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4/20-21) 양일엔 두 일본 아티스트가 내한공연을 열었습니다. 이런게 빈곤속의 풍요라는 걸까요.
다행히 둘 중 하나를 놓치거나 하는 일은 없었기에 이번 글과 다음 글에선 그 공연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먼저 4/20(토) 홍대 하나투어 브이홀에서 열렸던 May'n의 내한공연부터.
공연장이 브이홀이 되어서 '이대로 공연 규모가 점점 줄어드는건가' 걱정도 했는데, 라이브하우스 투어더군요.
그런 라이브하우스에 맞는 튜닝이 있었던건지 아니면 직전 방문 이후 거의 5년만이라 그런지 음향도 조금 나아진것 같았고.. 꽤 만족스럽게 감상했습니다.
-- 목 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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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굿즈구입대기 ~ 굿즈 구입 + 라이브 시작 전까지
2. 라이브에 대한 이야기
3. 라이브 종료 후
4. 공연장 환경
5. 라이브 관련 상품
1. 굿즈구입대기 ~ 굿즈 구입 + 라이브 시작 전까지
약속되어 있던 일행분과 함께 공연이 열리는 하나투어 브이홀에 도착한건 오후 2시 무렵.
굿즈판매가 공지되어 있던 오후 3시의 딱 1시간 전입니다.
일본이었으면 안전하게 2시간 전에는 도착했을텐데, May'n 내한공연에 한해선 1시간 전쯤 도착해도 매번 아주 여유롭더군요.
마침 일행분도 토요일에 다른 볼일이 있으셨던지라 적당한 타협이 됐습니다.
위 사진은 입구로 들어가면서 한컷씩. 직전에 방문하고 벌써 5년 가까이 지났네요.
그리고 적당한 계단 중간에서 굿즈구입 대기열에 합류. 위 왼쪽 사진 기준으로 한 층 더 내려가면 브이홀 입구였습니다.
대기자 수라던가 대기하는 장소 같은건 예상한 대로였던듯.
이 풍경은 브이홀에 두번 이상 와 본 분이라면 나름 익숙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브이홀의 다른건 잘 기억 안나도 이 계단은 잊을수가 없네요. 처음 온 8년 전(May'n UNITE!! 투어)에는 통신망까지 끊기는 자리였으니 더 기억에 강하게 남았던것 같고.
기다리는 동안엔 일행분과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면서 보냈습니다.
굿즈 판매가 30분 일찍(오후 2시 30분부터) 시작됐는데, 무엇 때문에 일찍 시작하는지를 구두로 설명해 주셨는데 그 부분이 기억 안날 정도로 정신없이 들었네요(...)
우리나라 굿즈판매시에는 매번 등장한다는 이미지의 주문서. 꽤 간만에 씁니다.
현금 결제만 가능해서 그런지 확인 프로세스가 많더군요.
주문서를 받아 확인하고 -> 뒤쪽 박스에서 굿즈를 꺼내와 비닐에 담고 -> 담긴 굿즈와 주문서 주문내역을 한번 더 확인한 뒤 -> 현금결제 및 정산.
대기자가 그렇게까진 많지 않았지만, 스탭분들이 익숙하다는 느낌도 아니라 처리가 그렇게 빠르지는 않았네요.
잘 되어있는 곳들은 판매 스탭 뒤쪽에서 굿즈 찾는걸 도와주거나 하는 사람을 따로 배치하는 곳도 있는데,
이런 잘된 사례들이 떠올라서 더 비교가 됐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문서 작성하고 물건 기다리면서 찍은 사진들. 크게 신경 못썼는데 이번에도 사인 종이 붙어있었네요.
굿즈 샘플은 하나도 없었는데, 펜라이트 종류들은 앞쪽 분들이 물어보셔서 꺼내놓으셨던걸로 기억.
꽤 앞쪽으로 줄을 섰기에 대기열을 빠져나오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습니다. 나오면서 '화환이 있었네' 싶어 한컷.
제 기억이 맞다면 매 공연마다 피켓을 만들어와서 서프라이즈 해 주는 담당자분들이 속한 카페로 기억하네요.
혹시 아니라면 죄송합니다(...)
이후엔 일행분과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시간을 떼웠습니다.
구입하고 물건 정리한 뒤 시간이 오후 3시 정도였는데, 일단 종료시간을 고려해서 느지막히 점심도 해결하고, 그 이후 남은시간은 카페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하고 그랬네요.
