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정에서 제일 바쁘게 돌아다녔던 첫날의 두번째 이야기.
다음 글에서 정리할 모이와 산에서의 야경을 보기 위해, 묵을 숙소에 들러 짐도 풀고 모이와 산 근처에서 스프카레로 저녁도 해결합니다.
JR타워는 삿포로역 역사 안에서 갈 수 있었다보니 실질적으론 여기서부터 '삿포로의 찬 공기'를 처음 느꼈습니다.
빨아서 넣어둔 겨울바지 챙겨입고 오긴 했는데, 혹시나 싶어 내복이라도 안가져갔으면 안그래도 추위 잘 타는 저는 어찌 됐을까 아찔하네요.
-- 목 차 --
본문에는 나눠져 있지 않지만, 이동 편의상 타이틀에 어울리는 내용이 시작하는 부분으로 이동하실 수 있게 해 보았습니다.
누르시면 바로 이동합니다.
6. 숙소 체크인
7. 모이와 산 방향으로 이동하는 길
8. 코히하우스 스프카레
구글 도보 네비게이션이 안내해주는 길을 따라 열심히 걷는 중입니다.
일본에 오면 일본에서 산 아이폰을 쓰는데, 고층건물 사이로 들어갔을 때의 GPS 오차가 은근 큰것 같습니다.
이녀석도 없으면 더 크게 길을 헤맨다는게 뭔가 억울하달지 미묘한 기분이지만 말입니다.
그건 그렇고, 새삼 참 공기 차네요. 위 사진엔 거의 안보이는데, 길거리에서 녹지 않은 눈을 보는게 그리 어렵지 않더군요.
예보 보면서 예상은 했지만, 제가 경험한 일본의 저녁 공기 중에선 단연 최저기온이겠지요.
그리고 오후 5시 45분경 첫날 묵을 숙소 도착.
돌아보면 이 숙소가 둘째날에 묵은 곳보다 60%는 만족스러웠습니다.
첫날에는 그냥 평범히 '잘 쉬었다' 는 느낌이었는데 둘째날 숙소에 묵어보니 편차가 확 드러나네요(...)
위치만 제 일정에 유리했으면 여기에 이틀 묵었을텐데 참 아쉬웠습니다.
시간도 충분히 늦고 해서 바로 체크인을 진행했습니다.
이름/전화번호를 적거나 여권을 복사하는 서류적인 절차는 당연히 프론트에서 진행됐는데,
결제는 이 체크인이 끝난 뒤 건네받은 카드키를 사용해 옆에 놓인 단말기에서 따로 하도록 안내하더군요.
다음날 이 단말기로 진행한 체크아웃도 비교적 간편했고..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숙소 내부는 대략 이런 느낌.
방 공간이 엄청 여유로워서 좋았습니다.
모이와 산에 가기 위해 짧은 시간동안 옷도 보강(?)하고 가져갈 물건도 챙기면서 나름 바쁘게 돌아다녔는데, 방이 넓다 보니 걸리적거리는게 없더군요.
이날 진짜 혜택을 많이 본것 같습니다. 돌아와서 2층 대욕탕에도 들르고 말이죠.
'다음에도 이런 곳에서 편하게 쉬다 올 수 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일단 숙소 이야기는 평소처럼 별도의 글로 조금 더 자세히 풀죠.
오후 6시 10분 정도에 숙소를 빠져나와 모이와 산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계획보다는 20분 정도 빠른 출발. 조금 빨리 출발해서 계획보다 조금 빨리 돌아올 생각이네요.
차가운 밤공기를 맞으며, 여행기간 마실 음료 사가지고 비교적 여유롭게 지하철역으로 걷습니다.
몇정거장 이용한 뒤, 모이와 산 근처까지는 도시를 순환하는 노면전차로 환승할 겁니다.
당시에는 환승해야 할 역이 지상(노면전차)인지 몰랐어서 조금 헤맸네요;
저녁밥이 끼어있어 너무 시간낭비하면 곤란해서 결국 역무원분께 물어 제대로 나왔지만요.
그리고 이 지도만 보고 눈앞의 멈춰있는 열차를 방향 안보고 뛰어 탄건 역시나 실수였습니다.
참.. 열차 서있다고 생각없이 뛰어들어가 타는거 한국이던 일본이던 성공한 적이 거의 없는데 말이죠.
위 사진은 반대방향으로 한정거정 온 뒤에 원래 방향으로 가기 위해 반대편으로 건너와 찍은 사진입니다.
아, 참 환승한 열차는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市電 이라고 부르더군요. 시뎅
우리나라 수도권 2호선처럼 순환선이라 열차에는 외선, 내선 표시가 붙어 있더군요.
