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도 절반을 넘어섰군요.
아무튼 이번 글에서는 12/29(일) 오후부터 남은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지난 글 마지막의 결론을 도입부부터 적자면, 신나게 돌아다니다 결국 점심은 해결 못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더 일찌감치 포기하고 카레 체인점 같은데 들어갔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뭐 한번 이랬으니 다음번에 비슷한 일이 생긴다면 이렇게 해야겠습니다.
-- 목 차 --
본문에는 나눠져 있지 않지만, 이동 편의상 타이틀에 어울리는 내용이 시작하는 부분으로 이동하실 수 있게 해 보았습니다.
누르시면 바로 이동합니다.
24. 연말연시 시부야 방황기(카페, 빵집 찾기)
25. 포기하고 공연장 ~ 공연 끝날때까지
26. 연말 마지막 저녁 - 샤브샤브 레터스 시부야거리점
27. 숙소로 걸어가는 길
28. 숙소에서(with TV)
시부야 역에서 공연장 근처까지 걸어오는 동안, 결국 무난해 보이는 가게는 안보이더군요.
게다가 개인적으론 정말 계획없이 좀 괜찮아 '보이는' 식당 아무데나 들어가면 실패하는 징크스 같은게 있어서.. 빡빡하게 봐서 더했나봅니다.
시부야역 근처에서 길도 잘못들어 좀 멀리 돌아왔는데도 눈에 안띄니 그제서야 아차 싶더군요. 물론 한참 늦었습니다.
그나저나, 먹는것도 먹는거지만 인파가.. 참 인상적이었네요.
그 유명한 시부야의 오거리인가 육거리인가 그 인파 찍는 거리 말고, 좀 안쪽인데도 이렇게 보행자 신호 떨어지면 사람들로 넘쳐나더군요.
그 와중에 홍백가합전 부스 만들어 놓은 NHK는 거리 인파 만큼이나 문전성시.
지나오면서 보니 안에서 사진찍을 수 있게 해뒀던데, 무엇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뒀는지 까지는 자세히 못봤습니다.
홍보까지 해야 할만한 프로그램은 아니니 뭔가 기념촬영 느낌 정도로 세운거겠죠.
한편, 걸어오면서 가게는 못찾아서 즉석에서 떠오른 키워드 몇개로 가게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카페'
하지만 '적당히 뭐 마시면서 좀 쉬고' 싶은 사람이 저 빼고도 한트럭 있었던지라, 두번째 들른 카페까지 빈자리도 없는데 주문 대기줄 있는거 보고 1차 키워드 검색 포기.
두번째 검색 키워드는 '빵' 이었는데, 위 오른쪽의 빵집이 그나마 무난해 보이더군요. 한번도 가본적 없지만 일단 어떤가 좀 가봐야겠습니다.
도착했습니다. ブラッスリー・ヴィロン 渋谷店 [타베로그]
지금 찾아보니 단순한 빵집이 아니라 레스토랑인데, 당시엔 카페같은 공간 딸린 빵집 정도 있었습니다.
이래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앞에 이름 적는 대기판이 있었나보네요(...)
아무튼 이때는 2층이 그냥 '1층에서 산 빵을 먹을 수 있는 곳' 정도라 생각해서, 거기 올라가는데도 대기자 명단에 이름 적는게 경악스러워서(심지어 세팀 있었음)
15분 정도 대기줄 줄어드는거 지켜보다 나왔었습니다.
여기까지 돌아다니고 보니 대충 30분쯤 지났더군요.
거리에도 사람이 많고, 좀 무난해 보이는 가게들은 전부 사람으로 넘쳐나는 한번도 경험한적 없는 지옥(?) 이었습니다.
..뭐 반 농담이고, 실제 이 시기에 여기 와본적이 없다 보니 사실 이정도의 인파는 예상을 못했네요.
더 돌아다니면 공연 시작하기도 전에 다리가 더 아파질것 같아서, 적당히 이쯤 하고 공연장으로 가기로 합니다.
그리고 공연장으로 가는 그 5분도 안되는 시간동안 본 하늘.
시간적 여유가 좀 더 있었으면 어디 건물 높은데라도 올라가서 사진 찍었겠지만, 아쉽게도 그런 상황은 아니었네요.
그나마 주변의 더 빽빽한 빌딩숲도 있는데 여기서 이걸 발견했다는 점으로 위안을 삼아봅니다.
더 좁게 보였으면 사실 좀 의미 없을수도 있는 풍경이니까요.
