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짧았던 일본행 이야기도 후반으로 접어듭니다.
이날과 귀국날인 다음날동안 고베, 오사카에서 또 재밌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지갑 잃어버려(곧 찾음), 비행기 놓쳐(곧 다른편 예약).
신칸센 탑승 같은 좋은 일들도 있었지만 다른 건들이 개인적으론 좀 컸기에 플러스마이너스 0 같은 느낌이네요.
아무튼 이날은 신칸센으로 고베까지 간 뒤, 공연장에 들렀다가 점심먹는 부분까지 정리했습니다.
지갑은 이날 잃어버려 봅니다. 관련 이야기는 본문 중간보단 조금 앞쪽에 있겠군요, 경찰서 입구 사진 있는 부분
-- 목 차 --
본문에는 나눠져 있지 않지만, 이동 편의상 타이틀에 어울리는 내용이 시작하는 부분으로 이동하실 수 있게 해 보았습니다.
누르시면 바로 이동합니다.
15. 신칸센 타러가는 길
16. 신칸센에서
17. 공연장으로 가는 길
18. 호텔에 미리 들르자
19. 점심먹으러 가는 길
20. 카츠동 요시베
21. 공연장으로 가기 전까지
7/30(일) 새벽 6시 30분경.
6시쯤 일어나서 간단하게 씻고, 어제 정리 다 해둔 짐을 들고 퍼스트캐빈을 빠져나온게 딱 이 시간이었습니다.
도쿄 메트로 치요다선을 타고 도쿄역과 가장 가까이 있는 니주바시마에역(二重橋前駅)에서 내려 도쿄역까지 걸어갈 예정.
그렇다고는 해도 퍼스트캐빈에서 가장 가까운 역에서 타면 네번째 역에서 내리게 되니까, 타는건 잠깐일 겁니다.
오른쪽 사진은 내린 직후인데, 상단의 전광판 디자인이 일본에서 흔히 본건 아니다 싶어 막 문닫고 출발하려는 열차와 한컷 남겼었네요.
아침 6시 50분쯤 도착한 도쿄역 주변은 정말 한산합니다.
이 더운날에 돌 의자에 누워 자고있던 노숙자 한명과 나무 아래의 단체로 보이는 사람들 무리 정도 빼고는 말이죠.
개인적으론 이시간에 도쿄역 온적도 없었지만, 이렇게 '이른 시간에만 볼 수 있는 사람이 없는 번화가'는 항상 신선합니다.
그.. 왜, 새벽 6시에 신도림역에서 열차를 갈아타는 기분이랄까요. 아니 여기는 사람 좀 많으려나..
그래도 신칸센 타려고 건물 안으로 들어오니 건물 바깥보다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하긴 저도 열차타러 온, '일찍 온' 부류네요.
개찰구 통과하면서 탑승 플렛폼을 확인한 뒤 여유롭게 이동.
출발시간 15분 전에는 도쿄역에 도착했으니, 화장실까지 들르고도 출발 3분 전이라는 비교적 여유로운(?) 시간을 남기고 플렛폼에 올라올 수 있었습니다.
신칸센 타본 첫인상은 참 넓직하다. 머리위 선반도 제 기내반입 가능한 크기 캐리어 정도는 가볍게 올라가더군요.
다만 출발역인 도쿄역에선 생각보다 사람이 적었습니다. 절반은 탔나 싶을 정도?
물론, 여기선 언급이 없는데 이후 역에서 더 탔습니다.
도쿄발 하카타행 신칸센 타봤습니다 (예약부터 탑승까지) by me
참고로 신칸센 타본 이야기는 위 글에 비교적 상세하게 적어봤습니다. 궁금하면 이쪽을 이어 봐주시길.
출발시간인 7시 10분이 되니, 안내방송과 함께 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아직 이 사진까지는 도쿄를 그리 많이 벗어나지 않은 곳이어서 그런가 건물이 많았는데,
대충 1시간쯤 달리고 나니 슬슬 이런 풍경도 보이더군요.
애니메이션에서나 봤을법한, 그림같은 논밭이 끝없이 펼쳐진 그런 곳들 말이죠.
재밌는 곳들이 많아서 사진찍을 시도는 정말 열심히 했는데, 열차가 너무 빨라서 대부분의 사진을 버릴수밖에 없었던게 그저 아쉽습니다.
아무튼 티켓 수령시간을 착각한 영향도 있었지만(탑승 전날까지 수령하지 않으면 자동 취소&취소수수료 나온다고 봄), 일부러 밤이 아니라 낮시간에 열차를 탔는데 잘한 선택이었네요.