공연장으로 이동하기 시작한건 오후 5시 30분인 입장시간에서 45분쯤 전.
움직이는 시간도 있고, 화장실 등의 준비시간도 있고. 일단 제 습관 자체가 못해도 20분 전에는 도착하자는 주의구요.
브이홀 건물에 도착한건 오후 5시 정도였습니다.
도착하니 예상대로 입장 대기열이 생기고 있었는데, 지정석 관객에 대한 안내가 없어서 꽤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니, 굳이 지정석 뿐만 아니라 그냥 '어떻게 줄 서라' 같은 안내가 물어보는 사람에게만 이뤄졌다는 인상.
물론 스탠딩 공연장에서 입장 대기열은 사람들끼리 물어물어 번호를 확인해 스스로의 위치에 서는 것이 일반적이긴 합니다.
하지만 스탭이 물어보기 전까지 안내를 안하다 보니 처음 경험하는 사람들도 머리에 물음표 띄우고 있고, 혹여나 물어보면 '나는 지정석이다 앞쪽에 물어봐라' 가 나오고.
지정석 관객들은 지정석 대로 '어떻게 입장해야 하느냐' 가 궁금했던 상황인데..
..처음에는 따로 나와있다가 입장 시작하면 들어가면 된다고 해서 줄을 나와있었는데 조금 있으니 스탠딩 관객과 같이 섞여서 서면 된다고 하고.
이렇게 줄 서있었는데 막상 입장할때 검표하는 스탭은 지정석 관객을 나중에 입장하라고 안내하고 있어서 꽤 황당했네요.
결국 같이 줄서 있으면 된다고 안내받았다고 항의해서 줄서있던 순서대로 들어오기야 했지만.. 아니 스퀘어피그 이분들 지금까지 May'n 내한 대체 몇번 진행하셨는지.
이게 입장 직전 모습인데, 왼쪽은 제가 서있는 스탠딩+지정석 혼합 줄이고, 오른쪽이 나중에 입장하라고 안내받아 밀려난 지정석 관객들.
이 공연장이 위치가 그렇게까지 좋은 곳이 아니라는건 알고 있는데, 스탠딩과 지정석 정리 방법도 고민 안하고 시작하신건 뭔가 의문이 남습니다.
입장 대기시간에 사람들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데 그때 뭔가 논의를 하려고 하시는지, 지상의 스탭분은 지하와 전화통화가 안된다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시기도 하고.
아무튼 대충 공연시작 20분 정도 전에는 들어온것 같습니다.
자리에 앉아서 쌍안경 초점도 맞추고, 화장실도 한번 더 다녀오고 그랬습니다.
2. 라이브에 대한 이야기
May'n의 최신곡 업데이트가 2015년 정도에 멈춰있어서 걱정도 했는데, 벌써 시작하고 두번째 곡 정도가 되니 무대에 빠져 리듬 타고 있더군요.
곡을 다 알고 갔을때야 당연히 즐겁지만, 간만에 '그렇지 않은 즐거움'도 느낀 시간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실 드물지만 호기심만 있으면 곡 1/4만 알아도 라이브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라이브 가서 새 곡을 알아오는거죠.
이번엔 물론 이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약 3년의 빈자리는 이렇게 채웠다는 느낌이 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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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n ASIA TOUR 2019 「KICK IT UP!!」 in Seoul
start 18:06, end 20:03
01. 天使よ故郷を聞け
02. You
03. 運命の太陽
-MC1
04. IN THE AIR
05. イゾラド
06. Stay Alive
-MC2
07. ハートライン
-MC3
08. Shine A Light
09. キミシニタモウコトナカレ
10. Belief
11. ノーザンクロス
12. Scarlet Ballet
-MC4
13. マイヒロイン
-Encore
14. Starring
15. ダイアモンド クレバス
16. AMICITIA
-Ending
참고: LiveFans - ASIA TOUR 2019 「KICK IT UP!!」 시즈오카 공연, 쿠마모토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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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공연곡
자랑이라서 계속 이야기하는건 아니지만, 2015년 중순 정도부터 신곡을 접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공연 직전까지도 약간의 걱정이 있었는데, 그 사이 나온 신곡들을 체크하면서 기존 곡들을 들어보는 이번 공연 셋리스트가 꽤 마음에 들더군요.
