 돌아 위의 역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1시에 가까운 시간이었고, 제 귀국편은 오후 5시 45분에 있었습니다.
앞으로 갈 곳은 인기만점일 히츠마부시 가게니까 여유시간도 필요했구요.
아무튼 역으로 가 보겠습니다.
이번 글은 여기까지.
별거 안한것 같아도, 한 두시간 정도 걸어다니면 재미는 둘째치고 역시 다리가 아프긴 하더군요.
그럼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