기억상 오사카에 가까워질 즈음 어제 산 간식을 꺼내 먹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요 즈음부터 슬슬 이날 볼 공연과 관련된 음악을 듣기도 했구요.
이 전까지는 주로 유투브 영상을 봤습니다. JTBC 뉴스라던가, 소니 뮤직 재팬 유투브 계정이라던가(주- TrySail 아티스트 활동 관련 영상이 업로드됩니다)
안내방송을 듣고 내린 고베는 생각보다는 덜 사우나였습니다. 구름의 은덕으로 낮기온 예보치도 기존 35도에서 3도나 내려갔고 말이죠.
근데 사실 일본은 너무 '습하고' 더워서 이 온도차이가 얼마나 큰 차이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녁까지도 '이정도 기온인데도 이런 느낌인데 원래 기온이었으면...' 하는 생각과 고베의 날씨에 감사하는 생활은 가능했습니다.
요컨대, 시원했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고, 덕분에 죽지않고 돌아다닐 수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전체적으로는 옷을 두세번씩 갈아입으며 고통의 하루를 보냈습니다.
하는 일들은 대체로 즐거웠지만 날씨로 고통받느라 플러스마이너스 0이 된 느낌도 들고 말이죠.
플렛폼에서 내려왔으니 고베의 제1 목적지인 월드기념홀까지 가야겠지요.
우선은 세이신 야마테선을 타고 산노미야역까지 가야 하는데, 아무래도 주 지하철 노선이라 그런지 신칸센 개찰구를 통과한 순간부터 바닥에 지하철 입구까지 가는 길을 그려놨더군요.
마침 길도 바빴겠다 정말 유용했습니다.
하지만 이날의 가장 큰 사건은 세이신 야마테선에서 내려 포트라이너로 갈아타는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환승시간 때문에 조금 뛰면서 서둘렀는데, 카드지갑을 떨어뜨린거죠.
저는 최근 여권지갑을 새로 샀는데, 이 여권지갑 박스 안에 작은 카드지갑이 덤으로 딸려왔단 말입니다.
그래서 교통카드와 로손 선불카드(오사이후 폰타), FJC 회원카드, 비상용 신용카드를 넣어놓고 편하게 써먹었습니다.
근데 이날은 길이 바쁘다 보니 평소에 넣어두는, 비교적 넣고빼기 힘든 공간이 아닌 입구가 가장 넓은 가운데 카메라 수납공간에 올려놨단 말이죠.
잠깐 편하게 꺼내려고 한 행동 때문에 이런 사단이 난겁니다.
사실 포트라이너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도 제대로 못찾아서 더 마음이 급했는데, 엘리베이터 안에서.. 즉 비교적 빨리 카드지갑 분실 사실을 깨달은게 다행이죠.
처음에는 믿기 싫어서(?) 분명 넣을만한 위치는 다 뒤졌는데... 예, 없더군요.
급히 내려가 마지막까지 뛰어다닌 경로를 되돌아가 봤지만 카드지갑 비슷한 물건도 없었습니다.
처음엔 되게 막막했습니다.
교통카드, 선불카드 같은 여행 주요 지급수단이 한순간에 모두 사라졌으니까요.
게다가 전 현금도 많이 안들고 오고, 교통카드에는 다음 여행을 위해 잔액도 3,000엔 이상으로 항상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음 여행은 둘째치고 당장 이번 여정의 교통비부터 골치아파지지만.
혹시나, 성수기 기간이라 수시로 돌아다니고 있는 경비 직원으로 보이는 분에게, 근처에 지갑 떨어진거 없었냐고 물었더니 경찰서를 알려주셨습니다.
위 사진은 지갑 찾고 나와서 찍은 사진이구요.
들어가서 떨어진 지갑 없었냐고 물어보려는 찰나, 책상 위에 제 카드지갑이 놓여져 있더군요.
그래서 간단히 상황을 설명하고, 책상위의 카드지갑이 제것 같다고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분실물 수령 확인서로 보이는 서류를 작성하라길래 그거 쓰면서. 신용카드에 이름 있을거라고 알려드렸더니 건넨 여권과 교차확인되어 간단히 제것임이 증명.
최악의 경우에 쓰려고 넣어둔 신용카드 덕이 꽤 컸네요. 역시 제 이름 확실히 적힌 지급수단이 하나쯤은 이런데 들어있어야 하는듯.
