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부터 휴가도 얻었겠다 집에서 푹 쉬고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간만에 서울 세계 불꽃축제에 가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런 단기간에 갑자기 결정한건 아니고, 매년 잊고 있다가 뒤늦게 소식만 접했는데 올해는 한달이나 전에 미리 알아버렸단 말이죠.
마지막으로 간지 벌써 4년이나 지났기도 하고 간만에 보고싶더군요.
그래서 바로 어제, 어리석게도... 골든티켓 하나 없이 발걸음을 옮겼더랬습니다. 좀 춥고 다리아프긴 했는데, 간만에 다시 보니 재미있네요.
사진은 총 16장 사용됐고, 불꽃놀이 장면은 6장입니다.
원래는 불꽃축제의 공식 행사가 시작하는 오후 7시의 1시간 전인 오후 6시쯤 가려고 했으나...
...혹시나 트위터 검색해보니 벌써 사람이 많은것 같더군요.
덕분에 계획을 바꿔서 오후 4시쯤 출발했습니다. 5호선으로 환승한 뒤 여의나루역에 도착했을때가 오후 4시 30분경.
그리고 저를 반갑게 맞아주는건 인파였습니다.
뭐 이런 큰 이벤트의 두시간 전이니 크게 신기한 일은 아닌것 같지만요.
이런 표현은 좀 뭐한데, 꼭 지하철 고장난 출근시간 2호선 풍경 같네요..(...
인파 덕분에 올라오는데 10분 넘게 걸렸습니다. 4번 출구를 빠져나와 좀 걷다 보니 행사장이 보여서 한컷씩.
이날은 일부 도로(마포대교 남단에서 63빌딩 앞까지)도 교통통제되기 때문에 평소 걸어볼일 없을 길을 걸어가볼수도 있습니다.
좀 돌아다니다 적당한 위치에 자리를 잡습니다.
대충 이런 자리. GPS 오차가 그리 크지 않았던것 같네요. 딱 저 위치였습니다.
사실 이런저런 자리 생각했는데, 행사 운영상 혹은 안전상의 이유로 들어갈 수 없거나 길목이 차단된 곳이 많아서 대안으로 잡은 자리였습니다.
저 자리는 인도의 가드레일이 있던 자리라, 사실상 앉는건 불가능했습니다.
덕분에 오후 4시 30분 정도부터 10시 정도까지 계속 서있거나 걸어다녔네요. 간만에 다리가 정말 피곤한 하루였습니다.
무튼 적당히 자리를 잡았으니 기다립니다.
해가 지니 생각보다 추워서 조금 혼나기도 했지만, 겉옷은 하나 가져갔으니 그걸로 어찌어찌 버텼습니다.
6시 40분쯤, 공식 행사 시작 20분쯤 전 테스트 촬영차 한컷.
다리도 아프고, 쌀쌀하기도 하니 맞은편에 있는 아파트 사는 사람들이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더군요.
그리고 오후 7시부터 약 20분간 공식 행사가 이어집니다.
공동 주최사인 한화와 SBS, 후원사인 한국 컨텐츠진흥원에서 각각 축사가 있었습니다.
후원사 이름에 컨텐츠진흥원이 있길래 뭘 지원하는걸까 했는데,
컴퓨터 발사프로그램 같은 발사 관련 기술이나 불꽃의 무늬 관련 노하우 연구에 지원을 해주셨다는듯.
사실 불꽃놀이 보면 그냥 '아 돈이 터지는구나' 하는 생각밖에 안드는데장동민 이런데도 돈이 들어가긴 하네요;
뭐 아무튼 지체없이 행사 시작.
이번 참가팀은 미국, 필리핀, 한국의 총 세팀으로 각각 15분, 15분, 40분간 불꽃 공연을 펼쳤습니다.
제가 처음 갔던 2008년도 맨 마지막에 한국의 한화 팀이 참가해서 다른 팀들을 들러리 수준으로 만들어버리곤 하던데,
조금은 의도된 것일테고 주최사 관련팀이니 어쩔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격차가 너무 커서..
..이번에도 안내책자의 프로그램 소개 보고 괜히 뿜어버렸네요.
적당히 이런 모습들 봤습니다.
사실 사진을 460장 정도 찍었는데,
그중에 100장 정도는 초점이 안맞아서 버리고,
또 100장 정도는 노출을 잘못 맞추거나 찍는 타이밍이 너무 늦어서 시시한 것만 잡혀 버리고
그 나머지 가지고 머리굴려서 사진 뽑아 골라놨네요.
처음에는 '불꽃이 터지면 밝기가 밝아지니까 그에 맞춰서 노출을 잡자' 하고 ISO 800에 조리개 8.0, 셔터 1/60 로 놓고 대기하다가,
터지기 시작해서 찍어보니 '어어 이거 생각보다 무진장 어두운데-_-)' 하고 패닉이 되어 ISO 800, 조리개 5.6, 셔터 1/10 으로 조정.
근데 셔터가 1/15 밑으로 내려가니 많이 흔들리더군요.
그래서 이런저런 조정 삽질을 거듭하다 안정화된게 ISO 1000, 조리개 5.6, 셔터 1/20.
초점은 수동으로 놓을까 했는데, 초반에 테스트해보니 죄다 잘못 맞고 초점 나가 못쓰는 사진이 되어버리길래 평소 사진찍을때 쓰는 AF-S로.
아마 초점 나간 사진이 1/4이나 되는게 이 영향 같습니다.
그 외에 연사는 안썼네요. 제가 타이밍을 잘못 맞추니 그대로 버려야 될 사진이 3장 4장 쌓여버리더군요.
타이밍 잘 맞춰서 한두컷에 승부 보자 싶었습니다;
이번에 처음 찍는거다 보니 우왕좌왕 하다가 앞부분 혹은 중간중간 자잘한걸 놓쳐서 너무 아쉽더군요.
다음엔 자리부터 좀 잘 잡고, 다시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우선 이런 큰 이벤트 전에 작은거라도 불꽃놀이좀 찍을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아흑
그렇게 마지막까지 잘 보고 저녁 8시 40분쯤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합니다.
당연하지만 여의나루역은 혼잡해서 폐쇄고 인근 역으로 걸어가야 합니다.
저는 사람들 따라서 9호선 샛강역으로 내려가 타고 왔네요.
걸어가는 시간에 인파에 밀리는 시간에, 지하철로 22분 걸리는 집에 오는데 1시간 조금 더 걸렸습니다.
여기 인파는 항상 눈이 다 휘둥그레지네요; 지하철을 줄서서 타는 일도 흔치 않은 일이고 말입니다.
그래도 별일 없이 잘 보고 와서 다행입니다. 뭐 다리는 무사하지 않은것 같지만서도;
한편으론 너무 사진에 집착하느라 하늘을 올려다보며 불꽃놀이를 보지 못한건 아쉽기도 하네요.
그렇게 봤으면 좋은 사진이라도 건져왔어야 했는데! 음...
이번 글은 여기까지.
오늘은 간만에 블루레이 하나 꺼내 틀어놓고 다리좀 쉬게 해야겠습니다.
무튼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