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제일 바쁘게 돌아다닌 첫날 여정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삿포로 야경' 하면 빼놓을 수 없다는 모이와 산(藻岩山)에 갔다온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여기서 극한의 야경과(좋은 의미) 극한의 추위(말 그대로)를 모두 경험하고 만족스런(?) 기분으로 숙소로 돌아왔었네요.
-- 목 차 --
본문에는 나눠져 있지 않지만, 이동 편의상 타이틀에 어울리는 내용이 시작하는 부분으로 이동하실 수 있게 해 보았습니다.
누르시면 바로 이동합니다.
9. 모이와 산으로 가는 길
10. 로프웨이(케이블카)를 타고 산으로 올라가는 길
11. 모이와 산에서의 야경(with 추위)
12. 산 아래로 내려가는 길
13. 숙소로 이동중에 보고 들은 것들
14. 숙소에서
스프카레로 적당히 배도 채웠고, 이제 조금 걸어가면 나오는 모이와 산 로프웨이로 이동합니다.
산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가 대략 15분마다 한대씩 산 위로 올라가기 때문에(1시간에 4대 운행) 계획은 10분쯤 도착하는걸로 잡아놨는데 조금 늦겠네요.
참고로 산 주변으로는 도보 등산로도 있고 관광용 도로도 있는 모양이지만, 일반적으로는 이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경우가 많은 모양입니다.
저도 그래서 무난하게 이쪽 루트를 골랐네요.
티스토리 새 에디터로 썼더니 가운데 정렬이 안먹네요. 아무튼 그 로프웨이의 위치는 여기.
산 기준으로 이 방향과 반대쪽으로 왔다면 도로를 이용했겠습니다만[관련 안내], 이번 여정에서는 여러가지로 그럴 처지가 아니었네요.
다른 이야기 하느라 이야기가 끊겨 버렸지만, 아무튼 열심히 걷고 있습니다.
지도 따라 가면서도 감히 지도를 10% 정도 의심하고 있었는데, 이런 안내판이 나오는걸 보면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이겠죠.
길거리에서 본 대로 이쪽에도 인도에 눈이 꽤 많았는데, 다행히 가운데 부분은 비교적 다니기 쉽게 치워져 있더군요.
근데 이 동네에서 '우리나라 눈길 위에 연탄재 뿌리듯' 뿌리는 자갈 같은게 있는 모양인데,
이게 꽤 동글동글해서 아무것도 없는 평지보다는 좀 신경써서 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케이블카의 출발지, 모이와 산 로프웨이(藻岩山ロープウェイ) 도착.
입구 옆에 버스정류장이 있는걸 보고는 '(노선)버스가 여기까지 들어오네' 싶었는데, 돌아갈때 보니 무료 순환 셔틀버스가 다니더군요(...)
無料シャトルバス - 藻岩山ロープウェイへのアクセス
관심있는 분들은 이 링크에서 탑승/하차 역, 운행 시간표(PDF)에 대한 안내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아무튼 사진도 찍었으니 입구로 들어가 보죠.
들어가 보니 1층은 말 그대로 입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고, 매표소와 탑승장은 4층에 있었습니다.
여기서 아래 씌여진 운행시간은 주의깊게 보셔야 할겁니다.
케이블카로는 산 중턱까지 올라간 뒤, 다른 케이블카(레일 형태)로 갈아타고 산 정상의 전망대까지 가게 됩니다.
시간표만 보고 밤 9시 45분 차를 타면 산 중턱까지밖에 갈 수 없습니다. 따라서 산 정상에 일단 올라가려면 밤 9시 30분 차는 타야 한다는 이야기.
사실 이 시간에 걸리면 일단 산 정상에 올라가더라도 내려오는게 좀 난감해 지긴 할것 같지만요.
올라가는데 이용하는 두 케이블카의 운행시간이 모두 15분 간격이기 때문에 이들을 기다리는 데에도 은근 시간이 소요됩니다.
여유롭게 도착해 여유롭게 야경을 보고 가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튼 4층에 올라가면 매표소도 있고, 탑승 대기열 정리를 위한 흔적(?)들도 보이네요. 제대로 왔나봅니다.
