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공휴일이었던 어제, 타이밍 좋게 극장판 애니메이션 선행상영회가 있어서 마음편히 갔다왔었습니다.
유리의 꽃과 부수는 세계(ガラスの花と壊す世界) 라는 오리지날 작품이었죠.
일본 현지에서는 작년 10월 도쿄국제영화제에서 선행 상영되었고, 이후 지난 1월부터 개봉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어제(13일) 선행격의 상영을 했고, 일반 개봉은 오는 21일이라고 하네요.
22일(금) 에 작품을 재감상했습니다.
타겟층이 명확해서 트위터가 효과적일것 같기야 한데, 검색이 안되는지라 영 불편합니다.
28,500원이긴 합니다만, 컨텐츠도 다양한 편이니 재밌게 본 분들은 더불어 참고하시길.
아무튼 그런 작품을, 티켓과 특전을 묶어 25,000원에 예매 가능하길래 다녀왔었습니다.
요즘 영화 한편의 상영가격과, 특전의 구성(일러스트 엽서, 자석 북마크, 팜플렛) 을 생각하면 상당히 저렴하겠더군요.
그때 이야기들을 간단히 나열해볼까 합니다. 동대문 메가박스, 작품, 특전의 이야기.
작품의 이야기는.. 핵심적인 부분까진 아니라도 내용 언급 자체는 할것 같으니 그 점은 주의해주시구요.
1. 감상 전후 동대문 메가박스
사실 상영시간을 2분 지나 동대문 메가박스에 도착해서, 오래 둘러본건 아니었습니다.
오후 3시인 상영 예정시간을 10분 더 광고로 채우고 본편을 상영했기에 피해는 없었지만, 간만에 땀좀 뺐네요.
애니플러스처럼 대관 형식으로 진행한것도 아니다 보니 평범하게 극장판 애니메이션 한편 보고 오는 느낌으로 다녀왔습니다.
작품을 상영하는데 특전도 주는 느낌이었달까요. 특전 받으려고 잠시 긴 줄을 섰던 정도가 특이했고.
왼쪽이 도착 직후 찍은 사진.
별도로 안내를 안해주셔서 영화입장권 발급받고 위의 부스에 계신 직원분들에게 갔었는데, 특전은 상영 후에 준다고 하셔서 영화 끝나고 다시 찾아왔네요.
그 상영 후가 오른쪽 사진이고.
사실 줄은 꽤 긴 편이었는데(저는 맨 뒤에 있었네요) 그렇다곤 해도 한 상영관(176석) 에서 나온 정도의 인원이라 그런지 그리 오래 기다리진 않았습니다.
줄 정리하는 사람이야 있을 리 없으니 본의 아니게 메가박스 입구 밖에서 화장실이나 상점 가는 사람들을 방해하는 무리가 되기도 했는데,
줄 중간이 뚫리는 등 사람들 나름대로 타협점은 찾아 대기했던듯.
아, 참 그리고 왜 특전을 나중에 주나 했는데, 팜플렛에 꽤 내용언급 많더군요.
앞부분의 장면소개에선 핵심적인 부분은 빠진다지만 스틸컷에 대사까지 써서 상세히 내용을 적어놨고..
전에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극장판 팜플렛처럼 내용언급 주의 스티커 붙힐 정도 까진 아닐것 같지만, 확실히 미리 보면 좀 김 샐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뭐 실제로 이것 때문에 그리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요; 개인적으론 제일 유력한 이유가 아닐까 생각중.
아무튼 특전은 이렇게 건네받았네요.
팜플렛이라고 해서, 일본에서 흔히 영화관가면 살 수 있는 좀 더 아기자기한 녀석을 생각했는데,
무슨 가이드북 같은 인상의 책이 딸려와서 좀 당황하긴 했었네요.
먼저 적었지만, 현지에서는 일반적인 일본의 영화 팜플렛 판매가격(1,000엔) 보다 비싼 가격(2,000엔) 에 판매되는 물건이라
나중에 가격 보고 그 구성과 분량에 납득하긴 했지만요.
사실 작품 자체도 비교적 잘 보고 나온 축이긴 합니다만, 본편 안보고 특전만 받았어도 이득이지 않았을까 하는 인상.
물론 작품 잘 보고 나왔습니다만.
먼저도 언급했지만 이래서 좀 거저 본 느낌이 있습니다.
참, 나올때는 저런게 세워져 있더군요.
분명 들어갈땐 못본것 같은데 그 사이 세워두신. (4시 15분경 상영종료 후 특전 수령하고 10-15분 정도 상영관에 머물며 팜플렛을 잠깐 훑었습니다)
아무튼 인지도 있는 작품은 아니(일단 오리지날 작품이고)고, 그 때문에 국내에서의 한계는 명확하리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2. 작품 자체의 이야기
먼저 언급했지만 핵심적인 부분은 빠져도 다소의 내용 언급은 있습니다.
위에서도 적어놨으니 보신걸로 알고 이어 쓰겠습니다.
도입부에서는 막 꿈을 이룬 소녀가 꿈같은 현실 앞에 사라져가는 내용이 임펙트를 줍니다만, 그 짧은 임펙트 안에서도 세계관의 인식은 비교적 잘 됐던 편.
