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도 어찌어찌 중반을 넘겨가네요.
이번 글에서는 시간계산을 잘못해서 이번 여정 최대의 실수를 하는 날입니다.
멀리서 보면 사인 색지 하나 못본것 뿐이긴 합니다만, 자리에 앉은것도 공연'시작' 6분 전이질 않나. 여러가지 것들이 간당간당 했습니다.
그런 찜찜한 부분들 외에는 잘 먹고 잘 돌아다녔다는 느낌인데 말이죠. 현지에서 지인분도 뵙고.
-- 목 차 --
본문에는 나눠져 있지 않지만, 이동 편의상 타이틀에 어울리는 내용이 시작하는 부분으로 이동하실 수 있게 해 보았습니다.
누르시면 바로 이동합니다.
17. 점심밥을 위한 방황(아지도코로 카노우 -> 스테이크 카우보이)
18. 나고야 돔으로 이동
19. 나고야 돔에 도착해서
20. 나고야 돔에서 사카에역까지
21. 마루하 식당에서 저녁
22. 숙소 복귀
제 일본행 중에서는 흔치 않게 둘째날과 셋째날 묵을 숙소가 같았습니다. 이른바 '연박'을 한거죠.
덕분에 체크아웃과 조식(일부러 조식 없는 플랜으로 예약했었습니다)을 신경쓰지 않고 정말 푹 잤네요.
이날 오전은 10시 30분쯤 일어나서 상대적으로 분량이 적은 글의 사진을 분류하고 편집하며 보냈습니다.
아이폰8 플러스 구입글이 비교적 빨리 올라간게 이 덕분이죠.
그리고 정오를 넘겨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점심먹고 공연장 가야지' 에서 '점심먹고' 가 여의치 않더군요.
지금 생각하면 이때 '30분만 일찍 나왔으면' 싶습니다.
뭐 그걸 알았으면 실수를 안했겠지만요. 일단 가봅시다.
처음 계획한 점심 식당은 아지도코로 카노우(味処 叶) 라는 곳이었습니다.
첫날 저녁먹을 곳이었는데, 가게가 개인 사정으로 오후 5시부터 닫아버리는 바람에 다른 곳에서 저녁을 해결했었죠.
이날은 오후 2시 반까지인 점심장사 시간만을 고려해 제가 '여유로울것 같다'라고 판단한 시간대에 도착하도록 이동한 모양새였습니다.
참고로 위치는 여기.
돈까스를 파는 곳인데, 조금 골목 안에 있고 매장이 작아서 그렇지 평들은 좋더군요.
그렇게 매장에 도착한건 오후 12시 45분 정도였습니다. 점심장사가 먼저 적은대로 오후 2시 30분까지니까 불안함 같은건 없었습니다.
하지만 왠걸, 줄 선지 1분도 안되어서 직원분이 나와 제 앞앞분까지만 받겠다고 재료가 없다고 그 뒤에 있는 사람들에게 사정을 설명하더군요.
그렇구나... 그걸 몰랐네!
자, 이제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_-)
당시엔 날뛰지 않더라도 점심엔 고기를 먹어두고 싶었기에, 구글 지도로 몇가지 키워드를 검색해 즉석에서 식당을 찾았습니다.
그래봤자 '카레', '스테이크' 정도였지만.
카레는 가게가 좀 멀리 있었고, 스테이크 괜찮구만 하고 슥슥 찾은 가게로 찾아간겁니다.
그래서 가게된 곳이 LACHIC 이라는 복합 쇼핑몰. 여기 8층 식당가에 제가 가려는 가게가 있었습니다.
바로 이곳.
근래 일본에서 먹은 스테이크는 'いきなりステーキ' 라는 정말 고기 단품 위주였는데, 여긴 아닐것 같더군요.
그래서 골라본것도 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나 빕스가 비싼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드는 곳이었지만.
이건 나올때 찍은 가게 모습입니다. 내부는 생각보다 넓지 않았던 느낌(총 28석)
메뉴 같은건 이쪽의 타베로그 페이지를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오후 1시 정도에 도착해 약 30분을 기다렸습니다.
사실 대기가 있는 시점에서 고민을 해야 했지만, 제가 배가 고팠던게 문제였던것 같습니다.
제가 주문한건 헤레 스테이크(적포도주 소고기), 세금포함 4,644엔. [메뉴 전체 보기]
스테이크에 빵과 샐러드, 스프가 세트로 나옵니다.
이 메뉴는 고기가 200g인데, 조금 가볍게 먹고 싶었던지라 양은 딱 적당했다는 느낌.
고기에서 뭔가 차이를 느껴보고 싶었는데... 그냥 맛있는 소고기였습니다.
그리고 매장 밖으로 나오니 오후 2시 20분 정도가 되더군요. 원래 이동계획보다 30분은 오버했습니다.