아무튼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공연장 앞에 도착. 현재시간 오후 4시 15분입니다.
성과 없이 걷기만 해서 다리는 이미 공연 중반인데(?) 현실은 아직 시작도 안했군요. 하하..(...)
입구쪽 사진도 한컷 남기고,
건물 안에 들어와보니 1층에 어제 못보던 안내판이 놓여져 있습니다.
전날엔 '어차피 저어 뒷번혼데 늦게 들어가겠지' 지레짐작해 & 정리번호 부르는걸 잘 못들어서 꽤 늦게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이날은 조금 일찍부터 기다리기 시작하는건데, 아무래도 입장 시작시간이나 입장 방식도 조금 바뀔 모양이더군요.
잠깐 공연장 층 올라가 옷도 가볍게 하고(라이브하우스 안은 더우니까) 전날보다 편하게 보려고 짐도 코인락커에 맡겨버리고 내려왔습니다.
이번 공연은 양일 모두 ABCD의 D열이었음에도 번호가 상대적으로 앞이다 보니 다른 문자열 앞번호만큼 일찍 입장시켜주더군요.
전날은 그 기회를 놓쳤고, 이날은 라이브하우스 안 사람이 1/3 정도 들어간 시점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래저래 코인락커에 짐 다 넣어버리고 들어가기 잘했더군요. 늦더라도 상대적으로 일찍 티켓 구하려고 노력한 것도 잘한 일이었고.
이후 오후 5시 30분부터 시작한 공연은 8시 쪼끔 안되서 끝났습니다.
공연 관련 이야기는 글 처음에도 있는 아래 라이브 후기를 봐주시면 되고,
nano.RIPE TOUR 2019 도쿄 파이널 양일 다녀왔습니다
공연 끝나고, 어느정도 공연장 안 사람들이 빠져나가는 동안 공연장도 새삼 다시 둘러보며 조금 더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차피 지금 최대한 빨리 빠져나간다고 해도 온사방 사람들로 넘쳐날테고 코인락커에서 짐도 못꺼낼테니.
사람들이 조금 빠진 뒤, 락커에서 짐 빼내 밖으로 나오니 8시 10분 정도 됐더군요.
공연의 열기를 뒤로 하고 이제 예약한 샤브샤브집으로 갈 차례입니다. 늦진 않을것 같아 다행이네요.
아, 이 샤브샤브집을 예약해놨는데, 샤브샤브라는 메뉴를 먼저 보고 고른 가게였음에도 다행히 공연장에서 5분도 안걸리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널널하게 잡아서 예약하긴 했는데, 그게 틀어지는 일이 없어서 참 다행이었던것 같네요.
제가 들어가고 얼마 안되서 사람들 우르르 들어오던데.
아무튼 가게로 가 봅시다.
밤 8시 시부야는 역시나 사람이 많더군요.
시간에 비례해서 사람이 늘어나는것 같은데 자정이 넘으면 줄어들까요, 아마 아니겠죠?
그 인파를 다 느껴볼 틈도 없이 샤브샤브집이 있는 건물에 도착했습니다.
뭔가 오른쪽 간판이 신경쓰이시겠지만 별거 아닙니다, 그냥 좀 유흥업소가 많은 건물에 멀쩡한 샤브샤브집이 하나 있는것 뿐이네요(?)
아, 예약해둔 곳은 샤브샤브 레터스(しゃぶしゃぶ れたす, 홈페이지) 라는 샤브샤브 체인입니다.
검색하다 보니 강남에도 체인점이 있는 것으로 나오는데(운영방식은 거의 비슷한 듯?) 손님 1명당 개인냄비를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의 샤브샤브 가게입니다.
이렇게 운영되다 보니 한사람이 가도 주문이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저야 평소에도 곧잘 혼자 먹는 편이라 반갑게 예약했었습니다.
그런 컨셉도 마음에 들고, '2019년 12월 마지막 일요일 밤은 고기좀먹자' 라는 생각도 있었고.
아무튼 올라가 보죠.
예, 이렇게 1인당 냄비 하나씩 나오는걸 제대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날은 2019년의 마지막 휴일이었던지라 저는 방문 5일 전에 온라인으로 예약을 하고 갔었습니다.
가게는 1인 방문 및 주문도 가능하지만, 홈페이지에서는 1인 예약시도시 1:1 문의를 하라고 되어있어서, 원래 예약화면에서 입력하는 선택 플랜(고기 무제한 플랜 등) 이나 기존 방문여부, 날짜/시간 같은 내용을 1:1 문의 폼에 입력하고 예약을 요청했었네요.