작품 자체가 가상 세계 안에서 프로그램이 의인화된 캐릭터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세계관이 세계관인 만큼 컴퓨터 관련 용어와 개념을 써먹기도 하는지라 이미 배경지식이 있는 덕분에 그게 더 빠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지만요.
다만 기존에도 감정이 없는 캐릭터들이, 어떤 일을 계기로 감정을 가지게 되고 그로 인해 어떠한 변화를 겪는 식의 이야기는 많았기에
그와 어떤 차이점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갈까 하는 생각은 살짝 들었습니다만.. 제가 알던 틀을 따라가진 않네요.
감정을 찾은 캐릭터들을 어떻게 써먹을지에 대한 방향이 다르다고 할까요.
'모에'에 써먹는게 아니라 '감동' 에 써먹는 느낌.
개인적으론 인간과 같은 감정이 없는 프로그램 의인화 캐릭터들이, 끝날 무렵 감정을 쏟아낼때의 임펙트가 상당했습니다.
'우리는 감정이 필요 없어서 울지 않아' 했던 애들이 눈물을 흘리며 슬퍼할때의 임펙트랄까. 캐릭터와 함께 참았던 감정이 터지는 느낌.
개인적으론 특히나 사쿠라 아야네가 연기했던 도로시(ドロシー) 라는 말 많은 캐릭터의 후반 장면에서 그러했는데,
팜플렛을 보니 연기한 본인도 감정이입 해버려서 조금 고생한 모양. 엄청 울었다던데..
아마 은연중에 그런 바탕을 깔고 연기한 부분이 이쪽에서 더 드러난게 아닐까도 싶고.
이런 캐릭터들의 변화 같은 이야기 외적인 부분들은 그럭저럭 무난했다고 봅니다.
다만 후반 이야기가 조금 급하게 흘러가니 조금 유심히 보실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정도가 추가되려나요.
오히려 불편했던건 이야기나 설정보다는 본편 앞쪽에서 잠깐 눈에 띈 화면 전환 연출.
검은 화면으로 덮었다가 다음 장면을 내보내는 부분이 조금 잦은 구간이 있었습니다.
물론 필요해서 넣었겠지 싶긴 하지만, 보는 입장에선 굉장히 뚝뚝 끊어지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마음에 안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그게 정말 필요해서 쓴거면 이런 느낌까지는 안들었을것 같은데.. 어째서일까요.
또 한가지 지나가는 얘기로는 화질에 대한 불만도 좀 있었습니다.
다만 이쪽의 경우는 아무리 블루레이가 나왔다고는 해도 일본에서 개봉한지도 얼마 안된 작품을
해외에 블루레이급 소스로 상영하도록 허락했을것 같지 않기도 해서... 이건 어찌어찌 납득중.
참고로 블루레이는 지난 2월 말에 나왔습니다. 개봉 소식에 정보를 찾다보니 의외로 나왔더군요. 미디어는 안사게 될것 같지만.. 아무튼.
아무튼 67분의 상영시간동안 나름 여운이 남는 마무리였다고는 생각합니다.
컴퓨터 관련 지식이 있으시다면 조금 따라가기 쉬우실것 같구요.
3. 특전 + 팜플렛
예매 당시엔 엽서 세트와 자석 북마크까지 포함해 15,000원인 패키지와 여기에 팜플렛까지 더해 25,000원인 패키지 두가지가 있었는데,
저는 후자를 예매했었지요. 순서대로 보시겠습니다.
이쪽은 자석 책갈피와 특전 엽서.
캐릭터 원안을 칸토쿠(カントク) 가 담당했는데, 엽서의 일러스트는 애니메이션쪽 일러스트를 썼더군요.
뒷면에 한국어가 인쇄된거 보면 이번 개봉을 위해 만들어진것 같았습니다.
일본 현지에서는 칸토쿠 일러스트를 쓴 엽서를 팔고 있던데 아무래도 그건 힘들었겠죠.
언제나처럼 특전으로 받은걸 실제로 쓸 담력은 없는 사람이라 어떻게 보관할지나 고민해봐야겠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핵심인 팜플렛. 일본 현지에서는 2,000엔에 판매한 물건입니다.
작품의 전반적인 이야기 흐름을 스틸컷 뿐만 아니라 대사나 약간의 해설(부가설명)로 정리한 부분도 있었고,
성우진과 스탭 인터뷰는 물론 캐릭터 원안을 담당한 칸토쿠 특설 코너까지 가격을 납득하게 하는 구성이 돋보입니다.
티켓과 묶어서 판거 보면 보름쯤 전에 진행된 러브라이브 파이널 라이브때처럼 별도 판매는 안할것 같은데..
작품 본 분들은 읽어보면 재밌으실텐데 아쉽네요.
불확실성을 생각하면 판매하지 않는게 이상하진 않은데...
이번 글은 여기까지.
이래저래 감상의 선택지가 늘어나는건 좋은 일이죠. 특히나 극장에서.
다른 얘기지만 걸즈 & 판저(ガールズ&パンツァー) 극장판도 4DX로 상영한다고 하고 말이죠.
아무튼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