애초에 오후 1시에 매장에 도착해 30분 대기하고, 주문한 메뉴는 20분쯤 걸렸고(1시 50분경). 여유 없이 겨우겨우 다 먹고 나온게 이 시간이니 참..;
이날 오후시간대가 정신없어진건 분명 이것 때문일겁니다. 배가 고픈건 고픈거고,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여유였는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얼른 공연장으로 갑시다.
공연장에 도착한건 오후 2시 50분경.
그 사이에 지인분과 합류할 계획이 잡혀서, 평소처럼 건물 바깥으로 걸어갔다가 위 통로로 올라가기도 하고 그랬네요.
뵌 분은 이번에 '후치가미 마이 & 호죠 카렌 한국 팬' 명의로 화환을 보내신 분인데, 그 사이 일본에 건너가셔서 꽤 간만에 뵈었습니다.
저는 그렇게까지 뵐 기회가 있진 않았는데, 어쨌든 발도 넓은 분이고 간만에 뵈었는데 잘 계신것 같아서 다행이더군요.
요 타이밍에 화환 참가자한테 뿌린 기념품도 받고 그랬습니다(저도 참가했었음)
이때 이글루스때부터 닉네임만 알고 있던 분을 소개받기도 하고, 재밌는 시간이었네요.
역시 이런 큰 컨텐츠의 공연장에 오면 '알 수도 있는 사람' 이 늘어나나 봅니다. 이것이 바로 오프라인 페이스북인가(?)
잠시 인사 드리고 제가 하고싶은 일 때문에 먼저 나왔습니다. 당시 시간이 오후 3시 10분 정도였으니 그렇게 여유롭진 않았네요(공연시작 50분 전)
통로를 따라 나고야 돔으로 가는 길에 본 것들.
이 통로가 아래를 내려다 보기엔 아주 그만이더군요. 이런 좋은 곳을 왜 이제야 왔을까요(...) [숙소로 돌아갈때만 이용]
공연 시작까지 1시간도 안남은 상황이다 보니 통로에 사람도 많습니다.
공연장에 도착해서는 제일 처음 사인 색지를 보러 갔습니다. 둘째날 출연진이 첫째날과 약간 달라서, 아마 그 출연진 분량이 업데이트 되어있거나 하겠죠.
하지만 찾아가니 대기열 입장이 종료되어 있었습니다.
전 이거 공연 끝나고도 볼 수 있을줄 알았습니다.
당시엔 정말 마음편히 공연장으로 들어갔는데 끝나고 와보니 흔적도 없이 치워졌을때의 허무감이란..
이날은 이렇게 공연장에 여유없이 와서 찜찜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위 사인색지도 못봐, 공연장 안에 들어가서 화장실 갔다오는데도 시간 무진장 써, 좌석 위치별 입구를 착각해서 공연장 정 반대로 질주해.
결국 자리에 앉으니 공연 '시작' 6분 전이더군요. 정말 간만에 식겁했습니다.
이렇게 큰 공연장에 오는것 자체가 흔치는 않은 일이니 말이죠. 이래저래 다음부턴 조심해야죠.
아무튼 그 뒤로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3시간 45분 정도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아는 곡이 좀 더 많아서 그런지 전날보다 재밌게 와닿더군요.
둘째날도 첫날과 마찬가지로 공연 종료 후 입구와 먼 좌석부터 순차적으로 퇴장 안내가 나왔습니다.
저는 이날 메인 스테이지 거의 바로 앞에 있었기에 마지막이 다 되어서 나왔네요.
이 둘째날이 투어 전체의 마지막이었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기념촬영 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급한대로 생각난 표식 중 제일 만만한걸 하나 잡아 촬영했네요. 그게 위 간판.
과연 나고야 돔에 또 와볼 일이 생길까요. 만약 있다면 어떤 컨텐츠에 엮여서 오게 될지.
신데렐라걸즈 명의의 라이브로는 첫 참가였는데, 의외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스타라이트 스테이지' 라는 리듬게임 위주의 배경지식밖에 없는 쪽이었지만, 둘째날은 은근 이쪽 곡 비중이 컸다는 느낌도 들고 말이죠.
공연 관람글에 적었듯이 다음에 신데렐라걸즈 라이브에 또 올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사람 모르는 일이죠.
뭔가 심경의 변화가 생길만한 계기가 있다면야.
즐거움과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제 사인 색지를 보러 가야지!
..하고 내려갔더니 아이고 이게 무슨 소리요 주최 양반.
결국 시간에 쫓긴 난리통에 이것까지 겹치니 이날은 솔직히 좀 복잡한 심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정도 임펙트를 남기면 다음번엔 실수 안하겠죠. 마치 제가 2012년에 처음 본 Kalafina 어쿠스틱 라이브에서 졸았듯이(이후론 무조건 공연 일정을 최우선합니다)
그런 복잡한 기분을 뒤로 하고 집으로 갈 시간.
