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3(토), 여정 둘째날의 이야기입니다.
이날 라이브로 이번 일본행이 성립되기도 했으니, 개인적으론 아주 중요한 날이었습니다.
과거에 몇번 이런 중요한 날을 망친적이 있기에 그때를 본보기 삼아 이제는 이런 날을 잘 보내게 됐지만요.
아무래도 하루종일 라이브쪽에 올인하면 나머지 여정이 간결해지긴 합니다만, 우선 굿즈구입 대기하다 점심먹은 이야기까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 목 차 --
본문에는 나눠져 있지 않지만, 이동 편의상 타이틀에 어울리는 내용이 시작하는 부분으로 이동하실 수 있게 해 보았습니다.
누르시면 바로 이동합니다.
12. 공연장으로 가는 길
13. 굿즈구입 대기
14. 공연장에서 식당으로
15. 점심먹은 식당 - 우동창고 후지타야
라이브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알람소리 첫방에 일어나니 8시 15분 정도더군요.
이런 날은 일어나자 마자 트위터를 검색해 보는데, 이시간에도 차에서 밤샘하다 공연장 가거나 오전 7시쯤 체크인(Swarm)한 사람들의 기록이 눈에 띄기 때문입니다.
제가 굿즈 구입 대기열에 최소한 2시간 전엔 가는 것도 이런 분들 때문이고, 이런 트윗을 봐 두면 잠 깨운답시고 침대에서 낭비하는 시간도 줄일 수 있죠.
다행히 전날에 비 뿌린 구름은 적당히 어디 가버린것 같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 내다보니 아주 생쾌하더군요. 대체로 미세먼지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인상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호텔 방을 나선건 오전 9시 무렵.
걸어서 15분 조금 안걸리긴 할텐데, 처음 가보는 공연장이기도 하니 안전빵으로. 일단 길치인 저를 믿지 않고 있기도 하구요.
좀 일찍 도착하면 좀 더 일찍 기다리기 시작하는거죠. 최대한 늘어지더라도 9시 30분 전까지는 도착하는게 목표인데... 이정도는 가능하지 미래의 나?
..예, 저를 믿어봅시다. 출발.
공연장까지 가는 길은 나름 재밌었습니다.
호텔 가까이는 주택가라 불규칙하게 난 골목을 따라 조금은 불편하게 걸었는데, 어느정도 나오면 그냥 상점가 도로를 따라 걸어올라가기만 하면 되어서.
공연장 앞까지는 참 쉽게 찾아갔습니다.
참고로 공연장은 이런 곳에 있습니다.
저는 지금 키시와다역에서 도보로 2분? 정도 걸리는 호텔에서 가고 있으니, 사실상 키시와다역에서 바로 걸어가고 있다고 생각하셔도 될듯.
먼저 보신 사진 두장 중의 오른쪽(두번째) 사진이 공연장이 있는 조금 두꺼운 도로와 쭉 이어진 길입니다. 따라 올라가면 되는 길.
예, 그래서 여기까지는 잘 왔습니다. 현재시간 오전 9시 13분.
하지만 나미키리 홀에 처음 온 저는,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는 모험을 하게 됩니다.
모험 좋죠, 두근거림과 희망을 가지고 시간을 낭비하러 가는 보람찬 길(??)
그때의 보람찬 길을 좀 보시겠습니다.
나름 전망 좋다고 건물 바깥쪽으로 난 계단을 오르며 사진도 남겼지만, 거기 공연장 복사본 찌끄러기 비슷한거라도 있을 리 없습니다.
심지어 쇼핑몰(쇼핑몰 건물입니다) 오픈시간도 전이라 이리로 가는건 죄다 직원들 같아 보이더군요.
물론, 그분들에게는 굉장히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 '직원같아 보이는' 분들 안보였으면 의심도 못한 채 계속 건물을 맴돌았을테니까요.
조금 둘러보다가, 바로 위에서 언급한 직원같아 보이는 분들도 보이고 뭔가 분위기가 싸했습니다.
어딘가 한무리 사람들이 있을텐데(?) 정말 직원 말곤 아무도 안보이더군요.
그제서야 의심하고 구글 지도를 보았고, 구글 지도에서 찾은 나미키리 홀 정보 페이지에는 멋있는 정면 사진이 게시되어 있었습니다.
