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둘째날 공연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공연이 끝나면 이런저런 잡생각을 하면서 숙소로 향하거나 저녁을 먹는데, 이날은 하필이면 KFC가 가고싶어져서.. 이번 여정의 가장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맙니다.
여러분, 세상에 더 가치있는 일은 많으니까 일본 KFC에 가시는 일이 없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 외엔 참 좋았던 저녁이었습니다. 공연도 재밌었고, 잠도 그럭저럭 잤고.
-- 목 차 --
본문에는 나눠져 있지 않지만, 이동 편의상 타이틀에 어울리는 내용이 시작하는 부분으로 이동하실 수 있게 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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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공연장에서 호텔로 이동하며
13. 둘째날 숙소 체크인 후
14. 자기 전까지(with KFC)
공연은 오후 7시 30분 정도에 끝났습니다. 살짝 공연장 둘러보다 밖으로 나오니 45분 정도더군요.
글 맨 위에 있는 링크에도 적었지만, 직후에는 꽤 여운에 젖어 있었습니다.
라이브로 들었으면 했던 곡들도 듣고, 크게 그 부분을 검증하러 온건 아니었지만 음악적으로 성장했구나 싶은 부분도 찾고, MC도 나름 차분(?)해졌고.
하늘을 올려다 보니 옅게 낀 구름 사이로 달이 보이더군요.
당시에는 위 사진을 나름 '괜찮다' 고 담아왔는데 이렇게 보니 참 애매한 구도가 됐습니다.
그래도 나름대로는 저 사진과 함께 당시 아쉬웠던 음향시설까지 추억으로 남게 되겠지요.
뭐 그래도 좀 정리된 음향으로 다시 공연 실황을 볼 수 있게 라이브 블루레이는 좀 나와줬으면 싶습니다;
대개 공연장 안에서 몸을 움직이진 않는데, 그래도 나름 신경쓰는 것은 많다 보니 공연 끝나면 즐거운 정도와 별개로 항상 지치더군요.
요코하마의 밤 풍경이 흥미롭다는 것은 이번에 새롭게 깨달았지만, 그걸 둘러보는건 이번이 아닙니다.
이번에 알게 됐으니 다음에 여정 잡을때 참고해야겠지요.
아까 온 길을 거꾸로 돌아서 역쪽으로 향했습니다. 호텔도 어차피 역 근처에 있고 말이죠.
길 찾아가기 단순해서 좋았습니다. 길치에겐 행운이죠.
요코하마 밤 풍경의 이미지는 대략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어딜가나 조명이 화려했다는 느낌.
여기 사는 사람들은 빛 공해도 상당하겠다 하는 살짝 현실적인 생각도 해봤지만, 막상 또 정말 늦은 시간쯤 되면 일본 이미지상 불 다 꺼질것도 같구요.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엔 이날 묵은 숙소가 참 좋았는데, 제가 피곤해서 자정 지나고 얼마 안되어서 누워버리는 바람에 확인을 못한게 살짝 아쉽습니다.
뭐 먼저도 언급했지만 다시 볼일이 있겠죠.
다음엔 저 풍경을 국제선 여객터미널 쪽에서 보고 싶네요. 해안가에서 내륙 방향으로.
이제 남은 문제는 저녁인데... 원래는 끝나고 묵을 호텔 맞은편에서 스테이크를 먹을 생각이었습니다. 밤 10시까지 영업이라 마지막 주문도 밤 9시 30분까지였구요.
하지만 움직이다 보니 뭔가 지치고 귀찮아져서; 얼른 들어가 씻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앞서서 급히 검색해 주변에 KFC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맥도날드랑 망설였는데 왜 하필 KFC였을까요. 지금 생각해도 참 의문이죠.
위 사진은 990엔짜리 세트메뉴를 사가지고 숙소로 가기 직전에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하.. 좀 먹을 수 있는걸 팔아주세요 일본 KFC(...)
먹는 이야기는 조금 이따 하고 이제 진짜 숙소로 갑니다.
저녁거리도 손에 들고 있겠다, 태양도 가라앉아서 살짝 습한 공기 빼면 불쾌할 일이 없는 이 저녁을 가벼운 걸음으로 걸었습니다.