저는 구입하고 나서 발견했는데, 매표소 맞은편에 모이와 산의 오늘 날씨나 기온, 현재 시정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산간지방이라 날씨가 다이나믹하다더니 그런걸 고려한 조치인것 같습니다.
사실 정가 기준으로 정상까지의 왕복에 1,700엔이나 들기도 하구요.
참고로 실제로는 적혀있는 온도의 몇배는 춥게 느껴집니다.
그날그날 다르긴 하겠지만 고도가 530M 정도 되는 산이고 하니 바람을 무시할 수는 없을것 같네요.
제 경우는 모이와 산을 검색하다가 찾은 '모이와 산 케이블카 할인쿠폰' 을 제시해서 조금 싸게 왕복 티켓을 구입했습니다.
원래는 1,700엔이나 아래 링크 이미지를 보여주면 1,360엔에 왕복 승차권과 비매품 엽서가 따라옵니다.
[일본3대야경]삿포로 야경을 볼수있는 삿포로역 모이와야마 케이블카 할인쿠폰입니다. from 홋카이도 매거진
당시엔 '아직 쓸 수 있습니까?' 하고 물으면서 들이밀었는데, 잘 적용됐네요.
홈페이지를 만든 업체도 삿포로 여행 관련 업체인듯 하고.. 일개 개인이 올린 신빙성 없는 이미지는 아닐것 같습니다.
별일 없으면 계속 적용 가능하지 않을까 싶네요.
아무튼 일단 로프 형태의 케이블카를 탑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서도 케이블카에 탈 일은 없었네요. 뭔가 요상한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출발한 뒤 케이블에만 매달려 움직인다는 찝찝함(?)은 케이블카 옆으로 보이는 삿포로 시내 야경에 금방 잊혀졌습니다.
모이와 산 올라가기 전부터 상당히 인상적인 풍경이 보이더군요.
케이블카는 넉넉하게 10분 정도 걸려 산 중턱 역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레일 방식의 케이블카로 환승하게 됩니다.
케이블이 없는데도 일단 케이블카라고는 부르네요. 뭔가 사정이 있는걸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산 정상의 전망대까지는 넉넉히 7분 정도가 걸립니다.
도착한 건물에서 안내받은 대로 엘리베이터 혹은 계단으로 3층까지 올라가면, 전망대로 나갈 수 있습니다.
올라가서 자동 유리문 밖으로 나가면...
...바깥쪽으로 조금 돌았을 때 빼꼼히 보이기 시작하는 이런 야경과 마주하게 됩니다.
엄청 추웠습니다. 사진 몇번 찍는 동안 내 몸도 몸이지만 실내로 돌아갔을 때 카메라가 더 걱정되던 그런 추위였습니다.
하지만 그 추위 속에서도 어떻게든 이 야경을 담으려고 필사적으로 셔터를 누르게 되더군요.
이걸 찍으려고 가져온 외발 삼각대가 정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잘 가져온것 같네요.
여기 오기 전 JR타워에서, 눈발 흩날리는 날씨에 포기하려다 날이 개는것 같아서 원래 계획대로 온건데.
이거 포기하고 그냥 돌아왔으면 정말 큰 후회 했겠더군요.
아, 예 뭐 다음에 또 가면 되긴 하지만 그런건 지금 생각 안하기로 하죠.
안그래도 라이브가 중간에 끼어있어서 유빙이니 징기스칸이니 다 포기했는데, 나름대로 큰 위안이 됐습니다.
당시 봤던 대략적인 풍경은 이 파노라마 사진에서 느껴주시길.
가로 해상도가 3,000px인 사진이라, 더 크게 보고 싶으시면 이 링크를 클릭해 보시면 됩니다.
오른쪽이 조금 어색한데, 제가 추워서 저 부분 사진을 찍은 것으로 착각하고 돌아왔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저 정도는 이해해 주시길; 그만큼 무섭게 추웠습니다. 진짜 간만에 생명의 위협을 느꼈네요.