우리나라 수도권 2호선처럼 어느 방향인지 매번 헷갈리는 명칭이지만.
아무튼... 전에 오사카에서 이런 열차 비슷한걸 타본적은 있지만, 이쪽이 진짜(?) 노면전차네요.
열차 가운데 문으로 타서 앞문으로 내릴때 요금을 지불하는 방식도 그렇고, 우리나라선 경험하기 힘들다 보니 볼때마다 신선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모이와 산 부근에 도착했습니다. 당시 시간 오후 7시 30분경.
어찌어찌 계획한 대로는 도착했네요. 저녁밥 먹을 수 있겠습니다.
뭔가 을씨년스러운 느낌마저 드는 길을 걸어 식당으로 가 보죠.
당시엔 이걸 보고 '눈이 대체 얼마나 온건가...' 하고 말았는데, 돌아오는날(3/17) 열차에서 사람들 대화를 좀 듣다 보니 주중에 60Cm 정도? 눈이 왔나봅니다.
확실히 그정도 오면 도시 여기저기가 저런 모습이 되겠구나; 싶더군요.
여기저기서 여행기간 눈 구경은 진짜 제대로 한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눈 구경을 제대로 못했다 싶으니 이렇게 균형을 맞추네요.
그런 잡생각들과 주변을 둘러보며 걷다 보니, 어렵지 않게 스프카레 가게에 도착했습니다.
電車通りのスープカリーこうひいはうす[공식 홈페이지, 타베로그 페이지] 라는 가게.
이름이 '커피 하우스' 인데, 실제로 스프카레랑 커피가 한 메뉴판에 있습니다. 세트메뉴를 주문하면 음료 중에서 커피를 고를수도 있구요.
다음엔 커피도 마셔보고 싶다- 싶었던게, 가게에 있는 원두 가는 기계, 로스팅 기계 같은게 전부 제대로 된 모양새더군요.
제가 저녁에 커피를 마시면 밤에 잠을 못자서 감히 고르지 못했는데, 다음엔 좀 느긋한 낮시간대에 와보고 싶어졌었습니다.
입구에 가니 마침 전날(3/14)부터 메뉴의 가격이 인상되었다는 알림이 붙어 있었습니다.
예산상 큰 문제는 없었지만, 참 타이밍 좋게 왔네요(...)
가게가 생각보다 작았는데, 문 닫을 시간에 가까워져서 그런지 사람도 거의 없더군요. 제가 들어오고 동네 단골로 보이는 사람들 두팀(각 2인) 정도가 왔는데 그정도.
참고로 좌석은 4인 테이블 3개에 카운터석이 4자리였나 5자리 있었던걸로 기억합니다.
계획보다 조금 늦게 와서 밥시간이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는데, 메뉴는 주문하고 5분 정도 있으니 나왔습니다.
메뉴판을 조금 더 살펴보다가 고로케가 있어서 중간에 추가 주문했었구요. 홋카이도산 감자랑 돼지고기가 섞인 고로케였는데, 괜찮았네요.
주문했던 메뉴는 치킨카레 900엔, 고로케 200엔.
근데 새삼 참... 현지의 스프 카레는 정말 '스프' 카레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먹은 스프카레는 그나마 스프'카레'였는데 말이죠.
물론 맛있게는 먹었습니다. 근데 자꾸.. 국물이 걸쭉하지 않으니 밥말아먹어야 될것 같고(...)
나고야의 대표 명물인 히츠마부시처럼 '이렇게 먹는게 맞는지' 물어봐야 될까 되게 고민했네요.
한편, 제가 도착한 이후 들어온 손님들은 전부 단골인것 같더군요.
들어와서 주인과 친근하게 대화하거나, 가게에 없는 제3자의 근황을 묻거나 하면서 음식을 기다리는게 나름 신선하달까 반가운 풍경이었습니다.
'식당 잘 골랐다' 는 기준에 맛도 맛이지만 이런 분위기? 도 넣다 보니 더한지도 모르겠네요.
저녁 잘 먹었으니 드디어 '삿포로의 야경' 을 보러 모이와 산으로 갈 차례입니다.
과연 어떤 곳일까요. 기대되네요.
이번 글은 여기까지.
생각해보면 출국편에서도 샌드위치 하나 먹고, 제대로 된 끼니는 이 스프카레였다는게 안타깝습니다.
그나마 돌아다닌 곳들이 비교적 만족스러워 허탈감은 덜했지만..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요?(...)
여행기를 너무 몰아적기엔 은근 시간이 많이 걸려서 다음 여행기는 휴일에 이어 쓰겠습니다.
그럼 다음 여행기에서 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