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이번 삿포로행의 메인 이벤트가 있던 둘째날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점심을 먹었으니 공연 전에 숙소에 들러 체크인 하고, 공연 끝나고 나서는 밥이 아니라 카페에서 케이크로 저녁을 해결합니다.
사실 저녁에 밥 대신 카페로 간건 개인적으로도 흔한 일이 아닌데, 당일에 본 라이브가 조금 미묘하기도 했어서 이래저래 적당했던것 같습니다.
-- 목 차 --
본문에는 나눠져 있지 않지만, 이동 편의상 타이틀에 어울리는 내용이 시작하는 부분으로 이동하실 수 있게 해 보았습니다.
누르시면 바로 이동합니다.
21. 숙소 체크인
22. 공연장에서 저녁먹을 카페까지
23. 카페 아틀리에 모리히코
24. 숙소로 돌아오는 길
점심을 먹고 오전에 짐만 맡겨둔 숙소로 가는 길입니다.
제가 걷던 쪽의 인도는 제설이 잘 되어 있었는데, 건너편 공원을 보니 눈도 많고 제설도 거의 안되어있어서 한컷.
사실 호텔로 가려면 건너가긴 해야되는데, 횡단보도에서 반대편 모습을 보고 계속 이 길로 걸은 결과 위 사진이 나오긴 했지만 말입니다(...)
저녁먹고 돌아올때는 일부러 저리로 가 보았는데, 공원 옆 자전거 거치대에 자전거가 나뒹굴고 있는 등 꽤 혼란스러웠습니다.
역시 밝을 때라 올바른 길을 잘 고른것 같더군요.
그리고 오후 4시 30분경, 묵을 호텔 도착.
오전에 짐 맡길때 카드결제와 여권복사 등 카드키 받는걸 뺀 모든 절차가 이미 끝나 있었기 때문에, 당시 건네받았던 종이를 들이밀어 카드키를 받는 것으로 체크인이 끝났습니다.
방에 올라오니 첫날 숙소와 비교가 시작됐습니다.
결정적으로 새벽에 작업할게 좀 있었는데 와이파이가 거의 없다시피 한 지경으로 연결이 안되더군요.
결국 아이폰 테더링으로 어찌어찌 하긴 했지만, 당시엔 조금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근데 일단 그건 그거고, 곧 공연보러 다시 나가야되니 이것저것 준비는 해야겠지요.
토트백에서 필요없는 물건 빼거나, 얼굴의 기름을 씻어내거나 했었네요.
그리고 오후 5시 20분경 공연장으로. 15분 조금 안걸리던 거리라 그리 여유로운 출발은 아니었지만, 구글 도보 네비게이션도 쓰고 하니 엉뚱한 곳에다 시간을 낭비하진 않겠죠.
그러고보니 호텔에서 우산 집어넣으려고 말렸는데, 결국 공연장 갈때 꺼내 쓰고 말았습니다.
사실 오후까지 그렇게 내리다 그쳐서 이제는 슬슬 덜할줄 알았습니다. 예보도 흐림으로 되어 있었구요.
근데 참.. 예보 쉽지 않나보네요.
공연장에는 공연 25분 전쯤 도착했고, 안에서 추위도 녹이고 쌍안경 초점도 조절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좌석에 가보고 '시야 걱정되네' 하며 어쩔 수 없는 안절부절? 같은걸 하기도 하고 말이죠. 그런들 어쩔 수 없지만(....)
공연은 2시간 15분간 진행되고 8시 20분쯤 끝났습니다.
사람들 좀 빠져나오고, 제가 공연장 조금 둘러보고 하느라 건물 밖으로 나와서 사진찍은건 8시 30분 정도였네요.
그 2시간 사이에 눈이 꽤 와서 쌓여 있었습니다. 분명 건물앞에 눈이 거의 없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위 사진 오른쪽 위를 자세히 보시면 눈이 오고 있습니다. 저녁 해결하고 숙소 돌아갈때까지도 눈이 계속 오더군요.
공연 자체는 잘 봤습니다만, 뭔가 디테일한 부분까지 모두 만족스러운 공연은 아니라(출연자 퍼포먼스에 대한 불만은 아니지만) 묘한 기분으로 나왔던 기억이 나네요.
뭔가 눈 온거에 몇배는 더 놀란 느낌. 이제 그만 올걸로 믿었는데..!
크게 움직이진 않지만 역시 두시간 넘게 서있으니 묘하게 지치네요.
마침 오후 4시 조금 안되서 먹은 저녁이 금방 다 내려갔는지 배가 고픕니다. 눈 오니 '카페'라는 공간도 묘하게 잘 어울리겠네요.
저녁을 해결하러 가기로 한 카페는 점심에 먹은 스프카레 가게의 맞은편에 있었습니다.
눈도 내리는데 그리 먼길이 아니라 참 다행입니다.
비가 오던 눈이 오던, 카메라가 방수가 아니니 우산도 써야 하고 영 사진찍기 좋지 않습니다.
아이패드야 이럴때 꺼낼 일은 없으니 말이죠. 지금 제가 여행에 가져가는 주요 전자기기 중에서는 카메라, 아이패드 빼고 모두 방수 가능한데.