아무래도 1:1로 대면하면 대화를 좀 하게 되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상대편이 건네는 '다시 잃어버리지 않게 조심하라'는 충고를 쓴웃음으로 화답하며 건물을 빠져나왔습니다.
진짜 큰일날뻔 했네요. 나오는데 감사하다는 인사가 절로 나오더군요.
이번 여정에서 어제(7/29) 첫날에만 두번의 분실물을 현장 스탭에게 맡겼는데(공연장과 스타벅스) 뭔가 그 보답을 받은 느낌도 들고 말이죠.
물론 그 대상이 되지 않는게 베스트였지만(....)
발생한 문제는 환승 걱정할 때가 아니었지만, 계획보다 15분쯤 이동계획이 밀렸습니다.
포트라이너를 타고 공연장에서 가장 가까운 시민히로바역(市民広場駅)에 도착한건 10시 40분이 조금 넘은 시간.
딱 봐도 공연장 가는것 같은 사람들을 따라 걷다 보니 공연장인 고베 월드기념홀(神戸ワールド記念ホール) 에 도착했습니다.
그 이후로는 약 1시간 30분 정도, 굿즈 대기열에서 고베의 온도와 습도를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진짜 더워서 팔에 땀은 송송 맺히는데, 그게 닦지 않으면 없어지질 않더군요. 일본의 습도란 참 경이롭습니다.
안좋은 의미로.
LAWSON presents TrySail Live 2017 Harbor × Arena in KOBE Second Day 다녀왔습니다
공연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위 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혹시 상세 내용이 궁금하면 링크를 클릭해 보시길.
계획한 대로 굿즈 사가지고 열을 빠져나오니 시간이 꽤 지나가 있습니다. 나무그늘에서 짐을 정리하고 호텔로 출발할때가 12시 20분 정도였네요.
제가 이날 묵을 호텔은 공연장에서 고개 좀 돌리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위치라 '(날도 더운데) 잠깐 저기를 가야겠다' 싶더군요.
진짜 사람이 좀 살고 봐야지, 아무리 더위 대비를 하고 왔다지만 습도 앞에서는 장사없습니다.
얼른 건물 안으로 도망가야죠.
가는길에 본 고가차도 밑 그늘. 위에 있는건 정확히 차도가 아니라 포트라이너 관련 시설물(노선, 역 건물).
일단 햇볕이 안들고 바람도 잘 불어줘서 머물기 정말 좋아 보였습니다. 점심먹고 돌아올때 보니 여기 사람들도 엄청 많더군요.
한쪽 구석에 암묵적인 흡연구역도 만들어져 있는것 같았고.
여기서 왼쪽으로 꺾어 조금 더 걸어가면 이날 묵을 호텔이 나옵니다.
이날 묵은 호텔은 고베 포트피아 호텔(神戸ポートピアホテル).
제 편견인지는 모르겠지만, 도쿄도 아니고 오사카에 와서 12,000엔대의 호텔에 묵으려고 하니 이런델 다 와보네요.
다만 이시간에 와도 jalan의 숙박플랜이 오후 6시부터라 체크인은 못하고, 오후에 들고다닐 짐만 토트백에 옮겨담아 캐리어와 카메라 가방을 맡겨놓고 나왔습니다.
간단히 세수해서 기력을 되찾기도 하구요. 진짜 더운건 어떻게 피하겠는데 습한건 어떻게 할수가 없네요.
워낙 큰 호텔이라 그런가, 포트라이너 시민히로바역 출구에 전용 연결통로가 있었습니다.
왼쪽의 사진은 호텔의 다른 출구에서 역까지 가는 길인데, 건물 안 다른 출입구를 통하니 쭉 걸어가면 역이 나오더군요. 이건 돌아올때 발견했습니다(...)
아무튼 이제 마음의 부담을 많이 내려놓고 점심을 먹으러 갑니다. 쓰러지지 않으려면 고기를 먹어야겠지요.
일본 와서 상태 안좋았던 첫날 점심 빼곤 전부 고기 먹자고 계획한거, 참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좋다고 빈자리에 앉았는데 햇볕이 너무 잘 들더군요.
사실 쉬고 싶어서 그런거 가릴 상황은 아니었던것 같지만요. 열차 안은 에어컨도 있고.
그렇게 오후 1시 20분쯤 산노미야역에 도착했는데, 아래에서 음반 발매기념 이벤트 같은걸 하더군요.
워낙 사람들이 모여 콜 해대니 시선이 안갈수가 없는데, 저도 무언가에 이끌려 가까이 갔다가 광고지를 하나 받았습니다.
