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3(토), 라이브가 있던 날의 나머지 절반을 정리하려고 합니다.
숙소 들렀다가 라이브 보고 나오니 하루가 다 끝났는데, 저녁먹은 곳이 여러가지로 기억에 남습니다.
원래 계획했던 식당이 대기가 밀려 못먹게 되어서, 대신 야키니쿠 집을 가게 됐어서 말이죠.
처음 일본에서 야키니쿠 집을 간건 좋았지만 여러가지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 목 차 --
본문에는 나눠져 있지 않지만, 이동 편의상 타이틀에 어울리는 내용이 시작하는 부분으로 이동하실 수 있게 해 보았습니다.
누르시면 바로 이동합니다.
16. 숙소 들렀다 다시 공연장으로
17. 공연장에서 저녁먹을 곳으로
18. 저녁메뉴 변경 - 중국음식점 - 야키니쿠
19. 숙소 복귀
점심을 먹고 식당을 나와서 숙소 방향으로 걷는 중.
당시 시간이 오후 2시 30분 정도였는데, 낮기론 예보 답게 반팔로도 아주 무리가 없는 평온한 날씨였습니다.
숙소에 도착하니, 토요일 낮이라 사람이 많이 없어서 그런지 잠시동안 프론트에 사람이 없더군요. 조금 기다렸다 방으로.
이래서 외출시 프론트에 열쇠를 맡겨야 하는 곳은 조금 번거롭던데, 분실하면 서로 골치니(패널티는 있겠지만) 이해가 또 안가는건 아닙니다. 참.. 음
아무튼 방에 올라가서는, 오전에만 필요했던 물건들(낚시의자, 방석, 간식거리 등)을 꺼내놓거나 사온 굿즈들 사진좀 남겨두고, 급하게 전자기기들과 보조배터리 충전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공연장 갈때까지 1시간 반 정도 시간이 있었던 상황이라, 그 사이에 스마트폰 충전도 나름 널널하게 됐고 굿즈 사진 같은것도 거의 정리 끝났고.
알차게 보냈습니다.
그리고 오후 4시쯤 호텔을 나서 다시 공연장으로 이동하기 시작.
가는 데에는 15분 정도 걸리지만, 일찍 가서 사진도 좀 남기고 분위기도 익히고(?) 하려고 널널하게 나왔습니다.
참고로 공연 자체는 오후 5시부터 시작하니 여유롭긴 했네요. 그래도 현장에서 시간 떼울 방법이야 라이브 당일엔 사실 많으니까요.
이번엔 제대로 건물 착각하지 않고 들어갔습니다. 이걸 아침에 찍었어야 차에 좀 덜 가려졌을텐데(...)
근데 한편으론, 적당히 해가 지는 조건에서의 촬영이 조금 더 낫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아침에 못찍은게 다행일...수도 있을까요?(...)
여기까지 남기고 공연장에 입장.
들어가서는 화환들도 찍고, 안쪽 상황들도(공연장 내부 말고 입장 후 굿즈판매하고 하던 공간) 사진으로 좀 남겨두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3층 꼭대기에 좌석이 있었던지라 계단을 올라갈수록 알수없는 패배감이 위치에너지처럼 쌓여갔지만 결과적으론 꽤 괜찮았습니다.
그게 아마 3층 맨 앞열이라 가능했을것 같지만요.
두시간 정도로 실제 공연시간도 음악 라이브치고는 약간 짧은 편이었지만(대개 2시간 30분 정도 하죠), 역시 즐거운 시간이란 금방 지나가는 법입니다.
더블 앵콜에서 왠지모를 속마음까지 다 듣고, 제 기분까지 왠지 후련해져서 꽤 마음편히 나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듣고싶은 곡도 들었고, 다른 재밌는 곡들도 잘 들었고, 나오면서 라이브 텐션인 사람들의 가챠 호응도 동조하고.
통유리로 빠져나오는 안쪽의 불빛과 문으로 빠져나오는 사람들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어째선지 움직이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움직여 다음 목적지로 향합니다.
다음 목적지는 저녁먹을 식당입니다.
원래는 餃子の王将 南海岸和田店 라는 일본식 중국음식점이었는데, 조금 이따가 쓴 결말을 맞게 되죠.
아무튼 일단은 여기로 가 봅시다.
혹시 위치 잃어버릴까 지도앱으로 위치를 찍어두긴 했습니다만, 왠지 길치라고 핑계 대기에도 부끄러운 경로가 찍혀 버렸네요.
시..실제로는 지도앱 안보고 그냥 쭉 걸어 내려왔습니다.. 예..
열심히 걷고 있습니다.
밤이 되어 쌀쌀해진 공기와 배고프다고 아우성치는 배, 그리고 간간히 욕을 추임새삼아 라이브 감상을 나누던 한국인에게서 멀어지기 위해
걸음 속도를 평소 1.5배 정도는 올린것 같습니다.
