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돌아다녔던 첫째날을 지나, 이번 삿포로행의 메인 이벤트인 TrySail 라이브가 있는 날이 밝았습니다.
평소처럼 라이브가 있는 날은 해당 이벤트 관련 일정에 최우선순위를 두기 때문에 먹을거 이외에는 크게 눈에 띄는 일정이 없었네요.
그래도 돌아보면 뭐 먹으러는 잘 돌아다닌 날인것 같습니다. 저녁때까지.
3/16(토), 이날 가장 기억에 남는건 역시 변덕스러운 날씨였는데.. 자세한건 글에 중간중간 등장하는 사진으로 느껴보시죠.
-- 목 차 --
본문에는 나눠져 있지 않지만, 이동 편의상 타이틀에 어울리는 내용이 시작하는 부분으로 이동하실 수 있게 해 보았습니다.
누르시면 바로 이동합니다.
15. 아침 ~ 롯카테이 삿포로 본점까지 가는 길
16. 롯카테이 삿포로 본점에서의 아침
17. 삿포로시 교육문화회관까지 가는 길(with 묵을 숙소)
18. 삿포로시 교육문화회관에서
19. 스프카레 아카츠키까지 가던 길
20. 아카츠키에서의 스프카레
공연날 아침. 오전 일정도 있으니 적당히 8시 50분쯤 일어났었네요.
그리고 기쁜 마음에 창문밖을 내다보니 눈이 꽤 많이 와 있었습니다.
'아 내가 삿포로에 왔구나' 싶으면서도, 도로를 보니 돌아다니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같이 들었었네요.
참고로 전날까지 확인한 예보는 이랬습니다.
위 정보는 일본기상협회가 제공하는 날씨(tenki, 홈페이지) 앱에서 본 오전까지의 예보였는데, 생각해보니 강설량 같은건 안봤단 말이죠.
이정도로 오는거냐... 싶다가도, 삿포로니까 이정도 와주는게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나 참 복잡한 심정이었습니다.
아무튼 오전의 호텔에서는 최종적으로 체크아웃 후 바로 맡길 캐리어 정리를 하거나 하면서 보냈습니다.
호텔 들렀다 아침도 먹어야 하니 너무 늦지않게 나가야겠지요.
그리고 오전 10시, 체크아웃하고 호텔을 나옵니다. 아직도 둘째날 호텔이 생각나 첫째날의 이 좋았던 공간이 아쉽게 느껴지네요.
아무튼 건물을 나와 맞은 풍경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보고 걱정한 그대로였습니다.
저 눈이 오자마자 얼어버리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까요.
다행히 다음 일정까지 시간을 빡빡하게 계산해두진 않았기에 신발 젖지 않는걸 최우선으로 꽤 조심조심 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횡단보도에 저렇게 깔려있으면 피하기 쉽지 않았지만요(...) 폭삭 젖진 않았지만..
일단 호텔을 나와 처음 간 곳은 오늘의 아침을 해결할 곳입니다.
롯카테이라는 유명한 다과 브랜드가 있는데, 여기 본점이 이 다음에 이동할 호텔까지 가는 길목에 있더군요.
그래서 호텔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건 동선&시간 낭비인것 같아서 아예 가는길에 들른 겁니다. 마침 배도 고프고.
가는길에 본 구조물.
모양을 보나 눈이 쌓인 형태로 보나, 많은 눈으로 조경수가 망가지는걸 막기 위해 설치한것 같은데..
실제론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런걸 보니 괜히 '참 눈 많이 오는 동네구나' 싶어지네요.
그리고 롯카테이 본점 도착.
보도블럭을 따라 걷다 보면 이렇게 잘 닦여진 구역이 나오는데, 그 뒤쪽이 롯카테이가 있는 건물이었습니다.
제가 온건 건물 뒤쪽 같던데, 앞쪽은 어떨지 모르겠군요(돌아가는 길에 사진 찍는다는게 그냥 나와버린;)
처음엔 '반대로 와서 돌아가야 하나;'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회색 부분이 자동문이더군요.
사진 찍고 그리로 들어갔습니다.
참고로 위치는 이렇습니다.
제가 묵은 호텔도 삿포로역과 같은 라인이니, 삿포로 역에서 출발해 가려고 하신다면 아마 저와 비슷한 풍경으로 찾으실 수 있겠지요.
이래저래 역이랑 멀지 않은것도 좋네요. 저는 먹고 그냥 나왔는데 여기서 선물 사가는 경우도 많은것 같고 하니.
예, 아무튼 롯카테이 삿포로 본점(六花亭 札幌本店, 홈페이지) 입구입니다.
1층은 이미 만들어 포장되어 있는 다과류를 판매하고 있고, 제가 가려고 하는 2층은 일반 카페처럼 다과와 음료(커피 포함)를 주문해 먹을 수 있습니다.
다만 1층은 오전 10시에 여는데, 2층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엽니다. 1층 한켠에 그 시간까지 기다릴 수 있게 의자 몇개가 놓여있더군요.
