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지난달 말 다녀온 도쿄행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12/28(토) 저녁시간의 남은 이야기.
라이브/이벤트 전후로는 일부러 큰 일정을 안잡긴 하는데, 가끔 이런 일루미네이션 정도는 가볍게 끼워넣기도 합니다.
이래저래 타이밍이 좋았던것 같네요. 그리고 적당히 카레 포장해서 숙소로.
-- 목 차 --
본문에는 나눠져 있지 않지만, 이동 편의상 타이틀에 어울리는 내용이 시작하는 부분으로 이동하실 수 있게 해 보았습니다.
누르시면 바로 이동합니다.
13. 시부야 '푸른 동굴' 일루미네이션 보러 가는 길
14. '푸른 동굴' SHIBUYA
15. 돌아가는 길엔 카레
16. 호텔로 돌아가는 길(with 연말 인파)
17. 숙소 복귀 후 이것저것
밤 8시쯤 공연이 끝나고, 의외로 술술 빠지는 라이브하우스 안 인파들 사이로 건물을 빠져나와 다시 시부야의 거리로 나왔습니다.
공연의 열기도 뜨거웠고, 실제 공연장도 따뜻했던지라(...) 나오니 배로 춥네요.
옷을 못챙겨온건 제 실수고, 그렇다고 멀쩡히 정한 일정을 없앨순 없으니 다음 목적지로 갑니다.
시부야에서는 '푸른 동굴 SHIBUYA(青の洞窟 SHIBUYA)' 라는 파란 조명으로만 구성한 일루미네이션이 매년 열리고 있습니다.
다른 일루미네이션들은 크리스마스 전후로 끝나는데, 이걸 포함한 몇몇 일루미네이션은 1월 중순까지 넉넉하게 진행하더군요 [2019년 시부야 일루미네이션 스팟]
개인적으론 롯본기 쪽의 도쿄 미드타운 일루미네이션도 간만에 보고 싶었는데, 크리스마스 까지라 아쉬웠던 기억도 있네요 [특설 페이지 보기]
아무튼 이 일루미네이션의 메인 전시장소는 위 지도의 위치지만, 조금 아래의 '고엔 거리(公園通り)' 에서부터 저곳 요요기 공원까지 올라오는 길의 가로수에도 조명장식이 있기에
이날은 공연장과 가까운 고엔 거리의 중간지점부터 이동을 하게 됐습니다.
예, 지도 따라 조금 걸으니 저기 보이네요.
이 다음부터는 한번 와본 곳이기도 하고, 사실 따라 걸어올라가면 되어서 편했습니다.
폰에 지도 계속 켜고 있으면 지도도 신경써야 되고 사진찍을 풍경도 신경써야 되고 머리가 복잡하니까요. 안그래도 추워서 정신없는데(..)
그리고 어렵지 않게 도착했습니다.
워낙 파란 조명이 강해서 멀리서부터 보이는지라, 여기서부턴 계획한 대로 RAW+JPG로 촬영해 RAW쪽을 보정해 뽑은 사진을 올립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보통의 프로세싱으로는 온전히 이곳 분위기 전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당장 3년 전 처음 갔을때의 일행분 폰카라던가가 아직도 기억납니다.
이렇게 후보정을 하니 깨짐이 좀 덜 드러나는데, 개인적으로 여기 디지털 촬영기기적으론 '파란 지옥' 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 오면 언제나 '이걸 어떻게 카메라에 담아야 느낌이 잘 살까' 고민스럽던데, 그런 고민이 필요없으시다면야 무난히 즐기시면 되겠습니다.
그래도 약간 고민없이 찍었는데, 생각보다 RAW에서 Auto로 보정한 결과값이 잘 나와서 뭔가 마음이 놓이네요.
한 3년 사이 포토샵 RAW 플러그인의 Auto 보정이 상당히 좋아진 듯.
..아니 이런 이야기 할 시간은 아니죠. 전 언제 봐도 이 파랗고 파란 공간이 오묘하기 그지없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약간 정신이 이상해질것 같은 공간이지만(...) 그래도 또 뭔가 나쁘진 않은 그런 곳이네요.
그래도 30분 이상은 못있겠습니다.
이렇게 기념촬영 할 수 있는 스팟들은 마련되어 있는데, 너무 파래서 다들 사진은 잘 담고 있는걸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제가 가질 않아서 사진이 없는데, 아까 제가 온 입구 반대편의 파란 조명 끝에 가면 푸드트럭들이 좀 늘어서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 오면 약간 축제 느낌도 나네요. 파란색의 무슨 어둠의 축제 같은..(?)
이게 뭐라고, 한 3년만에 왔는데 괜히 반갑더군요. 역시 우리나라에선 쉽게 못볼 풍경이라 그런것 같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옷 부실하게 챙겨와서 추위에 떨은건 반성하게 되지만요.
춥기도 하고, 조명도 강하고. 30분 정도 머물다 다시 제가 걸어온 방향으로 되돌아가기로 합니다.
위 사진 찍었을때가 밤 9시 조금 안됐을 시간인데, 밤 10시면 호텔 방향으로 가는 버스도 끊기니까 여유롭게 시부야역 쪽으로 이동할까 해서 말이죠.