이런 안내판이 있었지만, '진짜 풍경' 에 더 신경썼고 그나마도 뿌옇게 되어있어서 자세히 보지는 않았네요.
그리고 여기서 1차로 건물 안으로 들어와, 화장실 세면대의 온수로 손을 녹입니다. 손 좀 녹이고 또 한번 바짝 찍고 내려갈 준비를 했었습니다.
갑작스런 기온변화로 CCD에 김이 서리지 않게 카메라도 중간중간 품 안으로 넣어가면서 움직였었구요.
날이 너무 추우니 비오는날보다 더 장비 관리에 신경쓰게 되더군요.
이날은 내복 하의 입으며 '내복 상의도 입을까..?' 하고 고민하다 그냥 올라왔는데, 제가 추위를 못느끼면 오히려 장비 관리에 불리할수도 있었을것 같네요.
셀카를 찍었던 노트8이 숙소 돌아올때까지도 얼음장 같았던게 생각납니다.
제가 추위를 덜 느꼈던거지 산 정상과 도시는 그렇게 따뜻하지 않았던거죠. 지상이 추운것도 카메라에겐 좋았던것 같아서 지금 생각하면 좀 다행이구요.
이래저래 이날 본 야경은 추위와 싸울만한 가치는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좋은 풍경이었네요.
모이와 산 전망대에 도착해 밖으로 나간게 밤 8시 45분이었는데, 내려가는 케이블카를 기다리기 시작한건 밤 9시 10분경.
춥기도 추웠지만, 여유롭게 내려가 숙소에도 더 빨리 도착하자고 계획을 좀 당겼습니다.
여기서 이렇게 기다리다가,
산 중턱으로 가는 케이블카에 탑승.
이녀석은 앞, 뒤로 두대가 운영되는데, 사람들이 계단을 내려가 타야 하는 앞쪽 케이블카에는 존재를 모르는지 거의 안오더군요.
덕분에 케이블카에서 볼 수 있었던 풍경도 비교적 편하게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다시봐도 새삼 참.. 케이블카에서 볼 수 있는 풍경 치고는 꽤 만족스러운 모습이지요.
산 중턱에 도착하려고 합니다.
정말 주변에 빛이라곤 0.1도 없다 보니, 그 어두운 곳을 달리다 플렛폼에 들어오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네요.
야경을 보거나 찍는 데에는 최적의 환경입니다만, 너무 빛이 없으니 조금 무서웠습니다.
야경 이외의 주변은 하나도 안보이고 말이죠.
산 중턱 역에서 다시 하행 케이블카를 기다립니다.
도착한게 20분이라(15분 출발하여 5분만에 여기 도착) 10분정도 기다렸네요.
기다리는 텀이 있어서인지 사진 옆에 보이는 기념품점에 들렀어도 됐을것 같은데,
위에서 워낙 추위에 떨어서 그런지 내려가고 싶은 생각이 조금 더 컸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다리다 검표 후 탑승.
아직은 야경이 있으니까 덜하지만, 숙소 들어가서 뜨거운 물에 몸 담그고 싶다는 생각이 고도에 반비례해 커져가고 있는 참입니다.
그래도 끝까지 멋있는 야경을 보면서 내려왔다는 생각은 확실하게 듭니다.
같이 탑승한 안내원분이 약간의 안내멘트를 겸하기 때문에 내려오는 5분 정도의 길지 않은 시간도 비교적 심심하지 않게 내려올 수 있구요.
뭐 바깥만 봐도 심심하진 않지만요. 밤이 아니라면..?
현재시간 밤 9시 45분. 이제 숙소로 돌아갈 차례입니다.
내려온 사람들 절반 정도는 주차장으로 가서 차를 끌고 나오더군요. 아... 나도.. 차 타고 빨리 숙소 가고싶다...
움직여 준건 케이블카였지만 너무 추워서 빨리 지쳐 내려온것 같습니다. 하루종일 평소 활동량 두배는 돌아다녔고.
아무튼 이 길을 따라 노면전차를 타러 가야겠네요.