개인적으론 어쿠스틱 코너에서 부른 'ハートライン' 가 어째선지 기억에 남습니다.
보컬 없는 파트 한정이지만 멜로니카를 연주하기도 했고, WUG(Wake Up, Girls!) 관련 곡이기도 하고.
WUG 파이널 공연 전후로 라디오 등 다양한 곳에서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무래도 관계가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다 보니 여기서도 이야기가 나옵니다.
먼저 들었던 여러 출연진들의 느낌들이 떠올랐나봅니다.
마지막(앵콜 전) 곡으로 불렀던 'マイヒロイン' 의 경우는 May'n이 작곡을, LiSA가 작사를 맡은 곡이라고 하더군요. [관련 기사 보기]
이때 처음 들었으니 어떤 배경지식이 있던건 아닌데, 뭐랄까 본인 작곡의 노래가 이런 힘있는 곡이라 조금은 '본인에 대한 자신감' 이런것도 느껴지고 그랬습니다.
공연시 이렇게까지 자신을 쏟아부어야 하는 곡은 오히려 본인이라서 만들 수 있는 곡이 아니었을지.
여기까지 적고 보니 이 곡 이야기를 빼놓으면 나중에 아쉬울것 같네요. 앵콜 두번째 곡의 'ダイアモンド クレバス'.
뗄레야 뗄 수 없는 곡일 거고, 주변 분들이 기쁨에 찬 반응을 보이셨던 것도 당연했을 겁니다.
그런 기분은 대체로 비슷했는지, 사전에 정해진 것도 없었을 텐데 관객 모두가 끝까지 따라부르더군요.
개인적으론 그런 떼창도 좋았지만, 그 와중에도 도입부부터 놀란듯 울먹이다 금방 마음 다잡고 곡에 집중하던 무대 위 May'n의 모습도 기억에 남습니다.
아무튼 공연 중반 즈음에 '내한 10년' 이야기가 나온 뒤에 이런 떼창이 있어서 더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네요.
b. MC
제일 기억에 남는건 역시 '내한 10주년' 에 대한 이야기겠지요.
May'n 본인은 나카바야시 메이(中林芽依)명의의 활동을 포함해 올해 활동 15주년을 맞습니다(첫 싱글 발매 2005.04.27)
그런데 내한공연 온지도 10년째라니 요상한 느낌이네요.
제 블로그를 뒤져보니 May'n 명의의 '투어'로 한국에 오기 시작한건 'UNITE!!' 가 있었던 2011년입니다.
MC에서 언급한 2009년엔 한일 애니송 페스티벌이 있었죠.
아무튼.. 10년.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그때는 상상도 못할 일이 많이 생겼네요. 개인적으론 '내한 10주년' 도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 10주년 이야기를 내한공연 중에 들을 수 있어서 더 기뻤구요.
아, 참고로 위 두 감상글의 경우 너무 오래전에 적은 글이라 티스토리가 아니라 이글루스쪽 블로그에 올라가 있습니다.
평소와 달리 일부러 링크는 하지 않았으니(..) 궁금한 분은 이 블로그 상단에 있는 검색창에서 검색해 보시기 바랍니다.
c. 소소한 불만(운영)
- 한 이야기 또 한 모양새가 되지만 일단은.
브이홀과 같은 지하의 공연장과는 스탭간 통신이 어려울 것이 어느정도 예상될텐데, 공연장 밖에 있는 스탭이 공연장 안에 있는 스텝과 전화가 안되서 직접 내려가는걸 봤습니다.
아마 이래서 스탠딩 관객과 지정석 관객의 인원정리 및 입장시 혼선이 발생한것 같은데... 볼때마다 참 안타깝네요.
물론 제가 경험한 일본쪽에서의 사례와 1:1로 비교하긴 많이 무리일 겁니다. 일단 내한공연 빈도부터도 그렇고.
근데 실제로 불편함과 헛걸음을 경험한 입장이라 역시 기분좋게 적지는 못하겠네요. 내한공연 10년 내에 성사된 May'n 명의 내한공연은 다 스퀘어피그가 담당했었고.
..사실 불만은 이정도 밖에 없습니다. 긴가민가하면 제가 움직이면 되니까 다른건 크게 불편한게 없었던것 같고,
사람들 정리해야 할 위치의 분들 의견이 오락가락하는게 제일 혼란스럽지요.