예 거기죠, 아까 건물 두개 보이던 사거리에서 왼쪽 건물. 거기로 갔어야지 에휴 멍청아!
예, 멍청이 이제 공연장 건물에 도착했읍니다.
저기 저렇게 선명하게 공연장 이름이 적혀있는데.
다행히 판매 3시간 반이나 전이기 때문인지 별 피해는 없었습니다만, 도착당시 시간이 오전 9시 25분이었으니 적게 봐도 10분은 쓸떼없는 체력을 썼네요.
제가 이래서 스스로를 못믿고 여유시간을 두고 계획을 짭니다.
스스로 못미뎌운걸 꼭 한두번씩 증명을 해버리는게 슬픈 일입니다만..(...)
한편, 이날 오사카의 낮기온은 20도로 예보되어 있었습니다.
다들 긴팔에 패딩까지 입고 있는 굉장히 이국적인 환경인데, 전 아무리 안이 반팔이라도 이 날씨에 얇은 패딩 걸치고 있으면 더워서 죽기 때문에 반팔로 앉아서 기다렸습니다.
근데 공연장이 너무 목 좋은 곳에 있어서, 기다리는데 햇볕이 거의 정면으로 내리쬐더군요.
우산 겸 양산을 들고갔기에 그걸 펼치고 겨우 햇볕을 피하긴 했지만, 우산 밑에 숨듯 앉아있으니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무슨 생명을 위해서 햇볕을 피하는 상황까지 떠오르지만 그건 또 아니고.
근데 누군가 제 생각을 읽은건지(저랑은 관계없었지만) 여기 오고 1시간쯤 뒤에 줄 위치가 옯겨졌습니다.
..이게 또 그늘 밑으로 가니 온도차가 엄청나네요.
아무리 그래도 패딩이라 무리는 없었지만, 이런 큰 기온변화 때문에 옷 맞춰 입고오기가 참 힘듭니다.
그나저나, 이때 시간이 오전 10시 30분 정도였는데, 아까 이야기 제대로 안한것 같은데 굿즈 판매가 이따 1시부터 시작합니다.
몇번 언급했지만 3시간 반 전에 온거라 9시 30분까지 도착하기로 한건데, 아직 2시간 반은 남았지요.
그래도 규모 큰 공연들은 곧잘 있는 일이라, 나름대로 시간 떼울 방법은 많았습니다.
크게는 리듬게임을 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지만, 이사오고 1주일밖에 안된 시기라 창문에 달 커텐도 대충 살펴보고 뭐 그러면서 보냈네요.
리듬게임 하던 당시의 모습.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BanG Dream! 걸즈 밴드 파티(ガルパ),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걸즈 스타라이트 스테이지(デレステ), 아이돌마스터 밀리언라이브 시어터데이즈(ミリシタ)
게임은 늘어났지만 제 안에서 게임에 할당하는 시간은 비슷하다 보니, 이런 시간 남아돌아서 뭘 할지 고민될 때 아니면 진득하게 하기 참 쉽지 않네요.
그래서 이런 좋은 시간에는 이벤트 포인트를 벌어두는 데에 아주 큰 도움을 받습니다.
보시다 시피 성적이 그렇게 좋은건 아니지만서도(...)
드디어 시간은 흘러 판매 시작시간.
나름대로는 앞쪽에 서있었다 보니 원하던 물건 잘 구입해서 나왔습니다.
진짜 3시간 30분 전에 나왔는데도 원하는 물건 못산다면 그건 문제죠, 예.
이렇게 나와서 짐정리하고 나니 오후 1시 30분 조금 안되더군요.
늦어도 2시까지 나올 때랑 3시까지 나올 때를 각각 가정해 점심먹을 곳을 찾아뒀는데, 전자를 골라도 되겠습니다.
굿즈구입 대기열은 마음먹고 빨리 올수록 판매 시작 이후의 여정에 안정성이 생긴다는 측면에서 조금 투자(일찍 오고) 개념으로 일찍 오고 있는데,
대체로 맞는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건물을 벗어나기 전에 월요일 귀국편 모바일 체크인도 해 둡니다.
귀국편의 경우는 제 모바일 체크인의 가장 큰 목적인 좌석지정 대상이 이미 무의미한 지경까지 빈자리가 없었지만,
이렇게 틈 날때 미리 해두면 여러가지로 편하더군요. 나중에 탑승까지도 가능하다 보니 더더욱.