그리고 이게 아까 언급한 무료 셔틀버스 정류장.
이 글 처음에서 걸어 올라간 그 로프웨이 건물까지 가는 셔틀버스가 다닙니다.
저야 뭐 어차피 밥먹고 걸어 올라갔으니.
그렇지 않은 분들은 이런게 있다는건 알고, 시간 봐서 본인 일정에 맞는지 아닌지 참고하시길.
無料シャトルバス - 藻岩山ロープウェイへのアクセス
혹시나 싶어 먼저 걸어둔 링크를 여기에도 걸어둡니다.
아, 참 숙소까지는 이런 경로로 움직일 예정입니다.
이번엔 반대로 탈 일도 없겠죠. 한번 당했으니.
숙소로 가는 길에는 이런 풍경을 보았습니다.
왼쪽은 노면전차를 타러 가기 위해 이동하던 길에서, 오른쪽은 지하철 역을 향해 걸어가던 길에서 본 풍경.
눈이... 참 돋보였습니다.
제설된 곳들도 물론 있었겠지만, 기본적으로 날씨가 추워 눈이 없어지질 않다 보니 여기저기 무지막지한 양이 쌓여있는걸 보는건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다시한번 느꼈지만, 눈 오면 미끄럼 방지용으로 뿌리는 것으로 보이는 둥근 자갈이 참.. 묘하게 불편하더군요.
둥글어서 잘못 밟으면 미끄러울것 같았습니다. 눈이 같이 있으면 제 역할을 해 줄것 같은데 이 동네는 유난히 자갈만 있는 경우도 많았구요.
근데 참 신기한걸 뿌리는군요. 무슨 배경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후 길은 지하철로 이동.
노면전차의 경우는, 갈때 경험상 사람 좀 붐비고 하면 10분씩도 늦게 오고 그러더군요.
여행자는 그런 시간들이 전부 아깝게 와닿는지라 다시 지하철로 돌아왔을 때 좀 반가웠습니다. 얼른.. 정시에 호텔 방향으로 갑시다(...)
도착해서 호텔 가는길에 본 삿포로역 풍경.
저 멀리 아까 해지기 직전에 들른 JR타워도 보이네요. 다음엔 좀 늦은 시간에도 들러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발걸음을 재촉해 그곳으로 갑니다. 지금 머릿속에 가장 자주 떠오르는 그곳.
드디어...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현재시간 밤 10시 50분.
카드키를 프론트에 맡기지 않아도 되는 숙소였어서 바로 방으로 올라갔네요.
오늘 고생한 전자기기들을 충전시키기 전에, 적당히 옷 갈아입고 건물 2층에 있는 대욕탕에 내려갔다 왔습니다.
왠만하면 나가기 싫어서 화장실 욕조를 쓰는데, 이날은 시간도 늦고 추위에 하도 떨어서 더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싶더군요.
제가 씻고 올라와서야 저렇게 전자기기를 충전시키며 여행 뒷정리를 했습니다. 여행경비 정산이나 내일을 위한 짐 정리 같은거 말이죠.
내일은 체크아웃한 뒤 묵을 숙소에 짐을 맡기니까 캐리어 정리도 필요했고, 한국 돌아갈때 가져갈 마실거리도 미리 사왔었구요.
이것저것 하다가 결국 새벽 1시쯤 잤던걸로 기억하네요.
내일은 이번 여정의 메인 이벤트인 라이브 콘서트가 있는데, 과연 어떤 하루가 될까요.
기대반 걱정반으로 잠자리에 듭니다.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이번 글은 여기까지.
이렇게 돌아봐도 첫날에 한 일이 제일 많고, 또 그래서인지 제일 만족스러웠던 하루였네요.
예.. 더 메인으로 생각한 이벤트가 다음날에 있었지만 말이죠..
생각해보면 이날은 정말 날씨가 많이 도와줬던것 같습니다.
이 다음날 30분이 멀다 하고 눈이 내렸다 그친걸 생각하면 말이죠. 밤에는 눈도 꽤 많이 왔고.
아무튼 곧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