제발 그 맛깔나는 욕은 니네 숙소나 가서 하시기 바랍니다.. 제발. 국적기 탑승게이트 앞에서 욕 수두룩히 써가며 대화하는것도 짜증나던데.
이 재밌는 라이브 듣고 그러지 맙시다 우리. 어글리 코리안들.
아무튼 덕분에 식당에는 빨리 왔는데, 왠걸 문앞에 뭔가 붙어있더군요.
제가 잘못 읽었나 해서 번역앱 켜서 갖다 대보니 내용은 맞게 받아들인것 같습니다.
조금 서있어 봤더니, 주기적으로 밖을 확인하던 주방장이 빼꼼히 고개 내밀어서 전화 주문이 밀려서 매장은 3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알려주시더군요.
아.. 예.. 30분이면 전 굶어서 죽어 있겠네요. 다른곳을 가야겠습니다.
마치 비행기타고 왔는데 입국 거부당한 사람처럼 막막한 심정으로 걷다가, 혹시나 해서 챙겨나왔던 종이를 떠올렸습니다.
숙소 체크인할때 '근처 편의시설 및 식당'을 지도로 정리한 종이를 받았는데, 그 식당 중에서 괜찮아 보이는 곳을 고르기로 한거죠.
그리고 저는 대범하게도 야키니쿠 집을 고릅니다. 지금 혼자 있는데? 하고 평가를 열심히 찾아보니 일단 혼자 가도 먹을수는 있다는 모양.
다행히 현재 위치에서도 숙소에서도 그리 멀리 있진 않았습니다.
그렇게 조금 골목을 돌아 들어온 곳이 야키니쿠 스즈나리(鈴なり, 공식 인스타그램, 구글지도)
정보 찾을때 타베로그 같은게 껍데기만 있고 정보가 너무 없어서 걱정하면서 왔는데, 왠걸 문연지 한달도 안된 가게더군요.
근데 또 구글 지도에서 찾아보면 2년 전 리뷰가 있고.. 뭔가 주인이 바뀐건지 어떤지.
난생 처음 일본식 야키니쿠 집에 오니 주문이라던가 대혼란이더군요.
생각해보니 고기 부위의 일본 단어도 잘 모르고. 저녁에 배가 고프니까 이건 생각 못했는데 들어왔으니 이미 늦었죠.
적당히 눈에 띄는걸 주문하긴 했는데, 진짜 여러가지 의미로 진땀 많이 뺐네요.
특히나 주문받던 사람이 주문 다 받고 나서 눈앞에서 귓속말 하고 있으니 무슨 해코지 당하는거 아닌가 생각도 들었고 말입니다.
제 일본여행 역사(?)에서 못들을것 같아서 지껄인 혼잣말이나 귓속말 정말 몇번 없는데, 간만에 겪습니다.
덥썩 처음 가보는 곳을 혼자 온 저도 죄죠 뭐. 어차피 다시 올일 없을 곳이니까.
주문은 대략 이렇게 했습니다. 갈비-800엔-, 꼬리살-850엔-, 논알콜(기린이치방)-400엔-, 밥 한공기-200엔-.
여기에 반찬료였나 그런 명목으로 180엔이 추가되어 최종적으론 도합 2,450엔 나왔습니다.
사실 현금 간당간당 바닥이었는데 겨우 가지고 있는 현금 내 결제가 가능해서 다행이다 하는 생각도 들었네요(..) 세금 별도가 아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사실 눈앞에서 귓속말 좀 해서 그렇지 아주머니는 잘 응대해 주셨고, 1인 화덕에서 고기 구워먹는게 그렇게까지 나쁜 경험도 아니었습니다.
기왕이면 연기가 좀 빨리 빠져서 옷에 고기냄새가 덜 베면 좋았겠지만 그거야 뭐.. 고기집이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치고.
가게를 나와 정신차리고 나서 계산했을때도 바가지 먹거나 한것도 없었으니.. 간만에 고기 먹고싶었는데 잘 됐다 싶기도 하네요.
이후에 숙소 돌아와서는 꽤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다음날은 도쿄가는 비행기를 타야 해서 아침 일찍 움직여야 했고(일찍 자야 함), 여차하면 수하물로 맡길수도 있어서 캐리어 정리도 해야 했고.
그래서인지 이제 깨달았는데 이 다음에 숙소 안에서 찍은 사진이 없더군요.
항상 기기들 충전기 꽂아놓은 사진 정도는 남겼는데, 어지간히도 정신이 없었나 봅니다.
뭐 아까 야키니쿠집 간것도 솔직히 정신 없었고, 실제로 이것저것 정리 빨리 끝내고 일찍 자야 되기도 했으니 말이죠.
아무튼 얼른 이것저것 하고 진짜 얼른 자야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이번 글은 여기까지.
간만에 일본 안에서 지역을 이동하는 여정이었던지라, 다음 글에서는 처음으로 일본 국내선 타본 이야기도 하고 그러겠네요.
시간이 생각보다 잘 안나네요. 조금 쉬다가 주말 끝나고 글 들고 오겠습니다.
다음 글에서 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