저는 거기서 잠깐 기다렸습니다.
오픈되고 2층으로.
어째 생각보다 남자 혼자 들어가기 부담스러운 인테리어였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낮까지 그냥 버티기엔 점심 전까지의 텀도 좀 길 것으로 예상됐구요.
지금 생각해봐도 만약 아무것도 안먹었으면 거의 오후 4시까지 버텼어야 했겠지요.
쌀쌀한 바깥 날씨나 제 선호도를 고려해 몇가지 메뉴를 주문했습니다. 주문하고 5분 정도가 지나서 준비되는 메뉴부터 먼저 가져다 주셨고.
먼저 들어온 손님들이 주문한 메뉴들도 있고 해서 늦게 나올까 걱정도 됐는데(저는 다음 일정도 있으니까) 생각보다는 빨리 나왔네요.
주문한 메뉴는 녹차 라떼(390엔), 삿포로 식물원(초봄)[さっぽろ植物園(初春)-한정 메뉴인듯?-](480엔), 쇼트 케이크(480엔)
삿포로 식물원(초봄)은 아마 기억상 기간인지 삿포로 본점인지의 '한정' 메뉴라고 적혀있어서 주문했던걸로 기억하고, 쇼트 케이크는 케이크니까(?) 주문했고.
삿포로 식물원은 둘러싸인게 크림도 아닌 것이 식감이 오묘했는데, 맛은 꽤 괜찮았습니다.
쇼트 케이크는 마치 거품같이 부드럽고 달던 생크림이 일품이었고. 케이크 빵이나 딸기도 좋았지만요.
저 말고 남자는 커플의 상대방밖에 없었지만, 예 뭐 나름 좋은 아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에는 2층에서 요기도 해결하고, 1층에서 돌아오고 먹을 간식거리도 좀 사올 수 있으면 좋겠네요.
이날은 정말 얼른 아침먹고 다음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서 다 먹고 1층에 들를 여유가 없었습니다.
현재시간 11시 15분, 계획보다 5분정도 늦어지긴 했지만 어찌어찌 맞출 수 있을 겁니다.
공연장으로 가기 전에 일단 이날 묵을 숙소에 들러 짐을 맡길 차례.
대체로 이런 상태였던 바닥을 조심조심 딛어가며 걸어갑니다.
아, 참고로 사진에는 없는데 약하게 눈이 날려서 계속 우산은 쓰고 돌아다녔습니다. 이날은 대체로 이래서 항상 손이 모자랐지요.
저기 제가 이날 묵을 호텔이 보이네요. 비싼 만큼 잘 묵을 수 있을지 어떨지.
그건 그렇고, 그 앞에 짓고있는 건물은 삿포로 시가 발주했던데, 무슨 건물일까요.
개요 읽어봐도 잘 눈에 안들어와서 그냥 오긴 했는데, 이제 다시보니 새삼 궁금해지네요.
호텔 앞에 도착했습니다.
들어가서 잠깐이면 짐 맡길 수 있을줄 알았는데, 외국인이라서 그런지 여권 복사에 카드 결제까지 사실상 카드키 받기 직전까지의 절차가 모두 이뤄지더군요.
돌아보면 별로 만족스러운 곳도 아니었는데 깐깐하긴 되게 깐깐했다는 느낌도 들고.
뭐 자세한건 호텔쪽 글 적을때 풀어보겠습니다. 짐 맡겼으니 이제 공연장으로 가야겠네요.
절차가 많아서 은근 늦었으니 얼른 가야겠습니다.
근데 이러나 저러나 일찍은 못가겠네요. 그냥 단념하고 걸어야겠습니다.
그나마 공연장까지 걸어갈 때에는 제설이 잘 된 구역이 더 많아서 다행이었네요.
하지만 서울처럼 '내 집 앞 눈은 스스로' 같은 느낌인지, 중간중간 녹은 눈이 거의 그대로 있는 구역도 있었습니다. 무슨 차이였을까요.
아무튼 오전 11시 45분경, 공연장인 삿포로시 교육문화회관(札幌市教育文化会館) 근처에 도착.
정문이 어디인지 몰라서 어째선지 뒤로 돌아들어가긴 했지만,
물어보니 통로가 있어서 다시 건물 앞으로 돌아가진 않았습니다.
당시 시간이 오전 11시 50분이었는데, 굿즈판매가 오후 2시로 예정되어 있으니 판매 시작되고 나서 굿즈 사가지고 빠져나올 때까지는 꽤 시간 걸리겠지요.
그래서 그 사이엔 거의 리듬게임을 하면서 보냈습니다. 이래저래 시간 보내기는 참 좋은 게임이죠 이게.
요즘엔 그나마 몇달 전보다는 조금 더 높은 난이도에서도 버틸 수 있게 되어 플레이할 수 있는 폭도 늘어났구요.