3. 라이브 종료 후
공연이 8시 즈음 끝나서, 일행분과 간단히 저녁을 먹고 헤어졌습니다. 브이홀이 입주한 건물 뒤쪽으로 아비꼬 카레가 있길래 여기서 간단히.
일행분은 비교적 가볍게 보시는 분이라 간단한 대화 이후에는 오후 대기때부터 들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마저 듣고 한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대체 뭐냐, 하실 분이 있어서 적자면 업계 이야기입니다. 물론 애니메이션은 아닌 어떤 업계 이야기.
4. 공연장 환경
'브이홀' 하면 음향적으론 좋은 기억이 거의 없었습니다.
대체로는 '고음이 쏘아대서 라이브 종료 후 일시적 이명현상이 생기며, 보컬소리도 뭉쳐서 반주음만 겨우 듣는' 말 그대로 최악의 감상환경.
다양한 사유가 있었을 것이고, 각각의 사례가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는 전혀 모릅니다.
공연을 본 입장에선 그냥 제가 들은걸 적을 뿐이지만, 대부분의 감상이 이랬기에 제 음향적 인상도 이대로 굳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날 공연을 보러 간거죠. 아니 근데 왜 보컬이랑 반주가 이렇게 잘들리지?(...)
일단 이번 공연이 라이브하우스 투어라 음향적 준비환경이 달랐을 수도 있겠지만, 음향쪽 엔지니어는 매번 동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니 뭔가 그 외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생기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아무튼 개인적으론 꽤 만족스러웠네요. 하다못해 이정도만 '어느 부분을 노래하는지 얼추 구분이 되'어도 감상평이 확 달라지는듯.
참고로 브이홀에 대한 인상이 처음 적었다 시피 바닥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후한 면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전처럼 고음이 귀를 거슬리게 해서 공연 끝나고 귀가 아프고, MC 이외 파트에서 가사 구분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은 면했다고 생각.
어느정도 음악이란걸 좀 들을 수 있게 됐습니다.
한편, 브이홀 지정석은 이번에 처음 이용했는데, 위치만 잘 잡으면 관객들 다 서있는 높이 정도의 자리에 앉아 꽤 편하게 볼 수 있습니다.
브이홀의 평면도/측면도(링크접속 후 About 부분)를 참고하면 대충 앞에서 세번째 열부터 '스탠딩 관객의 행동으로 시야에 방해를 받지는 않게' 됩니다.
다만 객석간 간격이 상당히 좁네요. 비유가 좀 와닿지 않으시겠지만 앞뒤 간격만 보면 피치항공 탔을때보다 조금 더 좁았습니다.
허리 안펴고 앉으면 자연스레 쩍벌남이 되어버리더군요. 의자도 딱딱한 나무라 1시간 이상 앉으니 엉덩이가 아팠고.
대신 한 라인에서 좌우 간격은 여유롭습니다. 다닥다닥 붙어서 보시진 않을 겁니다.
5. 라이브 관련 상품
나름대로 이것저것 들여오셨는데, 평소처럼 굿즈구입시 카드결제가 안되다 보니 겸사겸사 가볍게 구입했네요.
일단 구입한 것만 언급해 보겠습니다. 나머지 상품들은 이쪽의 투어 페이지 1/3 지점 이미지로 확인 가능합니다.
팜플렛, 30,000원.
사진 비중이 조금 더 높고, 인터뷰도 위 사진 정도의 분량으로 한 면이 더 있습니다.
사실 팜플렛은 아무 조건 생각 안하고 사는 상품 중 하나라 구입한 모양새.
차근차근 읽어보면 10년쯤 전과 지금은 얼마나 달라졌는지 이런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투어로고 머그컵. 15,000원. 매번 내한공연때마다 나오는 로컬 한정 상품입니다
하나 샀다는건 쓰진 않을 상품이라는 이야기지만, 매번 컵 크기도 적당하고 로고도 깔끔하게 찍혀있어서 참 무난하네요.
이번 글은 여기까지.
이러나 저러나, 꾸준히 한국을 찾아줘서 반가운 일본 아티스트 중 한명이네요. 아니 애니송 계열로까지 대상을 좁히면 유일하지 않으려나요.
다음 아시아 투어로도 한국에서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비도 온다니 좀 쉬고, 다음 글 열심히 정리해서 휴일에 들고 오겠습니다.
다음 글에서 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