가능하면 그 전에 무언가 먹을거라던가 해결하고 가면 더 좋겠고.
사실 이날은 저녁 계획을 안세웠던지라, 무난히 호텔 근처로 가서 편의점 도시락 정도 먹을 생각이었습니다.
근데 간단하게 먹을 카레 가게 이런거 검색하다 보니 문득 포장해가면 되겠구나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코코이치방야에서 카레를 포장해 봅니다(...)
가게에 도착한게 밤 9시가 넘은 시간이니 매장에서 먹고 일어가는게 가장 깔끔하긴 합니다만, 저는 좀 느긋하게 먹고 싶었는데 버스시간이 그렇게까지 느긋하진 않았던지라.
이 선택지가 그나마 최선이었던것 같습니다. 주문하고 10분 정도만에 나오는것도 좋았고.
카레 받아서 무작정 시부야 역 방향으로 걸으면서 찾아보니, 좀 있으면 역에 버스가 온다는 모양입니다.
어차피 막차는 10시 정각이라 그 전에도 몇대 더 있긴 하지만, 얼른 쉬고 싶으니 좀 빨리 걷기로 합니다.
아, 물론 위 캡쳐 이미지는 좀 더 뒤에 캡쳐한거라 29분 시점에서는 정류장 앞에 있었습니다.
어찌어찌 한손엔 카레, 한손엔 토트백을 손에 들고 시부야역 바로 앞까지 나왔습니다.
그리고 맞닥뜨린건 2019년 마지막 토요일 밤 9시 23분의 시부야.
신호 떨어지고 거리 건너는 인파들이 어느때보다도 눈에 띄었던것 같네요.
물론 내일은 더 늘어납니다. 뭐 시기상 납득은 됐지만요.
다행히 바뀐 버스정류장은 크게 헷갈리는 위치가 아니라, 제대로 30분에 오는 버스 탔습니다.
으후 드디어 호텔 가서 쉴 수 있다
호텔 맞은편의 정류장에 도착하니 딱 10분이 지나 있었습니다.
이렇게 바로 들어갈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그러기엔 전날에 사둔 음료나 간식이 너무 없더군요.
게다가 내린 정류장이 딱 호텔 맞은편이라 횡단보도까지 걸어야 합니다. 그래서 편의점은 겸사겸사.
귀찮아도 어쩔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내일 오전의 굿즈판매 대기나 그 외 하루종일을 휑하게 보낼수는 없으니.
그나마 라인페이에서 타이밍 좋게 뿌린 편의점 할인쿠폰을 잡아놨던지라 조금은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벼웠던것 같습니다(?) (300엔짜리로 기억)
아, 구입한 것들은 이런 것들.
마실것들은 다음날까지 다 먹었고, 과자는 생각보다 밖에서 못먹어서 거의 다 가지고 왔군요.
한국에서도 거의 써본적 없는 핫팩은 내일 오전 기다릴 때의 비상용입니다.
자세한 상품명 같은건 여행기 시리즈 마지막 글에서 언급하겠습니다.
아무튼 드디어 호텔 도착. 몇분 더 있으면 10시더군요.
내일은 더 돌아다닐텐데 얼른 쉬어야죠.
아무래도 이시간까지 저녁을 못먹으면 배가 고프네요. 얼른 씻고 나와서 전자레인지 님에게 다녀왔습니다.
체크인하는날 호텔 안내문에서 슬쩍 보긴 했는데, 생각해보면 호텔 안에 있는 전자레인지 쓰는것도 몇번 안되는 듯.
그래도 덕분에 밤 11시에 나름 저녁다운 저녁을 먹습니다.
왠지 카레를 포장해오는건 염두 안하고 있었는데, 다음에 밥먹기 애매한 타이밍이 있으면 선택지로 고려해야겠다 싶었습니다.
일단 방 안에서 뜨거운물에 몸 담그고 나오면 방 밖으로 나가는거 정말 귀찮던데.
언제나처럼 씻기 전에 충전 걸어둔 기기들은 밥까지 먹고 오니 거의 다 충전이 끝나 있었습니다.
카레 먹으면서 한쪽에 열어둔 서피스에선 생각나는 내용이나 사진 정리도 얼추 진행했고.
내일 가져갈 짐은 어느정도 정리했으니 나머지는 내일 출발하기 전에 마저 채워 들고가면 되겠죠.
자기 전 습관처럼 마시는 '마시는 요구르트' 도 깠으니 이제 잡시다.
내일은 비교적 일찍 일어나 조식먹고 나카노로 가야 되기도 하구요. 바쁜 하루가 되겠지요.
아직 자정 조금 넘은 시간이지만,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이번 글은 여기까지.
생각해보면 묘하게 여행계획 다 잡아놓으면 피하기도 힘들게 회사 새벽작업이 걸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게 참... 음, 근데 어떻게 할수가 없네요. 돌아보면 이날이 제일 피해가 크지 않았나 합니다. 그래서 괜히 아쉬움이 남네요. (새벽 4시에 잤으니)
그럼 3일차 이야기도 천천히 정리해서 들고 오겠습니다. 구정연휴 전의 다음 글에서 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