이번엔 제대로 전날의 사태를 교훈삼아 나고야돔마에야다역 전역인 스나다바시역으로 걸어갑니다.
여기에서 나고야돔마에야다역 방향의 열차를 탈 겁니다.
숙소가 있는 사카에역까지 25분 정도면 갑니다만, 이렇게 힘들게 돌아다녔는데 숙소까지 가는 지하철에선 좀 앉아야죠.
이제 진짜 집..아니 숙소로 돌아갈 시간.
시간에 쫓겨서 약간의 찝찝함은 남지만 그것도 다 교훈이 되겠죠. 아니, 교훈이 되게 해야 할 겁니다.
이러나 저러나 이쯤 돌아다니면 들어가 씻고 나서 눕고 싶을 뿐이네요.
숙소 근처 역인 사카에역에 도착한건 밤 9시경. 전날보다 20분은 빨리 왔네요.
이제 숙소 들어가기 전에 저녁을 먹죠.
그래서 아까 낮에도 들른 복합 쇼핑몰 LACHIC에 다시 왔습니다.
여기는 쇼핑몰 자체는 밤 9시면 닫아버리는데, 7, 8층 식당가는 밤 10시 ~ 11시까지 영업하는 기묘한 곳입니다.
그래서 이시간에 쇼핑몰 입구에 오니, '우리 쇼핑몰은 폐점했으나 7, 8층 식당가는 영업합니다' 라는 취지의 안내판이 붙어있더군요.
참고로 제가 간 곳은 마루하식당(まるは食堂, 공식 홈페이지)이라는 곳.
타베로그 페이지를 보니 새우튀김이 호평을 받고 있어서 저도 그걸 먹을 겁니다.
아까는 스테이크 먹으러 왔는데, 그 8층에 또 오네요. 아무튼 식당 도착.
일요일 밤 9시가 넘어서 그런지 아니면 쇼핑몰이 식당가 빼고는 영업종료한 시간대라서인지 사람도 거의 없더군요.
도착하자마자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단, 지금 찾아보니 매장은 밤 11시까지 영업하는데 마지막 주문은 밤 10시까지네요. 혹시 늦게 가려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제가 주문한건 W마루하정식 이었던걸로 기억. 2,000엔.
같은 정식에 'LACHIC' 특선 같은게 붙어서 샐러드 혹은 회무침? 정도 차이로 메뉴가 나눠져 있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지금 찾아보니 온라인에 메뉴 설명이 상세하지 않아서 확실하진 않습니다.
메뉴는 주문하고 5분 정도 뒤에 나오더군요. 생각보다 빨리 나오던.
나온 새우튀김은 봤던 평 대로 꽤 좋았습니다. 큼지막한 새우튀김은 대부분이 새우였고 튀김도 바삭했고. 먹기 딱 좋았네요.
해산물 전문점 답게 세트로 나온 회무침도 괜찮았고.
꽤 괜찮은 저녁이었습니다. 과거의 저는 나름 메뉴를 잘 골라뒀네요.
참고로 바깥 풍경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 편.
비록 당시의 저는 지쳐 있어서 바깥 풍경까지 즐기지는 못했지만 말이죠; 다음엔 낮 풍경을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적당히 저녁도 해결했고, 이제는 진짜로 숙소 들어가 쉬어야겠습니다.
일요일 밤 9시 50분의 휑한 일본 밤거리를 걸어 숙소로.
항상 생각하지만, 이정도 인기척이면 우리나라 새벽 1시 정도 느낌입니다.
걸어가면서 보니 저쪽은 이미 크리스마스 분위기 한가득.
참고로 사진촬영한 날은 12월 2일이었습니다.
이런저런 풍경들을 둘러보며 숙소에 도착.
체크인할 필요도 없고, 카운터에 이야기해 맡겨둔 열쇠만 받으면 되니 아주 좋네요.
방에 돌아온 뒤엔 쓴 전자기기 충전하고, 샤워하고 나와서 서피스에 이날 보고들은 곡들의 감상을 정리하거나 그랬습니다.
내일은 집에 돌아가는 날이기도 하니 마냥 여유부리기도 힘드네요.
여유...라고는 해도 여행경비 정산에 뭐에 대개 새벽 1시 2시 넘어 잠들곤 합니다만;
자, 이제 내일은 돌아가는 날. 간만에 정말 여유있게 머물렀지만 아쉬운 때는 오고야 맙니다.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이번 글은 여기까지.
지금 이렇게 글 적느라 다시 돌아봐도 과오가 제일 많았던 날 같습니다. 조심해야죠.
그럼 잠시 다른 글들 적다가 여행기 이어가겠습니다.
곧 뵙지요.