조금 일찌감치 요청해서 자리가 되면 별 문제 없이 예약이 확정되고 답변이 메일로 옵니다.
참고로, 굳이 이런 연말연시 아니더라도 예약하지 않으면 항상 대기가 있다는 이야기가 구글지도 리뷰 의견 중 하나에 적혀있더군요.
위치도 좋은 편이라 더한가봅니다. 혹시 가려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도착해서 예약 확인하고, 자리잡고 앉았습니다.
홈페이지에서 먹을만한 메뉴를 확인하고 가긴 했었는데[메뉴페이지 보기], 예약할때는 현장에서 메뉴를 고르겠다고 한지라 메뉴판을 받았습니다.
둘러보니 특별히 추가되거나 다른 부분은 없는것 같아서 그대로 제가 먼저 찾아간걸 선택했었네요.
주문할 때에는 (무한리필 혹은 고기 묶음이 나오는) 플랜을 고르고, 육수를 선택하고, 음료 옵션(단품 or 무한리필-알콜제외-)을 고르면 됩니다.
술 생각은 없어서 & 고기 먹으니까 느끼할까봐 음료는 무한리필로 골랐군요.
아, 그래서 정리하면 숙성 쇠고기 코스(3,900엔) + 기본 육수(極み和出汁) + 음료 무한리필(480엔) 로 주문했습니다.
물론 일본답게 세금 별도라 4,818엔 냈구요.
주문하고 5분 정도 있으니 육수도 채워주고 기본 구성품들도 나왔습니다.
자리에 있었으면 테이블 중간에 있는 인덕션 스위치 조작법 같은거 설명 들었을텐데, 제가 잠깐 자리 비운 사이에 셋팅이 끝나버려서 이거 조작법은 나중에 옆자리 보고 깨달았네요. 아무튼.
아, 이때 자리에서 일어난건 매장 한켠에 소스가 있다고 안내받아서였습니다.
가보니 크게 눈에 띄는건 없었고, 애초에 소스 그렇게 애용하는 편은 아니라 이번 사진에는 없을 예정입니다.
아무튼 먹어보죠.
참고로 이후 이뤄지는 모든 추가주문은(전부 무한리필이라) 자리 옆에 놓인 아이패드 미니에서 가능합니다.
점원 부를일이 진짜 한번도 없더군요.
아무튼 이후엔 꽤 이것저것 시도해봤습니다.
맛있게 먹었던 소고기를 중심으로 왕창 나오던 양파 주문해서 냄비에 반 생으로 반 먹기도 하고(..), 두부에 배추에 만두, 버섯 등등.
무슨 동그랑땡 비슷하게 이것저것 버무려진 것도 있었는데(이름을 잊어버림) 그것도 꽤 괜찮았고. 구글 번역앱에 번역 기록이 남았나 찾아봤는데 안보이네요.
아 그리고 100분인가 120분인가 이용시간 제한이 있는데, 그 남은시간도 주문하는 아이패드 옆에 표시됩니다.
이전 주문기록에서 바로 선택해 주문할수도 있고, UI도 나름 편하게 잘 만들어 놨더군요.
그리고 밤 9시 50분인가까지 꽤 여유롭게 먹었습니다. 1시간 반 정도 머물렀군요.
음료 포함해도 5만원에 가까운 금액이라 본전을 뽑았을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 맛있기도 했고 소고기 위주로 먹었으니.. 나름대로는 괜찮지 않았을까 생각중이네요.
개인적으로 일단 '혼자 방문해 주문이 가능한' 가게가 있다는거 자체가 반가웠는데, 다음에도 갈지는.. 일단 이번같은 타이밍이 있으면 고민해 보죠.
후식 선택지는 제한시간이 다가오거나 매장 주문 마감시간이 가까워져서 조금 미리 설명을 들었는데, 아이스크림이 제일 무난해서 이거 먹었습니다.
나머지가 뭐였는지는 기억에 없네요(...)
아이스크림은 위와 같이 금속으로 된 그릇에 금속 수저로 갖다줍니다. 저처럼 잠깐 두고 조금 더 먹고 먹자- 이런거 쉽지 않을듯.
아마 이런거 노리고 이렇게 갖다줬겠죠. 그 기대에 부흥해(?) 얼른 먹고 마무리했습니다.
사실 가격대는 싸지 않게 다가오는데(어째선지 저 금액이 세금 별도일걸 생각 못함) 혼자 주문 가능한 시스템이 좋았습니다.
