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결국 일주일 넘게 블로그를 비워버렸네요.
다시 돌아오긴 했습니다만, 다시 한주를 비워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건 또 그때가서 이야기 하지요.
어릴때도 그렇게까지 여러 게임에 빠지진 않았는데, 스타크래프트 만큼은 나름 꽤 오랜기간 즐겼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스타크래프트(오리지날 ~ 브루드워)의 OST를 오케스트라로 연주하는 콘서트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참 기뻤는데.
다녀온 뒤의 감상도 크게 다르진 않더군요.
이번 글에서는 평소처럼 이날 보고 들은 것들을 간단하게 남겨 보겠습니다.
-- 목 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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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연 전에 보고 들은 것들
2. 공연 자체에 관하여
1. 공연 전에 보고 들은 것들
공연장인 세종문화회관 근처에 도착한건 오후 5시 45분경이었습니다.
공연이 오후 7시 30분 부터이긴 했는데, 직전에 약속도 있어서 이미 밖에 나온 상태였고 밤 9시 넘어 끝나는 공연이라 저녁도 좀 먹어두고 싶었고.
이런 상황에다 1시간 이상의 여유는 두고 이동하는 습관에다.. 여러가지 이유로 조금 일찍 왔습니다.
미세먼지도 구름도 거의 없었고 생각보다 덥지도 않았던 꽤 괜찮았던 날씨.
이젠 진짜 여름 다 갔나봅니다.
그리고 세종문화회관 근처까지 가니 이번 공연을 위해 멀리서부터 성조기를 들고 블리자드를 응원하러 온 수많은 분들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느껴지십니까, 이 뜨거운 열기.
...헛소리고, 전 저분들의 정치적 표현내용에 동의하는 의미로써 이 사진을 게시하는 것이 아님을 강하게 밝힙니다.
이전에 워크래프트라던가.. 몇번 이런 블리자드 게임의 음악 라이브는 열렸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당연하겠지만 이렇게 화환도 놓여있네요.
외국에서 아티스트나 성우가 내한하는게 아니다 보니, 역시 이 이외의 개인이나 소집단 화환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내부에는 이런 포스터가 곳곳에 걸려있었습니다.
뭔가 이상한 느낌도 들지만, 왠지 기대감이 싹트는 배치. '오늘 하긴 하는구나' 같은 당연한 안도감 같은것도 포함해서.
내부에는 이런 의문의(?) 포토존도 있었습니다.
오른쪽의 게임 화면은 진짜 몇년만에 보는건지 모르겠네요. 적어도 7-8년은 된것 같은데;
그리고 오후 6시 정도부터 티켓의 현장수령이 진행됐습니다.
예매 당시엔 티켓을 현장수령 선택할수밖에 없었기에 전부 이날 여기서 티켓을 받으셨겠지요.
저는 VIP석 자리를 예매했었기에 특전으로 시리얼 코드가 따라왔습니다만(뒷면에는 시리얼 코드 뿐이라 따로 찍진 않음) 아마 쓸일은 없을것 같네요.
아무튼 티켓도 받았고..
뭔가 눈에 띄게 공지가 있었다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예매 당시에도 '무언가 판다' 는건 적혀있었던것 같은데, 현장에 가니 프로그램북을 포함해 몇가지 굿즈를 묶어 한 세트로 팔더군요.
이 구성으로 현금 10,000원이었는데, 카드가 불가능한건 왠지 일본 아티스트들 내한이 떠올라 짜증 내려다가도 쏙 들어갔습니다(...)
좀 카드로 굿즈 살 수 있을만큼 커지거나 하면 좋을텐데 말이죠.
이후엔 지하에 내려가서 조금 이른 저녁을 먹고, 오후 7시 정도부터 가능해진 입장타임에 자리에 앉아 열기도 식히고 그랬습니다.
2. 공연 자체에 관하여
위 사진은 공연시작 전, 자리에 앉아서 찍은 사진. 일단 '(앵콜을 제외한) 공연 중 촬영'을 금지한다고 안내해서 찍었는데, 문제된다면 삭제하겠습니다.
어두워서 그런지 파노라마 찍었더니 멍청하게 초점을 다 놓아버렸는데, 어차피 대략의 그림만 보여드리고 싶었으니 잘됐습니다.
무대는 저런 구성이었고, 가운데 모니터에서는 주로 게임 내 비디오나 게임 플레이 화면이 재생되었고, 좌우 모니터에서는 플레이중에 보이는 좌우 모니터의 표시 내용들이 나왔습니다.
유닛의 조종실 내부 영상이라던가, 컨트롤 아이콘이라던가, 다중 선택시의 유닛 컨디션이라던가. 일부의 경우 당연히 그 유닛음도 포함해서.