이후, 판매시작 1시간 전 정도부터 대기열이 형성됐고, 계획한 굿즈 구입해 열을 빠져나온건 오후 2시 40분 정도였습니다.
대충 2시간 50분 정도는 기다린 셈이 됐군요. 뭐 평범하다면 평범한 일상입니다.
아까 먹은게 케이크 정도다 보니 금방 배가 고프네요.
시간도 이렇게 됐고, 다행히 계획한 시간 내에 열에서 빠져나왔으니 이제 밥을 먹으러 가야겠습니다.
점심 먹을 곳은 다행히 그렇게까지 멀진 않습니다.
가 보죠.
건물을 나와 점심먹을 식당까지 걸어가는 동안에도 잠잠해진 눈이 다시 내리기 시작하는 등 변덕스런 날씨는 계속됐습니다.
길가다 본 건물 위 '우리' 가 눈에 띄어서 오른쪽 사진을 찍어왔는데, 찾아보니 딱히 한국이랑 관련은 없는것 같은데 저런 이름이 붙었네요.
우리협동조합(ウリ信用組合, 일본어 위키피디아) 본점이라는 모양입니다. 대체 어디서 유래된 건가.
아무튼 조금 더 걸어,
오늘의 점심먹을 식당, 스프카레 아카츠키(曉, 공식 페이스북, 타베로그) 에 도착했습니다. 현재시간 오후 3시 5분.
제가 지도를 잘못 찍어놓아서 이 건물 오른쪽에 있는 맥주집과 혼동했는데, 다시 보니 여기더군요.
옆에 디저트 가게가 있는데, 여기가 아니라 계단따라 올라가면 나오는 2층입니다.
평일에는 점심과 저녁타임 사이에 2시간 반 정도 준비시간이 있는데, 토요일은 그 준비시간 없이 쭉 영업하죠.
제가 이 시간 평일에 도착했다면 밥을 못먹었을거란 이야깁니다. 참 다행이죠.
지도상으로 보면 여기에 있네요.
아무튼 올라갑니다.
2층으로 올라온 모습.
오른쪽의 갈색 문이 화장실이고, 더 안쪽이 식당 입구입니다.
당시엔 카운터석이 비어있어 바로 앉아서 주문할 수 있었네요.
제가 주문한건 '치킨 + 3야채'. 1,000엔. 기본 치킨카레에 메뉴판 아래에 표시된 야채 3개가 랜덤으로 추가되는 형태입니다.
매운 정도도 고를 수 있어서, 저는 무료 안에서 고를 수 있던 25 ~ 50 중 40 정도를 골랐네요.
기억상 진라면 매운맛 정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첫날 먹었던 스프카레보다는 더 맛있게 먹은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들어있는 재료도 더 큼지막한데다 매콤하다 보니 약간씩 느껴질 수 있는 느끼함도 깔끔하게 없어졌던것 같고.
다만 앞팀의 주문이 꽤 밀려있었던 모양이라, 제가 주문하고도 앞 세팀(6명분) 메뉴가 옮겨지더군요.
주문하고 음식 받는데 넉넉하게 40분은 걸린것 같습니다. 35 ~ 45분 걸렸던 것으로 기억.
여기도 주변 동네 단골이 많은지 간간히 카운터석에 앉은 사람들과 대화하는 장면이 목격됐습니다만,
그것보다 배고파 죽겠는데 음식이 안나와서 '배고픔 + 초조함' 정도로 기다렸던 기억이 있네요.
계획에 넣으신다면 시간 여유롭게 잡고 오시기 바랍니다.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참고로 포장도 가능한것 같더군요. 기다리고 밥먹는 동안 두명 정도가 포장으로 주문해 갔습니다.
잘 먹고 돌아가는 길.
가게까지 오르내리는데 쓰는 이 계단은 흡사 옛날 친척집에 있던 다락방 올라가는 계단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올라갈때야 '어우 가파르네' 하고 올라가면 됐는데, 내려올때는 급하다고 빨리 내려갈 엄두조차 나지 않는 경사더군요.
이제 오전에 짐 맡겼던 숙소로 돌아가 체크인할 차례. 카드키만 받으면 끝나긴 할텐데 아무튼 오전에 한게 체크인은 아니었던지라.
여기 들렀다 토트백 안 짐 다시 정리하고 공연장으로 가야 하니 좀 빨리 가보죠.
그 와중에도 날씨는 영 도와주질 않았지만, 이때 잠깐 우산 접고 이동했던가 가는길에 접었던가 그렇게 기억합니다.
20분 천하였지만 그래도 우산 접고 돌아다닐 수 있었던게 어딘가요.
물론 이후 공연장 갈때는 다시 우산을 펼치게 되지만; 그건 다음 글에서 이어 적겠습니다.
이번 글은 여기까지.
공연쪽 만족도가 제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그런지, 먹을거나 잘 찾아 돌아다닌 날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럼 잠시 다른글 적다가 다음달 초에 이어 적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