일본엔 혼자 먹을 수 있는 고깃집도 있다던데 다음엔 거기 좀 가볼 수 있음 좋겠군요. 좀처럼 타이밍 안맞던데.
샤브샤브가 물에 기름도 적당히 빠져주는지라 배탈 걱정도 덜고.. 이날 저녁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가끔 고기 구워먹으면 한번에 기름 많이 들어가서 그런지 배탈이 나기도 하던데, 여기선 그런 걱정 필요없겠죠.
이렇게 일요일 밤이 평온하게 끝나가네요.
2019년의 마지막 일요일 밤이 두시간도 남지 않았습니다.
느긋하게 먹는걸 우선하다 보니 밤 10시였던 시부야발 호텔 방향 도영버스 막차도 지나갔고, 어차피 걸어가야 할거 주변이나 두리번거리며 천천히 가야겠습니다.
옷이 얇아서 여전히 쌀쌀히 느껴지는 공기였지만, 곧 호텔에 들어가 쉴거다! (...)
이 타이밍에 길 잃으면 골치아프니까 지도는 켜두고, 출발.
그럴만한 시기긴 하지만, 밤이 될수록 주변에 사람이 더 보입니다.
이것보다 더 늘어나는걸 보기 전에 호텔로 돌아갈 수 있어서 다행이네요(?)
위 오른쪽의 도로는 일루미네이션 장식이 눈에 띄어서 한컷.
생각해보면 일본은 크리스마스 당일도 휴일이 아닌데 엄청 분위기 띄우고.. 막 한달 전부터 크리스마스 분위기 띄우고 연말연시도 조명장식 꼬박꼬박 하고 살짝 신기합니다.
그런 복잡한 시부야 역을 뒤로 하고, 저는 호텔 방향으로 걷기 시작합니다.
첫날 밤에 그렇게 걸었는데 또 이 길을 걷네요. 그나마 이번엔 밥이라도 든든히 먹고 걷는다지만..
시간이 시간인지라(일요일 밤 10시 20분경) 시부야 방향으로 가는 도로는 한적하더군요.
그런 도로와 약간 안개처럼 보이기도 하는 하늘을 바라보며 아무생각 없이(?) 걸었습니다.
저 안개는 아마 다음날 비예보가 있어서 낀 거겠죠. 하루종일 우산 가지고 다니긴 했는데 끝까지 펼칠 일 없어서 다행입니다.
그리고 밤 10시 반쯤 호텔 도착.
이후엔 내일 가지고 나갈 짐도 캐리어에 차곡차곡 넣고, 샤워도 하고, 서피스에서 사진정리나 여행경비 정산도 하고.
이상하게 돌아갈 때가 되니 기분도 기분인데 할일이 더 늘어나네요.
어느정도 정리가 끝나고, 심심해서 TV를 켜 봅니다. 어느새 자정이 훌쩍 지났네요.
무심코 BSスカパー! 같은 유료 위성방송 나오나 훑어봤는데 안나오더군요.
'그거 말고 볼거 있나(짧은 한숨)' 느낌으로 편성표 뒤적거리다 발견한게 위 방송이었습니다.
'이거 보면서 남은 정리작업 해야지' 하고 채널을 틀어놨는데, 결국 새벽 2시 방송 끝날때까지 아무것도 안되더군요.
영상품질도 그럭저럭 나오고, 제가 라이브 본적 없는 아티스트도 좀 나오고 하다 보니...
..결국 새벽 2시부터 남은 정리작업을 시작했고, 끝나니 새벽 3시 조금 안된 시간이 됐더군요.
새벽 2시 50분경의 하늘입니다. 다음날 비예보가 있기는 한데 일단 이때까지는 구름만 좀 있네요.
이제 월요일,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걱정은 앞서지만 제가 퇴근하기 전까지 어떻게든 걸고 나온게 뒷감당 잘 해주길 빌어야죠. 실제로도 그렇긴 했는데, 이때는 아직 결과를 모를 때니.
일단 느지막하게나마 월요일을 맞을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이번 글은 여기까지.
이것저것 잘 마무리한건 좋지만, 다음날이 월요일이고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는건 은근 힘든 일인것 같습니다.
이제 여행기도 슬슬 끝이 보입니다.
다음 글은 오늘 연휴 끝날때까지 정리해서 주중에 올라갈 수 있도록 다듬어두죠.
그럼 다시 여유롭게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