대기시의 BGM은 딱 게임 내 저 화면에서의 그 BGM. 그 노이즈같은 BGM이 연속 재생되었습니다.
사실 이 다음에 연주자분들이 나오고, 약간의 비디오가 흐른 뒤 첫 곡이 연주될때까지는 꽤 덤덤하게 듣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광판에 게임 로딩화면이 나오면서 Main Theme가 연주되기 시작하니 금새 기억이 되살아나더군요. 진짜 몇년 안했는지 기억도 안나는데.
게임 하던 당시에도 1:1로 컴퓨터와 대전하면 컴퓨터에게 겨우 밀리지 않는 정도의 실력이었지만, 게임 내 BGM만큼은 어떻게든 추출해내고 싶어하던 쪽이었는데.
그런 나름대로의 게임 내 BGM 애착이 이런 기회에서 발현될줄은 몰랐습니다. 정확히는 이런 기회가 있을거라는 상상도 못했네요.
이 다음 챕터부터는 전광판에 종족별 미션을 고른 뒤 플레이어를 셋팅하는 화면이 나오는것도 참 좋았습니다.
게임 안한지 그렇게 오래됐는데 그 화면 보고있으니 자연스레 웃음이 튀어나오더군요. 그런 분들 저 말고도 많이 계셨고.
특유의 6초를 머무른 뒤(5 -> 0초까지 카운트 후 게임 시작) 프로그램 순서대로 저그, 테란, 프로토스의 종족별 BGM들이 연주됐습니다.
공연 말미에 지휘자(겸 주최사인 FLAGIC 대표)분이 주 종족에 대한 선호조사를 하셨으니 말인데, 저는 테란을 자주 선택하던 편이었습니다.
다만 게임 내 BGM에 한한다면, 저그와 테란에 조금씩 좋아하는 곡이 있었네요.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스타크래프트 게임 CD는 트랙 재생이 가능한 CD-ROM 드라이브나(재생버튼이 있는) 음악 재생 프로그램에 넣으면 음악 트랙이 재생됩니다.
그래서 2000년 조금 지나서 컴퓨터에 어느정도 눈을 뜨고부터는 그 게임CD에서 음악 트랙을 추출했고 그 음원을 아직도 제 NAS에 가지고 있는데..
...이걸 이렇게 오케스트라나 밴드 구성을 갖춘 무대를 통해 듣게 될 날이 올 줄이야.
개인적인 만족 포인트라면, 아까 지휘자분께서 하신 선호조사의 결과 테란의 BGM이 다시한번 연주되었다는 부분이겠지요.
모바일은 이쪽입니다: https://youtu.be/-mzfnUIdzq4
제가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오리지날 ~ 브루드워)를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종족 BGM은 이 곡입니다.
이날 앵콜에서 맨 마지막에 연주된 곡이죠.
앵콜 촬영은 가능했던걸로 아는데, 그래서인지 당일에 영상 촬영하는 분들이 좀 계셨으니 찾아보시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굳이 링크하진 않겠습니다.
아무튼 몇몇 BGM들을 정말 애정을 가지고 들었던지라, 이렇게 오래간만에 다시 들으니 정말 반가웠습니다.
브루드워까지만 플레이했던지라, 인터미션 뒤의 후반 연주곡들은 좀 생소한 곡이 많았던건 어쩔 수 없었겠죠. 상대적으로 애정이 덜했던(?) 프로토스 곡들도 그랬고.
그래도 전반부에 들었던 메인 테마나 저그/테란 BGM, 앵콜때 다시 들은 테란 BGM까지 개인적으로 만족할만한 요소는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후반 지휘자분(이번 주최사 대표 겸)이 MC에서 악보를 직접 만든다고 하신게 기억에 남는데, 어디선가 인터뷰 하신게 있나 기사 좀 찾아보고 해야겠습니다.
원작사에서는 라이센스만 받는거지 이걸 바닥부터 만들고 연습한다고 하면 노력이 꽤 많이 들어갈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라면, 역시 이런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공연을 볼만한 기회가 이 스타크래프트 정도라는 부분일텐데
다른 게임들도 뭔가 좋은 소식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장 기억나는 BGM중에서는 배틀마린(2001), 포트리스(1999~) 정도가 있는데. 다른 분들은 어떠실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간만에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두시간 알차게 앉아있다 온 느낌이었네요.
이번 글은 여기까지.
월말이 가까워지니 크게 자신은 없는데(?) 블로그가 또 너무 비워지지 않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그럼 여유롭게 다음 글에서 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