'あゆみくりかまき' 라는 아이돌 그룹이라는 모양. 이제 찾아보니 멤버가 전부 고베/오사카 출신이네요.
아무튼 밥을 먹으러 가 봅시다. 저는 배가 고픕니다.
배가 고파서 지도보고 식당만 찾느라 주변은 그리 열심히 안둘러봤는데, 군데군데 보이는 인상으론 금융관련 사무실이 자주 보였습니다.
있는 건물 느낌도 살짝 을지로 금융가 느낌 나고.
그리고 이날 공연 덕분에 라이브 티셔츠 입은 사람들이 심심찮게 보였습니다.
아, 물론 저도 그 티셔츠 입은 사람 중 하나였네요. 하하
이날 점심을 먹은 카츠동 요시베(かつ丼 吉兵衛, 공식 홈페이지)는 주로 돈까스 덮밥류를 판매하는 체인점입니다.
가게 안에 있는 식권 자판기에서 산 식권을 내밀면 길어도 5분 내외로 음식이 나오는 패스트 푸드(?) 덮밥집.
홈페이지를 보면 체인 매장은 전부 고베와 오사카 안에 있습니다. 어쩌다 보니 다음달 초에도 오사카에 가게 됐는데 다른 메뉴도 좀 먹어봐야겠네요.
이 가게를 가게된 계기는 꽤 간단합니다.
여행계획을 고민하던 때, 저녁에 고베규를 먹을 생각이었어서 '적당한 가격'의 '적당한 고기'를 가진 점심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타임라인에 흘러들어온,
170723 7. 고베 카츠동 요시베(かつ丼 吉兵衛), 점심에 이어서 저녁도 돈까스 by LEEWJ
이 글을 트위터 타임라인에서 발견합니다. 참 적당한 타이밍이었죠.
그래서 '고기' 라는 제 원칙(?)에도 부합한 이 가게에 오게 된겁니다. 개인적으론 저도 나름 괜찮게 먹었네요.
제가 먹은건 'カレーかつ丼てんこ盛', 1,000엔. 돈까스가 올라갔고 카레가 뿌려지는데다 밥까지 곱배기입니다.
대개 일본의 음식들 인상이 그렇듯, 비싼 값은 했다는 인상.
빨리 나온것 치고는 돈까스도 생각보다는 많이 느끼하지 않게 튀겨져 있었고 말이죠.
배고프고 땀흘려 지쳐있는데 딱 어울리는 한끼였습니다.
오른쪽 사진은 이벤트 기간이라고 받은 샘플이랑 식권 반조각.
그리고 바로 공연장 근처로 돌아갈까 하다가 주변 로손 매장을 찾아보니 가까운데 하나 있더군요.
오사이후 폰타까지 가진 로손의 호갱,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습니다.
전날 몸살기운은 어느정도 가셨는데, 체감상 몸이 100% 회복되었다는 느낌은 아니어서 안전빵으로 소화제를 하나 샀습니다.
물론 진짜 의약품을 산건 아니고, 네츄럴 로손 브랜드의 마시는 요구르트 딸기.
이 매장은 한켠에 테이블이랄지 그런 공간도 있어서, 다행히 좀 앉아 쉴 수도 있었네요.
여기서 몸의 열기를 식히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앉아있는데 지나가던 오픈 2층 관광버스.
당시 고베의 낮기온이 32-33도 언저리였고, 습도도 높았으니 타고있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지 모르겠습니다.
근데 저 관광버스에 탄 사람들을 불쌍해하다 보니 문득 '한국의 더위도 고통스러워하는 내가 돈내고 여기 와서 뭐하는건가' 까지 생각이 미쳐서 더이상 생각하는걸 그만둔 기억도 나네요(....)
현재시간 오후 2시 45분.
공연이 오후 4시부터 시작하니까 슬슬 공연장으로 움직여야 좀 여유롭겠네요. 시원한 공연장에도 미리 들어가고 그래야죠.
마침 역까지도 조금 걸어가야 하는 상황이고, 슬슬 로손을 빠져나와 역으로 걷기 시작합니다.
저녁까지 여기저기 걸어다녀야 할거 생각하면 좀 끔찍한데, 처음 보는 공연이었어서 공연은 기대되는 참 오묘한 순간이었네요.
이번 글은 여기까지.
아무래도 이번 휴일은 상대적으로 평온하게 지나갈것 같으니, 다음 여행기도 곧 정리하겠습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 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