자, 그럼 이제 마음편히 점심을 먹으러 가 봅시다.
점심먹을 곳은 여기에 있습니다.
아까 지나온 상점가 근처에 있는데, 어차피 시간이 많이 남아서 숙소도 들어갈 예정이었으니 겸사겸사.
사실 이시간까지 먹은게 빵이랑 과자 몇봉지 정도다 보니 배도 고팠구요.
요즘은 아이폰에 MVMO SIM이 있고, 왠만하면 그걸로 구글 도보 네비게이션 찍으면서 다니다 보니 길을 헤메거나 할 걱정은 없습니다.
왠지 이렇게까지 기계에 의존하며 움직여야 하는게 안타깝기도 하지만, 오늘 오전만 해도 너무 선명히 체감을 해 버려서 뭐라 할말이 없습니다.
그래도 여기는 큰 길따라 내려가는거라 비교적 동선이 쉽긴 했네요.
그렇게 도착한 식당이 우동창고 후지타야(うどん蔵ふじたや, 타베로그, 구글지도).
도착하고 처음 본 식당의 정면과, 입구쪽에 비치된 메뉴판에 적힌 메뉴 가격/종류를 보고, 처음엔 제가 가게를 잘못 찾았나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구글 지도나 타베로그 페이지를 봐도 분명 제가 체크한 그 '동네 우동집' 같은 메뉴인데...
다른데 갈까 망설이다 저 굴다리 같은 터널(?)을 지나 매장으로 들어갔는데, 정작 들어가니 그냥 동네 우동집이라 다른데 갔으면 아쉬웠겠다 생각만 들더군요.
입구의 메뉴판에는 3,000엔, 5,000엔 코스요리 같은거 적혀있는데 말이죠(...) 와인이라던가.
뭐 다음에도 올 일이 있고 마음 내키면 먹어볼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도착 당시는 오후 1시 45분 가량이었으니 관계 없었지만, 오후 2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준비시간으로 주문을 받지 않습니다.
앉아있어 보니 은근 동네사람들이 올 시간대라 오후 2시부터 칼같이 주문을 안받진 않는데, 제가 나갈때(오후 2시 30분)에는 완전히 안받는다고 표시해 두더군요.
여유시간이 30분 정도 있을수는 있지만, 오후 2시부터는 일단 그렇게 표시되어 있으니 참고바랍니다.
주문한건 카레우동에 토핑으로 닭튀김과 고로케.
(カレーうどん 700 + コロッケ 100 + とり天 150 + 세율(10%) = 1,045엔)
주문하고 10분 정도 뒤에 나와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여기서 받은 카레우동도 제 생각이랑은 좀 달랐는데, 맛은 제대로 카레였는데 색 하며 투명도(?) 가 제 인식과 달라 좀 선선했던 듯.
사실 카레우동만 줄창 먹으러 다닌건 아니라서 비교할 대상은 없는데, 맛있게 먹었으니 그걸로 됐습니다.
면이 좀 밋밋하거나 했으면 다 먹기 힘들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다행히 면도 무난했고.
옆에 있는 튀김이야 뭐.. 튀김이 맛 없을리는 없지만, 치킨이나 카라아게 같은 느낌이 아니라 '야채 튀김' 과 같은 어감의 '닭 튀김' 이라니 또 별일이다 싶었구요.
어쩐지 아주머니들 아침 정보방송 같은 프로그램 틀어놨던것도 기억에 남지만, 내용을 강제적으로 봐야 하는건 아니라 그러려니 합니다.
계산하고 나올 때는 아까 들어간 입구와 정 반대에 있는 이쪽 출입구로 나왔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대부분 이쪽으로 드나들던데, 이렇게 보니 또 완전 동네 식당이네요.
오른쪽 위에 필사적으로 햇볕을 막고 있는 제 손바닥 일부는 양해 부탁드립니다. 시간대가 시간대라 역광이 엄청나서..;
밥도 먹었겠다, 숙소로 돌아가서 다시 라이브를 준비해야겠습니다.
낮기온 20도의 오후 2시 반! 반팔로 힘차게 호텔로 갑니다(?)
이번 글은 여기까지.
이거 임시저장한게 바로 어제라, 이때 참 따뜻했었지 같은 생각만 괜히 들었던 참입니다.
금방 다음내용 들고 오겠습니다. 곧 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