아무튼 도로 사정도 있고 반 강제적으로 느긋하게 걷고 있습니다.
막 내린 눈을 밟고 지나가는것도 재밌었지만 사실 잠깐이었습니다. 그러다 아래 고여있는 녹은 눈을 밟기도 하니 참으로 즐겁더군요. 하하 즐겁다 나는 즐겁다
그리고 아틀리에 모리히코[アトリエモリヒコ, 공식 홈페이지, 타베로그] 라는 카페 앞에 도착한건 저녁 8시 40분경.
밤 10시까지 영업하는 카페라 시간은 널널했습니다.
눈도 오겠다 얼른 들어가고 싶었지만 '일단 사진 한장;' 이라는 느낌으로 찍은게 위 사진.
참고로 위치는 여기. 아까도 잠깐 언급했지만 맞은편에는 아까 점심먹었던 아카츠키라는 스프카레 가게가 있구요.
안경에 김이 잔뜩 서려서 안경 벗고 자리에 앉았었습니다.
저녁 대신이었지만 뭔가 배부르게 먹을 생각은 없었습니다. 물론 카페 와서 할 생각은 아니지만요.
그냥 따뜻한거 마시면서 몸을 녹이고, 디저트류 먹으면서 배를 채우고, 묘한 기분이었던 방금의 라이브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했습니다.
주문은 이렇게 했었습니다. 카페라떼(734엔, 세금포함), 시폰 케이크(가격 기억안남).
도합 1,066엔을 냈는데 시폰 케이크가 메뉴판상 얼마였는지가 기억이 안나네요. 메뉴판이 전부 세금 제외 금액이었던건 기억나는데.
가격은 비싼 편입니다. 카페라떼가 작지 않은 컵에 담겨 나왔고, 커피가 첫맛부터 끝맛까지 거슬리는 부분 없이 좋았던건 그렇다 치고 말이죠.
디저트류는 보통 가격대인걸로 기억하는데 커피 가격이 꽤 세더군요.
그래도 자세히 찍지는 못했는데 인테리어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다행히 공식 홈페이지 안에 매장 내부를 촬영한 사진이 있어 그쪽을 링크해둡니다. [바로가기]
제가 앉은 자리는 매장 가운데에 있던 테이블이었습니다. 링크 안 사진에서는 찾기 힘드네요.
개인적으론 제가 간 시간이 늦은 시간대에 속해 제가 원래 먹고싶었던 디저트가 없는게 아쉬웠습니다.
시폰 케이크야 사실 어디서든 먹을 수 있으니까.. 초코 케이크 먹어보고 싶었는데 떨어졌대서 못먹었네요.
여기서 1시간 정도 머물다 마음이 어느정도 정리되어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라이브 티셔츠 입고 가서 잘도 앉아있었던듯(...) 사람이 피곤하고 다른데 정신 팔리면 상대적으로 그 밖의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어지나봅니다.
매장이 밤 10시까지 영업하기도 하고, 저도 10시 전에는 숙소로 돌아가고 싶었기에 슬슬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다시 눈 쌓인 거리를 걸을 차례입니다. 그나마 눈이 많이 잦아들은게 위안이었을까요.
막 눈이 온 상황이라, 큰 길이고 골목길이고 거의 제설이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운동화에 물 안들어가게 걸어다니긴 했지만, 정말 안젖고 돌아온게 지금 생각하면 신기할 정도.
차라리 길이 얼어있는게 나았으려나 싶기도 하지만... '신발이 젖을 가능성이 있는 길' 이나 '미끄러질 가능성이 있는 길' 모두 제게 위험한건 마찬가지네요(...)
중간에 편의점에 들러 픽업 택배도 찾아가지고 숙소로.
드디어... 돌아왔다...
호텔 앞에 세워둔 차에도 눈이 꽤 쌓여있네요. 날씨가 애매해서 그런지 내린 눈이 온전히 다 남아있는건 아니었지만.
이 숙소는 외출 전 키를 프론트에 맡겨야 하는 곳이었어서, 프론트 들렀다가 방으로 올라갑니다.
뭔가.. 심리적으로 지치는 하루였네요.
이따 새벽 일찍 일어나서 일도 해야되니 얼른 씻고 여행경비 정산 정도만 한 뒤 캐리어 정리 등등은 내일의 저에게 맡기기로 합니다.
사실 왠만한 짐은 이날 오전에 전 숙소 떠나기 전 한번 훑었지만, 이제는 내일 공항으로 가 짐 부칠걸 생각해야 하니까요.
이정도는 느긋하게 숙소 떠나기 전에 할 수 있겠죠.
아무튼 내일은 좀 빨리 하루 일과를 시작하겠지만 안녕히 주무세요.
이번 글은 여기까지.
뭐랄까.. 역시 회사 일이 여정에까지 끌려 오면, 여정이 100% 제 생각같지 않았을 때의 심리적 타격이 더 큰것 같습니다.
'여행도 개판이었는데 일까지 해야되?!' 라는 느낌이랄지. 묘하게 슬픈 하루였지요.
아직 여행기가 이어집니다. 곧 다음 글에서 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