뭔가 회사 끝나고 퇴근하는 길은 아니지만, 공연 끝나고 숙소 가는길이 가끔 비슷하게 반가울 때가 있습니다.
물론 공연 더 해주면 좋지만, 이러나 저러나 다 끝나고 나면 들어가 씻고 쉬고싶은 법이니까요.
놀러 오기도 했지만 다음날 회사 출근해야 하니 쉬러 온거기도 하죠.
저 멀리 숙소 건물이 보이네요(사진 가운데 왼쪽 건물)
둘째날 숙소는 저렇게 눈에 잘 띄는 곳에 있어서 도보 네비게이션 수시로 안봐도 길 잃어버릴 위험이 없어 좋더군요.
어째선지 맞은편 건물이 신경쓰여 찍었는데, 의외로 소프트웨어 기업이었습니다(富士ソフト)
지금 찾아보니 직원수도 꽤 되고 다루는 업무범위도 상당히 넓네요.
하긴 그정도 규모가 되니 사옥이 이렇게 크겠지만요. 여기가 본사라고 합니다.
각 지역에 사무실이 있고 서울 같은 해외 지점까지 있더군요.
이제 숙소 건물로 직행.
체크인하고 숙소로 올라왔습니다.
밤 8시 30분쯤 찍었는데, 이렇게만 봐도 야경이 나쁘지 않네요.
그리고 TV를 켰습니다. 보고싶은 프로그램이 있어서였죠.
하지만 제가 보고싶었던 방송이 나오는 채널은 안나오더군요. 이럴거면 저녁을 계획대로 먹고 들어왔지..(...) 하는 허무함이 반.
아, 보려던 방송은 'ANIMAX MUSIX 2018 OSAKA Part 2' 였습니다. 이날 밤 8시부터 두시간 방송이 있었는데 보시다시피 이 호텔은..
뭐... 씻죠. 저녁도 먹어야되고.
씻고 나와서 즐거운 마음으로 KFC 포장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딱 봐도 뭔가 맛있어 보이질 않더군요.
혹시...? 하면서 먹기 시작했지만 실제로 뜯어본 닭다리도 미묘. 같이 들어있던 감자튀김도 미묘. 치킨집인데 들어있던 간식 빵이 그나마 먹을만하더군요.
진짜 이정도의 맛없음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만들다 소금통 엎은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짜고, 우리나라 후라이드 치킨 3일동안 냉장고 넣었다가 먹어도 이것보단 맛있겠다 싶을 정도의 경악스러운 맛없음.
여러분 990엔은 오늘자 환율로 9,686원(6/11 외환은행 266회 고시 기준) 입니다. 1만원을 더 가치있는 곳에 씁시다.
덕분에 다시는 KFC 안먹겠습니다만... 대체 누구 먹으라고 이런걸 만드는걸까요.
살면서 처음으로 제 돈주고 산 음식 일부를 버렸습니다. 감자튀김 도저히 다 못먹겠더군요.
도저히 안되겠어서 마저 먹어보려고 콜라 사오는 길에 내일 마실 물 같은것도 사왔었네요.
결국 여기 있는 콜라를 써도 남아있던 감자튀김이 다 커버가 안된겁니다. 어떻게 이런걸 음식이라고 돈받고 파는걸까요.
KFC의 충격을 털어내고, 자기 전까지는 기기 충전을 하면서 내일 가지고 나갈 캐리어 짐정리와 여행경비 정산 정도를 했습니다.
그리고 전날과 마찬가지로 자정 조금 넘어서 취침.
다음날이 월요일이기는 합니다만, 일찍 자둬야 덜 힘들겠죠.
공항가기 전까지 일정이 없는것도 아니고, 돌아간 다음날은 바로 출근이고 출근해서 할 고단한 일들 뻔하고.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이번 글은 여기까지.
조만간 우리나라 KFC를 좀 가봐야겠습니다. 설마 우리나라도 이렇게 팔진 않겠죠.
당분간 일본 KFC의 트라우마에 시달릴것 같은 느낌입니다. 물론 반 농담이지만.
다음 여행기는 곧 돌아오는 휴일(사전투표 했습니다) 지나고 이어 적겠습니다.
사전투표 안하신 분들은 투표 하시고, 곧 다음 글에서 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